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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2/05 17:20:12
Name Hazelnut
Subject [일반] 예를 들면 이런거야
예를 들면 이런거야. 잘 생각해봐.

넌 직장인이고, 그녀는 대학생이야. 너와 그녀는 친구들과의 여행을 통해 처음 만났고, 겨우 이틀을 같이 있었어. 서로를 알기엔 턱없이 부족하지. 이건 명백한거야. 서로 첫눈에 반해서 불타오르는 사랑을 나누지 않는 이상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엔 이틀이라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해. 그래도 서로 호감은 있어서인지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바로 옆에 있으면서 카톡으로 친구들 몰래 대화를 하지.

여행에서 돌아온 후에도 연락은 계속 돼. 하지만 넌 회사가 지방에 있어서 곧 그곳으로 가야했고, 그녀는 다시 학교로 돌아가야하지. 주중엔 서로 일이다, 공부다, 수업이다 해서 겨우 틈틈이 카톡만 주고받다가 점심시간에 잠깐 통화하는게 전부야. 그래도 다행히 저녁 때쯤이면 너도 퇴근하고 그녀도 모든 수업이 끝나서 시간이 꽤 남겠지? 그럼 자기 전까지 통화를 하거나, 요즘엔 기술이 좋아져서 페이스타임으로 화상채팅도 하지. 그리고 보고싶어해.

서로가 서로를? 아니, 너만 그녀를.

그녀는 너가 그녀를 의지하는만큼 널 의지하지 않거든. 너는 회사에서 받은 부당한 대우며, 상사한테 받는 갈굼이며, 일더미에 숨이 막히도록 파묻혀 있던 시간들을 그녀와 나누는 몇분의 통화나 화상채팅에, 몇마디의 카톡에 날려버릴 수 있지만 그녀는 너와 달랐지. 너한테 의지할 필요가 없거든. 시험을 망쳐서 기분이 안 좋아도 잠깐이야.

그녀는 수업을 같이 듣는 친구들도 있고, 같이 밥먹을 친구들도 있고, 수업이 끝나면 저녁에 친구들과 놀 시간도 많아. 넌 그렇지 않지. 퇴근해서 저녁먹고 조금 쉬다보면 금방 피곤해지거든. 친구들? 다 자기들 먹고사느라 바쁘잖아. 그들과 만나는건 주말에 커피 한잔 나누면서 상사 욕하는걸로 충분하잖아. 하지만 넌 졸린 눈을 비벼가며 그녀와 통화를 하고 페이스타임을 하고 카톡을 해. 그녀는 널 배려해준답시고 일찍 자라고 하고.

그녀는 이미 너희 둘 사이에, 멀지 않은 시간에 생길 일을 알고있어. 지금은 좋을지 몰라도, 결국엔 안 될거라는 것을.

넌 직장인이고, 그녀는 학생이며, 얼굴을 본건 겨우 이틀, 그리고 만나기엔 너무 먼 거리에 있다는 사실. 모두 너무나 명백해.

웃긴건 너 자신도 그 사실을 알고있어. 그녀를 붙잡는게 너의 욕심인걸 알고 있지만 그걸 인정하는게 싫은거야. 넌 그 짧은 시간동안 그녀에게 많은걸 줬다고 생각해? 아니야. 넌 그녀에게 많은걸 받은게 좋았던거야. 나는 이대로 좋은데 왜 그녀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 당연하지. 그녀는 너한테 받은게 없거든. 내가 말했잖아. 그녀는 니가 그녀를 의지한만큼 너에게 의지하지 않았다고. 니가 그녀를 의지하면서 그녀도 날 의지한다고 착각한 것 뿐이야. 결국 그녀가 내린 결론은?

너를 피하는거지.

그게 너와 그녀의 차이야. 답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과 부정하는 것. 너와 거리를 두는 것, 더이상 가까워지지 않는 것이 그녀가 깨닫고 내린 결론이야. 물론 정답인지 아닌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지. 너도 처음엔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고, 왜 피하는 것 밖에 할 수 없던 것일까 화도 나고 자존심에 상처도 받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너도 느끼고 있잖아. 결국엔 그게 답이었고, 너도 알고 있었지만 답을 인정하는게 싫었던 것을.

그러니까 궁상 그만떨어. 니 잘못 아니야. 누구나 인정하기 싫은 답이 있는거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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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남이 땅코옹~
13/02/05 17:24
수정 아이콘
알겠습니까 다들?
마바라
13/02/05 17:26
수정 아이콘
일단 전화할 여자가 있는지 물어보는게 예의 아닙니까..
소문의벽
13/02/05 17:29
수정 아이콘
취직했는지 물어보는것도...

넌 직장인이고, 그녀는 대학생이야.

일단 여기서부터 몰입을 심하개 방해당했습니다.
직장도없는대 연락할 여자까지.....
복남이 땅코옹~
13/02/05 17:36
수정 아이콘
직장의 눈을 낮추세요. 물론 여자에 대한 눈높이도 낮추세요.
그러면 여자가 직장에 대한 눈높이가 있어서 ASKY
소문의벽
13/02/05 17:38
수정 아이콘
아직 졸업까지 많이많이 남았으니까요.하며 위로하려다
여자애 관해선 핑걔를 댈 수 없었다......
13/02/05 17:28
수정 아이콘
예를 들면 꿍디꿍디
시크릿전효성
13/02/05 17:29
수정 아이콘
예를 들기전에 먼저 있냐고 물어보는게
runtofly
13/02/05 17:30
수정 아이콘
멀리있는 학생보다 멀리있는 직장인이 답이다?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3/02/05 17:32
수정 아이콘
님 매너여
절름발이이리
13/02/05 17:35
수정 아이콘
전 저래도 생겼어요.
ASTROCAMP
13/02/05 19:26
수정 아이콘
싫어요ㅜㅜ
좋아요
13/02/05 17:37
수정 아이콘
예를 들면 이런 말이야 쉬운 말로만 얘기할게 내가 널 찍었어~ 맘에 들었어~
13/02/05 17:38
수정 아이콘
너는 그녀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 그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니...?

너는 그녀가 너를 위해 신경쓰고 있다는걸 얼마나 눈치채고 있니....?

너는 그녀를 위해 얼마나 변화할 수 있니.................?

너는 그녀를 얼마나 좋아하고 있니......................?

이 물음에 답하기 전까지 연애고자로 살아간다는게 너무 슬프네요
가나다라마법사
13/02/05 17:38
수정 아이콘
직장이 생기면 여대생이 생길꺼라고 믿으시면 안됩니다.
마음아프지만 좋은글 감사합니다. 많은 공감이 되네요.
예전의 절 보는거같기도 하구요.
나이를먹어서 그런지 본능보단 이성에 충실하게 되더라구요 ..
13/02/05 17:43
수정 아이콘
추게로 보내야합니다

정말 짧으면서 맞는말..

퍼가고싶어요
Hazelnut
13/02/06 00:24
수정 아이콘
퍼가셔도 됩니다.
공허진
13/02/05 18:02
수정 아이콘
전제부터 잘 못된 글이군요.......................
13/02/05 18:14
수정 아이콘
옳은 말이지만 기분이 안조쿠나.
Made.in.Korea
13/02/05 18:48
수정 아이콘
실제로 며칠전에 이와 비슷한일을 겪고 있기에 참 공감되는 글이네요. 마음이 흔들리니 며칠간 모든 것이 참 심란하네요. 흑흑....
저글링아빠
13/02/05 19:13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은 럽교수님이 오셔서 맴매해주셔야되는데...
왕은아발론섬에..
13/02/05 19:57
수정 아이콘
글을 읽는데 노래 가사를 읽는 느낌이네요.
켈로그김
13/02/05 20:02
수정 아이콘
그러니 정서가 불안해 보이는 여자, 쓸쓸해 보이는 여자에게 접근하는게 옳다는 말이야.
메지션
13/02/05 20:08
수정 아이콘
직장인이니 재력으로 승부를..... 주말에 즐겁게(돈 걱정없이) 데이트할 남친은 필요할 것 같은데요.
아는 형님이 대학생은 그 나이에 할 인간관계를 인정해주고 남자친구에게 할 행동만 보장 받으면 된다고 했습니다요.
13/02/05 20:54
수정 아이콘
자신의 상황을 나타내신 글인가요? 상황이 머리속으로 그려지면서 아..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바로 떠오르네요.
저도 원거리 연애를 해봤었는데 한 번 해보고 아니라는걸 알게 된 후로는 그냥 때려쳤습니다. 가까이 있지 않으면
감정이 깊어지질 않는 것 같아요...
강한의지
13/02/06 01:56
수정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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