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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9/17 21:53:42
Name Right
Subject [일반]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다
'라캉'이라는 기호학자가 말했습니다. '아이는 엄마의 욕망을 욕망한다' 라구요. 아이는 엄마에게 전적으로 의존합니다. 엄마는 밥을 주고 씻겨주고 옷을 입혀주죠. 엄마에게 사랑받고 관계를 맺는 것은 아이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입니다. 사실 어린 아이가 아니더라도, 모든 인간은 서로 사회적 관계를 맺습니다. 누구나 다른사람들에게 인정받길 원하고, 사랑받길 원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선 그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끌리는 이유도, 그 사람이 나에게 호감을 줄만한 어떤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그 사람의 능력, 외모, 성격 등이 되겠죠. 우리는 외모를 꾸미고, 자신의 능력을 사회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취업을 위해 이력서를 작성하는 것은 그 중 하나입니다. 또한 결혼을 하기 위해선,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상대방에게 어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사회적 관계 속에서, 인간이 타인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애쓰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사회적으로 잘 적응한다는 것은, 타인에게 그럴듯한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똑같이 타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에도, 그 핵심기저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니모자를 매우 좋아하는 대학생(A)이 있습니다. A는 비니모자를 너무 좋아해서 4계절 내내 비니를 쓰고 다닙니다. 그런데 A는 나가는 소개팅마다 번번히 퇴짜를 맞았고, 주선자에게서 '비니를 쓰고 나온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았다'라는 얘기를 듣습니다. A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여자들은  비니 쓴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구나, 나는 비니를 좋아하지만 여자를 만나고 싶으니 소개팅에 나갈때는 쓰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A는 소개팅을 제외한 자리에서는 비니를 종종 쓰고 다니며 비니모자 동호회에도 참석합니다.

같은 상황에서 똑같이 비니모자를 좋아하던 B는 다르게 생각했습니다. '여자들은 비니 쓴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구나, 나도 이제 그만 써야겠다. 다시보니 비니 안 쓴 머리가 더 괜찮은것 같은데?' B는 더 이상 비니모자를 쓰지 않았고, 여자들이 좋아하는 패션스타일을 좋아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위의 B에게서 볼 수 있듯이, 사람들은 타인이 바라는 것을 따르고, 또 그것을 좋아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것을 통해 타인의 호감, 인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는 X(타인의 호감)를 원하면서, 그것을 유발하는 Y(타인의 호감을 유발하는 행동)까지 원하게 되는 것입니다.

본인이 어떤 행동을 하는 동기로써 X를 원하는가, Y를 원하는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인간은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를 원하기 때문에, X를 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여기서 Y는 일종의 수단이 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이 Y를 수단이 아닌, 진정으로 원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는 부모에게 사랑을 받길 원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는 의사,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다년간의 고생 끝에 그 직업을 얻는 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3~4년 쯤 지난후에, 내가 얻고 싶었던 것은 그 직업이 아니라, 부모의 인정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내가 원하는 것과 타인이 나에게 바라는 것을 혼동하며 살아온 것입니다.

자신의 인생을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타인으로부터의 인정인가?' '타인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인가?' '타인의 시선이 없다면 나는 뭘 가장 하고 싶지?'

타인의 인정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지만, 자신의 삶에서 자기 자신이 빠져있으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가 있습니다. 어찌됐건 삶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것, 내가 원하는 걸 이루기 위해 타인의 욕망을 어디까지 충족시켜줄 수 있는지 아는 것은 주체적인 삶을 사는 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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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원
16/09/17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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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이네요 전에는 삶의 의미가 뭘까 내가 진짜 하고자하는게 뭘까 많이 생각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없더라구요 근데 다시 한번 생각해보니 꼭 하고자하는 인생의 목표,꿈,의미가 있어야만 그 사람이 빛나거나 행복한걸까 생각하게됐는데
그런게 없어도 내가 행복하면 그만이지 않을까 싶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살아가는대로 살기로했습니다 대신 내가 행복하게
16/09/18 18:56
수정 아이콘
부족한 글인데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행복하게 살 수만 있으면 그냥 살아도 괜찮죠.
마스터충달
16/09/17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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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타인의 인정을 바라며 살았던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부모님하고도 항상 그랬어요. 우리 부모님도 여느 부모님처럼 공부 스트레스를 주셨죠. 전 열심히 공부했고 나름 괜찮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정도면 됐죠?"하고는 나머지 시간에는 주체적으로 자기 개발을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부모님은 더 잘해야 한다고 닥달했습니다. 2등하면 1등하라고 하시고, 1등하면 1등 지켜야 한다고 하셨죠. 덕분에 아주 지긋지긋했어요. 공부가... 저는 부모의 욕망을 따라 고분고분 살지 않고 바득바득 개겨가며 살았습니다. 영화도 많이 보고, 책도 많이 보고, 스타도 하고 그렇게 살았습니다. 덕분에 이 곳에서 매주 영화글을 쓰게 됐다고 생각해요. 학식만 높은 인성 쓰레기가 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인정받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긴 합니다만, 그게 반드시 타인의 욕망이라고는 생각지 않아요. 어느 누구도 제가 영화 마니아가 되기를 바랐던 사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냥 영화가 좋아서, 재밌어서 영화광이 되었어요. 지금도 제가 영화글을 쓰는 걸 인정해주는 사람은 (주변에) 별로 없어요. 대신 그걸 알아봐주고, 좋아해주는 사람과 사귀고 있습니다. 저는 애인의 욕망을 욕망한 적이 없죠. 대신에 욕망을 욕망하도록 만드는 애인을 만든 셈이네요.

제 개인적 이야기로 반례를 들 수 있다는 점. 이 점이 라캉 이론의 가장 심각한 한계가 아닐까 싶어요. 그 자신도 개별 사례와 본인만의 분석을 바탕으로 세운 이론이니까요. 누군가 '난 아닌데?'라고 할 수 있다면 진리라고 보기는 힘들겠죠. 라캉을 통해 심리를 들여다보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듯하고 듣기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 낼 뿐, 심리학으로서는 의사 과학이죠.
전기공학도
16/09/17 23:10
수정 아이콘
의사 과학을 피하기 위한 길은,
과학적 방법론 그리고 주류 학계와의 지속적 피드백인가요?
마스터충달
16/09/18 00:08
수정 아이콘
가장 간단한 방법은 논문을 내는 겁니다. 발행 되기 전에는 연구 방법론과 타당성에 관해 퍼블리셔가 심사할 것이고, 발행된 후에는 (주류 뿐만 아니라 모든) 학계의 교차 검증이 이어질 거고요. 얼마나 인용되는 가를 통해 연구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알 수 있기도 하죠. 생각보다 학문의 길은 엄정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아, 물론 막장짓도 함께 벌어지고 있....)

어떤 연구가가 사이비인지 아닌지 구별하는 방법도 논문이죠. 그의 논문이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어디서 발행되었는지, 얼마나 인용되었는지 따져 보면 됩니다. 대게 사이비 연구가들은 논문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아요. 이걸 지적하면 또 주류의 탄압이다 어쩌다 말이 많이 나오는데, 아무도 논문 내지 말라고 막은 사람이 없죠;;

예전이야 논문찾기가 힘들었지만, 요즘엔 구글느님이 계시죠. 어떤 사람이 사이비인지 아닌지 궁금하다면 구글에 저자명과 연구 주제를 치면 됩니다. 아무것도 안 나오면, 비 전공인이 상식 수준으로 알아야 할 정도의 내용은 아니라고 생각하면 거의 맞을 겁니다.
전기공학도
16/09/18 01:12
수정 아이콘
A논문과 B논문이 모두 많이 인용되었지만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면, 비전공자는 어느 논문쪽 의견을 더 무게를 두고 읽으면 좋을까요?
마스터충달
16/09/18 01:37
수정 아이콘
잘 모르면 입 다물어야죠. 크크. 쟁점의 한 가운데 있는 학자들이야 자신의 명성과 커리어를 걸고 첨예하게 부딪혀야겠지만, 우리가 그럴 필요는 없겠죠. 대신 그들이 치고박고 싸우는 동안 쏟아내는 명저를 팝콘 씹으며 바라보면 유익할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보는 방향성을 갖고 접근할 수밖에 없습니다. 비전공자라면 어느 한 쪽의 의견을 먼저 접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 어떤 이론을 접하던 열린 자세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겠죠.

저도 영화평을 많이 보고 자라서 프로이트나 라캉에 대한 경외감을 많이 품었었습니다. 대학와서 크게 배신당하고 이에 비판적인 자세가 되었네요. 유연함이 없었다면 아직도 프로이트 짱짱맨을 외쳤을지도 모르죠;;;;
지금만나러갑니다
16/09/18 01:13
수정 아이콘
님도 타인의 인정을 바라고 있을껍니다. 님이 쓴 평론글을 남이 보고 인정해주는 것에 행복을 느끼고 있으니 평론글을 쓰고 혼자만 보지 않고 오픈되어 있는 게시판에 올리고 댓글에 반응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님의 글에 댓글에 하나도 안달려 있을 때와 100개의 호평이 달려있을 때 분명 행복감이 다르지 않나요? 특히나 님의 글을 인정해주는 여성분을 만나는 것에 대해 자랑스런 한줄을 적으신거 보니 더 확신이 들지만, 님이 아니라고 하면 전 별 수 없기 때문에 제말이 100%맞다곤 하지 않겠습니다만 한번 생각해보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댓글 적어봅니다. 여담으로 평론글은 항상 잘 보고 있어요
마스터충달
16/09/18 01:29
수정 아이콘
물론 사람들이 제 글을 좋아하면 기분이 좋죠. 근데 그 시작이 타인의 욕망을 추구한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님의 말씀처럼 어떤 식으로든 라캉의 논리 안으로 포섭이 가능해집니다. 사실 이런 점도 라캉이론이 심리학이 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반증이 전혀 먹히지 않으니까요;;
16/09/18 01:40
수정 아이콘
라캉 정신분석은 심리학의 분과 학문이 아닙니다. 라캉 자신이 심리학이 되길 원했을리도 없고요.
마스터충달
16/09/18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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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은 심리학의 한 갈래로 보는 게 정설로 알고있는데요. 그리고 프로이트나 라캉같은 고전 정신분석학은 의사과학 취급받는 것도 사실이고요.
16/09/18 01:58
수정 아이콘
주류 학문인 심리학에서는 당연히 그렇게 보고 싶어하죠. 프로이트나 라캉은 거기 반대하는 입장이고요. 당장 프로이트가 정신분석학을 메타심리학이라 칭했으니까요. 그리고 유사 과학 맞습니다. 사기꾼들이에요. 그래도 재밌는 걸 어떡합니까.
마스터충달
16/09/18 02:06
수정 아이콘
따지고 보면 프로이트는 딱히 반대 하지도 못했을 겁니다. 그가 죽을때까지 심리학의 주류였으니까요;;

그리고 재밌으면 재미가 허용되는 텍스트 비평에 머무르면 됩니다. (전 이것도 반대하지만...) 자꾸 사람의 마음을 설명하는 이론이 되어 튀어나오니 문제죠.
16/09/18 02:14
수정 아이콘
얘네는 큰 걸 노립니다. 고배당에 배팅한 거예요. 이런 이론적 모험을 모르시니 과학적이지 못하다고 라캉만 나오면 경계하시는 겁니다.
마스터충달
16/09/18 02:23
수정 아이콘
역배에 걸었다는 건가요;; 무슨 학문이 도박도 아니고;;;

프로이트나 라캉이 현재는 의사과학 취급을 받긴 하지만 당시에는 진지한 연구였습니다. 특히 프로이트는 자기 나름대로 방법론에 관한 연구 철학도 있었어요. 정신분석학이 아무리 사이비라 할지라도 애초부터 사람들 속이려는 사이비랑은 차원이 다릅니다. 이런 말씀이야말로 프로이트와 라캉을 욕먹이는 말씀이에요 -_-;; 이론적 모험이라니요. 심리학이 무슨 질러놓고 얻어걸리길 기다리는 학문인가요;;;
16/09/18 02:38
수정 아이콘
심리학이 아니라니까요. 아직 이해 못하신 것 같은데 정신분석을 심리학의 분과학문이라 보시면 안됩니다. 또 프로이트 평전 보시면 아시겠지만 조작이 판을 치죠. 라캉 당시 라캉에게 중요한 것은 이론적 승리이지 사실관계가 아니었어요.
마스터충달
16/09/18 02:42
수정 아이콘
그런 부분도 심리학이라는 과학의 한 갈래로서 여전히 비판할 수 있는데요. 그리고 정신분석학은 여전히 유효한 부분이 있는 심리학의 한 갈래입니다. 주류가 아니라고 아예 폐기된 건 아니에요. 계속 심리학으로서 연구중입니다.
16/09/18 02:53
수정 아이콘
아니요. 심리학으로 연구될 순 없어요. 실험실에서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나 팔루스 기표를 찾을 순 없어요. 초월론적으로 환원된 것을 데이터화 시킬 순 없는 거예요. 하지만 실험으로 증명할 수 없다고 한 방울의 진리도 없는 건 아니죠. 정신분석은 임상분석을 통해 발전합니다. 이걸 심리학이라고 부르시고 싶다면 더 이상 말릴 생각은 없습니다.
Vermouth
16/09/18 13:41
수정 아이콘
글쎄요, 프로이트는 과학적 방법론을 통한 연구는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고 알고 있고 앞으로는 더더욱 그럴 겁니다.
임상분야에서야 아직도 유효하죠. 임상분야의 전문가들은 가능한 많은 케이스들과 가용한 많은 이론을 접하고 싶어하니까요.
마스터충달
16/09/18 16:54
수정 아이콘
네. 그의 연구는 과학적 방법론을 충족하지 못했고 그래서 후대에 사이비 과학 취급을 받습니다. 하지만 본인은 제대로 연구한다고 생각했죠. 자기 나름이 연구 철학이 있었어요. 이 점 때문에 다른 정신분석학자들에 비하면 비교적 과학적이라 평하는 사람도 있고, 방법론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연구결과가 틀린 것 뿐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어요. 즉, 그의 연구방식이 사이비일지언정, 그의 의도까지 사이비는 아니라는 말이었습니다.
마스터충달
16/09/18 03:02
수정 아이콘
임상심리학에서는 치료 수단으로써 정신분석학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과학적 연구를 통해 정신분석학의 몇몇 이론은 현대 심리학에서 수용되기도 했고요. 그래도 제한적이긴 하죠. 말씀하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실험적으로 보여주긴 힘들겠죠. 하지만 분명 정신분석학의 시작과 의도는 충분히 과학적이었습니다. 이들이 처음부터 소설이나 쓰려고 연구한 게 아니었어요. 그러니 심리학사에서 계속 다뤄지고, 다뤄져야 옳겠죠. (프로이트는 확실히 심리학사에서 다뤄야 맞겠지만... 라캉은... 흠...)
16/09/18 19:00
수정 아이콘
네 사실 저도 모른 사람들이 타인의 욕망에 따라 살거라고 생각하고 글을 쓰진 않았습니다. 소수의 사람들이라도 제 글을 보고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면 이 글의 목적은 다한것입니다.
16/09/17 22:33
수정 아이콘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를 주제로 김어준이 했던 강연을 매우 인상깊게 봤었네요.. 그 뒤로 가치관이 바뀔정도로..
그 강연에서의 결론은 최대한 빨리 부모에게서 정서적으로 독립해라.. 였는데 매우 공감했습니다.
16/09/18 19:02
수정 아이콘
저도 김어준의 책을 보고 영감을 받아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결국 자기 주체적으로 살라는 말인데, 용기가 필요하죠
yangjyess
16/09/17 22:41
수정 아이콘
균형을 잘 잡아야죠 흐 내가 하고싶은거 하는것도 중요하고, 남들한테 잘보이는것도 중요하고. 두가지가 충돌할때도 있지만 결국은 완전히 반대되는건 아닙니다. 내가 하고싶은거 소신껏 하다 보면 남들이 알아줄 때도 오고, 남들한테 잘보이려고 이거저거 하다 보면 결국 자신에게 잘 맞는 길을 갈 때가 가장 매력발산에 효율적이라고 느낄겁니다.
우파루파
16/09/17 22:53
수정 아이콘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이 사실은 부모님이 원해서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했었구나를 깨달은 순간. 그리고 과연 누군가의 시선과 기대를 떠나 나는 진짜 무엇을 하고싶었는가를 생각해보게된 순간. 많은 것이 변한 것 같습니다.
16/09/18 19:03
수정 아이콘
이게 참 어려운게, 나중에 시간 지나고 보면 '부모말이 틀린게 하나 없다' 이런 경우도 있고, 사실 남의 말 듣는게 결과적으로 잘못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그 순간에 본인이 선택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행운유수
16/09/17 23:00
수정 아이콘
내가 하고 싶은 일도 못 하고 있고 부모님이 나에게 원하는 일도 못 하고 있는 사람은 어떡해야 하나요...ㅜㅠ
16/09/18 19:03
수정 아이콘
그런사람들이 많지 않을까요... 라고 위로를 드립니다.
행운유수
16/09/19 01:1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
Anastasia
16/09/17 23:12
수정 아이콘
Right...
전기공학도
16/09/17 23:15
수정 아이콘
..자신과 타인의 경계를 나누는 것부터 애매한 문제죠.
16/09/17 23:17
수정 아이콘
일단 라캉은 기호학자가 아니라 정신분석학자이고 정신분석은 심리학의 하위 범주가 아니지요. 인간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다라고 한 것도 스피노자가 원조고요. 또한 라캉이 말하는 욕망이란 무의식적 욕망으로 의식화된 욕망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16/09/18 19:04
수정 아이콘
아 그렇군요, 저도 라캉에 대해 깊게 공부하고 쓴 글이 아니라서요... 라캉에 대해 공부할만한 책이 있을까요?
16/09/19 00:05
수정 아이콘
원전으로는 세미나11과 세미나1이 번역되었고요 입문서로는 숀 호머의 라캉 읽기가 좋습니다.
16/09/18 00:17
수정 아이콘
마케팅 관련 서적에서 많이 나오는 말이죠.하하
요새 흥하는 바이럴 마케팅도 저게 근간일테고요.
16/09/18 19:05
수정 아이콘
베스트셀러처럼 남들이 좋아하는 걸 더 좋아하게 된다... 이런것도 관련이 있으려나요
프리온
16/09/18 00:30
수정 아이콘
라캉에 대해 관심이있어 가끔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만
참 난해하고 저 또한 발더듬으며 이해해보려하는 과정이라
이걸 짧은글로 나타낼수 있을까랄 정도로 조심스럽습니다만
우선 본문글과 관련한 부분만 적어보자면

라캉은 자아차원이아니라 우리의 무의식 자체도 타자의 담론이라고 봅니다 그게 전부는 아니지만요
라캉이 쓰는 도구틀인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의 개념을 먼저알아야하는데..음 대략 뭉그려뜨려보면
아주 왜곡이되더라도 축약해서 이야기드리면 상상계는 어린아이가보는 이미지 세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거울을 보며 자아를 찾는과정이구요 엄마와 세상을 동일시합니다 언어를 배우게되면서 상징계로 진입하게되고
이데올로기와 언어의 세계인 상징계를 통해 대타자와 만나고 이 대타자를 통해 욕망을 투영합니다

우리는 유아기시절 자아라고 칭할수 있는 상상계(거울단계)를 형성하고
세상(부모와같은)과 대면하며(여기서는 일반적인 프로이트적 남근기의 시기를 거치고) 언어를 습득하면서
라캉이 자칭 개념화한 상징계를 접하게 되면서 원초적인 욕구가 욕망이라는 개념으로 발전한다고 봅니다
문제는 이 상징계를 이루는것이 라캉은 조금 더 폭넓게 적용하지만
소쉬르적 개념의 언어구조주의자들이 말하는 구조속의 주체화과정입니다

이곳에 욕망을 투영하지만 상징계자체가 결여에서 시작했기에..
언어습득이전의 상상계적 결여(이것도 계속 함께합니다)는
충족되지 않습니다
애초부터 결여된 언어로 이루어진 욕망이기에 대체물을 찾아도 계속 빗나가는겁니다

쓰고나서도 제가 보기에도 참 그렇내요


좀 단순하게 말씀드리면
내가 원하는것 자체도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 대타자의 욕망이기에
자아차원의 주체가 타자의 욕망과 나의 욕망을 구별한다는 자체가 넌센스입니다
라캉이 자아치료를 강조한 정신분석서클등과 등을 지게된것도 이런 부분입니다

제가 이해하기론 라캉이말한 이 결여는 결코 충족될수없는것처럼 보입니다(들뢰즈는 이 결여로 인한 욕망을 부정적으로봅니다)
라캉은 이 결여자체를 인지하는데서부터 시작이라고 말하는듯 합니다
욕망이 중요한게 아니라 상상계와 상징계의 간극 그 자체를 인지하는게 중요하다고 보는겁니다

이렇게 말하면 과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때때로
언제나 완벽한 주체상을 설정하고 이데아적인 진리를 추구하는 기존의 철학까지도
이 결여를 채우려는 인류의 무의식적 행보로 보일때가있거든여
그래서인지 라캉의 이 무의식적 구조속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가 꽤나 흥미롭습니다
지젝도 라캉을 그자체가아닌 세상의 텍스트를 독해하는 방식으로 쓰일때 가치가 있다고 말한걸로 압니다
훗날 제대로 배우게 될 지성과 인내심이 오기를 바랄뿐입니다
16/09/18 19:06
수정 아이콘
이렇게 보니까 라캉이론이 참 복잡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프루미
16/09/18 04:46
수정 아이콘
저도 잘 이해는 못하지만 그냥 우리가 남의 욕망을 욕망한다고 단순하게 이해한다면. 우리나라 사회만큼 그 말이 잘 들어맞는 사회는 지구상에 없을것같아요. 비정상회담에서도 어느 외국인이 일본과 우리나라를 비교해서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해서 남들과 똑같이 살려고 노력하는 나라라고 하더군요. 우리 생각에는 그나마 일본이 우리와 비슷할거라고 자위하는데 우리가 일본보다 더한게 맞다면 말이죠.
cienbuss
16/09/18 18:36
수정 아이콘
그래서 저는 욕망이라는 단어에 대해 무조건 거부감을 느끼기 보다 사람들이 자신의 욕망이 무엇인지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16/09/18 19:07
수정 아이콘
욕망이라는 건 자연스러운거죠. 그런데 그 욕망을 드러내는 게 언제부턴가 부끄러운 사회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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