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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어제 밤에 유게에서 위 글을 보고 나서 삘 받아서 적는 글입니다.
유게글은 81-96년까지가 같은 세대이고 97년생부터는 911 테러를 경험한 세대라서 다른 세대가 된다는 기사였습니다.

전 세대는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가치관이 정립되는 1-20대에 어떤 사건이 있었느냐가 큰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예전에 자게 댓글에서 518을 공유하는 세대는 정치세력화가 되었는데 IMF를 공유하는 세대는 왜 정치세력화가 되지 못했는가 하는 의문을 적은 적도 있었죠.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518 세대 - IMF 세대 - 월드컵 세대 로 나뉘지 않을까 했었죠.

그런데 조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IMF(1998) 세대와 월드컵(2002) 세대가 너무 짧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 거죠.
518(1980)도 너무 차이가 많이 나구요.
그러다가 제가 느끼는 세대가 518 - IMF - 월드컵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제가 생각하는 대한민국 청년들의 세대구분은 민주화(1987)세대 - IMF(1998)세대 - 촛불(2014)세대입니다.
1980년 광주 역시 중요한 세대구분이 되겠지만 이쪽은 제가 경험하지 못한 시대더군요.

그래서 1987년 6월 항쟁의 기억을 공유하는 세대가 제가 느끼는 첫번째 세대입니다.
어느정도 경제적으로 먹고살만한 시대에 태어났고 518을 뒤늦게 접해 사회의 부조리에 맞선 세대죠.
직접 시위는 하지 않더라도 최루탄 냄새를 맡고 학창시절을 보냈구요.
결국 대통령 직선제로 승리한 세대입니다.

다음 세대는 어찌보면 대한민국의 21세기를 연 IMF 세대입니다.
911이 미국에게 이전 세기와 전혀 다른 세상이 왔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알게해준 사건이라면, 한국은 몇년 이른 IMF가 그런 사건입니다.

사실 그전부터도 세대가 바뀌는 기미는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수능시험과 EBS TV강의로 바뀌는 94년이 있었고, 이전 세대라면 절대 이해하지 못할 96년 연세대 사태도 있었죠.
이 두가지는 이전의 대학생들과 이후의 대학생들을 구분하는 가장 큰 분수령이라고 봅니다.

그러다가 IMF가 터집니다.
IMF 직전에 해외여행이나 어학연수, 다른 취미 등을 해보려다가 갑자기 집안 사정이 안 좋아져서 다 포기해야 하는 경험을 당시 학생들은 대부분 가지고 있습니다.
금모으기 같은 행사도 있었으나 커서 알아보니 그게 IMF와는 전혀 상관없는 쇼였다는 것도 알게 되었구요.
결국 믿을 건 나밖에 없고 다른 사람, 사회에 대한 신뢰가 사리진 세대입니다.

전 이 세대가 1975년생(94학번)부터라고 생각합니다.
이 학생들이 EBS 강의를 통해서 수능을 준비한 첫 세대거든요.

다음 세대는 2008년 광우병 논란 때 촛불을 들고 나온 친구들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전까지 사회문제에 관심이 없던 학생들이 그때부터 다시 자기 주변을 돌아보기 시작한거죠.
그 촛불이 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2009)로 더 커졌고 세월호(2014)로 연대의식이 생겼다고 봐요.
그리고 그 촛불 세대는 대통령 탄핵(2017)을 통해서 87년 직선제 성취 이후 30년만에 다시 승리했습니다.

첫 촛불 집회가 열린 2008년도에 중학생이었던 1995년생부터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09년에 한국에 출시된 아이폰부터 시작한 스마트기기를 접하면서 커온 세대이기도 하죠.

그래서 1974년생까지가 제 이전 세대, 1975년생부터 1994년생까지가 제 세대, 1995년생부터가 제 다음세대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