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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1/19 22:07:46
Name AC/DC
Subject [일반] 산뜻, 칙칙한 이 밤 좋은 앨범 여섯가지.
전편에 타이틀을 블루지로 한 것은 단지 우울함을 조금 끈적하게 표현해보고 싶었던 것 뿐인데 다시 생각해보면 결과적으로 세련됨보다는 벽쌓기에 불과하지 않았나... 하는 점에서 조금 생각해볼 거리가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오늘은 조금 더 우리식으로, 하지만 덜 유명한 앨범으로 채워보려 합니다. 밤이라는 전제를 깔긴 했지만 굳이 자잘하게 들어가면 밴드가 섞여있는 선곡들이니 개별적으로 링크된 곡들을 한번 들어보신 후 마음에 드는 앨범에서 선곡, 취합하셔서 앨범 리스트를 재생하시는 편을 추천합니다. [보컬이 여성뿐이니... 여초사이트 피지알의 취지에 어긋나는 점 미리 사과드립니다.]


1. 스웨터 1집 - Staccato Green




지금은 이아립이라는 솔로로 인디 활동을 합니다만 사실 스웨터의 멜로디는 원래 그리 취향을 탈만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금 들어도 참 가볍고 산뜻하지요. 이한철의 프로듀싱으로 만들어진 섬세하고 친근한 곡들이 많습니다. 사실 뒤이은 추천에 비해 그 무게감이 있는 앨범이지만 일단 선두에 세웠다는데에 그 의의를 둡니다.







2. 파니핑크 1집 - Mr. Romance






곡은 어둡습니다. 하지만 결코 우울하지 않습니다. 파니핑크의 노래는 예쁘지만 꽤 깊이가 있고 성찰적입니다. 아름다운 목소리로 시시하지 않는 노래를 한다면 가벼이 들을 수 없지요. 파니핑크의 곡도 찾아보면 꽤 메스컴을 탔습니다. (사실 찾아보면 허밍어반같이 ost로 반짝 유명세를 탄 인디가수가 한둘은 아니겠지만요.)








3. 도나웨일 1집 - Donawhale





도나웨일의 노래는 참 나른합니다. 파니핑크가 먹구름 낀 하늘이라면 도나웨일은 비오는 하늘입니다. 하지만 도나웨일의 노래는 '봄'에 듣기에 좋은 느낌입니다. 중간에 비가 오지만 그 비가 꽃이 피거든요. 또 어쩌면 그렇기에 마냥 밤을 위한 앨범이라고 치부하기는 까다롭네요.








4. 미스티블루 1집 - 너의 별 이름은 시리우스 b






미스티블루는 캐스커의 유명세에 따라 어느정도 인지도를 얻은 팀입니다. 팀명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다소 이 팀도 밝지 않은 곡들을 가지고 있고 애초 보컬의 색깔이 많이 다운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유행하는 산뜻함의 맥락이 앨범 이곳저곳에 담겨 있지요.







5. 심규선 1집 - 자기만의 방




사실 심규선을 이 리스트에 넣기에는 꽤 인지도가 있습니다. 이미 에피톤의 인기는 10cm에 버금갈 정도니까요. 곡들에서 다소 종교적인 느낌이 물씬나고 또 특유의 음색을 너무 과부하시킨다고 생각하지만 깔 것 다 까도 좋은 노래들이 즐비하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요. 어쩌면 팬으로서 대중에게 인디녀(?)를 빼았긴 질투라고 해야할지도 모릅니다 ^^;;




6. 오소영 1집 - a tempo



사실 이 앨범을 넣어야할까 말아야할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위의 리스트를 채우고 나니 어찌 파스텔뮤직 기반 가수홍보 차원으로 이야기가 흘러간거 같아 흠칫하게 되더라구요. 오소영의 1집에 이어 2집은 고독, 상실에 기반한 슬픔을 뼈저리게 노래합니다. 이소라의 눈썹달이 이 앨범에 오버랩되는 것은 밤의 정서나 부클릿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그 처연한 슬픔이 똑같이 절절하게 와닿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마지막은 보너스로 요즘 제가 즐겨듣는 Ana Laan 이라는 스페인처자의 앨범입니다.
시에스타의 간판스타라는데.. 그 음색이 정말 달콤하고 매력적입니다.













사실 요조나 타루를 비롯해 예쁜 인디 아이돌이 예쁜 음악을 한다는 것은 다소 흔해졌는지도 모릅니다. 소아카, 오지은, 뎁, 라이너스의 담요, 옥상달빛, 루싸이트토끼까지 이제 꽤 여보컬들의 홍수라 불려도 될만큼 상대적으로 우후죽순처럼 늘어났습니다. 그 사이에서 그나마 음악에 대한 진심을 잘 어필할 수 있는 가수가 누구이고 또 그걸 선택하는건 대중의 몫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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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asax_ :D
13/01/19 22:16
수정 아이콘
쭉 들어봐야겠네요.
미스티블루 앨범은 상당히 독특한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그 앨범을 좋게 들어서 그런지 푸른새벽이나 한희정의 음악도 참 좋더라고요.
13/01/19 22:19
수정 아이콘
이번 푸른새벽 크리스마스 음반 들어보셨나요? 음... 팬심에 많이 반가워서 덥썩 들어봤는데 좋게 말하면 예전 느낌 그대로 느낌에 딱 크리스마스 공연을 듣는 것 같았습니다. 예전과 다른게 뭐냐는 말이 나와도 푸른새벽 골수빠인 저에게는 큰 선물임에 틀림없습니다. ㅠㅠ

푸른새벽을 리스트에 넣지 않은 것은 어찌보면 너무 당연하다는 팬심이 우러난 필터링이겠네요. 홍대 포크로 분류하지 않아도 00년대 홍대 20선에 꼽힐만한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생각해보니 그전에 이미 한희정씨에 대한 글을 쓴 전과가 있네요 ^^;;
Abrasax_ :D
13/01/20 00:16
수정 아이콘
제가 기대치가 높으면 듣기가 두렵더라고요.
반가워서 들으려고 했는데 지금까지 미뤄놓고 있습니다.
빈지노 앨범도 반년 뒤에서야 겨우 들었는데... 들어봐야겠네요.
13/01/19 22:32
수정 아이콘
파니핑크의 '좋은 사람' 정말 너무 슬퍼요....곡과 전혀 상관 없는 시기에 들었는데도 우울에 푸욱 절여질만큼.
13/01/19 22:43
수정 아이콘
보컬 자체 깊이도 있고 가사도 슬퍼요. 저는 마지막 트랙 루시아의 그 긴 전주를 참 좋아합다.
윤성호
13/01/19 22:33
수정 아이콘
미스티블루 예전에 4계절 앨범까지 내고 해체한다고 공감에서 마지막 공연도했는데 다시 활동을 하는가요??
13/01/19 22:48
수정 아이콘
엇 제가 파니핑크와 헷갈렸습니다. 이번 파스텔뮤직 10주년 콘서트 어쩌구가 생각나서 그런건지 워낙 리스트를 생각하다보니 그랬나봅니다;; 지적 감사드립니다. 미스티블루는 말씀하신대로 겨울ep 발매를 끝으로 타에서 공연도 했지요. 당시 공감은 가지 못했네요.
Security
13/01/19 22:45
수정 아이콘
스웨터1집 잠깐 듣고 음반을 꺼냈습니다..
리핑 시켜서 한번 다시 들어봐야겠네요...
13/01/19 23:01
수정 아이콘
스웨터는 당시 한창이었던 이한철의 funk가 섞였다는 것만해도 참 의미있는 앨범이 아닌가 합니다. 근데 다시 보니 좀 밤에 듣기 좋은 앨범은 아닌지도.. ^^;;
흐콰한다
13/01/19 23:39
수정 아이콘
한때 홍대인디씬에 나름 관심 가질 무렵 들어보려다 놓쳤던 아티스트들이 많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13/01/20 02:04
수정 아이콘
넵. 이렇게 댓글 남겨주시는 것만 해도 힘이 됩니다.
응큼중년
13/01/20 00:00
수정 아이콘
좋은 음악 소개 감사합니다
내일 발표준비하면서 쭉 들어봐야겠네요
13/01/20 02:05
수정 아이콘
낮에 듣기에는 촉금 우울할 수 있으니... 되려 페퍼톤즈의 곡이나 스웨터의 곡을 추천드립니다.
유리별
13/01/20 00:35
수정 아이콘
아 _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곡들이 가득!! 감사합니다.^^
파니핑크의 경우 친하게 지내던 오빠의 친구들이었어서 데뷔하자마자 아무도 모르는 곡을 혼자 열심히 들었더랬죠.
학교 선배이기도 하셔서.^^ 목소리가 참 몽환적이고 예뻐서 좋았었어요. 잘되길 바랬는데.
음, 다시 들어도 좋으네요.
13/01/20 02:06
수정 아이콘
우와... 저는 제겐 그런 음악적 인맥이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부럽네요 ㅠㅠ 의외로 여자분이 호응해주시니 놀랐네요. 다음에는 남보컬 위주로 글을 써보려 합니다. ^_^
불량공돌이
13/01/20 04:11
수정 아이콘
예전에 후배들 생일때 선물로 스웨터 앨범을 종종 선물하곤 했었죠.
저는 꽤 듣기 좋았거든요.
몇번 그렇게 선물하다보니, 그쪽에 아는사람있냐는 질문 받은 기억도 나네요.
13/01/20 12:32
수정 아이콘
스웨터 앨범 참 좋지요. 취향만 안탄다면 별똥별같은 곡은 충분히 대중적이고 신나는 모던록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생일선물로 앨범 선물하는걸 좋아하는데 지인에게 책이나 음반 선물만큼 무난하고 좋은게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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