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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2/20 08:32:25
Name OrBef
Subject [일반] [영어 동영상] 오바마 전대통령이 보는 인공지능과 직업 전망


오바마 형님은 식견이 뛰어난 사람입니다. 현실 정치의 한계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다 하진 못했지만, 비전이나 구체적인 정책 제안에 있어서 굉장한 능력을 보여주었죠.

오바마가 보는 '인공 지능이 우리의 직업 시장을 어떻게 바꿔나갈까'에 대한 인터뷰입니다. 비슷한 주제로 빌 게이츠가 얼마 전에 '공장 자동화를 추진하는 회사들에 세금을 매기자' 라는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자극적이기로는 그 인터뷰가 더 재미있지만, 오바마의 인터뷰는 차분하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나가면서 생각거리를 던져주네요.

이 인터뷰는 50년 뒤의 기술적 특이점 같은 주제는 다루지 않습니다. 정치인이니만큼, 10~20년 정도 미래에 다가올 수도 있는 대실업 시대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할 지, 피하지 못한다면 그 피해라도 최소화하려면 어떻게 해야할 지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뤘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사실 오바마도 뽀죡한 수는 제시하지 못합니다. 굉장히 원론적인 '공동체 의식' 같은 것을 이야기하는데, 약간 실망스럽기도 하면서도, 결국 저것 말고는 딱하니 방법이 없지 싶기도 하고, 그런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래는 주요 커멘트들:

그래서 사람들이 '기계가 우리의 모든 일을 대신해 나갈 겁니다' 라는 식으로 걱정하기도 합니다.

체스 게임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이제 기계를 이길 수 없지요. 아직 많은 사람들은 판단력이나 상상력, 창의력에 있어서는 인간이 기계보다 한수 위라고 말하기도 합니다만, 단순 작업은 이미 많이들 기계로 교체가 되었어요.

사람들이 그동안은 인공지능에 대해서 공포를 느끼지 않다가 요즘 들어서 공포를 확 느끼기 시작하는 큰 이유는, 기존에는 기계의 동작 원리를 잘 이해했었지만 이젠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계산기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그 원리를 잘 알죠.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기계가 인간보다 계산을 빨리 하더라도 그러려니 했었습니다. 근데 요즘 나오는 인공 지능 시스템들은 도대체 어떤 원리로 저런 일이 가능한 지를 잘 모른단 말이죠.

당장 중요한 것은 이 새로운 인공지능이 우리의 직업을 어떻게 대체해 나갈 것이냐는 점입니다. 기술적 특이점 같은 것은 일부 지식인들이나 관심이 있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장 혹은 근미래에 자신이 어떻게 해야하는 지를 걱정해야합니다.

저는 이 주제에 대해서 낙관적인 편입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새로운 기술의 출현이 있더라도 사람들은 어떻게든 새로운 직업을 찾아냈고, 기술의 도움으로 삶의 질은 전반적으로 올라갔어요. 물론 이번의 인공지능은 그것이 적용 가능한 범위가 엄청나게 넓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긴 합니다.

고기술 직업군의 인력은 아마도 당분간 괜찮을 겁니다. 자신의 재능을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기능과 잘 결합해서 이전보다 더 많을 일을 성취할 수 있을 거에요. 저임금 비숙련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노동력이 점차 대체 가능한 것으로 바뀌어 갈 텐데, 그 결과 당장 일이 없어지지는 않더라도 임금 인상은 당분간 없겠죠.

우리는 이미 역사상 최대의 생산력을 구축했습니다. 하지만 그 생산물의 대부분은 소수가 차지하게 되지요. 이런 불평등을 해결하려면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어떻게든 인공지능의 적용과 기술의 세계화가 저소득층에게도 이득으로 이어지게 보장해주지 않으면, 당장 컴퓨터 스크린 보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인 사람들에게는 좌절스러울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좌/우파의 포퓰리스트들이 득세하게 되겠지요.

인터뷰어: 대통령께서는 저소득 비숙련 계층부터 영향 받을 거라고 하셨는데,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예를 들어, 의료 진단 기기 등의 성능은 엄청나게 좋기 때문에, 앞으로 간호원이나 약사 직군도 점차 축소된다는 전망이 있어요. 고소득 직군 중에서도 번호사나 세무사 등도 상당히 위협받고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기초 소득이네 뭐네 하는 이야기도 나오는 거지요. 다만, 제 걱정은 좀 다른 부분입니다. 노동을 해서 사회에 뭔가 기여하고 그 댓가를 받는 행위는, 그 자체로서 인간에게 존재의 목적이나 자긍심을 주죠. 이것 없이는 행복하기가 힘들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인간은 컴퓨터 대신 예술이나 학문을 하면 된다고들 하지만, 이걸 해서 돈을 벌지 못하면 자부심을 느끼지 못할 거란 말이죠. 현대 사회에서 주부들이 월급을 받지 못하는 것과 같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오바마: 예 동의합니다. 앞으로 기초 소득 이야기는 10년 20년 동안 논쟁거리가 될 거에요. 고소득층 역시 인공지능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도 동의합니다. 우리가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대응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점점 노동량과 월급간의 상관 관계는 약화될 수 있을 겁니다. 인공지능이 같은 노동을 공짜로 할 수 있으니 말이죠. 근데 제가 지적하고 싶은 사실 하나는, 이런 문제가 꼭 인공지능 출현 이후에 새로이 등장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정말로 중요한 직군인데도 월급이 적은 직군들은 지금도 많아요. 예를 들어서 공립학교 교사들이 그렇죠. 이 직군은 우리 사회에 정말 많은 기여를 하는 직군이고, 아마 앞으로도 오랫동안 인공지능이 대체하지 못할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교사들에게 월급을 많이 주지 않는데, 그 이유는 아무래도 역사적으로 교사들은 대체로 여성이었다는 점이라든지 하는 것들이겠죠.

즉, 그동안에도 우리는 '중요한 직업' 과 '고소득 직업' 이 불일치하는 사회에서 살아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이 불일치가 더 심해지지 않으려면, 우리가 하나의 공동체로서 이 문제를 같이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의식이 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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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베스트
17/02/20 08:37
수정 아이콘
훌륭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7/02/20 08:55
수정 아이콘
"좌/우파의 포퓰리스트들이 득세하게 되겠지요" 이부분이 의미심장하네요.
물만난고기
17/02/20 09:03
수정 아이콘
기술적 특이점에 대한 미래예측을 한다는게 불가능한 일이죠. 더군나나 거기에 대한 대응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는건 모래사장에서 바늘찾기겠죠. 결국 뭔가 이벤트가 터져야 그리고 거대한 국가시스템의 느린 속도를 고려한다면 거기서 발생되는 부작용들에 의해서 상당히 고통받을즈음에 뭔가 나오지 않을까싶네요.
밴가드
17/02/20 09:55
수정 아이콘
오바마도 대단한 해답이 없는게 AI와 보편적 자동화 문제는 아직 정책적 차원에서 심도있게 연구되고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죠. 오바마같은 기술자적인 정치인은 보통 정책을 입안할때 싱크탱크등에서 이미 논의되고 연구된 방안들을 가져오는데 이건 이 부분에 있어서 전문가들의 심도있는 논의는 많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산업혁명때의 영국을 봐도 대규모적인 기술적 발전에 대한 정치권의 대응에 대해서는 기대가 가지 않는군요. 산업혁명의 과실을 정치권이 따 먹는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노동층의 요구에 따른 복지국가 논의는 여러 세대가 지난 로이드 조지의 '인민의 예산'때나 시작이 되죠...
동원사랑
17/02/20 10:00
수정 아이콘
인공지능이 위협이 되는 경우는 오직 인공지능의 생산물이 '상품'이 될 때 뿐입니다.
상품에대한 막스의 분석을 읽고싶지만 귀찮네요. 정치인들이 다 알아서 하겠지...

우리사회가 자본가+노동자로 구성돼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않고
공무원+(공무원에대한 연금지급기능을 담당하는 개돼지)로 구성이 돼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저 괄호안만 바꿉니다.인공지능이 공무원마저 대체하면 어쩌나하는 생각은 할 필요가 없는게 방역만봐도 공무원들이 뭐 언제는 일했나요. 어짜피 일에서 초월해있습니다.

비생산적인 주체는 소멸하지않나라는 생각은 사회생활 모르는 사람이나 하는 겁니다.
삼성반도체 산업재해의 경우에서 보듯 생산적인 주체가 생명을 잃습니다.
17/02/20 10:47
수정 아이콘
이미 주사위는 구글신(?)님이 던진거 같네요. 구글신님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듯. 부익부 빈익빈이 더 심해지고 나라사이의 격차도 더 심해질듯. 미국만 더 부자가 될거 같네요. 그래서, 설사 보통사람들이 혜택을 받는다고 해도 일단 미국 사람부터 혜택을 받을거 같네요. 우리 나라까지 혜택보려면 시간이 더 걸릴거 같네요.
17/02/20 11:23
수정 아이콘
오왕 오바마 영어 겁나 잘하네용
역시 오바마 셆
재활용
17/02/20 11:35
수정 아이콘
(누구 파이를 뺏어서 버틸지) 말못함. 아무튼 말못함.
진지하게 부의 재분배를 논해야 하지만 현재의 체제하에서는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라 오바마조차도 구체적으로 말을 못하네요.
아라가키
17/02/20 14:07
수정 아이콘
재밌는게 오히려 빌게이츠같은 사람이 로봇에 세금을 때려야된다는 소릴 하고 있고, 한국 경제신문이란 곳은 그걸보고 나태해지면 실업률 상승 드립치고 앉아있더라구요. 냄비 막는것도 어지간히 해야지 계속 막하간 터져서 판이 깨져버릴지도 모른다는걸 외면하는건지 이쩐건지 ..
틀림과 다름
17/02/20 20:56
수정 아이콘
인공지능에 대해 왜 겁을 먹는지에 대한 이 문장이 제 머리에 확 들어오네요

사람들이 그동안은 인공지능에 대해서 공포를 느끼지 않다가 요즘 들어서 공포를 확 느끼기 시작하는 큰 이유는, 기존에는 기계의 동작 원리를 잘 이해했었지만 이젠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계산기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그 원리를 잘 알죠.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기계가 인간보다 계산을 빨리 하더라도 그러려니 했었습니다. 근데 요즘 나오는 인공 지능 시스템들은 도대체 어떤 원리로 저런 일이 가능한 지를 잘 모른단 말이죠.

사람들이 밤을 무서워하고 귀신이 나올까두려워 하는 (앞이) 보이지 않고 잘 모르는 존재라 그런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인간이 만든 빛이 많아지고 귀신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현실이 더 무섭다는것을 아는 어른이 될수록) 무서움이 사라지죠
Supervenience
17/02/21 02:22
수정 아이콘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10년도 더 전에 이런 날이 올 것을 예상했고, 관련 대학원에 진학해 학위를 받았고, 작동 원리는 무척이나 잘 압니다만 그 때도 지금도 여전히 관련 기술 개발은 위험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해할 수 없더라도 그 무언가가 수행하는 행동의 결과에 지대한 영향력이 없으면 무서워 할 리 없습니다. 어릴때부터 휴대폰이나 컴퓨터의 작동원리를 전혀 모르고도 게임 재밌게 즐길 수 있습니다. 고도로 전문화된 사회에선 이미 개인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매우 한정적입니다. 인공지능은 그런 범주에서 걱정하는 정도의 위협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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