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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8/08 20:03:58
Name 위버멘쉬
Subject [일반] 하승진과 변덕규 리더쉽


살면서 봐왔던 작품들 중에서 캐릭터 묘사가 가장 훌륭했던 작품을 꼽으라면 어떤 작품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삼국지나 사조영웅전 같은 작품이 생각납니다. 이런 작품의 인물들은 살아있는 것처럼 선명해서, 그대로 "장비 같은 캐릭터다", "넌 조조 같은 스타일이구나" 이렇게 표현해도 소통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습니다.

이런 사기급을 제외하고 현대적 이야기로 카테고리를 좁혀보면, 저는 슬램덩크의 캐릭터를 가장 좋아합니다. 슬램덩크에서 인물을 다루는 방식이 뛰어난 이유는, 주인공 캐릭터 뿐만아니라 잠깐 스쳐지나가는 서브 캐릭터까지 애정을 담아 나름의 성장담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안경 선배, 홍익현, 김수겸, 신준섭, 황태산 그리고 마성지(응?) 각자 플레이 특성이나 선명한 성격적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드래곤볼이나 원피스 같은 소년 만화 모두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지만 주로 기술적, 능력적 각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슬램덩크만큼 섬세하게 내면적 성장을 표현하지는 못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중에서도 저는 능남의 센터 변덕규 캐릭터를 아주 좋아합니다.

육체적으로 완성되었지만 내면적 정체를 겪고 있는 인물이 어떻게 그 상황을 돌파해 나갈 것인가. 작가는 변덕규를 통해서 한가지 방법을 제시하는 것처럼 느껴입니다.  "우리팀엔 점수를 따낼수 있는 녀석들이 있다. 내가 30점, 40점을 넣을 필요는 없다. 난 팀의 주역이 아니라도 좋다."   채치수, 넌 가자미다. 진흙투성이의 가자미...

저는 하승진 선수를 볼때마다 변덕규 캐릭터가 묘하게 겹쳐서 보이더라구요. NBA에서도 관심을 가질만큼 엄청난 피지컬을 가졌지만 손기술이나 스피드 측면에서는 많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죠. 저도 가끔 관전하면서 '하숨X'라고 욕도 많이 했습니다. 최근에 하승진 선수가 '한국 농구가 망한 이유' 라는 제목으로 찍은 유투브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평생 운동만 해온 선수라서 굉장히 투박하고 고집스런 성격일 것 같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말도 조곤조곤 잘하시고 진행도 매끄러워서 눈길이 끌리더군요.

오늘은 네이버 스포츠에 스쿨 리그 하승진 선수가 감독으로 뛰는 영상이 올라왔더라구요. https://sports.news.naver.com/basketball/vod/index.nhn?category=&tab=&listType=total&date=&gameId=&teamCode=&playerId=&keyword=&id=569207&page=1

겉모습과 다르게 섬세하고, 지도자로서 의욕도 높은 것 같아서 보기가 좋았습니다. 어떤식으로든 승리를 짜내야하는 프로 무대에서 재미있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자는 하승진 선수의 주장이 공허한 이상처럼 들릴수 있지만 당장의 성과보다 기술적, 정신적 육성에 초점을 두어야 하는 중고교 지도자로서는 훌륭한 마인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덕규가 진흙투성이 가물치에서 무채로 스스로의 역할을 변화시킨 것처럼, 하승진 선수도 코트에서 내려와 어린 선수의 성장을 돕는 헬퍼로서 그리고 농구판의 외부인으로서, 쓴소리도 하고 팬들과 소통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네요. 90년대 말처럼 재미있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농구로 변화의 바람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팬으로서 기대를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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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심군
19/08/08 20:10
수정 아이콘
하승진 선수 뿐만 아니라 요즘 전체적으로 코치의 메타가 바뀐 것 같더라고요. 당장은 중고등학교정도인데 이 선수들이 U-18 월드컵처럼 좋은 성적을 올리니까 메타 변화의 가속도가 더 붙는 것 같아요.
위버멘쉬
19/08/08 20:20
수정 아이콘
이번에 전창진 감독 복귀했다는 기사 보고 KBL은 제자리 걸음만 하는것 같아서 답답하더라구요 크크 허재, 이상민, 우지원, 현주엽, 문경은 이런 선수들처럼 특색있는 선수들이 많이 나와줬으면 좋겠습니다
19/08/08 20:56
수정 아이콘
전창진은 최종적으로 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되어서 복귀를 막을 명분이 없긴 했습니다만 참 씁쓸하긴 하죠.
로즈 티코
19/08/08 20:16
수정 아이콘
변덕규요? 흉기를 들고 경기장에 난입한 2m의 괴한이죠.
위버멘쉬
19/08/08 20:21
수정 아이콘
변덕규 나름 섬세한 남자입니다..
19/08/08 20:36
수정 아이콘
변덕규 : 나도 순정이 있다. 니들이 내 순정을 짓밟으면 마 그때는 칼들고 코트로 난입하는거야
위버멘쉬
19/08/08 20:38
수정 아이콘
토마토 먹다가 뿜었슴니다
19/08/08 21:40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크크크
창조신
19/08/08 20:23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 응원팀이 불리해지자 흉기들고 난입한 210 cm의 거한
그린우드
19/08/08 20:59
수정 아이콘
가자미!!!
19/08/08 21:05
수정 아이콘
???: 채치수 아버진가..
안스브저그
19/08/08 21:22
수정 아이콘
하승진 선수 유튜브를 보면서 전반적인 기조에는 동의햇습니다만 한가지 생각해봐야하는건 개인의 창의적인 플레이가 팀워크에 미치는 영향을 어느 정도에서 제어해야하는지 철학이 잇어야 한다는 거죠. 농구는 문외한이라 다른 종목으로 비유하자면 우리편 윙어가 상대 수비를 속이겟다고 시종일관 라보나킥으로 크로스를 올리고 잇고 감독은 그걸보고 흐믓하게 박수나 치고 있으면 팀 개박살나는건 순식간이죠.
오히려 코칭이라 경기과정에서 감독-선수 간의 소통이 일방향으로 이뤄지는 권위적인 팀 분위기가 문제이지 실수를 안하려고하는 성향 자체가 가장 큰 문제는 아닌것 같아요. 예를 들자면 "실수 하지마!"라고 단순히 지적하는것 보다는 선수가 실수한 장면에서 어떤 선택지가 잇엇고 선수가 그 수를 선택한 근거에 대해서 감독과 문답이 오고가는게 이상적인 코칭이라고 봅니다. 화려하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한다고 해서 "응 응 잘햇어~ 이번에 실패햇으니 담번엔 더 나을거야"라는 식의 막연한 코칭은 천재+노력형 선수빼고는 적용하기 어려울 겁니다.
위버멘쉬
19/08/08 21:38
수정 아이콘
그런 부분에 대해 댓글에 여러 비판이 달렸고 저도 공감가는 의견이 많더라구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팀에 창의성을 불어넣어야 할지는 지도자들이 고민해봐야할 문제인거 같습니다. 01-02시즌이었던가요. 김승현하고 힉스 있었을때 플레이가 화려하면서도 성과도 만들어냈었는데 지금은 이런 선수들 이 왜 안보이는지 궁금합니다. 요즘은 기본기에만 충실한 양동근 같은 선수들이 감독의 신임을 받는거 같아요. 그 유투브 영상에서 다른건 몰라도 부상 있는 선수보고 참고 뛰라고 강요하는 부분하고 휴식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는 비판은 여전히 유효한 비판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스브저그
19/08/08 21:53
수정 아이콘
부상 배려없는건 진짜 나쁜 놈들이죠.농구협회의 국대 수당문제도 보면서 개떡같다고 느꼇습니다
켈로그김
19/08/09 07:46
수정 아이콘
팀게임에서 창의성이라는 단어는
리스크-베네핏의 합이 높은 플레이로 해석하면 얼추 맞더라고요.

성공시 이득이 큰데도 리스크때문에 플레이를 못하는게 아니라
성공시 이득이 큰 플레이를 시도하고,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훈련하는 것을 대체로 창의적이라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BurnRubber
19/08/09 08:16
수정 아이콘
농구는 크랙하나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수준이라.. 축구와는 또다릅니다.
르브론한테 너는 빅맨 사이즈니까 리딩하지말라고 했으면 지금의 우리가 아는 릅이 아니죠.
그리고 프로농구란게 슈퍼스타의 인기가 중요해서 천재형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는게 맞을겁니다.
19/08/09 09:32
수정 아이콘
화려하고 창의적인 플레이가 아니라 그냥 기본적인 플레이만 해도 코칭스태프한테 혼나는게 한국농구죠.
축구로 치면 발리슛하거나 3초 이상 단독돌파 하면 혼나는거
19/08/08 22:05
수정 아이콘
하승진 유튜브보고 허재가 얼마나 대단한가 느껴버렸습니다
19/08/08 22:0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영상봣는데 요새애들은 머리염색도하네요 와...
뜨와에므와
19/08/08 22:27
수정 아이콘
근데 하승진 영상에서 제일 이해가 안되던 부분은 창의적으로 뭐가 해볼려면 쌍욕을 먹는다는 거였습니다.
KBL경기를 봐도 기본기가 제대로 안된 느낌을 받는데 그 상황에 이상한 기술쓰면 욕먹는데 당연하지 않나...싶던
기본 드리블, 슛도 안되는 느낌을 주는게 현재 KBL수준이거늘...
신불해
19/08/08 22:49
수정 아이콘
농구에서 기본기와 창의성이라는게 달리 있는게 아니라, nba만 봐도 어빙, 하든처럼 창의성 넘치고 스킬이 화려한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기본기 마스터죠.

요즘 아마추어 농구에서 창의성을 제한한다고 하는게, 이런 개인의 기본기를 다듬을 시간을 주는게 아니라 무조건 팀플레이, 패스, 패스, 스크린 이런것만 연습 시킨다는 거죠. 그러다보니 선수들이 유소년 무대에서 기본기를 다듬고 올라오는게 아니라 프로무대 데뷔해서 오히려 비시즌에 스킬 트레이닝 강사 불러서 이런걸 다듬고.
기사조련가
19/08/08 23:37
수정 아이콘
팀플레이 패스패스 스크린만 시키는데 정작 그 스크린조차 제대로 하는 선수가 없죠. 특히 용병몰빵농구 하는데 용병이랑 2대2 게임은 커녕 용병한테 엔트리패스조차 제대로 하는 가드가 드물어요.
aDayInTheLife
19/08/08 23:48
수정 아이콘
KBL를 자주 보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느쪽이 선후관계인지 좀 헷갈려요. 어떤 선수들은 엔트리 패스도 어렵사리 넣어주는 선수도 있고, 어떤 선수들은 철저하게 패턴플레이의 도구로만 기능할 때도 있고. 이게 풀어주지 않아서인지, 기본기가 부족해서인지 헷갈리긴 합니다.
지금은 약간의 위기의식?이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저는 양동근 선수를 좋아하지만 이 선수는 견실한 선수이지 화려한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화려하게 팬들을 열광시킬 선수도 필요하고, 이를 지원해줄 리그 차원의 마케팅도 필요하고, 심판...문제도 개선되야하고. 어느 분이 여기였나 다른 농구 관련 커뮤니티였나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접전끝에 메달을 따도 딱히 관심도가 넘어오질 않더라는 식으로 얘기를 하셨는데, 확실히 농구 인기 자체가 침체된거 같더라고요. 인기를 좀 끌어올 수 있는 그런 흥행 요소들을 잘 만들어 봤으면 좋겠어요.
강미나
19/08/09 00:29
수정 아이콘
양동근 선수에겐 좀 안됐지만 유재학-양동근으로 대표되는 모비스식 농구가 참 재미없긴 하죠.
쓰리핏으로 모비스식 농구가 대세가 된 것과 KBL 인기가 꺾인 것도 맞물렸다는 것도 아이러니고. 뭐가 먼저일지 참 고민되긴 할겁니다.

분명 효율적으로 성적을 낼 수 있는 방법은 있는데, 전체 농구판을 봤을 때 그게 좋은거냐고 한다면 그건 아니니 참....
19/08/09 03:28
수정 아이콘
요즘은 크블에서 몹보다 재밌게 경기하는팀이 잘쳐줘야 잘터지는날 킅정도 였던거 같은데요..
물론 재미가 개그를 뜻하는거면 좀 다르지만요.
강미나
19/08/09 08:10
수정 아이콘
지금이야 이미 쓰리핏 기간 거치면서 거의 대부분의 팀이 숙련도의 문제만 있을 뿐 모비스식 팀농구를 받아들여 천편일률적인 농구를 하고 있으니 의미가 없죠. 허재 감독 시절 KCC의 프리롤이나 11-12 인삼공사의 강압수비 + 건앤런, 12-13 SK의 빠른 농구만 해도 특색이 확실했고 성적도 받쳐줬죠. 조잭슨 시절의 오리온스도 그랬고요.
장가갈수있을까?
19/08/09 07:18
수정 아이콘
모비스식 농구가 노잼이라는거는 너무 주관적인거 같은데요
모비스 농구보다 재밌는 농구가 kbl팀에서 몇개나 되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강미나
19/08/09 08:11
수정 아이콘
위에 써드렸습니다.
19/08/09 09:35
수정 아이콘
모비스 농구보다도 재밌는 농구가 없다는게 문제 아닐까요?
없다는거에서 위기의식을 못느낀다면 그게 더 큰 문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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