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미국 중서부 지방 한 시골 도시에서 작은 치과를 두개 운영 하고 있는 쭈니입니다.
오늘 개인정보 들어가보니 무려 2004년 1월에 회원가입을 했군요..
거의 매일 피지알 들어와서 시간 때우고 여러가지 읽고 정보도 얻고, 그런지 무려 15년이 다되는가는군요.
어제 잠이 안와서 피지알 뒤적거리다가, 내가 이렇게 받은게 많은 사이트한테 되돌려 줄수 있는것이 뭐 있을까 하다가,
그래도 나름 제 직업인 치과에 대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제 자랑이나 이야기보다는 피지알러분들이 치과진료나 치과를 선택할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쪽으로요.. 수요가 얼마나 있을지도 모르겠고, 글재주도 워낙 없기도 하고, 미국에서 20년 가까이 살다보니 안그래도 없는 글재주도 한글로는 더 안좋기도 하지만, 조금이라도 여러분들께 도움이 될까 해서 끄적여 봅니다.

저는 6년차이고 아직 모르는것도 많지만, 치의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여러가지 의견이 있고, 꼭 100% 맞는 답이 없는 학문이기 때문에, 제가 꼭 맞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리고 TMI, 쓸데없는 지식도 많지만, 괄호 안에서 넣어서 안 읽어도 되는 식으로 써내려가 보겠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제가 한국치과 용어를 잘 몰라서 영어로는 정확하니 찾아보시거나 저한테 물어봐주시면 됩니다.

우선 정기검진에 대해서 써보겠습니다.
왜 정기검진을 받아야 합니까? 이렇게 물어보는 환자들이 미국에도 꽤 많고 한국은 아마 더 많은거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일하는 회사에서 치과보험을 들어주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거의 모든 치과보험이 1년에 두번 정기검진, 스케일링 그리고 1년 한번 엑스레이를 거의 100% 커버해주고, 최소 중산층 이상 되는 미국인들은 1년에 두번은 검진+스케일링 기본이 박혀 있는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에서 오신 환자분들이나 친구들이랑 얘기해보면 우선 한국은 그런 인식이 거의없고 한국 치과보험도 1년에 한번 밖에 스케일링이 커버 안되기 때문에 그런것 같습니다. (우선 한국에서는 스케일링+검진 진료비가 워낙 작아서 대충하는 경향이 확실히 있는거 같습니다, 물론 아닌경우도 있지만요)
정기검진을 받아야 하는 이유들:
1. 충치는 충분히 쉽게 예방될수 있는 질병입니다
  - 충치를 일찍 발견하면 단순히 때우는 보전 (restorative procedure) 진료로 끝이나지만, 충치가 커져서 신경에 닿으면 신경치료+보철, 충치가 커져서 이가 치료가 불가하면 발치+임플란트를 해야되니, 충치를 일찍 발견하면 훨씬 싸고 쉽게 진료할수 있습니다.
2. 풍치도 충분히 쉽게 예방할수 있는 질병입니다
  - 치주염 (잇몸 염증) 에 의한 bone loss (이를 감싸는 뼈와 잇몸이 녹아내리는)는 여러가지 이유로 생길수 있지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치석에 의한 염증인데, 스케일링으로 쉽게 예방할수 있죠.
3. 구강 관리에 대해서 배울수 있습니다. 치실질이나 이를 올바르게 닦는 법등 관리를 잘할수 있는 팁을 배울수 있습니다.

제가 환자 입장에서 볼때 정기검진을 받지 말아야 할 이유들:
1. 가격: 보험적용이 될 경우 가격은 거의 제로에 가깝거나 제로이지만, 보험적용이 안되거나 보험이 없는경우 미국에서는 스케일링/검진 할때마다 10만원 정도의 진료비를 내야합니다
2. 과잉진료: 미국에서도 큰 문제가 되고 있고, 한국에서도 꽤 문제가 큰 이슈인데요, 어딜가든, 어떤 직업군이든간에, 비도덕적인 사람들은 있겠죠. 특히 치과는 너무나도 쉽게 과잉진료를 할 수 있어서 충분히 생길 수 있는 일이고 번번히 생기고 있습니다.

과잉진료, 정말 큰 문제입니다. 페이닥으로 일할 때 직접 본적도 있고, 1년차때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상사가 하라 그러니 과잉진료인지도 잘 모른채 몇번 한적도 있습니다. 지금은 모든 환자의 이가 내 이인것처럼 진료하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큰 회사들이 체인 치과들을 사들여서 갓졸업한 의사들을 고용해, quota 를 주고 푸쉬함으로서 과잉진료가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치대 대부분이 1년 치대 학비가 약 10만불 (1억) 이 넘어가므로써, 따라서 4년제인 치대를 졸업하면 거의 빚이 40-50만불 됨으로써 엄청나게 큰 경제적 부담이 생김으로, 경제적인 압력도 정말 크죠. 제가 졸업할때만 해도 거의 반값이었는데, 새로 졸업하는 후배들 빚 규모 보면은 참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의사로써, 당연히 어떤 압력도 받지 않고, 환자한테 최고로 좋은 진료만 해야하지만 이게 말처럼 쉬운일은 아니죠.
반대로 보면 이런 압력에도 불구하고, 정말 도덕적으로 진료하는 치과의사들도 정말 많습니다, 과잉진료 하는 의사보다 훨씬 많습니다.

제가 봤을때 좋은 치과 찾는 방법:
1. Overhead (나가는돈)가 많아 보이는곳은 피하는게 좋습니다.삐까 뻔쩍 하고 제일 테크놀로지가 좋은 치과가 딱히 좋은곳은 아닙니다, 반대로 엄청 더러워 보이고 후지고 그런게 좋다는 건 아니지만. 엄청 비싸게 잘 꾸며놓고, 의료기구 사들이고, 이것들 다 엄청난 돈입니다, 다 진료로 메이크업 해야되구요. 어느정도의 테크놀로지는 필요하지만 어느정도 이상은 솔직히 크게 진료에 도움은 되지 않습니다. 의사의 스킬, 양심적인 진료등이 훨씬 중요하죠.
2. 환자랑 얘기를 많이하는 의사가 보통 좋은거 같습니다. 이도 환자의 extension 입니다. 환자랑 진료와 진료 옵션에 대해 설명하고 같이 결정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환자랑 친해져서 환자가 좀 더 치과를 편하게 느끼면 진료에 대한 두려움 같은것도 줄일 수 있죠. (저 같은 경우는 꽤나 내성적인 성격인데 이 같은 이유들 때문에 최대한 환자들과 얘기 많이 하고 최소한 환자들과는 외향적으로 하려고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내성적이라도 환자의 의견을 존중하고, 환자가 틀리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설명하는게 좋은 의사인거라 생각합니다).
3. 얘기 하는것도 중요하지만, 환자한테 교육하려고 하고 초이스를 주는 경우가 정말 좋습니다. 보통 무슨 진료든지 선택사항이 있기마련이고, 때울경우 아말감 vs. 레진 vs. 금 이든, 보철일때 지르코니아이든, 금이든, 발치일때도 초이스가 있습니다, 안 좋지만 뽑고 아무것도 안하는경우도 확실한 초이스입니다. 환자가 안 좋은 선택을 하든 좋은 선택을 하든 환자가 진료의 장단점과 결과를 알면, 환자가 진료 선택에 대한 교육이 되었으면 환자의 선택을 존중해주는것도 중요한 덕목이라 봅니다.

치과 진료 선택하실때 몇가지 팁:
- 질게에도 몇번 올라왔었는데요, 지르코니아가 좋냐, 뭐가 좋냐 이렇게 물어보는데. 아직도 최고로 좋은 보철재료는 금입니다. 금은 이와 제일 property (특성?) 이 제일 비슷한 재료 입니다. 이가 malleability (가단성이라고 나오네요) 사전에. 뭔가 너무 딱딱한걸 씹으면 살짝 말랑거리는 특성이 있는데요, 지르코니아는 돌같이 단단한 재료입니다, 그래서 딱딱한걸 씹으면 부서져 버립니다, 그에 비해 금은 이와 같이 닳고 비슷한 성능이 있죠.
- 요새 레진이 정말 많이 쓰이는데, 아말감도 정말 좋은 재료입니다, 아말감을 아예 배재하면 아예 보존치료가 불가능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데요. 미용적인 곳이 아니면 아말감도 정말 좋습니다.

도움이 좀 되셨나 모르겠네요. 개인적인 질문 있으시면 쪽지 주시면 최대한 답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