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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9/01 21:43:29
Name nexon
Subject [일반] 한글 며칠만에 익히셨는지요? @.@?


세종 28년 9월 29일 《훈민정음》이 이루어지다.

예조 판서 정인지(鄭麟趾)의 서문.

"천지자연의 소리가 있으면 반드시 천지자연의 글이 있게 되니, 옛날 사람이 소리로 인하여 글자를 만들어 만물의 정을 통하여서, 삼재(三才)의 도리를 기재하여 뒷세상에서 변경할 수 없게 한 까닭이다. 그러나, 사방의 풍토가 구별되매 성기(聲氣)도 또한 따라 다르게 된다. 대개 외국의 말은 그 소리는 있어도 그 글자는 없으므로, 중국의 글자를 빌려서 그 일용(日用)에 통하게 하니, 이것이 둥근 장부가 네모진 구멍에 들어가 서로 어긋남과 같은데, 어찌 능히 통하여 막힘이 없겠는가. 요컨대 모두 각기 처지에 따라 편안하게 해야만 되고, 억지로 같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 동방의 예악 문물이 중국에 견주되었으나 다만 방언(方言)과 이어(俚語)만이 같지 않으므로, 글을 배우는 사람은 그 지취(旨趣)의 이해하기 어려움을 근심하고, 옥사(獄事)를 다스리는 사람은 그 곡절(曲折)의 통하기 어려움을 괴로워하였다. 옛날에 신라의 설총이 처음으로 이두(吏讀)를 만들어 관부와 민간에서 지금까지 이를 행하고 있지마는, 그러나 모두 글자를 빌려서 쓰기 때문에 혹은 간삽(艱澁)하고 혹은 질색(窒塞)하여, 다만 비루하여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언어의 사이에서도 그 만분의 일도 통할 수가 없었다.

계해년 겨울에 우리 전하께서 정음(正音) 28자(字)를 처음으로 만들어 예의(例義)를 간략하게 들어 보이고 명칭을 《훈민정음(訓民正音)》이라 하였다. 물건의 형상을 본떠서 글자는 고전(古篆)을 모방하고, 소리에 인하여 음(音)은 칠조(七調)에 합하여 삼극(三極)의 뜻과 이기(二氣)의 정묘함이 구비 포괄(包括)되지 않은 것이 없어서, 28자로써 전환(轉換)하여 다함이 없이 간략하면서도 요령이 있고 자세하면서도 통달하게 되었다. 그런 까닭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아침나절이 되기 전에 이를 이해하고, 어리석은 사람도 열흘 만에 배울 수 있게 된다. 이로써 글을 해석하면 그 뜻을 알 수가 있으며, 이로써 송사(訟事)를 청단(聽斷)하면 그 실정을 알아낼 수가 있게 된다.

자운(字韻)은 청탁(淸濁)을 능히 분별할 수가 있고, 악가(樂歌)는 율려(律呂)가 능히 화합할 수가 있으므로 사용하여 구비하지 않은 적이 없으며 어디를 가더라도 통하지 않는 곳이 없어서, 비록 바람소리와 학의 울음이든지, 닭울음소리나 개짖는 소리까지도 모두 표현해 쓸 수가 있게 되었다. 마침내 해석을 상세히 하여 여러 사람들에게 이해하라고 명하시니, 이에 신(臣)이 집현전 응교(集賢殿應敎) 최항(崔恒), 부교리(副校理) 박팽년(朴彭年)과 신숙주(申叔舟), 수찬(修撰) 성삼문(成三問), 돈녕부 주부(敦寧府注簿) 강희안(姜希顔), 행 집현전 부수찬(行集賢殿副修撰) 이개(李塏)·이선로(李善老) 등과 더불어 삼가 모든 해석과 범례(凡例)를 지어 그 경개(梗槪)를 서술하여, 이를 본 사람으로 하여금 스승이 없어도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 연원(淵源)의 정밀한 뜻의 오묘(奧妙)한 것은 신(臣) 등이 능히 발휘할 수 없는 바이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우리 전하께서는 하늘에서 낳으신 성인(聖人)으로서, 제도와 시설(施設)이 백대(百代)의 제왕보다 뛰어나시며, 정음(正音)의 제작은 전대의 것을 본받은 바도 없이 자연적으로 이루어졌으니, 그 지극한 이치가 있지 않은 곳이 없으므로 인간 행위의 사심(私心)으로 된 것이 아니다.

대체로 동방에 나라가 있은 지가 오래 되지 않은 것이 아니나, 사람이 아직 알지 못하는 도리를 깨달아 이것을 실지로 시행하여 성공시키는 큰 지혜는 대개 오늘을 기다리고 있었으리라."





"지혜로운 사람은 아침나절이 되기 전에 이를 이해하고, 어리석은 사람도 열흘 만에 배울 수 있게 된다."


저는 며칠만에 익혔는지 잘 기억이 안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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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xdwwnoaqewu
16/09/01 21:44
수정 아이콘
우리는 말도 다 배우기 전에 글부터 배웠으니...
16/09/01 21:51
수정 아이콘
저희 언니가 학교에 입학 후 담임선생님한테 전화가 오더랍니다. 반에서 혼자 한글을 모르니 한글 가르쳐서 보내시라고요. 그래서 그 날부터 하루 두 시간씩 삼일 가르치니 떼더래요. 읽기는 물론 쓰기까지 완벽히 뗐답니다. 제가 아는 한 최단기간입니다.
소야테
16/09/01 21:52
수정 아이콘
어릴 적 시골할아버지 손에 자라서 서울에 올라와 초등학교 들어가서야 한글이랑 숫자를 배웠습니다. 다른 애들은 덧셈 나눗셈 영어까지 막 나불대는데 멘붕; 그래도 어떻게 노력으로 금방 따라갔고. 영어는 심지어 고딩 때 깨쳤네요. 아니,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애플 바나나~ 오노 돈두댓~ 이러다가 중학교 들어가자마자 to부정사 가정법 대과거 형용사 이딴 거 가르치니 이해가 되겠냐고요. 그래서 항상 40점 정도 받았던 것 같아요. 젓가락질도 혼자 배우다보니 습관이 잘못 들었더랬지요. 젓가락 사이에 중지를 끼우지 않고 그냥 쓴다는...
무무무무무무
16/09/01 22:02
수정 아이콘
영어는 당연한거고 산수까지도 어느정도 이해는 하는데, 한글은 선행학습으로 낙인찍어선 안된다고 봅니다.
의사소통의 수단이고 자기학습의 단초가 되는건데 말이죠.
16/09/01 22:06
수정 아이콘
저도 기억이 잘... 그러나 한글 배우는데 시간이 좀 걸린 느낌은 있네요??
16/09/01 22:08
수정 아이콘
반나절


유치원 시절에 어머님이 남의 집 아이들이 책을 읽는 것이 너무 부러워서 가르치려다가
다시 생각해보니 책을 읽기 시작하면 책에 쓰여진데로 생각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에 고의적으로 가르치지 않으셨죠. 어느날 초등학교 입학하자마자 애가 놀라서 어머니를 붙잡고 한 말이

나 말고 다른 아이들은 한글을 읽고 써요라는 말이었고 가르치니 그날 내로 하더라는
세삼 한글이 잘 만들어진 글자라는 것을 눈으로 봤다고 하셨습니다.
전기공학도
16/09/01 22:09
수정 아이콘
글과 말은 함께 가는 것이기 때문에, 한글은 빨리 배우면 배울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단, 아이 수준에 맞는 정도로만, 또 아이가 스트레스가 받지 않는 수준에서.
pgr-292513
16/09/01 22:10
수정 아이콘
저건 한국말 잘 아는 성인 기준이겠죠
지혜로운 사람은 한자 잘 아는 사람
어리석은 자는 말만 할줄 아는 사람
그리 예상합니다
뜨와에므와
16/09/01 22:18
수정 아이콘
기억이 안나네요 4살때 만화책보고 그냥 막 읽었대요.
그냥 어느순간 알고있었던...
16/09/01 22:31
수정 아이콘
엄니한테 붙잡혀와서 반억지로 끄적끄적 된건 기억나긴 하는데....
인생의 마스터
16/09/01 22:43
수정 아이콘
아버지 피셜 저는 3살때 부터 책읽었다고 하더군요.
달토끼
16/09/01 23:02
수정 아이콘
어머니 피셜 제 친동생은 3살 때 2주 가르쳤는데 읽기는 다 땟다고 합니다. 멘사 회원이라는..
개평3냥
16/09/01 23:07
수정 아이콘
6-70년대 초등학교에서 한글을 처음 배우던 시절엔
보통 한글자체는 일주일동안 하루 한시간정도 가르치고
끝이었습니다
대부분 이시간안에 한글자체는 수업끝이죠
Deadpool
16/09/01 23:09
수정 아이콘
6살되던 해 중간에 선교원들어가서 처음 배웠고, 기본적인 산수 포함해서 7살 속셈학원에서 다 배웠던 것 같아요.
퀘이샤
16/09/01 23:21
수정 아이콘
아버지가 사전 펼쳐놓고 자음... 모음... 가나다 하시니 바로 모두 읽어지더군요.
10분 걸린 것 같습니다.
세종대왕님 만세인거죠...
Knights of Pen and Paper
16/09/01 23:22
수정 아이콘
다섯 살 때 혼자 익혔습니다.
생각해보니 영어도 혼자 익혔네요. 몇 살 때인지는 기억은 안나는데, 초등 3학년 때 쯤 영어를 읽고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사악군
16/09/01 23:35
수정 아이콘
저희 아들 3살때 혼자 읽었습니다 암것도 안가르침! 흐흐흥! 저자신은 기억안남여..4,5살때 만화책읽은건 기억나는데
부야베스
16/09/02 00:02
수정 아이콘
한글 배운 기억은 없고 다섯살에 엄마랑 끝말잇기하고 놀던 기억만 남아있네요. 그때 단어 뜻 일일이 물어봐서 엄마가 상당히 귀찮아 하셨던 기억도...
cluefake
16/09/02 00:21
수정 아이콘
한글은 진짜 초고속이죠...
정말 우수합니다..
삶은 고해
16/09/02 00:43
수정 아이콘
익히기 쉬운건 맞는데 일단 평소에 듣고 보던게 연계되니까 더 쉬운거죠
16/09/02 02:30
수정 아이콘
중국어는 절대 힘들죠..
16/09/02 00:44
수정 아이콘
아.. 저 이야기가 정말이군요. 저는 너무 어릴때고 자연스럽게 배운거니 얼마나 걸린건지 도통 기억이 안나는데,
한글 자체는 정말 배우기 쉬운 글자가 맞군요. 새삼 세종대왕 최고!
영원한초보
16/09/02 00:57
수정 아이콘
유치원가기전인거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나네요
보물섬 열심히 읽고 있었죠
요즘같은 시대에는 태블릿으로 한글 교육앱이 있으면 반나절이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마티치
16/09/02 01:33
수정 아이콘
저는 말과 글 모두 늦어서 부모님이 걱정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 술술술했다고.흐흐


글과 별개로 익히는 것 말고 한글을 배우는 것은 계속인거 같아요. 오늘 임신부, 임산부 모두 사용 가능하다는 사실을 여친에게 듣고 멘붕이 왔었네요.
16/09/02 02:31
수정 아이콘
그건 한글보단 국어라..
16/09/02 05:50
수정 아이콘
진짜 한글이 아니라 한자였으면 지금 어땠을지...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글자를 만들 생각을 하다니, 그리고 그걸 이렇게 훌륭하게 해내다니 진짜 대단한거 같습니다.
그것도 라틴어등에서 기호나 순서만 바꾼것처럼 만드는게 아니라 한자와는 완전히 다른 체계라는게 정말.
16/09/02 09:33
수정 아이콘
중국이 6.25이후 60년대? 70년대? 에 실제로 한자 버리고 한글로 바꾸려고 했다는군요. 한자 배우는데 너무 오래걸리고 힘들어서요.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면 중국은 '세종대왕이 어짜피 중국인이니 한글도 중국꺼다' 라고 주장할거라고... 한글도 뺐길 뻔 했다는군요.

실제로 '한글'이 세계 최고의 문자라는 점은 외국학자도 인정한걸로 압니다.
한글로 인한 파급효과로 보자면 세종대왕이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위대하신 분일거 같네요.
16/09/02 11:00
수정 아이콘
국민학교 입학 하루전날 시작해서 그날 읽기 쓰기 가능
초보롱미
16/09/02 11:44
수정 아이콘
한글은 진짜 쉽습니다.
저의 경우는 전해 들었을 뿐이지만.
아들은 제가 눈으로 봤으니.
마법의 글자라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네오크로우
16/09/02 11:48
수정 아이콘
딱 얼마 걸린지는 모르겠는데.. 만화책 보면서 한글 익혔습니다. 만화속 인물들의 말풍선 안에 분명 뭐라고 하면서 대화하는 거 같은데
그게 너무 궁금해서 형한테 물어보고 그냥 이 칸에서는 둘이 이런 말 하는구나~ 하면서 반복해서 보다보니 아주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더군요.
이전까지는 그림만 보면서 둘이 무슨 얘기 할 거라고 상상만 하다가 조금씩 배워가며 글을 읽으니 엄청나게 재미있었죠.

오히려 국민학교 들어가서 기역, 니은, 디귿~~ 아야어여오요, 막 이렇게 배우니 헷갈렸던 기억이 나네요.
다리기
16/09/02 13:06
수정 아이콘
어... 기억은 안나는데 엠팍 분위기가 느껴지는..
가이버
16/09/02 15:01
수정 아이콘
저도 엠팍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전 초등학교 1학년(당시 국민학교)때 였던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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