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사상검증부터 하겠습니다. 저는 윤석열과 이재명을 싫어합니다. 제발 같이 망했으면.



1. 누가 문제인가?
요즘 잼버리 글을 보면, 그냥 반대진영에게 책임소재 찾아서 공격하기 바쁜 것 같습니다.
사실 그도 그럴 것이, 이만한 장기대형 프로젝트를 말아먹었으면 온갖 곳에 연관되어 있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봅시다. 누가 돈을 먹고 이득을 챙겼죠?

잼버리 유치하겠다고 한 거 누구? 전라북도.
박근혜에게 지방균형 외치며 달라고 한 거 누구? 전라북도.
문재인에게 잼버리 최대예산 달라고 한 거 누구? 전라북도.
부지 옮겨야 한다고 할 때, 공항 예타면제 받으려고 버틴 거 누구? 전라북도.
그렇게 받아낸 예산 전부 집행한 거 누구? 전라북도.

그냥 전라북도가 잼버리 사태의 알파이자 오메가예요.
여의도가 치고 박고 싸울 때, 새만금으로 씐나게 세금 해먹었다고요.



2. 대신 변명해 보기
박근혜: 내가 전라북도 민주당 도지사가 너무너무 이뻐서 잼버리 줬을까?
문재인: 전라도가 민주당 대통령에게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준 게 문제임?
윤석열: 그 예산 다 어따 해쳐먹고 대통령이 안 나섰다고 까는 거임?



3. 평창과 비교하면 안되는 이유
평창올림픽은 국가행사였고, 이번 잼버리는 지방행사입니다. 찐임.
조직위 구성을 보면 평창은 집행위원장이 전 산자부장관에 LG 고문이었습니다. 이하 국무총리 국회의장 등의 고문이 있고, 그리고 그 아래 부위원장 8명 중에 강원도 지사가 속해 있습니다. 도지사가 3순위란 겁니다. 반면에 잼버리는 집행위원장이 김관영 전북도지사입니다. 그 아래 여가부장관 등이 공동 조직위원장으로 고문 역할을 맡았죠. 잼버리는 도지사가 1순위입니다.
아, 솔직히 평창올림픽이야 다 알았지만 잼버리는 잘 몰랐잖아요. 인증샷 ( https://pgr21.co.kr/qna/171880#1509771 )



4. 새만금
전 전북도지사는 잼버리개최지 고성처럼 새만금에도 인프라 깔겠다고 말하며 유치를 선언했습니다. 전북도는 새만금 잼버리를 ‘전북발전의 지렛대’라고 표현했죠. 실제로 잼버리 유치 이후 SOC 허가를 엄청나게 받아냅니다.
많은 분들이 왜 뻘밭인 새만금에서 개최했냐고 하시는데, 실제로 유치 이후에도 새만금 부지가 도저히 답이 안 나올 것 같으니 전라북도 내 다른 부지로 이전하자는 의견이 나옵니다. 하지만 새만금 국제공항 예타를 면제받기 위해 묵살했죠. 결국 "잼버리에 공항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새만금 국제공항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받았는데, 놀랍게도 잼버리가 끝나는 지금 이 순간까지 아직 착공을 못했습니다.



5. 윤석열
제가 윤석열은 극혐합니다만, 이 건은 메인빌런으로 깔 수가 없습니다. 애초에 한계가 뚜렷했어요.

이번에 문제가 된 화장실을 예로 들어봅시다. 삼성이 엄청나게 비싼 고오급 컨테이너 화장실로 바꿔줬죠. "왜 이제서야 하느냐, 1년 반이란 시간이 있지 않았느냐"고 지적하시는데, 윤석열이 미리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뭐가 있죠? 준비가 미흡한 조직위 집행위원장을 바꿀까요? 근데 전라북도 도지사네요. 그럼 직접 고오급 컨테이너 화장실로 바꿀까요? 하지만 잼버리 예산 집행권한이 없습니다. 아예 삼성에게 미리 시켰어야 할까요? 그럼 박근혜와 같은 죄목이 걸리겠군요.

배수시설도 살펴볼까요? 국회의원이 배수 지적해서 여가부가 조직위에 전달했고, 추가로 양수기 100대 설치해서 해결하겠다고 개선보고서 받았죠. 그런데 그 양수기, 예산 없다고 전라북도가 안 돌렸습니다. 뭐 어쩌란 거죠?

건물은 더 웃깁니다. 짓는데 2년 걸리는데 정권 넘겨받은 게 1년 반 전입니다만, 아직 착공을 안했답니다 ???

예비비 미리 줬으면 되지 않겠냐는 댓글도 봤습니다. 프레잼버리란 게 있습니다. 잼버리 1년 전에 미리 선행테스트를 하는 행사죠. 조직위가 프레잼버리와 상하수도, 그늘 설치비로 350억원의 추가예산을 받아갔습니다. 원래 시행비가 491억원이었는데, 846억원으로 자그마치 2배가 되었습니다. 일본은 380억 지출에 270억 회수인 게 함정.
그런데 프레잼버리? 안 치뤘습니다.  상하수도? 수자원공사가 급하게 생수 투입했죠. 그늘? 전혀 없습니다. 수백억을 받아도 안했는데 그깟 수십억 예비비 의미 없죠. 박살난 후에 줘서 그나마 올바르게 쓰인 겁니다.

사후 대처야 물론 웃기죠. 윤석열이 대한민국 다 지 것인 것 마냥 민폐 끼치면서 어깨 으쓱하는 거 어처구니가 없긴 한데, 그와 별개로 윤석열 때문에 잼버리가 망했다고 하는 건 좀 아니란 겁니다.



6. 해치웠나?
전북연구원은 한 보고서에서 "잼버리 유치로 새만금 기반 시설을 조기에 구축해야 한다는 명분을 확보하게 됐다"고 적었습니다. 새만금에는 잼버리 유치 이후로 동서대로와 남북대로가 개통되었고, 전주간 고속도로, 새만금 신항만, 새만금 국제공항, 새만금항 인입철도의 SOC 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렇게 잼버리에 꼭 필요하다고 밀어붙인 새만금 국제공항은 착공조차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앞으로 들어갈 세금이 여전히 어마어마어마하다는 겁니다.

잠깐 생각해 봅시다. 새만금에 국제공항. 이거 맞습니까?


7. 소망
개인적으로는 잼버리가 끝나면 전라북도 도청에 검찰 들이부어서 탈탈 털어줬으면 합니다.
여가부는 잼버리 조직위 털다 보면 부록으로 같이 털릴 거고요.

윤석열이 할 줄 아는 게 그거 하난데, 그거라도 좀 제대로 했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