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예비초등교사입니다. 큰 이변이 없는한 교대를 졸업했으므로 초등학교 선생님이 될 사람이죠. 이번 국정농단 사건은 개인적으로도 저에게 정말 크게 영향을 미친 사건입니다. 덕분에 뉴스를 보고 다른 사회 현안들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거든요. 헬스클럽에서 런닝을 타면서도 뉴스를 틀어놓고 기사도 찾아보고, 민주당 경선에도 신청하고 각 후보들도 바교하는 등 정말 적극적으로 사회문제에 참여하는 시민이 되었습니다. 결정적으로 깨달았습니다. 비록 백만개의 촛불중 하나에 불과했지만, 백만개의 촛불 중 하나이었기 때문에 이 사회를 바꿀 계기를 만들었고, 앞으로도 제 참여로 인해서 사회는 개선 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얕은 지식이지만 제가 알기로는 초등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문제해결력과 시민성 전달입니다. 쉽게 말하면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을 만드는게 목표입니다. 그 취지에 정말로 걸맞는 사례이기 때문에 이 사건은 99프로 아이들에게 가르치게 될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촛불집회에 나간 가장 큰 동기 중 하나가 제가 직접 참여해서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학습자료가 되고 싶어서였으니까요.

공무원에게는 정치적 중립의무가 존재합니다. 특히 교사에게는 더 중요하게 작용할 의무죠. 잘못하면 아이들이 교사의 정치적 이념을 그대로 이어받을테니까요. 저 또한 이 사건은 정치적 이념과 상관없는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지지하면 진보고 아니면 보수라는 말도 안되고 더 없이 단순한 진영논리로 이 사건을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건은 오히려 일반적인 성향으로 볼 때 합리와 비합리, 평화와 폭력의 대립 프레임으로 봐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진보와 보수의 대립으로 생각하죠.

그래서 걱정입니다. 제가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 태극기 집회의 난동을 비판하면 그 자체로 정치적 중립을 어긴 것인지, 그렇다면 진짜 사실관계, 뉴스 자료들만 알려줘야 하나. 그렇다면 아이들은 과연 이 사건의 중대성, 가치 등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을까 라는 쓸데없는 걱정이 듭니다. 사실 자료도 어떤 매체, 어떤 프로를 쓰느냐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제 정치적 견해가 들어가겠죠. 저는, 선생님이라는 존재는 아이들에게 이 사건을 어떻게 설명하고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