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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3/22 18:47:53
Name Typhoon
File #1 레오나르도01.jpg (28.6 KB), Download : 64
File #2 레오나르도03.jpg (91.9 KB), Download : 4
Subject [일반] 나는 웹툰을 그릴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피지알에 글을 씁니다.
혹시 기억하실만한 분들이 계실지는 몰라도 골프연습장 운영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일년쯤 전에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간략한 근황을 올리자면 그때 글을 남긴 이후로 참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현재 저는 회사에 취직해서 다시 직장인이 되었고, 연습장은 동생이 이어받아서 운영중입니다.

저의 30대는 참 파란만장한것 같아요. 직장인 - 프리랜서 - 영어공부 - 직장인 - 자영업 - 직장인 .. 대충 이렇게 흘러가고 있네요.
크크 이번에는 저의 전공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

저는 디자이너 입니다. 미대출신이기도 하고, 디자이너로 10년 정도 일을 했지요.

근데 원래는 만화쟁이이기도 했어요.
제가 초등학교 2학년일때 친구들이 그린 그림을 보고 '못그렸다' 라고 무심코 말했다가 '그럼 니가 그려봐' 라며 연필과 종이를 내민 친구들 앞에서 바보 같은 그림만 그렸던 굴욕을 시작으로 심기일전하여, 여태까지 펜을 들고 쓴 단어의 수만큼이나 많은 그림(낙서)을 그려왔네요.

고등학교때는 만화부에 들어가서 회장직도 해보고, 대학교때는 캐릭터 공모전 입선도 해보고 그랬었는데,
만화가가 되기엔 인내심이 부족했고, 그 당시 만화산업도 암울했고요, 게임 원화가를 하기엔 제 그림이 좀 평면적이라 어렵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러스트 작가가 되기엔 배경을 그리는게 너무 힘들어요. (써놓고 보니 단점 투성이네요 크크)
어렸을적부터 지브리 캐릭터를 좋아했고, 캐릭터 산업에 대한 관심으로 캐릭터 개발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어요, 마침 그때쯤에 마시마로니 하는 한국형 캐릭터 열풍도 있었고, 이후 마린블루스 같은 히트 웹툰이 나오기도 해서 캐릭터개발 + 웹툰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었지요.

캐릭터에 대한 저의 관심과는 별개로 저는  CI/BI 작업이나 패키지 디자인 같은 광고와 관련된 디자인 작업을 주로 하고, 현재는 광고 기획 + 디자인을 하고 있는데요.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하고 현재까지 저의 회사업무와 관련해서는 캐릭터를 활용한적이 극히 드뭅니다. 아! 첫 직장에서 1년 남짓 게임 캐릭터 원화가로 출발하긴 했었군요. 아무튼 예전부터 캐릭터를 만들고 그리는데는 자신이 있었지만, 캐릭터를 돈을받고 그리기에는 제가 애정을 담아 그린 캐릭터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 싼값에 팔리는 느낌이 들어서 하지 않았어요. 왜냐면 제가 알기로 회사의 직원으로 업무시간에 제작된 캐릭터의 소유는 회사로 넘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내 캐릭터를 활용한 웹툰을 그려서 사람들에게 알려보자!! 라고 마음만 거의 10년째 먹고 있네요...

예전부터 웹툰작가를 염두에 두었으면서도 도전하지 못했던 이유는, 1차적으로 스토리텔링/연출 등의 어려움을 느끼는게 가장 크고, 그 다음은 내가 작업을 하기 위해 투자하는 가치와 그로인해 얻게되는 수익(원고료), 이 둘을 비교했을때 효율이 낮은 작업을 하는 것을 원치 않아서 입니다.(철저히 디자인 시장의 느낌으로 캐릭터와 만화작업을 바라보게 되었나 봅니다.. 저는 예술가가 될 수 없나봐요 ㅠㅠ)

가령 포스터 작업이나 CI/BI작업은 기획하는 시간과, 실제 작업시간의 비율이 한 7:3 정도 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하는 작업들이 머리를 많이쓰는 고급스런 일이라고 말하고 싶은 의미는 절대 아니고, 기획력 + 커뮤니케이션 + 아이디어 작업에 쓰는 시간과 실제 디자인 노가다(포샵질, 일러질)에 쓰는 시간을 비교했을때의 둘의 시간 비율을 따져본 것입니다. 그런데 만화라는 영역은 실제 그림을 그리기 위해 써야하는 시간과 체력의 소모의 정도가 정말 어마어마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웹툰의 경우엔 (예외도 많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컬러링된 그림을 기본으로 하기에 그 어려움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디지털화된 그림이기 때문에 같은 배경을 다시 쓴다던가, 좌우 반전만으로 하나의 컷을 떼운다던가 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이런 꼼수를 상쇄할만큼 컬러링으로 인한 작업공정의 증가는 아마도 저같이 게으른 사람은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라고 생각하거든요.

-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뭐냐면..
이렇게 어정쩡한 의지와 애매한 캐릭터 메이킹 능력으로, 저는 앞으로도 제가 저의 캐릭터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까..
미래에도 제가 웹툰을 그리는 날은 안오지 않을까하는 고민을 가지고 있단 얘기입니다.

나이는 계속 먹어가고, 체력은 점점 줄어가고..

습작으로 그려놓은 저의 캐릭터들이 벌써 10년이상 제 하드에서 잠자고 있는데..
이렇게 잠자는 캐릭터들을 뭔가 활용할 방법이 없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뿐, 이제 거의 포기상태로 회사일하며 지내고 있었는데요.
얼마전 썰전에서 '카카오톡/라인 이모티콘'시장이 엄청 커졌다는 꼭지를 보게 되었어요.
그래? 하면서 시큰둥하게 보고 있는데, 내용을 보다보니 제가 관심가질만한 새로운 정보를 말하더군요.

그 당시, 침대에 누워서 푹티비로 시청중이었는데, 벌떡 일어났습니다!

가장 크게 와닿았던 부분은 바로 '캐릭터 라이센스'를 가져가지 않고, 캐릭터를 대중에게 알릴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그리고 크던작던
제 캐릭터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에게 보상(경제적 이득)을 받을 수 있고요. 기사를 검색해보니 '스티키몬스터'의 사례가 나오더군요. 스티키 몬스터가 그 전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캐릭터 였는데, 카톡 이모티콘에 입점하면서 존재를 알릴 수 있었고, 이제 그 경제적 가치가 늘었다는 기사였어요.

아... 공짜로 내 캐릭터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니!!
아니, 그걸로 수익을 낼수도 있는 방법이 있다니!!
그리고, 그래도 라이센스는 나한테 있을 수 있다니!!

그. 래. 서.
저도 도전해 볼라고요.
이미 나이를 많이 먹어서.. 귀엽고 호감가는 캐릭터를 '개발'할 수 있는 시간이 이제는 정말 많이 남지 않은것 같아요.
이번 기회를 통해 십수년간.. 아니 초등학교 시절까지 따지면 수십년간 이어온 캐릭터 디자인을 향한 갈망이 이번에야 말로
이루어 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응원해주세요!




** 첨부한 이미지는 2001년 겨울쯤에 만들어진 저의 오리지널 캐릭터입니다.
    이름은' 레오나르도'이고, 오리너구리에요~ 레오나르도가 이번에 카톡 이모티콘에 출격할지도 모릅니다.
** 카톡 이모티콘 입점 프로젝트! 4월에는 본격적으로 시작해볼 계획입니다.
** 그런데, 캐릭터가 알려진다고 해도.. 저는 웹툰을 그릴 수 있을까요? 아마 없을것 같아요.. 신은 왜 나에게 캐릭터를 그릴 능력은 주시고, 웹툰을 그릴 의지는 안주셨단 말입니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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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즐이
16/03/22 18:59
수정 아이콘
오리너구리 인형을 가지고 있는 흔치 않은 사람으로서 오리너구리 캐릭터 응원합니다.
제발 오리너구리 응원합시다. 왜 안오리너구리...
16/03/22 19:05
수정 아이콘
제발 치킨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조류 캐릭터 응원합시다. 라는 드립을 치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오리너구리가 조류가 아니군요!
근데.. 항즐이님과 인형이라니.. 안어울...
16/03/22 19:00
수정 아이콘
웹툰은 경험상 이거 아니면 안 된다 하는 분들이 꾸준히 그리시는 것 같습니다.
코너에 몰리거나 (...), 하고자 하는 의지를 관철하는 일을 일종의 이득이나 수익처럼 생각하는 그런 분들이요.
캐릭터가 귀여우면서 여운이 있는 듯하여 잘되실 것 같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16/03/22 19:05
수정 아이콘
전 피쟐와서 항상 응원을 많이 받는것 같습니다. 감사해요!
절름발이이리
16/03/22 19:04
수정 아이콘
대박나세요.
16/03/22 19:05
수정 아이콘
대박나면 피자쏠게요~
손연재
16/03/22 19:04
수정 아이콘
응원하겠습니다.
16/03/22 19:05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최유정 닮은 손연재님!
16/03/22 19:06
수정 아이콘
성지글이 되기를
16/03/22 20:56
수정 아이콘
저도.. 그랬으면 크크
감사합니다~
좋아요
16/03/22 19:07
수정 아이콘
줄서봅니다. 대박나세요~
16/03/22 20:57
수정 아이콘
피자줄이요? 크크
피자는 이벤트로 쏴야 제맛이죠!
이호철
16/03/22 19:09
수정 아이콘
파이팅입니다.
나중에 주소 꼭 알려주십시오.
16/03/22 19:27
수정 아이콘
응원합니다!
빅파이1
16/03/22 19:36
수정 아이콘
느낌있네요. 파이팅!
배두나
16/03/22 19:38
수정 아이콘
제 친구도 얼마전에 레진에서 데뷔 했는데용! typhoon님도 잘하실 수 있을 것 입니다!
16/03/22 20:58
수정 아이콘
우와아아 데뷔라니 멋있네요.
감사합니다!
에버쉬러브
16/03/22 19:47
수정 아이콘
응원합니다
제 친동생도 웹툰작가에요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고 몸도 많이 안좋아지더군요
쉬운직업이 어디있겠냐만은 ...
힘내시고 꼭 성공한 웹툰작가되시길!
16/03/22 21:18
수정 아이콘
동생분이 작가시라니 옆에서 웹툰작가들의 고생을 다 느끼실 수 있겠군요.
응원 감사합니다!
16/03/22 19:51
수정 아이콘
귀엽네요. 부끄러워서 꼬리를 입고 물고 있는 이모티콘 그리시면 좋을것 같아요. 꼬리가 있기 때문에 꼬리를 이용한 이모티콘을 생각해 보자면, 짝꿍 여캐릭터의 허리를 꼬리로 감싸는 이모티콘. 꼬리로 중심을 잡으며 서있다가 꽈당 넘어지는 것. 꼬리로 뺨때리기. 꼬리로 헬리콥터처럼 날아다니기. 꼬리로 우산대신 쓰기. 등등. 대박나세요~
16/03/22 21:12
수정 아이콘
와우~ 아이디어 되게 좋으시네요. 레오나르도는 데뷔도 못하고 연습생만 15년 한 캐릭터라서 성격부여가 다 되어 있어서..
주신 아이디어 적용은 힘들고.. 참고해서 다른캐릭터 이모티콘 만들게 되면 활용할게요!!
16/03/23 19:37
수정 아이콘
네, 건승하십시요. 흐흐
뻐꾸기둘
16/03/22 19:55
수정 아이콘
도전하시는 모습이 멋지시네요. 응원합니다.
Arya Stark
16/03/22 20:01
수정 아이콘
대박나세요 ~
파란아게하
16/03/22 20:03
수정 아이콘
레오 형 건승 기원합니다
[fOr]-FuRy
16/03/22 20:08
수정 아이콘
응원합니다!
물리쟁이
16/03/22 20:09
수정 아이콘
캐릭터부터 느낌이 팍 오는데요! 원하는 결과 얻으시길 바랄게요 화이팅!
웃어른공격
16/03/22 20:21
수정 아이콘
케릭이쁘네요...흐흐
16/03/22 21:13
수정 아이콘
감사해요~ 이렇게 칭찬만 받을줄 몰랐어요!
16/03/22 20:32
수정 아이콘
캐릭터 진짜 이뻐요! 쭉쭉 해나가셔서 웹툰도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캐릭터 이야기가 나와서 번외로 질문하는데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들은 왜 인기가 많을까요?
제일 최근에 나온 라이언은 이쁘다고 생각하는데 그 전의 캐릭터들은 단무지빼곤 다 못생겼다고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인기가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16/03/22 21:17
수정 아이콘
아시겠지만 카카오프렌즈는 유명 작가인 '호조'씨가 만든 캐릭터 들이지요.
호조씨 작업 특징이 표정이 강렬하고, 선이 명확해서 아마도 카카오톡 이모티콘의 용도와 잘 맞았던것 같습니다.
참고로 라이언부터는 다른 작가가 그린 캐릭터입니다. 호조씨는 그 전까지만 하신걸로 알고 있고요
그리고 캐릭터는 개성, 작화도 엄청 중요하지만 인지도가 생명이라서.. 카카오톡 통해서 엄청 알려진게 인기 요인이지요
캐릭터의 인기는 아이돌을 좋아하는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여러가지 스토리텔링을 통해 호감과 관심을 갖는 경우도 있지만,
여기저기 자주 보여도 인기와 호감이 올라간다는거~ 그런거 같아요.
16/03/22 21:32
수정 아이콘
정성스러운 답변 감사합니다.
선이 명확해서 카카오톡의 이모티콘의 용도와 잘 맞았다고 듣고나니 수긍이 가네요.
제일 메인에서 홍보되어서 인지도를 올린다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고요.
그래도 저는 라이언같은 겉보기에 이쁜 캐릭터가 좋은 걸 보니 역시 이 부분은 취향인가 봅니다. 흐흐
16/03/22 21:34
수정 아이콘
저도 라이언이 더 취향이에요 크크
특히 라이언이 무슨 캐릭터랑 두손 맞잡고 춤추는거 같은 그 이모티콘 넘 귀여워요
개코는촉촉해
16/03/22 20:49
수정 아이콘
화이팅 아자아자!
칼라미티
16/03/22 21:00
수정 아이콘
출시되면 구매하겠습니다. 흐흐
16/03/22 21:17
수정 아이콘
크크 이미 예약구매자가 생기다니 저는 행운아군요! 감사해요~
칼라미티
16/03/22 21:44
수정 아이콘
예약구매인데 혜택 없나요?(진상)
16/03/22 21:49
수정 아이콘
어떻게 저랑 일일 데이트라도.. - Typhoon(서울거주, 30대남)
칼라미티
16/03/22 21:57
수정 아이콘
그럴까요? 요즘 주토피아가 그렇게 재밌다던데... - 칼라미티(서울거주, 30대남)
이시하라사토미
16/03/23 13:21
수정 아이콘
저도 예약 구매 되나요? (서울거주, 30대남)
16/03/22 21:34
수정 아이콘
귀여운데요 크크
저수지의고양이들
16/03/22 23:29
수정 아이콘
이모티콘 나오면 꼭 구매하겠습니다!!
루체시
16/03/23 07:16
수정 아이콘
저도 참 가슴 뛰는 일이 있는데 의지가 박약하여 실천하지 못하는 일이 있거든요. 많이 공감이 되네요. 응원합니다. 화이팅!
16/03/23 11:47
수정 아이콘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저의 도전하고자 하는 의지가 흐지부지해질까봐. 사실은 '중요한' 결정을 하면 여기저기에 알리는 편이거든요.
뱉어놓은 말 때문에라도 제가 꼭 그 일을 하도록 만들고 싶어서..
루체시님도 도전해보세요!
미남정군
16/03/23 09:23
수정 아이콘
대박나세요~ 화이팅~!!!!
피노키오의코
16/03/23 13:11
수정 아이콘
예약구매자 여기 한 명 추가요. 괜히 제 일처럼 두근거리네요.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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