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름다운 음악은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Le Nozze di Figaro)" 에 나오는 일명 "편지의 이중창"이라 불리우는 아리아로 "산들바람 불어오며 (Che soave zeffiretto)"으로도 불리우는 아름다운 아리아입니다.
지난 번 " 모차르트와 돼지선모충 https://pgr21.co.kr/?b=8&n=67766 " 에서 소개한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Die Zauberflote)" 에서 제일 유명한 아리아인 밤의 여왕 아리아 " 지옥의 복수심 내 마음 속에 불타 오르고 (Der Holle Rache kockt in meinem Herzen) " 비교해 들으면 좋을 것 같네요.
이 두 노래를 들어보면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1. 피가로의 결혼 (Le Nozze di Figaro) - 산들바람 불어오며 (Che soave zeffiretto)
2. 마술피리 (Die Zauberflote) - 지옥의 복수심 내 마음 속에 불타 오르고 (Der Holle Rache kockt in meinem Herzen)
1번은 이탈리아어로 되어 있는 아리아고 2번은 독일어로 부르는 아리아입니다. 편견일지도 모르지만 솔직히 독일어로 아름다운 아리아를 부르면 맛이 안나는데 그런 투박한 독일어로 2번 "마술피리" 의 "밤의 여왕 아리아" 처럼 아름다운 아리아를 만든 모차르트의 천재성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합니다. 또 역시 이탈리아어로 된 1번 "피가로의 결혼" 의 "편지의 이중창" 처럼 아름다운 아리아를 동시에 만들 수도 있는 모차르트에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합니다.
모차르트는 총 22개의 오페라를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나마 오페라 형식을 제대로 갖춘 것은 17개 정도라고 합니다.
그 중 완성도도 높고 지금도 공연되는 중요한 오페라만 꼽아보자면
1. 피가로의 결혼 (Le Nozze di Figaro, 1786년)
2. 마술피리 (Die Zauberflote, 1791년)
3. 후궁으로부터의 도피 (Die Entfuhrung aus dem Serail, 1782년)
4. 돈조반니 (Don Giovanni, 1787년)
5. 코지판투테 (Così fan tutte, 1790년)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2. "마술피리(Die Zauberflote)"와 3."후궁으로부터의 도피 (Die Entfuhrung aus dem Serail)" 만 독일어로 되어 있는 오페라입니다. 모차르트가 작곡한 나머지 오페라를 다 포함해서도 독일어로 된 작품은 저 2 개 밖에 없습니다.
모차르트는 오스트리아 사람이고 역시 모국어는 독일어였습니다. 독일어를 쓰는 모차르트가 외국어인 이탈리아어로 오페라를 쓴다?
모차르트의 이탈리어어 오페라는 이탈리아에서 공연될 목적이 아니라 독일어권인 오스트리아 등지에서 공연될 목적으로 작곡 된 작품들입니다. 즉 독일어를 모국어로 쓰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작곡 되었고 이들을 위해 공연되었습니다. 오페라는 원래 이탈리아에서 기원한 것으로 상류층들만 즐기는 문화였습니다. 따라서 모차르트가 활동하던 시기에 오페라가 이탈리아어로 공연하는 것은 너무 나도 당연하게 여겨졌습니다. 모차르트 뿐만 아니라 다른 대부분의 오페라 작곡가들도 당시엔 모두 이탈리아어 가사를 기반으로 오페라를 작곡 하였습니다. 왕이나 귀족들을 위해 공연되는 외국어 (이탈리아어) 로 공연되는 오페라를 서민 계층이나 일반 대중 (독일어만 쓰는 사람들) 들은 그 내용을 알아듣기 힘들 뿐더러 공연 자체를 관람할 기회마저도 얻기 힘들었습니다. 만약에 자막이나 더빙 없이 상영되는 외화라면 우리나라에서는 대중적으로 크게 흥행을 할 수 없겠지요.
당시 오스트리아-헝거리제국의 황제이자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인 요제프2세 (마리 앙투아네트의 오빠) 는 잠시동안 독일어만 쓰는 일반 대중들도 즐길 수 있는 독일어 오페라 작곡을 후원합니다. 독일어 가사를 기반으로 작곡 된 여러 오페라가 오스트리아 황궁 바로 옆에 위치한 부르크테아터 (Burgtheater), 일명 디 부르크 (Die Burg) 라는 애칭으로 불리우는 궁정국민극장에서 공연되었습니다. 원래 부르크테아터 (Burgtheater) 는 왕족이나 귀족들이 이탈리아어 오페라나 발레 같은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지어진 특권층을 위한 공연장이었으나 요제프2세에 의해 일시적으로 일반 대중들도 입장료만 내면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아무튼 모차르트도 황제의 독일어 오페라 중흥 정책에 따라 모차르트의 비교적 초창기 활동 기간인 1782년에 독일어 오페라 "후궁으로부터의 도피 (Die Entfuhrung aus dem Serail)" 을 작곡해 발표합니다. 1782년 7월 16일 역시 부르크테아터 (Burgtheater) 에서 초연됩니다.
황궁인 호프부르크 (Hofburg)의 옆에 위치한 부르크테아터 (Burgtheater)
19세기 말, 위치를 이전하여 재건축되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부르크테아터 (Burgtheater)
특히 독일어 오페라는 징슈필적 요소가 많이 도입되는데 독일의 전통적인 악극인 징슈필은 뮤지컬과 비슷한 형식의 노래를 끼워 넣은 연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이탈리아 오페라에서는 극을 전개하면서 아리아가 아닌 일반 대화도 치타티보 (Recitativo) 라고 하여 음악과 함께 노래하듯이 합니다. 반면 징슈필에서는 그냥 연극처럼 일상 대화로 전개합니다. 모차르트의 독일어 오페라 "마술피리 (Die Zauberflote)" 와 "후궁으로부터의 도피 (Die Entfuhrung aus dem Serail) 는 이런 징슈필적인 요소가 도입되어 작중에 등장인물들이 아리아를 부르지 않을 때는 일상 대화 형식으로 극을 전개해나갑니다.
일반 음악과 달리 시장성이 큰 오페라에서 큰 성공을 거두게 해준 "후궁으로부터의 도피 (Die Entfuhrung aus dem Serail, 1782년 )" 는 모차르트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첫 번째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징슈필적 요소가 들어가 성공한 거의 첫 번째 오페라 작품 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제프 2세의 독일어 오페라 중흥과 국민궁전극장 정책은 몇 년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되고 오페라 문화는 과거로 회귀하여 모차르트도 이후엔 이탈리아어 오페라만 작곡하게 됩니다. 이 후 작곡된 이탈리아어 오페라인 피가로의 결혼 (Le Nozze di Figaro,1786년)와 코지판투테 (Così fan tutte, 1790년) 도 궁정국민극장인 부르크테아터 (Burgtheater)에서 초연 됩니다. 물론 뛰어난 완성도를 가진 독일어 오페라 "후궁으로부터의 도피" 를 감상했던 많은 일반 대중들은 이와 같은 같은 징슈필 요소가 들어간 뛰어난 독일어 오페라에 대한 열망이 있었으나 돈이 되지 않기에 유명한 작곡가들은 다시는 독일어 오페라를 만들지 않아 완성도 높은 독일어 오페라는 더 이상 쉽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당시 오페라는 공연하는데 자본이 많이 들어 후원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후원하는 사람들은 상류층이라서 이들이 후원하는 작품은 역시 이들의 취향에 맞쳐 제작되었습니다.
다만 1791년 일반 대중들을 대상으로 공연할 새로운 독일어 오페라 작품을 찾던 극작가 쉬카네더 (Emanuel Schikaneder 1751~1812)는 재정 상태가 나쁜 모차르트에게 의뢰하여 모차르트가 죽기 2달 전에 탄생한 것이 모차르트의 2번째 독일어 오페라이자 마지막 오페라인 마술피리 (Die Zauberflote, 1791년) 입니다. 이 작품은 변두리에 있는 서민극장인 쉬카네더의 개인 극장에서 초연되었고 이후에도 이런 서민극장에서 일반 대중들을 위해 공연되었습니다.
마술피리 이후 100년간 다시 작품을 후원하는 왕이나 귀족들의 취향에 맞쳐 작곡 된 이탈리아어 오페라가 주류가 되었고 유명한 작곡가들은 역시 독일어로 된 오페라를 작곡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모차르트의 독일어 오페라처럼 완성도가 높은 독일어 오페라는 바그너가 출연하기 전까지 기다려야 하죠. (마술피리 이후 100년간 독일어 오페라는 베토벤의 "피델리오 (Fidelio, 1805년)" 베버의 "마탄의 사수( Der Freischütz, 1821년)" 정도가 고작입니다.) 19세기 민족주의 시대에 자국어 오페라 열풍이 불고 이에 수많은 독일어 오페라를 작곡한 바그너 탄생하였고 이후 수많은 독일어 오페라가 작곡 되었습니다. 이런 오페라에 대한 전통은 아직도 이어져 현재 한해 가장 오페라가 많이 연주되는 나라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입니다.
외국어인 이탈리아어로도 아름다운 아리아를 만들고 촌스러운 독일어로도 아름다운 아리아를 만드는 모차르트는 진정한 음악의 천재인가 봅니다. 지난 번 (모차르트와 돼지선모충 https://pgr21.co.kr/?b=8&n=67766) 에 독일어 아리아인 "지옥의 복수심 내 마음 속에 불타 오르고 (Der Holle Rache kockt in meinem Herzen)" 의 가사를 소개했으니 이번엔 이 글에 처음에도 나오는 모차르트의 이탈리아어 아리아 "산들바람 불어오며 (Che soave zeffiretto)" 의 가사를 소개해 봅니다. 백작부인 (LA CONTESSA) 이 한 구절씩 구술하는 것을 수잔나 (SUSANNA)가 편지지에 적는 상황에서 둘이 함께 부르는 아리아라서 “편지의 이중창” 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므로 가사가 두 번씩 반복되는 구간이 많습니다.
피가로의 결혼 (Le Nozze di Figaro) - 산들바람 불어오며 (Che soave zeffiretto)
SUSANNA: Sull`aria... (산들 바람에) 노래를 실어
LA CONTESSA: Che soave zeffiretto... 포근한 산들바람이
SUSANNA: Zeffiretto..
LA CONTESSA: Questa sera spirera... 오늘 밤 불어오네
SUSANNA: Questa sera spirera...
LA CONTESSA: Sotto i pini del boschetto. 숲의 소나무 아래
SUSANNA: Sotto i pini...
LA CONTESSA: Sotto i pini del boschetto. 숲의 소나무 아래
SUSANNA: Sotto i pini...del boschetto.
LA CONTESSA : Ei gi il resto capira. 나머지는 그가 알거야
SUSANNA: Certo, certo il capira. 확실히 그럴 거에요.
LA CONTESSA, SUSANNA: Certo, certo il capira. 확실히 그럴거야.
LA CONTESSA: Canzonetta Sull`aria 소리에 맞춰 노래해
SUSANNA: Che soave zeffiretto... 포근한 산들바람이
LA CONTESSA: Questa sera spirera. 오늘 밤 불어오네
SUSANNA: Sotto i pini...del boschetto. 숲의 소나무 아래
LA CONTESSA : Ei gi il resto capira .나머지는 그가 알거야
SUSANNA: Certo, certo il capira. 나머지는 그가 알거야.
LA CONTESSA, SUSANNA:
Ei gi il resto capira. 나머지는 그가 알거야
Certo, certo il capira. 확실히 그럴 거에요.
가사가 계속 반복 되는데 정리하여 요약하면 이 3줄 입니다.
Che soave zeffiretto questa sera spirera
포근한 산들바람이 오늘 밤 불어오네
Sotto I pini del boschetto Ei gia il resto capira
숲의 소나무 아래 나머지는 그가 알거야
Canzonetta sull`aria Che soave zeffiretto
소리에 맞춰 노래해 포근한 산들바람아
유게의 "채널 돌리다 볼 때 마다 계속 보게 되는 영화" 글에 달린 댓글 (https://pgr21.co.kr/?b=10&n=293602&c=3808225 ) 을 아침에 보고 필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저도 채널 돌리다가 "쇼생크 탈출" 정말 여러 번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정작 "쇼생크 탈출"에 나오는 아리아는 이탈리아어 아리아.
고전주의 시대 노래들이 다 그렇지 않나요? 더럽게 높고, 기교도 많고. 크크크...
그래서 전... (지금은 그만뒀지만)할머니 성가대(!) 지휘하던 당시, 멘델스존 이전 곡들은 죽어도 안했습니다. 흐흐...
그래도 언젠가 모짜르트의 라크리모사는 꼭 한번 해보고 싶긴 했는데...
사실 모짜르트의 테너 아리아나 다른 노래들은 그렇게 높아서 힘들다기보다는 지옥같은 빠사지오 음역대 음들이 너무 많아서 부르는 사람 미치게 하죠... 그런곡이나(?) 하려고 태어난 목소리라서 안할수도 없고 아주 미치겠어요 크크크
고음이 조금 더 잘나면 로시니를 해보고도 싶었는데 그쪽은 또다른 서커스의 세계라서 이미 포기했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