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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12/27 05:54:34
Name 프로아갤러
Subject [일반] 직장인에서 백수가 된 이야기 (장문주의) (수정됨)
올해 10월 31일에 다니던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받았습니다.


이 회사를 오기전에는 파견으로 관공서에서 출퇴근 하며

회사를 옮길까 하는 고민을 하던 시점이였구요.

1년전에 이미 같은 제의를 받았지만 낙하산에 의해

기회가 넘어가 버린적도 있었습니다.

전회사에서의 거래처, 갑의 관계에 있던

업무외적으로도 많이 친해진 형님이

제 자리를 만들어 주겠다. 경력도 인정해줄 것이고

그냥 오기만 하면 된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고민 끝에 3년 다니던 회사에 사직서를 내고

첫 이직을 했습니다.



저의 첫 직장의 첫 거래처 였던 회사이고

업무를 잘몰랐던 그 시절에

그 형님에게 많은 도움을 받아서 성장 할 수 있었습니다.

정시퇴근, 주말, 공휴일을 제대로 쉴수없던

전직장에서 힘들어했던 저에게는

연봉을 올리는 것보다

평생 안정적으로 다닐수 있고

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직장을 다니는 것이

큰 매력이였습니다.

그렇게 회사를 이직해서 온지 1년째 첫 위기가 찾아옵니다.

전회사와의 계약관계는 계속 되어 있는 상황에서

담당자가 된 제가 전회사와의 관계에서 일처리를 명확하게

하지 못한 부분과 업무분장은 되어있지만

부서막내로서 업무가 몰려 업무처리가 더딘점,

형님의 경상도 특유의 고압적인 언사와

부서장과 형님과의 알력다툼에 어느쪽도 편들수 없어

양쪽에서 편들어 주지않는다는 비난,

지적을 받다가 제가 버티지 못하고 폭발해버립니다.

그때는 그냥 쌓인거 싹 다 얘기했던 것 같습니다.


3년간의 갑을병정의 을병정 생활만 해왔던 제가

전회사 동료나 상사였던 사람들에게

갑질을 하기가 어렵더군요.

그래도 일은 일이니까 생각하고 노력했습니다만

두 사람에게는 마땅찮아 보였나봅니다.


한달간 업무외적인 얘기 없이 일만하다

부서 회식자리에서 형님과는 쌓인 감정을 풀게 되었는데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 됩니다.

형님과 회식 중간에 나와서 담배를 피다가

부서장이 위에 제가 힘들어한다는 보고를 했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회식자리에서는 우리끼리 이제 풀었으니 되었다고

앞으로 이런 일 없게 잘지내보자고

얘기했던 부서장이 인사고과에 반영될 보고를 위에다

했다는 사실에 기분이 썩 좋진않았지만 그럴수도

있을법하다 라고 생각은 들었습니다.

그 뒤에 이어진 형님의 얘기는 더 충격적이였습니다.

그냥 저를 쳐내버리고 자기 후배가 있는데 걔를 쓰자고

부서장이 진지하게 얘기 했다더군요.

형님은 격하게 반대했고 그래서 앞으로 그런 소리 안나오게

잘해보자고 얘기 했지만

앞서의 보고는 저를 쳐내기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이였다는 얘기를 듣자니 소름이 끼치더군요.


이후에는 더이상 부서장을 좋게 볼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부서장은 원래 제가 회사 입사하기 1년전 자리가 비었을때

먼저 들어가려 했던 저를 밀어내고 낙하산으로

들어왔었습니다.

업무능력은 계열사에서 사무업무를 10년 했는데

들어와 이쪽 부서업무에 대해서는

그나마 전공이라 뭔지는 아는정도의 수준이였고

회사 입사후에 부서장이 있었던 계열사쪽에서

들리는 얘기로는 높으신 분에게 충성 잘하고

자기보다 밑이면 안하무인이다 라는 평으로

유명하더군요.

성과와 진급을 위해서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하고 싶어하나

능력이 없어 일단 생각없이 싸질러놓은

프로젝트들은 결국엔 형님이 모두 진행하게 되니

자신의 의견에 사사건건 반대하는 형님이 정말 싫은데도

꼭 필요한 존재라 어떻게 할수가 없는 상황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편을 들어주기를 바랬고

뒷담화도 들어줘야 속이 시원할텐데

그걸 또 제가 안받아주니 많이 답답했을겁니다.

부서장이 들어오고 1년뒤에 저를 뽑으려고

부서 인원을 늘렸을때 자기 후배를 먼저 땡기려다

이사에게 제지당하고 자기편도 안들어주니

제가 마음에 들리가 없죠.

그러면서 항상 말은 내가 널 뽑았다라고 하던 사람입니다.



권고사직 된 것은  형님과도 멀어지기 시작하고

여자친구와의 결혼을 준비하기 시작할 때 쯤이였습니다

안그래도 여자친구가 나이가 있어

내년에 결혼하면 애를 가져야하기에

제 연봉을 올려야 생활이 될것 같아

이직을 고민중이였습니다.

부서장은 그 이후로도 한결같이 저를 처내기 위해

위에 열심히 보고하고 이제는 형님에게도

저 없는 자리에선 계속 압박을 하고 있더군요.

빈틈없이 일하려고 노력했지만

그것만 찾으려는 사람에게는 감출수가 없는건지

프로젝트중에 작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인적 물적 피해 전혀없는 그냥 일의 순서만 잘못된 정도의 잘못

이런 크나큰 피해(?)를 어떻게 처리하냐며

신이 나서 날뛰는 부서장과

형님의 다시금 시작된

질책과 폭언도 견디기 너무 지쳐버려서

이걸 버티거나 견딜 필요가 있을까란 생각이 들더군요.


형님이 계속 트집을 잡히는 저에 대해서 부서장이

압박하는 것에 힘들어 하는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간 부서장이 뭐라고 나서기 전에

항상 먼저 저에게 질책을 하며

사적인 자리에서 만나서는

더 커지기전에 내가 먼저 막아준거라고 얘기하며

풀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 습관이 된것 같아

제 입장에선 이게 정말 고마워 해야하는 것이 맞는가

싶었습니다.  

나만 버티면 되는건가 생각했지만

악의는 없었다고 하지만

질책과 폭언에 마음이 깎여나가 너무 힘들더군요.

1년전 일이 다시 반복된다면 내가 먼저 퇴사하겠다라는

다짐했던 생각이 다시 떠올라

이런식이라면 더이상 일 할수없다 얘기하는 저에게

일단 생각을 정리할겸 연차를 쓸것을 부서장이 권유하더군요.


퇴근후 여자친구와 짤리거나 퇴사할것 같다는 얘기를

어렵게 꺼냈습니다.

양가 인사드렸고 상견례를 날짜를 잡으려는

이시점에 이직 얘기는 해왔었지만

직장 구하기전에 이런

얘기를 꺼내니 너무 미안하더군요.

걱정하지말고 좀 푹쉬다가 취업해도 되니

상견례 좀 늦어져도 괜찮으니 걱정하지말라는

얘기를 듣고 너무 고마웠습니다.


연차 이후 다시 출근하는 날 부서장과의 1대1 면담에서

기분이 좋아보이는 부서장은 이미 1년전에 있었던 일을

상기시키며 뭐 열심히 다닐 생각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건 어렵지 않겠냐며 자진퇴사를 권유하더군요.

그때가 10월 27일쯤이였나 싶은데

11월 1일전까지 빠르게 깔끔하게 퇴사시켜줄수있다면서

말이죠.

일사천리로 하루의 인수인계 기간이후 권고사직 처리되어

다른 부서 인사할 시간없이 퇴사처리 완료되었습니다.

짐 다 꾸리고 마지막으로 회사나오는 길에  마지막으로

두사람과 얘기합니다.

형님은 그렇게 힘든줄 미처 몰랐다면서 마음 다 풀리면 연락해서 술이나 한잔 하자 하더군요.

퇴사한지 2달쯤 되어가는데 이글을 쓰면서 아직도

섭섭한걸 보니 아직 풀리지않은것 같습니다.


부서장은 결혼할때 넌 형님은 안부를테지만  나까지 안부르면 안된다고 자기는 꼭 불러달라는 얘기를 하더군요.


저는 백수가 되었습니다.



----
이렇게 장문을 적을 생각으로 시작한 글이 아닌데
너무 길어 좀 죄송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적어서 글띄어쓰기가 많아 보시는데
많이 불편하셨을겁니다.
제 생각 위주의 글이니 사실과 다를 부분이 있을겁니다.
퇴사후 여행을 다녀와도 여행중인 지금도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한
부분이 있어서 적게 되었네요.
퇴사이후 현재까지 제 담당이였던 자리는 공석입니다.
부서장이 땡겨오겠다는 후배는 연봉이 적다고
오지않았다고 합니다.
백수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백수생활 얘기도 적고 싶지만 다음에 적을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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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관제
17/12/27 07:47
수정 아이콘
사람 사이에서 벌어진 상처는 정말 쓰라리고 아픈거 같습니다. 힘내세요. 2018년부터는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프로아갤러
17/12/28 18:16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잘추스려 보겠습니다
17/12/27 07:55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 재충전 잘하시구 더 좋은 곳에서 근무하시게 될 거에요.
프로아갤러
17/12/28 18:1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저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네요
차밭을갈자
17/12/27 08:13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 저 두 명 벗어난 게 다행이네요.
더 좋은 곳 꼭 찾으실 겁니다.
프로아갤러
17/12/28 18:18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웨인루구니
17/12/27 08:26
수정 아이콘
지옥이 따로 없겠네요..
프로아갤러
17/12/28 18:20
수정 아이콘
계속적으로 지옥은 아니였고 사건들이 쌓이다보니 지옥이 되었네요.
서쪽으로가자
17/12/27 08:55
수정 아이콘
고생 많으셨네요.
재취업 잘 되시길 기원합니다.
프로아갤러
17/12/28 18:20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YORDLE ONE
17/12/27 09:10
수정 아이콘
더 좋은곳 찾으실 수 있을겁니다. 좋은일만 있길 바랍니다.. 기운내십쇼!!
프로아갤러
17/12/28 18:20
수정 아이콘
기운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인뮤지스A
17/12/27 09:36
수정 아이콘
수고하셨습니다. 아무리 명분이 좋다고 하더라도 질책과 폭언은 폭력인거죠.
더 좋은 곳이 기다릴거에요.
프로아갤러
17/12/28 18:21
수정 아이콘
폭언은 견디면 안될것 같더군요 감사합니다
17/12/27 09:36
수정 아이콘
나올만한 회사이고, 나오길 잘하신 것 같습니다만, 시기가 안타깝네요.
감히 조언을 좀 하자면, 어디에도 줄 안대고 중립을 지키려면 어느정도 업무에 있어서 자리를 잡은 이후가 좋습니다.
이 조직에서 어느정도 일적으로 완성되고 필요한 사람이 되면 서로 자기편 만들려는 그런게 생기고,
그럼 양쪽에 적당히 줄대면서 둘다 적 안만들기가 수월해 집니다.
현재 상황만 놓고 봤을땐 그래도 부서장 쪽 라인을 잡는게 나았을 겁니다.
공식적으로도 부서장이 관리자라 명분도 있고, 낙하산에 윗선 관리하며 자리보전하는 타입은 그리 쉽게 내쳐지지도, 스스로 나가지도 않아요.
오히려 지금은 일 잘알고 필요한 존재지만, 관리자인 팀장과 사이 안좋은 형님이 훗날 더 불안해질 수 있어요.
더더욱 윗선이 부서장 말을 듣고 인사에 반영한다면 더더욱 말입니다.
일잘알고 업무 파악 되어있다는거 시간 지나면 그 차이는 줄어들고,
이 사람 없어도 일 진행된다 싶으면 내보내려고 바로 작업 할겁니다.
결국 윗선에 보고하는 사람이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따라서 그 직원의 평가도 달라지더라구요.
뭐... 회사는 일하고 돈받는 곳이지 이런 고민하게 만드는 것 자체가 건강한 조직은 아닙니다.
사람들 잘 맞는 곳에서 새출발 하시길 기원합니다.
프로아갤러
17/12/28 18:26
수정 아이콘
제 자리 잡기전에 셋밖에 없는 부서에서 라인타기를 강요당하니 어떻게 해야될지를 모르겠더군요.
양쪽다 질투와 시기가 엄청나서 의견에 동조하지않으면 틱틱대니 너무 난감했습니다.
부서장은 너무 무능력하고 뒷통수부터 맞고보니 절대 그쪽으론 편들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미메시스
17/12/27 09:38
수정 아이콘
고생 많으셨습니다. 좋지 않은일 뒤엔 좋은일이 따라오는게 인생이라죠. 힘내시길

뱀다리 하나 걸치자면,
지인이 회사에 자리 만들어주면서 오라고 하는것은
회사에 자기편인 사람이 하나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차후 사회생활엔 참고하시는게 어떨까 싶네요.
프로아갤러
17/12/28 18:27
수정 아이콘
네 그 자리 욕심에 깊게 생각치 못하고 자리를 옮긴것 같습니다.
다음 회사는 잘 생각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살려야한다
17/12/27 09:47
수정 아이콘
앞으로 좋은 일 있기를 바랄게요.
프로아갤러
17/12/28 18:2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은하영웅전설
17/12/27 09:49
수정 아이콘
우리 같이 힘내요. 저는 회사 문 닫는다는 소리를 다른 사람들한테 들어서 알고 있는데 정작 사장은 아니라며 우기네요. 자기 퇴사할때까지 잡아두려고...나가는 그 순간까지 사람 뽑아먹으려고 하는게 소름끼치네요. 정작 자기는 사장직 넘기고 도망갈 준비 하고 있으면서 사람을 바보로 아나...실업급여 물어보니까 지금 나가면 니가 나가는거니까 못해준다는 말까지...
프로아갤러
17/12/28 18:28
수정 아이콘
정말 힘드시겠습니다. 되도록 좋은 쪽으로 잘정리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같이 힘냅시다
Zoya Yaschenko
17/12/27 09:56
수정 아이콘
이야 부서장.... 꼭 직장에 저런 사람 몇은 있죠. 지옥탈출을 축하드립니다.
프로아갤러
17/12/28 18:2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다음엔 덜 지옥으로 가야겠습니다.
아스날
17/12/27 10:53
수정 아이콘
더 좋은회사 많습니다.
프로아갤러
17/12/28 18:29
수정 아이콘
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7/12/27 13:05
수정 아이콘
더 좋은 회사도 많지만 더 나쁜 회사도 많습니다.
하지만 결국 내가 행복하게 살기위해 돈을 버는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이 틀어진다면 계속 못하는것이죠.

좋은곳 찾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후에는 결혼을 하실테니 결혼하고 나시면 정말.. 회사 그만두기 어렵습니다.

현명한 결정하시리라 믿습니다.
프로아갤러
17/12/28 18:31
수정 아이콘
격려 감사합니다. 결혼 할수있게 할만한 회사를 찾고 있는중입니다 하하하
17/12/27 16:12
수정 아이콘
(수정됨) 고생 많이하셨네요. 어떠한 결정을 하셨더라도 좋은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는 일이라. 제일 잘하신거는 그만둔일이 아닐까 싶어요.
프로아갤러
17/12/28 18:32
수정 아이콘
불면증이 있다가 우울증까지 올것같았는데 저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17/12/27 17:09
수정 아이콘
현실은 위에 싸바싸바 잘하고 밑에 사람 쥐잡듯이 잡는 사람들이 승진하고 높이 올라가고 그런 일을 금기시하고 손가락 질 하는 사람들은 빨리 나오더군요. 더 좋은 자리가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힘내세요.
프로아갤러
17/12/28 18:33
수정 아이콘
그런것같아요. 평판은 개판인데 신기한 일입니다. 감사합니다.
아린이
17/12/28 00:33
수정 아이콘
저도 퇴사생각을 만지작 만지작하며 살아가는 1인입니다. 고생하셨고 더 좋은 직장 찾으실수 있을거에요!!
프로아갤러
17/12/28 18:34
수정 아이콘
너무 만지작 대지마시고 계획 잘세우셔서 좋은 방향으로 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덕담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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