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익숙한 줄넘기 낯설게 하기


언젠가 부터 옷들이 작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부풀어 오르던 친구들의 허리가 떠올랐습니다.

오는 길에

줄넘기를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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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넘기는 제게 익숙한 운동입니다. 바야흐로 진격의 수능이 제 인생에 도래하던 그 때,
저는 학교를 대표해 줄넘기 대회에 나간바 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로 기억이 되는데, 당시 체육 실기 시험으로 줄넘기를 봤습니다.
그 때 미션이 시간을 주고 그 시간 안에 2단 뛰기 개수를 채우는 것이었는데,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대략 1분에 70개 정도가 합격 선이었던 것 같습니다.

의외로 운동 신경이 좋았던 저는 무난하게 합격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합격을 한 학생들을 모아두고 순위 결정전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각 학급별로 합격한 몇 몇 학생들을 모두 모아 시합을 했던 것이지요. 그렇게 한 결과 20명 정도의 학생 만을 뽑아냈습니다.
의외로 그 20명에 제가 포함되고야 말았습니다.

우리는 첫 오티에서 정체성을 부여 받았습니다.
바로 학교 대표로 줄넘기 대회에 나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뭐, 그럴수도'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첫 단체 연습날, '이게 뭔가요' 싶었습니다.

우리가 참여하는 줄넘기 대회 종목이 2단 뛰기가 아니라 '줄넘기 퍼포먼스'였던 것입니다.

"당황하셨어요?"
-아놔

정확히 짚어야 하는데, 2단 뛰기와 줄넘기 퍼포먼스는 너무나 다른 종목입니다.
2단 뛰기는 무식하게 씽씽 돌리고 무식하게 폴짝 대면 끝인 종목이지만,
줄넘기 퍼포먼스는 음악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리듬감이
포지션을 자유자재로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공간지각 능력이
더군다나 단체 퍼포먼스기 때문에 팀워크 따위가
요구되는 종목인 것입니다.

선수 선발 과정이 얼마나 비합리적이고 정당성이 없었는가를 확인했고, 모두가 일어나 이의를 제기해야 하는 상황이왔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퍼포먼스를 하거나, 2단뛰기를 말거나, 별 관심 없었기에  재심의 요구는 세이 굿바이.

저로서는 뭔가, 학교 대표가 되어 본적도 없고,
또 될 가능성도 딱히 없는 학생이었기에
나쁠 것 뭐 있나 했습니다.
딱히 줄넘기가 아니더라도
학교의 대표가 되는 친구들은 대표직을 양보했습니다.

딱히와 양보받은 딱히들은 줄넘기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체육시간을 겹쳐 가볍게 진행되던 훈련은 대회일이 다가올 수록 무리수를 두기 시작합니다.
정규 수업을 빼면서 연습을 시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곤란한 얼굴을 가지던 각 과목의 선생님들은
대표의 멤버들을 확인하고는 안도의 응원을 보내줬습니다.

선생님께 안도를 드릴 수 있다니 기쁠 따름입니다.

진격의 수능이 우리네 벽을 뚫고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던 중이라
수업을 빠지면서 까지 줄넘기를 하는 것이 불편했지만-
벽을 지키고 있던 친구들은 '수능은 우리에게 맡겨'라며 윙크를 했습니다.
"얘들아, 수능은 개인전이란다."

어쨌든 줄넘기 대회에 나가게 됐고, 우리는
호롤롤로, 호롤로
라는 컨셉의 퍼포먼스를 와장창 해냈습니다.

입상을 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그 때 수업을 빼가며 받았던 훈련 덕에

저는 줄넘기가 익숙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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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익숙한 줄넘기를 했습니다.

줄넘기는 익숙했지만
변한 제 몸은 익숙하지 않았기에

당황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