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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2/22 21:27:24
Name 海納百川
Subject [일반] 오챠즈케 한 뚝배기 하실래예?
언젠가부터 인터넷에서 교토식화법에 관한 내용들이 눈에 띄기 시작하더군요. 아마도 끄덕좌가 등장하고 나서부터인거 같기도 하고. 일본 티비프로의 짤방(해당 프로는 현민성이라고 각 현 사람들의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특성을 엄청 과장해서 보여주는 오락프로입니다)도 같이 첨부돼서 나름 설득력이 있어보이는 자료가 그 시발점이였던거 같은 기억이 들기도 하고 나도 당해봐서 아는데같은 체험담도 흔하게 볼수가 있었습니다.

그런것들을 볼때마다 저는 그 정도인가? 나는 왜 와닿지가 않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나름 일본에 10년 넘게 살고있는 1인입니다. 주로 도쿄에 살아서 니가 교토출신도 아니고 하면 딱히 할말은 없는데 애초에 교토인들이 이렇더라 저렇더라라는 얘기 자체가 비교토인들이 하는 얘기라 뭐 어디에 사는지는 딱히 중요한거 같지는 않습니다만, 어찌됐건 저도 관서출신 회사에 근무하는지라 회사에 교토출신 사람들도 여럿 되고 그 교토와 대척점에 있다는 오사카출신 사람들도 수두룩하고 전 회사는 연구소가 교토에 있어서 일년에 여러번 다녔고 거기에 근무하는 많은 교토인들과도 어울려 왔습니다. 그런 제가 느끼는 교토인들의 특징은 무엇이냐 하면 그냥 조곤조곤 얘기를 하고 사투리 특히 여자들이 하는 사투리가 아주 듣기 좋다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흔히 교토화법 밈에 나오는 배배꼬이고 도저히 정상인이 안되보이는 그런 좋같은 화법을 구사하는 사람은 거의 본 기억이 없었거든요. 뭐 그건 니가 둔감해서 그 사람들이 비꼬는걸 애초에 캐치 못해서 그런거다 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지는 모르지만 저도 나름 일본인들한테 오우 자기소개하기전까지는 그냥 일본인인줄 알았어요 라는 말을 맨날 듣는 정도로 일본어를 구사하고(당연히 전는 압니다. 그분들은 나름 최선을 다해서 칭찬을 하는거지, 진짜 제 외국인 억양을 캐치못한건 아니라는걸), 나름 일본 사회 문화를 일본인들보다 더 잘 안다라고는 못해도 평균정도는 간다고 자부하는지라, 비꼼을 당하면서 번마다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일단 교토화법 어쩌고 할때 가장 먼저 나오는 얘기가 이른바 오챠즈케 드시고 가실래요? 입니다. 뭔 소린고 하면 교토에서는 오래 눌러앉어있는 손님을 빨리 돌려보내고 싶으면 오챠즈케(따뜻한 차에 밥을 말아먹는 일본 음식)라도 내드릴까요?라고 일부러 돌려서 얘기한다는 그런 네타(농담이나 개그 코미디 등의 이야깃거리, 우스갯거리, 밈 같은걸 지칭하는 말)가 예전부터 존재해왔습니다. 교토인들은 오랜 기간 수도다보니 나름대로 교양을 중시하고 상대방을 거절하거나 부정적의 의사를 표현할때 직설적으로 얘기하는건 실례 혹은 교양이 없는 행위다라는 가치관이 과거부터 있었고(일본 다른 지방 사람들한테는 이런것이 없었다가 아니라 정도의 차이가 있다라는 뜻입니다), 그게 이런 네타로 표현이 되는것이죠. 오사카사람들은 얼굴에 철판을 깔고산다 뭐 이런것들과 비슷한 지역색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시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네타는 라쿠고라고 해서 일본의 만담에 나오는 것으로 그 이야기 전체를 보면 좀 달라요.
대충 만담꾼이 아 저 교토에 가면 말이에요, 빨리 돌려보내고 싶은 손님한테 뜬끔없이 오챠즈케 한 뚝배기 하실래예? 이런다고 하더라구요. 이러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면 어떤 내용이냐? 이 소문을 들은 어떤 오사카사람이 그렇다면 내가 그노무 오챠즈케를 반드시 한번 먹어봐야 쓰겠다 하고 교토지인집에 방문했더니 지인은 없고 그 마누라만 있는데도 불구하고 안에서 기다릴게요 해서, 부인이 방석을 꺼내주고 마주앉아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다고 오사카양반이 아 좀 비싼거 대접해주나 좀 보자라는 심보로 이 부근에 맛집 있나요? 했더니 부인이 아이고 여 부근에는 암것도 없지말입니다 하길래 버티다못해 주인장이 돌아올 기미가 안보이니 저 들어가보겠습니다 하고 일어났더니 부인이 아니 그냥 가지마시고 오챠즈케라도 내올까요? 해서 오사카양반이 다시 또 자리에 앉아 그럼 먹어봅시다 하길래 부인이 있는 밥 없는 밥 다 끌어모아서 오챠즈케를 내왔더니 오사카양반이 그걸 다 비우고나서 야 역시 우지에서 먹는 오챠즈케는 다르구마잉(교토에 우지라고 차가 유명한 곳이 있음)하면서 빗 그릇을 내밀면서 한 그릇 더 달라는 제스쳐를 했는데 부인이 못 본 척을 하니 오사카 양반이 야 이 밥그릇이 기가 막히구만, 이거 어디서 샀어요? 나도 한 네댓개 사고싶은데요 하고 너스레를 떨었더니 참다못한 부인이 텅텅 빈 밥통을 보여주면서 저기 앞에 잡화점에서 이 밥통하고 같이 샀수다!라고 쏘아붙였다는 이런 이야기입니다. 보시다싶이 비틀기에 비틀기를 넣은 전형적인 별거 없지만 피식하게 되는 만담인데 여기서 교토부인이 엄청나게 배배꼬인 인성갑이냐?하면 그것도 아니구요, 또한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교토부인이 문제가 아니라 뻔뻔스러운 오사카양반이 더 인성갑으로 볼수도 있는거죠.

결국 하고싶은 얘기는 그냥 과거에 교토인들이 타 지방에 비해 살짝 더 완곡한 표현을 선호하는 특징을 네타로 만든것이고 그 네타가 현대 그것돠 과거와 달리 인간들의 이동이 전례없이 자유로워져서 지역색이 점점 더 없어지는 지금에 와서 트위터에서 재발굴되고 그것도 악의적인 과대재해석이 진행되고 있다는겁니다.

교토인들뿐만 아니고 또 나아가서 일본인들뿐만 아니고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지역 문화에서 모두 완곡한 표현은 일종의 미덕으로 존재해왔고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노빠꾸가 시원한건 인터넷에서나 그런거지 얼국 맞대고 살을 부대끼는 현실에선 될수 있으면 완곡하게 거절을 하는게 나한테도 남한테도 좋은 일이죠. 거래처에서 견적을 가지고 왔는데 네 일단은 검토해볼게요 라고 하는것과 이 딴거 제출할거면 담부터 울 회사 출입금지 이러는거 하고 어느쪽이 좋은건지는 자명한거니까요.

요즘은 하도 인터넷에서 이 배배꼬인 사이코 교토인 밈이 돌아다녀서 교토출신들이 그딴거 없음!하고 정색하기도 하고 진지하게 이게 왜 여기까지 왔지? 사실은 전혀 다릅니다라고 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어요. 한국인들한테 아마 가장 가성비가 좋은 여행지가 일본이고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좋은 곳이 쿄토라 과장보태 젊은 층들 열에 여덟은 일본에 가봤고 그중 절반은 교토에 가봤으니 이래저래 들어본적도 있고 게시판에서 본적도 있고 오사카아재들한테서 교토험담 들었을수도 있고 그러다보니 그래 그래 바로 그거 이런식으로 내가 해봐서 아는데를 시전하는 경우도 많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결론은 간단합니다. 사람이 사는곳이 다 비슷하다는 말이 있듯이 일본도 한국도 거의 비슷하고 일본내에서도 교토인이라고 딱히 특별히 다를것도 없습니다. 만사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고 예를 들면 지난번 여기서도 화제가 됐던 한국인들은 명품을 좋아하고 남한테 보여지는 모습을 중시한다라는 명제도 타국은 전혀 그렇지 않냐? 하면 그건 아니지만 정도의 차이는 역시 존재한다 라는게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듯이 교토인들의 특성도 결국 다른 지방보다 아주 살짝 완곡한 표현을 더 선호한다라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이죠. 현재 인터넷에서 도는 교토화법 괴담들은 비유하자면 한국인들은 모두 하루세끼 간장에 밥을 비벼먹더라고 명품백 외제차에 목숨건다 라고 싸잡는것과 다를바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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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모이맨
23/02/22 21:33
수정 아이콘
인터넷에서 잠깐의 유행이죠 뭐

요즘은 좀 덜한데 한국 넷에 각종 괴이한 중국썰(주로 중국의 독재, 감시 이런쪽에서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는)이 많이 돌았던 때도 있었는데
가까운 친구가 중국에서 일하면서 살고있어서 하도 말이안되는 소리같아서 몇개 물어보니 한 95%는 말도안되는
쌩구라라고 했던게 떠오르네요 크크 인터넷 짤방으로만 도는것도 아니고 한국 거주 기자들도 그런거 줏어듣고서
말도안되는 소리들 기사랍시고 쓰는것도 엄청많다고
탈리스만
23/02/22 21:34
수정 아이콘
뭐 당연히 그렇게 진지하게 보고 있지 않고 밈유머로 보고 있습니다. 크크 좋은글 감사합니다.
EurobeatMIX
23/02/22 22:00
수정 아이콘
그게 뭐 싸잡는거겠나요 간장밥먹고 짭으로라도 명품구하는 사람 많은건 맞긴 하죠 크크...
https://pgr21.co.kr/humor/474266
최근에 피쟐에서 화두가 되었다면 이 글일 것 같은데, 요건 어떻게 보시나요 저는 대놓고 거절하긴 어렵지않냐 그 입장까진 이해가 돼도 그 처리방식이라던가 그런게 이정도도 꽤나 답답해 죽을거같은데...
海納百川
23/02/22 22:04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이 글의 상황이 제아무리 말을 돌려하기 좋아하는 교토라고 해도 이해가 안된다는거죠.
그래서 글쓴이가 취사선택을 한것이거나 뭔가 캐치를 못한 것들 즉 우리한테 전달안된 정보가 있을것이다라고 생각하는거구요.
댓글에 누가 댓글단것처럼 일본인들 그것도 요즘 젊은 애들 다 같이 힘 합쳐서 별 빚진거도 없는 외국인단기유학생을 저렇게 정성들여 왕따할 정도로 정성? 근성? 이 없어요. 전 세계 MZ세대들 다 그렇듯이 그냥 남한테 그렇게 관심이 있지 않아요.
EurobeatMIX
23/02/22 22:14
수정 아이콘
차라리 말씀하신 판단도 좋은 것 같네요 일단 짤의 상황이 벌어졌고 이게 맞다는 전제하에 가타부타 하기보단 저런 상황 자체가 왜곡되어서 그려졌을 상황이 환기되는 것이...
어떻게든 그만두게 해야되는 상황이라도 저정도 사건이 일어나긴 매우 힘든 거고...
23/02/22 22:27
수정 아이콘
저 에피소드는 나중에 작가가 다른사람을 통해 설명하긴 합니다.
애초에 교수님한테 알아보라고 한것 자체가 완곡한 거절인데 캐치 못한거라고요.
23/02/22 22:54
수정 아이콘
완전 동감합니다. 외국인, 내국인 불문하고 기본적으로 타인에게 관심이 별로 없어요.
23/02/22 22:17
수정 아이콘
https://youtu.be/OBslRh97lWc
한효주가 했던 충청도 화법이랑 비슷하죠.
같은 충청도는 못 건드리지만 교토는 신나게 가지고 논다는게 재밌죠.
놀릴만큼 가깝게 느껴져서인지 아니면 놀릴만큼 싫어서인지는 구분이 안 가지만 교토 밈 볼때마다 재밌습니다.
아구스티너헬
23/02/24 06:58
수정 아이콘
충청도는 못 건드리면서 교토는 신나게 가지고 논다는 말을 한국인 시점에서 하는게 좀 웃기긴 하는데 순간 일본분인줄 알았습니다..껄껄

찾아보시면 충청도도 꽤나 밈화되어 있습니다.
유투브만 보셔도 교토밈보다 압도적인 양의 차이가 있을겁니다

그리고 충청도는 억양으로 케치가 가능한데 교토의 그것은 문화적 이해없이는 불가능 하다는 차이가 있죠
23/02/22 22:23
수정 아이콘
저도 거주중인 입장에서 보면... 과장이 심하긴 한데 그런 경향이 아예 없지는 않기는 합니다. 관동거주 입장에서 보면 오사카쪽은 좀 노빠꾸로 지르는 분들이 이쪽대비 많은것 같고(어찌보면 한국인 기질과 좀 비슷한 구석도 있어요), 교토쪽 분들이 상대적으로 말을 좀 돌려서 하는 경우가 보이긴 합니다.

물론 밈으로 돌아다니는것처럼 엄청 심한 건 아닌데... 근데 이게 문제가 관광으로 잠깐 교토 놀러가거나, 혹은 교토 출신 지인들 몇 명 본다고 이런 지방색을 느낄수는 없다는거죠. 흔히 일본에서 하는 말이 교토는 관광객에게 보여주는 얼굴과 거기서 삶을 영위하는 얼굴 두 가지가 있다고들 하는데, 실제 교토에서 살아본 사람들은 또 은근 저 밈에대해 아주 근거없진 않다고 말하는 걸 보면 과장은 있을지언정 마냥 뻥카는 또 아닌것같기도 합니다. 물론 저도 교토에서 살아본 적은 없어서 이것도 사실과 다를 수도 있긴 합니다.
海納百川
23/02/22 22:26
수정 아이콘
(수정됨) 교토지인이 그러더군요. 그런 완곡한 표현들 돌려말하는 스타일이 없는건 아니지만 애초에 타지사람들한테 구사안한다. 같은 가치관 같은 문화 같은 감각을 공유하는 교토인들끼리나 하는거지 해봤자 알아들어먹지도 못하는 타지인들한테 왜 하겠냐고.
결국 인터넷 썰 같은것들은 애초에 이게 뭐지? 하는 상황이라 진짜 이른바 교토화법을 구사한 본인은 전혀 효과를 못 본게 되니까요.
정도의 차이는 있어요. 정도의 차이는.....근데 정도가 있어도 어느정도 이해? 적어도 의도가 파악이 되는 선에서죠.
딴소리입니다만 오사카사람들한테는 도쿄사람들이 노빠꾸로 보이는 경우도 있어요. 칼같이 무표정하게 딱 잘라 거절하는거 사람이 어찌 그럴수가 있냐? 안된다고 하는 얘기를 해도 너스레도 좀 떨고 하면서 해야지 이런 생각인거죠.
23/02/22 22:36
수정 아이콘
사실 교토에서 사는 사람은 이미 타지사람들이 아니니 저런 표현을 하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얘기가 좀 새는것같지만 오사카와 교토는 진짜 사이 안좋긴 하더군요(......) 개인적으로 좀 경험이 있는데 내심 놀랐습니다 크크;;
海納百川
23/02/22 22:48
수정 아이콘
전 그것도 그냥 선택적 기억에 일단 밈이 돼서 뭔가 반드시 그래야되는 분위기가 되니 본인은 사실 그 정도는 아닌데 나 교토사람 좋아하는데 이럴수도 없어서 그러는거라고 봐요.
23/02/22 23:06
수정 아이콘
그냥 유튜브에 있는 러시아 밈... 정도랑 비슷하게 생각합니다 흐흐
러시아 밈은 진짜 너무 기상천외한 게 많은 것 같아요
시린비
23/02/22 23:18
수정 아이콘
딱히 한국에만 퍼진 이야기도 아니고 뭐 당연히 과장이 있는거지만 어느정도는 다 그러려니 할부분인거죠
우리가 앞장서서 퍼트린것도 아니고... 서양에서도 뭐 이래저래 퍼져있을텐데
한국 어느지방 사람들 성질은 어떻다 부산 교통 및 운전자들은 무섭다더라 그런정도의 이야기니
23/02/22 23:29
수정 아이콘
제가보는 이 떡밥의 문제가 뭐냐면 교토식 화법이다 라는 결론을 내놓은 상태면 거기에 다 끼워맞출수 있다는겁니다.
근데 일본인들이 뭐 똑같은 말을 들어도 속으로 '응 너는 교토사람이니까 속내가 따로 있지?' 이러지는 않는다는 거죠 크크

그러니 적당히 밈으로만 소비하면 되는건데 요 며칠 떡밥을 지켜보니 이걸 물건너 한국에서 진지먹는 사람들이 은근 있더라구요.
일본인들이 트위터로 전라도놈들은 어떻고 경상도놈들은 어떻고... 요러고 있는 느낌이거든요 크크크
교토사람들은 깍쟁이여~ 딱 요정도 느낌이니까 너무 진지하게 받지 않았으면 합니다
월드플리퍼
23/02/23 00:32
수정 아이콘
교토의 이케즈라는 문화가 알려져서그런것도같습니다.
https://www.dogdrip.net/321371915
海納百川
23/02/23 07:04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교토사람들은 이케즈라는거 자체가 근거없는 편견이라는거죠.
https://www.j-cast.com/trend/amp/2019/08/30366338.html
임전즉퇴
23/02/23 00:53
수정 아이콘
말하자면 쓴 약에 단것 조금 주는 게 완곡한 예의인 것인데요. 약이 필요한데 쓴맛이니까 빼고 준다는 게 감동적이진 않죠.
약도 아닌데 쓴 것을 디밀어놓고서 사이다니 일침이니 하는 것들도 과유불급이지만..
사람되고싶다
23/02/23 01:46
수정 아이콘
사실 옆나라 지역드립을 가져와서 이렇다고 진지하게 믿는 것도 좀 웃기죠...
대략 한국과 아무 상관 없는 일본인이 뭔 이상한 확신에 차서 '전라도는~' 운운하는 거 보는 기분이랄까요.
23/02/23 08:20
수정 아이콘
유머나 밈으로 받는거지 진지빨면 뇌절되는거죠

한국인 빨리빨리
중국인은 시끄럽다 안씻는다
일본인은 과하게 친절하다. 폐 끼치지 않으려한다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화법 뭐 이런거죠
海納百川
23/02/23 08:53
수정 아이콘
제시해준 세개는 어느정도 맞는 부분이 있다고 봐요.
한국인들 성질 급한거 중국인들 목청 큰거 일본인들 폐안끼칠려고 하는거, 모두 정도의 차이지만 실제로 존재하는건데
교토괴담들은 한국인들은 주문하고 1분내에 안 나오모면 화낸다, 중국인들은 귓속말도 80데시벨로 한다, 일본인들은 엘리베이터 안타는수가 있어도 절대 남보다 먼저 들어갈려고 안한다 이 정도로 과장하는거죠.
23/02/23 09:39
수정 아이콘
실제한다고 해도
느긋한 한국인에게 너는 한국인인데 왜 빨리 빨리 안해? 일본인인데 되게 무례하네? 이런 식으로 진지하게 받아버리는게 뇌절이죠...

그냥 아 그렇구나 재밌네 껄껄 하고 넘기는게 맞는거구요
23/02/23 09:24
수정 아이콘
인터넷 밈 특성상 과장된 부분도 많을거고 그렇다고 아무런 근거 없는 편견도 아니고 그럴테죠.
다만 거주이전이 활발한 현재까지 지역 특색이 그렇게 까지 많이 남아있을거라는 생각은 잘 들지 않습니다. 교토는 대학의 도시이기도 한만큼 젊은이들도 많을테구요. 오랫동안 교토에 거주하신 현지인들은 그런게 남아있을지도 모르겠네요.
23/02/23 10:33
수정 아이콘
일본 항간에 떠도는 말 가운데 "삼일만 살아도 하맛코(浜っ子 요코하마 사람)" "삼대째 살아야 에돗코(江戸っ子 도쿄 사람)" "오닌의 난(1467년) 이후에 교토로 옮겨온 사람들은 외지인" 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항구도시 요코하마의 개방성, 쇼군이 통치하는 수도(将軍のお膝元)에 사는 도쿄 사람들의 자부심, 그리고 그 이상의 무언가(...)인 교토 사람들의 정서를 나타낸 말이죠.

본문에 언급된 오챠즈케(교토 사투리로는 부부즈케라고 합니다만) 에 관한 밈은 확실히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만, 천년 이상을 일본의 수도로 기능하면서 형성된 귀족사회 특유의 복잡한 시키타리(예의작법), 얽히고섥킨 시가라미(관계성) 로 가득찬 교토의 정서는, 얼마나 사실과 부합하는지와는 별개로 일본 사람들에게도 독특한 인상을 주는 것 같습니다.

몇 년 전에 교토 출신인 작가가 쓴 '京都ぎらい' (번역하자면 교토혐오) 라는 책이 출판되어 꽤나 화제가 되고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교토는 교토라도 외곽(洛外)에 위치한 사가(嵯峨 관광객이 많이 가는 아라시야마 근처) 출신인 작가가 교토 중심지(洛中)에서 겪은 차별 경험담을 포함해서, 교토 사람들의 카스트 의식을 신랄하면서도 유쾌하게 고발한 책인데, 이거 한국에 출판되면 의외로 히트칠지도 모르겠습니다.
海納百川
23/02/23 10:50
수정 아이콘
(수정됨) 경기도가 지방이냐 아니냐와 같은 맥락의 문제는 세계 어디가도 다 있죠. 교토사람들도 낙중 낙외로 나뉘고 도쿄도 23구와 그 외로 나뉘고, 상하이도 외환지구는 진정한 상하이가 아니다 맞다로 싸우고....
우리가 양키=미국인이라고 생각하는데 정작 서해안쪽 사람들은 양키는 동해안쪽이지 하고 동해안에서도 플로리다 사람들은 양키는 뉴잉글랜드고 그러고 정작 동해안복부로 가도 보스턴 사람들은 양키는 뉴욕인간들임 이런다는 얘기를 어디서 들은적이 있습니다.
23/02/23 10:56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그런 '구별짓기'는 인간사회 어디에나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단지 정도의 차이일 뿐이죠.
멍멍이개
23/02/23 11:04
수정 아이콘
일본 살면서 느끼는 건데, 굉장히 많은 장단점을 한국과 공유합니다
일본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답답하고 거리감을 느꼈다면, 사실 한국에서도 아싸일 가능성이 큽니다
StayAway
23/02/23 13:16
수정 아이콘
부산사람들 대부분은
'마 강알리 등킨도나쓰 무봤나?'라고 안합니다.
밈은 밈일 뿐이죠
조메론
23/02/23 13:52
수정 아이콘
그냥 일부 인터넷에서나 떠도는 글이고 대부분 그냥 밈유머로 생각할겁니다

자국아니고 타국의 지역 밈인데 진위여부에 관심있는 사람도 별로 없을거 같네요
Valorant
23/02/23 14:44
수정 아이콘
실제로 교토에 거주하시는 거라면 더 수긍을 했을 것 같네요.
서울 사람이 부산 광주 사람 많이 만나봤다고 썰 풀어도 와닿지는 않을 것 같아요. 제가 교토에 대한 편견은 없지만..
23/02/23 15:42
수정 아이콘
보통 그냥 밈으로 소비하는 분이 많지만 진지하게 믿고 흉보는 댓글도 심심치 않게 있습니다. 외국인이 주워들은 지식으로 우리나라 흉보면 기분 나빠할 텐데 반대는 보통 쉽게 하더라구요. 우리의 국력이 올라가고 특히 코로나 이후로 더 심해졌다고 느낍니다. 사실, 어찌보면 심각하게 생각할 것도 아니고 타지역에 대해 편견 가지는 것도 인류의 오랜 본능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쉽게 흉보는 것도 그렇고요. 모든 사람이 인격자 되기를 원하는 것도 아닐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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