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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20/11/29 21:17:24 |
Name |
추천 |
File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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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m.dcinside.com/board/genrenovel/1471015 |
Subject |
[텍스트] [단편]알고 보니 아내가 폴리모프한 드래곤이었다면.txt (수정됨) |
모험 도중 우연히 만난 그녀
마법도 잘 쓰고 똑똑하고 무엇보다 아름답다
나는 그녀의 도움으로 소드마스터가 되기도 했다
우리는 머지 않아 결혼했고 완벽에 가까운 결혼 생활을 즐겼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사실은 드래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왜 이제야 말하는 거야?"
그것도 그녀의 입으로 직접.
"돌아갈 때가 되었어."
어쩐지 너무 늙지 않는다 했지.
나는 이제 늙어 이렇게 병상에 누워 있는데 아직도 기껏해야 중년 정도로만 보이는 게 이상하다 했지.
그냥 이상하게도 내 눈에 콩깍지가 참 오래 가는구나 싶었는데.
"미안해. 속일 생각은 없었어."
"날 사랑하긴 했어?"
"원래 드래곤은 다들 이래. 인간 세상에 나가 사람을 만나고 그때마다 새로운 자신을 연기하는 거야. 그래서 유희라고 하는 거야."
"날 사랑하긴 했어?"
"날 원망해도 좋아. 넌 그래도 돼."
"날 사랑하긴 했어?"
"...이거 하나만 말해줄게."
그녀가 내 손을 붙잡았다.
"당신은 내 생애 가장 긴 유희였어."
그녀는 그렇게 나를 떠났다.
그녀가 떠난 집을 치우다 그녀의 방에서 몇 가지 책을 발견했다.
전부 인간의 수명에 관한 것이었다.
유한한 인간의 수명을 늘리기 위한 허무맹랑한 연구들.
아마 그녀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 멍청한 짓이었을 것이다.
며칠 지나지 않아 나는 죽었다.
그녀가 떠나간 하늘을 바라보며.
***
제국력 577년.
내가 죽은 지 15년 뒤.
나는 어째서인지 15살 소년의 몸으로 전생해있었다.
그녀는 말했다.
드래곤은 유희가 끝나고 나면 자신의 둥지로 돌아가 긴 잠에 빠진다고.
다른 누군가 찾아오지 않는 한 깨지 않으며, 그동안 지난 유희를 되새기는 깊은 꿈을 꾼다고.
시골 농부의 아들이 된 나는 집을 나서 모험가 길드에 찾아갔다.
농기구와 바꾼 낡은 검 한 자루를 허리춤에 차고.
길드의 접수원이 물었다.
형식적인 질문이었다.
"모험가가 되려는 이유는 뭔가요?"
오래전 꿈 같은 이야기다.
드래곤과 사랑을 했다니.
오래전 꿈처럼 잊혀지기 전에, 그녀도 그것을 그저 꿈으로 묻어두기 전에.
나는 가야한다.
"드래곤의 둥지를 찾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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