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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12/05 21:34:02
Name 삭제됨
Subject [일반] <조커> 리뷰: 하강의 경쾌함, 추락의 즐거움 (수정됨)
작성자가 본문을 삭제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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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yInTheLife
19/12/05 22:36
수정 아이콘
이 영화가 위험한 이유.. 라고 하긴 좀 거창하고 이번 영화에 과몰입 했던 이유 중 하나는 아서 플렉의 흐름은 논리정연하게 잘 이뤄지고 그걸 엔딩에서 시위대에 둘러쌓인 장면으로 희석해 놓았기 때문인거 같아요. 당신이나 나나 똑같은 조커가 될뻔 한 사람들. 이라고
부자와 빈자의 갈등은 오래된 서사기도 하고, 저는 개인적으로 월가 점령 시위가 떠오르더라고요. 그게 왜 폭동까지 번졌나는 몰라도 그 부분을 영화가 적절하게 눙치고 넘어가는 구나 싶었거든요.
slo starer
19/12/05 23:52
수정 아이콘
인셀이 총기난사하는걸 쿨하게 표현한 작품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깊이있는 메시지가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롯데올해는다르다
19/12/06 00:45
수정 아이콘
충분히 맞아본 사람이면 조커의 살인이유가 그냥 미친 싸이코패스라서-라고 할 거 같진 않네요.
내가 맞다 죽을 거 같으면 그놈을 죽이..지는 않더라도 죽일 각오로 패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단지 미국에는 총이 있었을 뿐이고..
Le_Monde
19/12/06 01:25
수정 아이콘
영화를 사회적 맥락에서 비평할 때는 영화와 사회비평 모두 잘 알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글은 그냥 자기 만족 밖에 되지 않습니다.
실제상황입니다
19/12/06 02:19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냥 자기 만족으로 쓴 글인데 어설프게 보였다면 죄송합니다. 그냥 얘는 이렇게 느꼈구나 정도로 가볍게 봐주시면 감하겠습니다. 영화의 사회적 맥락은 소품 같다고 생각하여 심리적인 맥락에 보다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별로 하지 않은 채 대충 미숙한 이해력을 가지고 미숙하게 분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Le_Monde
19/12/06 09:37
수정 아이콘
슬프고 미친 세상이긴 합니다. 조커는 폭발적인 영화라 우리를 말하게 만들지요.
대학생이잘못하면
19/12/06 02:10
수정 아이콘
조커와 기생충이 사회 밑바닥을 적나라하게 비춘 점에서 비슷하지만 제게는 조커가 훨씬 더 불쾌하게 느껴졌습니다. 이건 사실성이나 표현의 수위 문제가 아니라 플롯의 차이 같아요. 기생충은 한 가족이 통 큰 사기를 치는 줄거리인만큼 진행상 언젠간 적발이 되고, 시청자들은 그 순간을 숨죽여 기다리게 되죠. 반대로 조커를 보러 간 사람들은 조커의 탄생을 보러 갔습니다. 부조리한 사회에 이리저리 치이면서도 착해보이기까지 하는 아서 플렉을 보고 언제 흑화할지를 기다리고요. 그리고 조커가 (죽어도 싼) 웨인사 직원들을 죽이고 예전 동료를 죽이는 걸 보면 기다림에 대한 보상심리인지 어떤 쾌감까지 느껴지죠. 영화 내 광대들의 메세지에 동의하지 않더라도요.
실제상황입니다
19/12/06 02:27
수정 아이콘
(수정됨) 네 저도 비슷하게 생각합니다.
기생충은 다소 거리를 두고 관조적으로 바라보는 느낌이라면
이 영화는 아서 플렉에게 감정이입하여 일종의 쾌감? 사이다?를 얻기까지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서가 조커가 되기까지의 심리를 따라가다 보면 묘하게 즐겁습니다. 영화의 오락적 재미는 거의 대부분 거기에 의존하고 있죠)
적어도 그런 의도로 만들어졌다 할 수 있으며
플롯상으로도 조커에 대한 관객의 이해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즐거움과 동시에 불쾌함이 느껴집니다.
결국 조커의 행위가 합리화되는 느낌이 들거든요. 사실 저는 이러한 불쾌함이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커에게 감정이입을 성공하는 사람조차 그런 불쾌함을 동시에 느꼈으리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그랬습니다.
공감과 불쾌함이 공존하는 이런 기묘한 정서가 바로 조커라는 영화가 궁극적으로 전하려는 바 아닐까 합니다
겟타쯔
19/12/06 09:13
수정 아이콘
그 불쾌함에 좀 더 집중해야 영화의 의도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멋지고 카리스마 있는 악당이 영화에 등장하면 관객이 자신을 악당에 투영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는데 조커는 그게 정말 안 돼요. 저는 사실 카리스마 있는 다크나이트 같은 조커를 기대하고 갔는데, 병약하고 찌질한 조커, 중간에 흑화해도 결국 끝까지 병약하고 찌질할 뿐이었죠. 결코 내 자신을 투영하기 싫은 캐릭터입니다.
램페이지 같은 영화는 정말로 특정 부류의 사람들에게 어떤 영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조커는....아닙니다.
실제상황입니다
19/12/06 19:2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그 두 가지가 똑같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조커는 자기자신을 투영하기엔 거북스러운 캐릭터에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감정이입이 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죠. 적어도 그런 관객들이 꽤 있다는 것입니다. 상술한 바와 같이 플롯상으로도 그걸 유도하고 있고요.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이 캐릭터가 불길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이렇듯 본래라면 공감불가능했을 캐릭터에게 공감하게 되는 아이러니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공감과 불쾌함의 경계에서 인간은 어느쪽으로든 기울어질 수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고. 투페이스식으로 말하자면 동전의 앞면이 나올 수도 있고 뒷면이 나올 수도 있고... 그래서 저는 영화가 딱히 윤리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교훈적인 의도가 있다기보다는 이 세상이 얼마나 미쳐있는지 한번 느껴봐라에 가깝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그러니까 타인에게 친절하게 대해야 하는 거야~'라거나 '저런 새끼가 돼서는 안 되겠다~' 같은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는 점에서 전혀 교훈적이지 않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요. 근데 영화의 제작 의도가 그런 교훈적인 의도라고는 생각이 안 들더라구요. 기생충도 그렇구요. 기생충의 제작 의도도 '그러니까 기생충같이 빌붙어서 남의 피 빨아먹고 살아선 안돼~'라기보다는 그냥 '세상이 이래~' 같은 느낌이잖아요? 조커도 시시비비를 따지려고 하기보다는 그냥 '세상이 이래~'를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현실을 냉소하고 있다는 느낌 때문에 비판적이라는 기분도 들고, 시시비비를 따지게 된다는 점에서 시사적인 영화라고는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본문에서는 영화가 분명 시의적이긴 하지만 정치성을 향해 달려가진 않는다고 표현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윤리성을 향해 달려가지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적 맥락도 있고 윤리적 맥락도 있긴 한데 그게 영화의 본의 같지는 않더란 말입죠. 정치적 맥락도 윤리적 맥락도 관객들이 자유롭게 찾아서 발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덜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적어도 영화가 어떤 교훈(정치적 교훈이든 윤리적 교훈이든)을 들려주고자 애쓰고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그런 현실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란 거죠. 건조하게 현실을 묘사했던 기생충과는 달리, 아서 플렉이라는 원톱 캐릭터의 감정선을 따라 그런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유별나긴 하지만 말입니다.
실제상황입니다
19/12/06 20:12
수정 아이콘
(수정됨) 덧붙이자면 저는 그 불쾌함이 이 영화가 그냥 정신병자를 내세운 게 아니라 조커를 내세웠던 이유라고 봅니다. 윗댓에서도 말했듯 그 불쾌함이란 것은 조커의 행위 혹은 심리가 정당화되는 듯한 느낌에서 오는 감정인데, 이렇듯 싸이코를 미화하는 듯한 느낌이 바로 이 영화가 아서 플렉이 아니라 조커를 내세운 근본적인 이유이라고 할 수 있죠. 조커라는 캐릭터 자체가 바로 싸이코 살인마의 우상화 버전이니까요. 이 영화의 특징은 바로 그런 우상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조커가 되기까지 아서 플렉의 서사를 통해 말이죠. 이 우상화는 어찌보면 인간 잠재의식의 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광기와 혼돈에 대한 동경, 선을 넘는 것에 대한 동경... 그것은 질서의 합리성만큼이나 강렬한 충동입니다. 그런 만큼 언제나 억눌려 있어야 하는 충동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이 영화는 아서 플렉에 대한 합리화를 통해 혼돈을 질서와 동격의 위치까지 끌어올린 것이죠. 아서 플렉을 조커로 캐릭터화함으로써 공감과 불쾌함의 경계, 혼돈과 질서의 경계에서 양쪽으로 동시에 이끌리는 그런 경험을 영화가 선사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종국에는 조커에 이입된 관객들조차도 조커를 받아들이면서도 받아들이지 않는 그런 양면적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비윤리적이기도 하거니와 말씀하신대로 자기자신을 투영하기에는 너무 병약하고 찌질하니까요. 다크나이트의 조커나 코믹스의 조커와는 달리 카리스마가 현저히 떨어집니다. 애초에 그런 식으로 설계되어 있었던 거죠. 이입을 유발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거리를 두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러한 카리스마의 부재가 이 영화를 비현실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느끼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실에서도 카리스마 있는 싸이코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본작의 조커는 다크나이트의 조커나 코믹스의 조커와 대비되어 현실적인 입지를 구축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이건 영화나 만화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19/12/0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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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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