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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3/07 23:31:07
Name 치열하게
Subject [일반] [개똥철학]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안녕하세요.

방금 친구와의 통화 후 급하게 글을 써봅니다.


고민을 해보신 적 있습니까?

짜장면을 먹을 지 짬뽕을 먹을 지


롤을 할 지 오버워치를 할 지


밤을 샐 지 자고 일찍 일어날 지



결정장애가 자랑이 아님을 아는 저는 학창시절

이러한 고민에서 진짜로 원하는 속마음을 찾는 방법(?)을 깨달았습니다.

사실 그렇게 거창한 건 아닙니다.

그냥 스스로를 돌아봤을 때 그랬거든요.


지난 글에서 '짜장면으로 보는 중립'처럼

짜장면과 짬뽕을 예로 들겠습니다.


짜장면과 짬뽕을 고민하고 계시고

과연 내가 진짜로 먹고 싶은 게 뭔지 고민하고 계신다면

물어보십시요.

주위에 아무나 잡고





나면 안되겠죠.

아마도 여러분은 짜장면을 지지하는 이유와 지지하지 않는 이유

짬뽕을 지지하는 이유와 지지하지 않은 이유

가 있으실 겁니다.


주위에 아무나 잡고 고민을 털어놓으십시오.

그러면 상대가 답변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진짜로 원하는 게 무언지 알게 되실 겁니다.


바로 상대에 의견에 대한 자신의 태도죠.




친절한 상대가

"짜장면이 낫지 않나? A반점은 짜장면이 더 맛있어, 다 먹고 밥 비벼먹어도 맛있고"

하면



만약 짜장면이 더 끌렸을 경우

여러분은

"그치? 거기가 짬뽕은 잘 못하긴 하지."

식으로 짜장면을 부추기고



반면 짬뽕이 끌렸을 경우에는

"밥은 뭐 짬뽕도 말아 먹을 수 있고, 속이 좀 느글거리기도 하고"

하며 짬뽕을 옹호합니다.



즉,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더 원하는 방향에 대한 답변을 하면 호응을 하고

덜 원하는 방향에 대한 답변을 하면 반론을 합니다.


'그치? 그게 더 좋지?'

'근데, 이것도 저러니까....'






멀리 사는 친구와 이번 주말에 만나기로 했습니다.

친구가 이쪽으로 오기로 했었고,

친구는 월요일 휴가를 써서 토일월로 날짜를 잡았죠.

그런데 토요일 선약이 취소되면서 시간이 붕 뜨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친구는 고민을 했습니다.

그냥 토일월로 할 것이냐

아니면 토일로 할 것이냐. 아직 월요일에 휴가를 낸다고 말을 안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저는

그냥 노는 김에 더 쉬는게 낫지 않겠느냐

아니면 일단 3일 쉬고

상황을 본 다음 토일 쉬고 그냥 집에 갈지 아니면 토일월 놀고 집에 갈지 정해라

로 조언을 했습니다.


그런데 친구는 계속 고민을 하며 제 의견에 반론(?)을 제기했습니다.

거기서 전 눈치챘죠.

아하! 월요일 휴가를 쓰기 아까운 거구나.


그리고 제가 파악한 (누구나 눈치챌) 본심을 말해주었고,

친구는 토일만 있다 가기로 했습니다.




바로 방금 전에 일어난 실제사례인거죠.



별 특별할 거 없는 개똥철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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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틸라
17/03/07 23:35
수정 아이콘
뭔가 결론이 카네기스럽네요..
잘 읽었습니다 크크
치열하게
17/03/08 10:05
수정 아이콘
막상 생각은 했지만 별 거 아닌 거 같아서요...
말년행보관
17/03/07 23:58
수정 아이콘
사람들은 다 결론을 내놓고 묻죠. 사회적 매장이 무서워서 자기의견을 피력하기 피하는거고..
치열하게
17/03/08 10:06
수정 아이콘
그런 경우는 그냥 조용히 넘어가지 않나 싶습니다. 그 침묵의 나선이론이 스걸 설명하죠
17/03/08 00:31
수정 아이콘
음 근데 진짜 결정 장애인 경우에는 더 어렵습니다.

Q '짜장면 먹을까 짬뽕 먹을까?'
A '짜장면이 이러저러해서 좋지 않아?'
Q '아니 짜장면은 저러이러해서 좋지 않지'
A '그럼 짬뽕이네. 짬뽕도 저러이러해서 좋거든'
Q '아니 짬뽕은 이러저러해서 안 돼'
A '?????'

이런 경우는 결정을 내리는 자체에 대한 공포가 해당 인물을 지배하는 경우라, 답이 없죠.
치열하게
17/03/08 10:13
수정 아이콘
친구랑 서로 점심메뉴 못 정해서 1시간 동안 걸었던게 생각나네요. 서로 배려하느라 먹고 싶은 걸 못 지르고 이거 어때 저거 어따 했죠.

사실 글에서의 방법(?)은 정도가 낮은 Q를 대상으로 합니다. 답변 속에 묘하게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가 나오거든요. Q같은 타입은 경험상 결정을 '해주면' 더 결정을 못하죠. 그냥 선택지와 이유를 제한시키는 게 나은 거 같아요.

참고로 메뉴 선택의 경우 '알았어, 그냥 짜장면 먹고 다음엔 무조건 짬뽕이다.' 식이 괜찮습니다. 거리 걷는 경우 '지금부터 지나친 가게들은 제외한다' 식이나요. 제 자신에 대한 해결 방책으로 만든 방법입니다. 이래도 갈팡질팡이면 때...
박현준
17/03/08 01:30
수정 아이콘
마크 주커버그는 말했습니다. 인간은 사사로운 결정이라도 '결정하는데'에는 많은 에너지가 소모 된다구요. 그래서 맨날 같은 옷을 입습니다. 이건 스티븐 잡스도 그렇다고 하네요. 왜 우리의 소중한 에너지를 불필요하게 낭비합니까? 우선 중국집에 전화를 건 후 아주머니께 묻습니다. 저 짜장면 먹을까요? 짬뽕 먹을까요? 그럼 아주머니가 추천해 주실겁니다. 그럼 추천해 주시는 반대걸로 시키면 됩니다. 왜냐하면 아주머니는 내가 어떤음식을 좋아하느냐 또는 어떤 음식이 맛있냐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만들기 편하거나 재료가 많이 남은것 등 아주머니 입장에서 판단하여 추천하였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절대 추천해 주시는 반대의 음식을 시켜야만 합니다. 글이 길어져서 세줄 요약하자면 1.마크주커버그는 옷을 잘 못입는다. 2.중국집에 의견을 물어보는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이다. 3.호의가 계속되면 호구잡힌다.
치열하게
17/03/08 10:16
수정 아이콘
'결정하는데 에너지 소모'는 몇 주 전부터 글을 쓸까 말까한 주제인데 전 '너무 경제적이려 하는 것은 경제적이지 못하다.'로 표현합니다. (제가 만든 말...) 중국집 메뉴는 가게에 안 물어보는 게 낫죠 근데 또 서빙하는 사람과 음식 만드는 사람의 입장이 때에 따라 달라서 크크크
17/03/08 10:01
수정 아이콘
저는 반대네요. 그냥 혼자 생각하면 대부분 명확하게 결론이 나는데 누군가의 의견이 끼어들면 혼란이 생깁니다.
상호작용을 통해 정보가 변하니까요.
치열하게
17/03/08 10:20
수정 아이콘
사실 이 방법을 쓰는 제가 지향하는 게 피정님의 결정방법이죠. 혼자서는 챗바퀴 도는 경우가 많아서...
흑설탕
17/03/08 12:09
수정 아이콘
이글의 물음을 반대로 바꾸면...
....
넌A가 싫어? B가 싫어?
그럼 넌 연정훈을 좋아하는 거야.
치열하게
17/03/08 13:13
수정 아이콘
무슨 말이신지 제가 이해를 잘...
흑설탕
17/03/09 00:49
수정 아이콘
이 글을 반대로 생각했다가 엇나가면.. 연정훈 드립과 닯은 거 같다는 이야기입니다.
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humorbest&no=964435
치열하게
17/03/09 00:53
수정 아이콘
엌 크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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