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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2/07 15:51:32
Name par333k
Subject [일반] 연휴의 손님들, 너구리의 잉어.
안녕하세요.
평소처럼 글을 쫙 풀어쓸까 하다가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자막제작을 한번 해 보았습니다.
이제 슬슬 제 닉네임만 봐도 눈치 채시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네, 또 만담 이야기입니다. 라쿠고지요.


제가 라쿠고에 처음 흥미를 가진건 2005년 드라마 타이거&드래곤 이었습니다.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계획할 때는 무려 '한국인이지만 라쿠고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크기도 했어요. 물론 대지진과 관련하여 결국 못 넘어갔지만, 아쉬움이 남습니다.

처음에는 거부감이나 조심스러움도 있었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일본의 전통문화니까요. 한국인이고, 일본이 마냥 좋게 보이지도 않는데 일본의 전통문화를 배운다는게 좀 껄끄러웠습니다. 그런데 또 계속 보다보면 이게 너무 매력적이더군요. 저는 남 앞에서 조리있고 재치있게 말을 잘 못하는 편인데, 타이거 & 드래곤에서도 그랬고 실제 라쿠고가의 이야기는 참 별 것 아닌 것 같은 그렇게 자극적이지 않은 이야기들을 아주 듣기 편하게, 피식피식 웃으면서 편안히 즐길 수 있게 하더라구요. 그게 참 신기하고, 욕심이 났던거죠.


어쨌거나 지금은 완전히 취미로 넘어가 버린 라쿠고. 피지알에서 무려 타이거 & 드래곤에 나온 12가지 고전라쿠고 중에 11가지를 저 혼자 나름대로 재구성하여 2년 가까이 써 올렸네요. 라쿠고에 대해 소개도 하구요.


이번에도 사실 재밌는 라쿠고를 읽어서 글로 쓰려다가
큰맘먹고 아예 자막을 입혀보았습니다. 물론 자막은 제가 만들었구요.
더 나은 일본어 실력자가 만들어 주면 좋을텐데, 우리나라에는 라쿠고에 흥미를 가진사람이 거의 0에 수렴합니다.
마이너도 이런 마이너가 없죠. 일본 예능이나 이런걸 좋아하는 사람들중에서도 라쿠고는 완전히 마이너고
사실 일본에서도 전통 코미디라서 좀 낡았다는 이야기가 언제나 공존하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국내에서 아마 라쿠고 자막을 만드는건 제가 최초라고 생각해서 괜히 별거 아닌데 뿌듯하군요.


제가 이번에 올리는 라쿠고 영상의 라쿠고가는 '야나기와 카로쿠'라는 사람으로서, 22살에 무려 신우치를 딴 최연소 명인입니다.
야나기와라는 라쿠고 가문의 야나기와 고 라는 국가문화재급 라쿠고가의 손자로서, 어찌보면 조기교육을 잘 받았다고 볼 수 있지요.
그는 그래도 젊은 사람들에게 꽤 먹히는 편인데, 본인 스스로 라쿠고를 현대에 살려보려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편이기 때문입니다.

가령 책으로도 라쿠고를 쉽게 소개하려하고, 방송출연도 마다하지 않으며 망가지는걸 두려워하지 않죠. 더군다나 이 분은 무려 양복을 입고 의자에 앉아 (그네들 세계에선 전통을 깨부수는 일입니다) 인터넷 방송등을 하니까 (무려 신우치라는 최고등급이) 파격적이었죠. 우리나라로 치면 디씨인사이드 비슷한 니코동 이라는 곳에서 인터넷 사람들을 모아두고 공연도하구요.


아, 여기서 라쿠고에 대해 짤막하니 한마디 하자면
혼자서 1인다역을 하며 떠드는 만담으로서
옛날 에도 이전부터 군주 옆에서 떠드는 이야기꾼이 라쿠고가의 기원입니다. 당시는 딱히 놀이문화라는게 존재하지 않고 여자들의 춤사위, 음악같은 풍류와 더불어 라쿠고와 만담가도 이어져 온 전통적인 '놀이문화'지요. 이게 에도시대에 서민사회까지 내려오며 명치유신을 거쳐 정착한게 지금의 라쿠고 문화라고합니다,.

라쿠고의 계급은 관동 기준으로 '미나라이-젠자-후타츠메-신우치'라는 등급이 나뉘어 있으며 신우치가 되려면 15년 이상은 족히 수행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요세는 라쿠고가가 주로 공연하는 극장을 통칭해서 말하며, 이 요세에서는 전통 극이나 우리나라의 트로트 같은 엔카, 만담 등을 하는 소극장 같은 셈입니다.


서두는 이쯤하고, 두 가지 라쿠고 영상을 올리겠습니다. 자막은 cc를 누르시고 한국어를 고르시면 됩니다.

연휴의 손님들은 올해 정월에 일종의 오프닝 처럼 한 짤막한 현대라쿠고이며

너구리의 잉어는 과거 이 분이 신우치 승급기념 공연에서 (타이거 앤 드래곤 11화에 나오듯이) 보여주는 라쿠고입니다.

원래 라쿠고는 3~40분은 족히 걸리는 이야기지만, 이 두가지는 다행히 클라이막스만 짤막하게 표현해서 제가 도전할 수 있었죠.

두개 하는데도 아침부터 지금까지 시간을 다 쏟아야 했네요.

빡세게 했으니 재밌게 봐 주시고 여러 반응 보여주시면 기쁠 거 같습니다.




골든 위크의 손님



너구리와 잉어 [4분 30초부터 보시면 되겠습니다]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네요.
궁금한게 있으시면 아는 한도내에서 리플 성실히 달겠습니다.
다음에는 타이거 & 드래곤 이라는 라쿠고 붐을 일으킨 드라마와, 제가 쓴 10여가지의 글을 가지고 글을 써 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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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13/02/07 18:08
수정 아이콘
자막이........없습니다
메피스토
13/02/07 18:18
수정 아이콘
안돼. 일본어야
위로의 여신
13/02/07 18:48
수정 아이콘
자막 잘 나오는데요? 타이거앤드래곤은 저도 봤습니다만 실제 라쿠고를 보는건 처음이네요.
한글자막도 있고... 신기하네요.
착한밥팅z
13/02/07 19:05
수정 아이콘
아이패드로는 자막나오게못하나요? 윽 ㅠㅠ
13/02/07 19:28
수정 아이콘
자막 유투브 메뉴란에보시면 기능중에 캡션기능에서 한국어설정하시면되셔요
13/02/07 19:30
수정 아이콘
톱니바퀴모양 설정 버튼옆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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