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9/18 02:57:46
Name 성동구
Subject [일반] 저는 동생들에게 말을 잘 못놓니다.
사실 저는 나이에 대해서 저는 약간 이중적인 잣대가 있습니다.
저보다 연상자가 자연스럽게 저에게 말을 놓았을때, 기분 나빴던적이 지금까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때마다 저 사람이 나를 깔보고 말을 놓은게 아니라 그냥 우리나라니까 당연한거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저보다 어린 친구들에게 말을 잘 못 놓아요. 보통은 형이 먼저 편하게 대한다고 동생들이
불만을 토로한적이 있는데, 저는 말을 놓는게 좀 거슬립니다. 뭐 나름의 핑계는 있습니다.

[말의 힘이라는게 참 강해서 사람이란 말에 지배되기 마련인데, 내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반말로 연하자를
대하고 동생들만 나에게 존대를 하면 나 또한 사람인지라 아무리 경계를 하려해도 그 사람을 나보다 낮은 존재로
업신 여기게 될 것이 두렵다. 우리나라는 '계급'이 없는 민주주의 공화국인데, 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행동할게 너무나 두려워서 쉽게 말을 놓지 못한다.]



뭐 제 주위사람들은 제가 이런말을 하도 해서 다 알고 있을텐데, 개똥철학이라는 이야기도 들었고 너무 오바하는것
같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요. 저보다 어린 친구들과 사이가 좁아지면 종국에는 '형, 오빠' 호칭은 하지만 말을 서로
놓는것으로 협의를 보게 되었습니다. 나만 하대하는건 영 거슬려서 죽을때까지 못할것 같아요.



아마도 제가 죽는 순간까지, 아니면 죽은후 100년이 지나고 200년이 지나도 나이계급은 없어지지 않을것 같은데,
저는 아마 이런 이상한(?)기준으로 가지고, 계속 이렇게 불편하게(?) 살겠죠.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불주먹에이스
16/09/18 03:02
수정 아이콘
그게 꼭 불편한건가요 ? 형들은 나에게 말해도 뭐 괜찮고 동생들한테는 내가 말을 막 못하지 못하면 뭐 어떤가요 하하
CoMbI COLa
16/09/18 03:20
수정 아이콘
와 저랑 완전히 같은 개똥(!)철학을 갖고 계셔서 반갑네요. 저는 심지어 빠른 년생이 형 대우 해달라해도 오케이 하는데 반대의 경우는 쉽지 않습니다.
상대방과의 관계가 편해지면 어려울 때에 비해서 분명 함부로, 막 대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좋게 말하면 서슴없다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걸 만드는 방법 중 하나가 말을 놓게 되는거라 생각합니다.
16/09/18 03:25
수정 아이콘
그럴수밖에요.
하나는 권리주장이고, 다른 하나는 권리포기니까..
레드로키
16/09/18 03:28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합니다. 동생들에게 함부로 대하게 될까봐 말을 잘 안 놓게 되더라구요. 반대로 형들이 말 놓을 때는 가깝게 느껴져서 편한데..
윤가람
16/09/18 03:33
수정 아이콘
저더 비슷...
근데 전 저보다 나이가 많든 적든 그냥 상호존대 하는게 편해서 아무리 친해도 그냥 존대 하게 되더라고요.. -0-
다크슈나이더
16/09/18 03:51
수정 아이콘
음..

저같은 경우 10살이내에서 상대방이 말을 갑자기 놓는다면 저도 말을 놓습니다..
그걸로 싸우게 된다면 어쩔수가 없죠.. 나 자신도 적은 나이가 아니니깐요..
그리고 저역시 어지간한 나이인 경우 절대 반말을 하지 않습니다. 나이차가 10살이상의 격차에도 말이죠.
아펠라
16/09/18 04:14
수정 아이콘
저도 말을 안놓는 타입인데 이유는 간단합니다.

나이가 어리다고 말을 놓는건 나이라는 위계로 누르는 폭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손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내가 나이가 많으니까 말 놔도 되지?' 라고 이야기할때 아랫사람이 '아니오' 라고 거부하는게 문화적으로 힘듭니다.

그런고로 손아랫사람이 먼저 나서서 듣는 자신이 불편하니 말을 낮춰달라는 요청이 먼저 나오지 않는 이상 제 기준으론 성인 이상은 전부 존대합니다.
Anastasia
16/09/18 04:27
수정 아이콘
저랑 같네요. 근데 저는 애초에 나이로 존댓말 / 반말 나누는 우리나라의 언어 문화자체가 별로라고 생각합니다.
언어라는게 말 그대로 사람과 사람간에 소통하려고 만든 수단인데 굳이 위아래를 나눠야하나 싶어서요. 나이 한두살 많든 적든 결국 똑같은 인간 아닌가 해서...뭔가 오랜 옛날 조선시대에서나 통할 위아래 계급 문화가 언어습관으로 그대로 이어져오는 것 같은 느낌.

이게 결코 윗사람(?)한테만 좋은 것도 아닌 게 이런 계급적 언어 문화가 연장자/상급자(?) 에게도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타인 혹은 아랫 사람과의 원활한 소통을 방해하거든요. 상당한 수준으로요. 부르라고 만든 이름 제대로 부르지도 못하게 해서 서로간의 친밀도를 낮추는 효과도 있고. 영어권 뉴스 프로그램등에서 진행자와 인터뷰 상대가 대화 서두에, 계속적으로 친근하게 이름을 불러주는 게 되게 보기 좋아 보이더라고요. 딱봐도 훨씬 어려보이는 젊은 친구가 백발 노인에게 Yes I mean Jimmy, you know 뭐 이런 식으로...(긴장도 완화하고 서로 간의 친밀도를 높여서 인터뷰의 질도 향상되는 효과도 있고.)
16/09/18 04:36
수정 아이콘
음..말을 놓는다고 나보다 낮은 사람이라 업신여기게 될까봐 라는건 지나치게 조심스러우신거같습니다. 안좋은 경험이있으셨던건지..
Fanatic[Jin]
16/09/18 05:08
수정 아이콘
이게 참...어렵죠...

이건 개인차가 엄청 큰거같아요...

말을 놓는다...상대에게 불편함을 주는가 친근함을 주는가...

말을 놓는사람과 놓임을 당하는사람. 불편함과 친근함. 4가지 경우의 수인데...사람에 따라 다 다르니까요 크크
모리건 앤슬랜드
16/09/18 07:40
수정 아이콘
성인대 성인 관계에서 모르는 연장자가 확 말놓고 들어올때의 그 불쾌감때문에 가급적이면 관계형성이 안됬을땐 연하에게도 말을 안놓으려 합니다만, 헬조선에선 그렇게 존중을 해주려하면 호구로보고 호구취급을 당하고 호구로 찍히는 경우가 무척이나 많더라구요. 전 그냥 형동생은 붙이되 말놓는게 제일 이상적인것같어요.
롤하는철이
16/09/18 08:12
수정 아이콘
저도 요새 같은 고민을 하면서 말을 잘 못놓게 되었습니다. 쌍방이 동의하고 친하다고 하더라도 결국 한쪽은 존대를 하고 한쪽은 편하게 말을 하면 그 일방성이 결국 관계에도 영향을 주게 되더라구요. 차라리 서로 존댓말하는게 편해요.
겜돌이
16/09/18 08:14
수정 아이콘
와 비슷한 분들이 많아서 반갑네요.
blackroc
16/09/18 08:33
수정 아이콘
저도 같은 타입입니다만, 지역 사회에서 일하면 답 없더군요. 나이가 킹왕짱인데 저만 고고하게 놀기 힘들어서 최소한 그러는 척이라도 해야 겠습니다.
16/09/18 08:39
수정 아이콘
저도 말 안놓습니다
진짜 친해졌다고 생각하기전까지는 존대해요

그게 편하기도 하구요
웨인루구니
16/09/18 08:43
수정 아이콘
사람에 대한 존중이란게 말의 높임에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존댓말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네요.
다혜헤헿
16/09/18 09:25
수정 아이콘
말 못 놓는 분들이 많네요. 저는 존댓말에 존중의 의미가 크지 않다고 생각해서 별로 상관 안하는 편입니다.
위로건 아래로건 말을 놓건 놓지 않건 상관 안하고 말에 담긴 뉘앙스만 신경쓰는 편입니다.
16/09/18 09:30
수정 아이콘
어떠한 관계에서는 말을 먼저 놓는게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내 불편함을 덜기 위해 타인을 불편하게 하는게 아닌지까지 생각하면 머리가 아플때가 있습니다.(왜 난 사소한 부분에서조차 편하게 살지 못하는가.)
본문 내용 전반에 깊이 동감합니다. 기계적으로 적용하는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드세이버
16/09/18 09:35
수정 아이콘
친척 동생이 아닌 이상 성인이라면 상대가 먼저 말 놓으라고 하기 전에는 안 놓습니다.
누구라도
16/09/18 09:41
수정 아이콘
제목 오타가아닐까요...??
16/09/18 10:25
수정 아이콘
제목이 뭔가 맞춤법이 이상한거 같아서 계속 읽어봤네요;
프로토스 너마저
16/09/18 10:14
수정 아이콘
삐빅 정상입니다
클레멘티아
16/09/18 10:17
수정 아이콘
저도 마찬가지인데.. 엄청 친하지 않는한 말울 놓지 않아요. 근데 간간히, 왜 밀을 안 놓냐고 하는 분들도 많더라구요.
무무무무무무
16/09/18 10:43
수정 아이콘
학생도 아니고 사회생활하면서 말놓을 일이 사실 많지가 않죠.
이나굴
16/09/18 10:48
수정 아이콘
저도 저보다 어린 사람이 먼저 말놓으라고 하거나 밥이라도 한끼 선뜻 사줄만큼 친한 사이가 아니면 절대 먼저 말 안놓습니다. 근데 확실히 상호존대하면 친밀감을 느끼기 어려운 경우가 많더군요. 나는 상대를 존중해서 그렇게 하는건데 한국 문화권에서는 관계가 서로 사무적이고 불편하게 되곤 할때가 있습니다. 저조차도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말을 놓는게 오히려 편할때가 있으니까요.
이름없는자
16/09/18 11:04
수정 아이콘
저도 상대가 말 놓으세요 하기전엔 안 놓습니다.

그리고 정말 친하게 지낼거 아니면 안 놓는게 결과적으로 득이에요. 보통 말 놓으면 말투만 바뀌는게 아니라 대화 내용도 더 솔직해지고 직설적이어지는데 이럴 때 실수 많이들 하거든요
방구석에 인어아가씨
16/09/18 12:25
수정 아이콘
둘다 편하게 지내면 되죠. 상대도 놓으라고 하고.
오빠나추워
16/09/18 12:54
수정 아이콘
말 놓을 사이면 놓으면 되는거고, 아니면 높이면 되는거라 생각합니다.

중요한건 나이가 아니라 관계라고 생각하거든요.
미카엘
16/09/18 13:21
수정 아이콘
저는 그래서 서로 놓자고 합니다. 한국식 나이 서열을 너무 싫어해서.. 그냥 '형, 오빠(?!)'라는 말만 붙여줘도 저는 좋습니다.
Go2Universe
16/09/18 13:33
수정 아이콘
저는 사람들과 말을 그냥 안놓습니다. 굉장히 오랜 시간동안 상호존대하는게 편해요.
그리고 말 놓다보면 언어습관이 행동까지 점령해버리는 스타일이라서
말 놓고 나면 대하는 태도도 엉망이 되거든요.

근데 그래서 제가 사람들과 굉장히 거리둔다고 느끼는 사람도 좀 있고 그럽니다.
말만 높이지 되게 편안하게 사람을 대한다고 생각했는데
거칠게 대해주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기도 한가보더라구요.
신기한건 말 놓을때 힘들어하는 쪽은 대부분 남자분들이었던거 같네요.
Legend0fProToss
16/09/18 14:55
수정 아이콘
저도 저만 반말하는게 좀 별로라서
가장 선호하는건 상호 반말인데
그것도 잘 안될때가 많아서
그냥 나도 존대를 해야겠다 했었는데 막상 그러면 또 서로 거리감이 생기는거 같더라구요 계속 존대하면 불편해하는 친구들도 있고
최근에 영어권에서 사는데 이곳에서는
할배든 어린애들이든 그냥 누구누구야 하고 부르고 서로 말 편하게 하는게 참 좋은거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16/09/19 10:04
수정 아이콘
저도 나이와 관계없이 성인인 경우(생각해보니 고등학생 포함이네요.)에는 존대말 하는 방식이 훨씬 편하게 느껴집니다만 사실 반말이든 존대말이든 양쪽다 장단점이 있죠. 근데 이게 반말과 존대말의 구분을 나이로 하는 문화 자체가 문제인거지 우리들이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기념비
16/09/19 15:41
수정 아이콘
말 놓으라는 사람들은 놓을 때까지 강요하던데 스트레스 받고 저랑 안 맞는 것 같아요. 항상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돼요. 일부러 서운하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되구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되는 것들을 한 번에 해결하려는 사람으로 밖에 안 보여요. 여튼 저는 그렇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7626 [일반] 금연과 챔픽스 [13] 모모스20139320 16/09/19 9320 2
67625 [일반] 중국, 미국의 북한 핵시설 타격 묵인?! [53] 달토끼9629 16/09/19 9629 1
67624 [일반] 과적합의 시대 [34] Overfitting7620 16/09/19 7620 21
67623 [일반] 정의당 당명 변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109] dk799582 16/09/19 9582 1
67622 [일반] 어떤 응급실 방문자 [55] 토니토니쵸파9791 16/09/19 9791 10
67621 [일반] 시사in '분노한남자들'의 후속기사가 나왔습니다. [114] 피로링17592 16/09/19 17592 13
67620 [일반] 아이폰7 VS 갤럭시S7 카메라 비교 [114] 삭제됨11900 16/09/17 11900 1
67619 [일반]  [공지] 한숲 후원 아동과의 만남 행사 [8] 항즐이3090 16/09/18 3090 10
67618 [일반] 에비앙 챔피언십 전인지 우승 [16] 토마스뮐러5500 16/09/18 5500 2
67617 [일반] 그녀와 갔던 순댓국집 [21] 토다에7787 16/09/18 7787 32
67616 [일반] [야구] 2016프로야구 25주차 감상(부제 : 이제는 알겠다.) [32] 이홍기7382 16/09/18 7382 4
67615 [일반] 몽환적인 해외음악 플레이리스트 [12] nerrd7036 16/09/18 7036 5
67613 [일반]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 평균 30억벌어 9억 탈루 [37] 은각9821 16/09/18 9821 1
67612 [일반] 술 마시고 '닥터헬기' 올라간 남성들 25억 '수리비 폭탄' [222] 태랑ap18303 16/09/18 18303 2
67610 [일반] 이제는 참여정부의 문제만 지적하는것이 자연스럽습니다. [49] 삭제됨9000 16/09/18 9000 3
67609 [일반] '더민주 남을까 떠날까' 박원순의 고민 [100] 군디츠마라11126 16/09/18 11126 1
67608 [일반] [데이터주의] 집사가 된 첫날 이야기 [14] 그림속동화5378 16/09/18 5378 13
67607 [일반] 저는 동생들에게 말을 잘 못놓니다. [33] 성동구6783 16/09/18 6783 5
67606 [일반] [취업 경험담] 지옥같았던 2년간의 직장생활 [39] Cookie11507 16/09/18 11507 23
67604 [일반] 엔돌핀 vs 모르핀 [12] 모모스201311518 16/09/18 11518 6
67603 [일반] SBS스페셜, <요즘 젊은 것들의 사표>를 보고 [71] bongfka15289 16/09/17 15289 2
67602 [일반] [야구] 허울 뿐인 SK 김용희 시스템 야구의 종말 [55] 부모님좀그만찾아9330 16/09/17 9330 10
67601 [일반]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다 [42] Right6363 16/09/17 6363 1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