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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7/23 01:53:15
Name 독수리가아니라닭
출처 조선왕조실록
Link #2 http://sillok.history.go.kr/id/kia_11711010_002
Subject [기타] 예조판서의 논리구조
http://sillok.history.go.kr/id/kia_11711010_002

성종 17년 11월 10일 기사

예조판서(유지) : 왕님, 요새 도성에 요괴가 들끓는대요. 정창손네 집에는 폴터가이스트 현상이 일어나고, 이두네 집에서는 대낮에 처녀귀신이 나타나서 밥까지 쳐묵쳐묵한대염. 호덜덜하지 않슴? 퇴마 한 번 하시죠?

홍응 : 예전에 유문충네는 쥐가 절을 하는 괴현상이 일어났는데 쌀 주니까 없어졌다던데염. 부엉이가 나왔을 때도 때 되니까 떠났다는데요? 정창손은 "내가 나이가 몇인데 요괴에 쫄아서 도망을 가냐"고 그랬다던데요. 귀신이고 뭐고 그냥 쌩까면 알아서 꺼져요.

성종 : 부엉이는 궁에도 널렸는데 뭐 어쩌라고. 헛소리 말고 담 얘기로 넘어가자.





예조판서(유지) : 아니 귀신한테 화포 한 방 갈겨보자니까요?

성종 : 무슨 개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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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피온
20/07/23 01:54
수정 아이콘
포방부가?? 아니 근데 예조인데
20/07/23 01:58
수정 아이콘
예절주입기(물리)
코우사카 호노카
20/07/23 01:55
수정 아이콘
"청컨대 화포(火砲)로써 이를 물리치소서."
크크크
20/07/23 02:23
수정 아이콘
예조판서 대감...정창손이랑 이두네 집 그냥 박살내고 싶을 뿐인 거 같은데
마스터충달
20/07/23 02:25
수정 아이콘
버드미사일도 우리 민족이었어!
스덕선생
20/07/23 02:33
수정 아이콘
대포를 숭상한 스탈린이 귀신 본 적 없는거 보면 효험이 있긴 합니다?
뽀롱뽀롱
20/07/23 07:06
수정 아이콘
알 수 없는 일이 생기면 일단 물리(치료)를 검토해보자
이선화
20/07/23 07:29
수정 아이콘
악마 퇴치에는 납탄과 화약과 팬케이크가 특효약이죠.
20/07/23 07:45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
20/07/23 08:21
수정 아이콘
고스트 버스터즈! 화포로 귀신도 한방! 집도 한방!
ComeAgain
20/07/23 08:24
수정 아이콘
버드미사일을 쏘게 해줘...
퀀텀리프
20/07/23 08:56
수정 아이콘
귀신과 예조와 화포의 신비한 조합이네
興盡悲來
20/07/23 09:28
수정 아이콘
뜬금 다큐가 될까봐 좀 거시기 하기는 한데... 예조판서가 미친것인가 하시는 분이 계실 듯 하여 그냥 지나가는 상식 정도로 얘기하자면...

조선시대에는 방포(放砲)나 세포(歲砲)라고 대포를 쏴서그 소리로 귀신을 쫓아내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정월대보름에 대나무같이 불에 태웠을 때 틱틱틱 하는 큰 소리를 내면서 타는 것들을 태우는 행사가 있는데, 그걸 왜 하느냐.... 그 소리로 귀신을 내쫓는다는 의미가 있다... 그런거 한 번쯤 들어보셨을거에요.... 그런데 그게 궁궐 스케일로 커지고 격식(?)을 차리다 보니까.... 음력 섣달 그믐에 아예 궁궐 안에서 대포를 쐈습니다... ㅡㅡ;; 중화기... 를 사용해야 하는 의식이다 보니까 엄중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는 행사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절대 할 수 없는 의식이었고, 민간에서는 그냥 폭죽 정도로 때웠죠...

그러니까 본문에서 예조판서가 뜬금없이 정창손 집에 대포 한 방 쏘자고 한거는.... 원래 궁궐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의식인 세포이지만, 국가요인인 영의정네 집에 이런 일이 일어났으니 거기에 한 번 해주자고 왕에게 특별건의를 한 겁니다... 아마 세포 자체를 예조가 관장했을테니, 명을 내려주시면 본인들이 알아서 한 번 해보겠다 이런 의미였겠죠... 성종은 뭐 그렇게 일을 크게 벌일거까지 있겠느냐 싶어서 거절한 듯 하고....

여튼 예조판서가 화력에 미친 싸이코라서 그런게 아니라는 점을 알고계시면 좋겠다 싶어서 적어봤습니다.... ㅡㅡ;;
호야만세
20/07/23 09:29
수정 아이콘
오 그렇군요..배우고 갑니다.
담배상품권
20/07/23 09:32
수정 아이콘
당연히 한번 쏴보고싶어서 그런거 아닙니까?
20/07/23 09:51
수정 아이콘
왕이 하는건 뭐든 지들도 따라해보고 싶은 조선양반들의 욕망...
20/07/23 09:58
수정 아이콘
선생님! 저를 쏘게 해주십쇼!
선생님의 재가로 빵빵 터뜨려주십쇼!
3년을 못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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