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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1/12 22:20:06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화광, 적벽을 채우다 ⑦ 모든것이 채워졌으나
적벽에서 서전을 치르고 오 수군에게 패배한 조조는 지금까지 자신이 수군에 대해서 판단하고 있는게 착오라는 점을 느끼게 됩니다.

현무지처럼 파도가 없고 물의 흐름이 잔잔한 곳에서 한 훈련은 장강처럼 물결이 강하고 여러 지류가 합해져 수량이 많은 곳에서의 전투에 부적합하다는 것이죠.

화약무기가 개발되고 그 화약무기가 함선에 탑재되어 사용되기 전까지 수전&해전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 똑같았습니다. 접근하기 전에 노출된 적의 병력에 대해서 서전에 피해를 입히기 위해 원거리 투사 무기를(활&화살, 투석)이용해서 함선이나 병력에 피해를 주고, 근접한 경우 아군 함선의 속도를 이용해 적선에 직접 격돌하는 충파, 그리고 적 함선에 갈고리를 걸어 끌어들이거나 널빤지 등을 놓아서 적선에 옮겨타 격투전을 벌이는 형식이죠.

여기서 다들 생각하시는 게 있을겁니다. "병력 수로도 우세한 조조군이 왜 이러한 격투전에서 약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 일겁니다

수전의 경우, 함선에 태울수 있는 병력의 수가 한계가 있기때문에 수적 우위는 오히려 수전에서의 우위가 많이 상쇄되죠. 거기다가 함선 위는 수용 인원수가 한계가 있기도 하죠.

거기다 수전의 경우 대부분 물의 흐름이나 파도 떄문에 배의 움직임이 심한 편이니 배 위의 움직임에 익숙하고 균형감각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감각은 단시간 내에 익히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실태를 파악한 조조에게 오 수군을 전멸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합니다. 그리고 전략을 바꿉니다. 그것은 조호이산(調虎離山), 호랑이를 산에서 끌어내서 사냥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적이 수전이 강하니 수전을 펼수 없는 육상으로 끌어내 싸우는 것이었습니다. 육상으로 끌어냈을 경우 적이 가진 제한된 병력간의 접전으로 인한 병사들의 숙련도를 숫적 우위로 압박하는 것이 가능했고, 기동전면에 있어서는 조조가 압도적인 우위에 있었기 때문이었죠.

그러나 조조가 후퇴하면 유비군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후퇴해 형주 관내에서 싸워서는 안됐습니다. 만일 조조가 형주 관내로 후퇴하게 되면, 유비에 동조하는 형주 관내의 중립파 호족들과 유비파인 소장파 호족들이 유비와 주유에게 돌아설 위험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조조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오의 영역 내로 들어가는 것이죠.

조조가 배멀미 때문에 함선을 묶었다고 하지만 추가적으로 이러한 배멀미 뿐만 아니라 각각의 유닛인 선단을 하나의 통합 유닛으로 만들어서 수전을 육상전화 하겠다는 의도도 있었죠. 만일 이 선단이 하나로 통합될 경우 조조가 얻는 이득은 세가지였습니다.

1. 수군의 훈련 숙련도와 관계없이 숫적 우위로 적 수군을 끌어들여 싸울수 있다.
2. 물위의 수상전을 육상전 개념으로 바꿀수 있다.
3. 화공 등에 대한 피해가 적다

1,2번은 그렇다 하더라도 3번이 좀 이해가 안되실 겁니다. 조조가 배들을 엮어버릴 경우 화공이 다른 함선으로 파급될 거고, 실제로도 조조는 화계때문에 전투함들을 전부 태워먹습니다. 그러나 이는 주유가 배들을 한꺼번에 태워버리기 위한 특별한 방책을 썼기 때문이고, 만일 불화살이나 불이 붙은 인화 물질을 쏴서 배에 불을 붙인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풍향은 둘째 치더라도 단 한대의 배를 태워버릴 인화물질로 대단위 함대를 한꺼번에 태우기란 불가능하죠.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는 조조군이 직접적으로 오의 수군을 격파할 수는 없죠.  따라서 이러한 방식으로 선단 자체를 거대한 상륙선으로 만들었다고 볼수밖에 없습니다.

조조가 상륙전을 펼치기 위해서 확보해야 하는 두번째 문제는 상륙지점에서 아군에 우호적인 거점의 확보였습니다. 역대 상륙전들이 가장 어렵고 피해가 숱하게 나는 이유가, 상륙 거점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적의 방어진지를 돌파하는데 많은 피해가 났죠. 조조는 오의 내부적 상황에 대한 첩보를 모으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는 월척을 물었죠.

지난번에 이렇게 언급한 적이 있을겁니다. 좌우도독에 주유와 정보를 임명하고 각기 1만씩 군사를 주었다고요. 주유전에는 정보와 주유의 관계가 화목하지 않았다고 나오고 아예 주로는 정보는 자신이 연장자라는(노..노슬..?)이유로 자주 주유를 모욕했습니다.

이러한 오 내부의 갈등관계는 손견때부터 손가를 섬겼던 노장파와 손책의 거병때부터 시작해서 손권에게 임관했던 소장파의 갈등관계가 심해져 있었죠. 이러한 갈등관계는 극에 달해서 손권은 대도독을 임명하지 못하고 사령관을 좌우도독으로 나누고 각기 군사를 줬을 정도였으니까요 노장파의 리더격이 정보라면, 소장파의 리더는 주유였습니다. 소장파들이 오 건국의 주체가 되면서 노장파들은 대부분 내부 치안유지 임무쪽을 자주 맡게 됩니다. 황개는 주로 내부의 산월족과 손가의 지배를 인정치 않는 관리들을 제압하는데 후방을 전전했고, 한당은 황조 정벌에 따라갔다가 이후로는 낙안현등을 맡으면서 산월족 제압에 종사했으며 정보의 경우 유훈 토벌에도 종군했지만 이후 내부 반란진압에 종사하다가 태사자가 죽은 후 공석이 된 해현을 방어하는 등 주요 전투의 전면에 나서지 못했죠. 소장파는 소장파대로 이러한 노장파들의 몽니를 상당히 싫어했죠.

적전분열은 이길일도 지게 만드는 일. 주유는 정보가 아무리 모욕하고 깔봐도 무조건 주유는 숙이는 방식을 취합니다. 조조가 앞에 있어도 서로 싸운다면 승산이 없다고 봤죠. 이러한 주유의 태도에 정보는 주유의 헤아림에 감복하고 이후 친하게 지내는데, 정보는 주유와의 친분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정보 : 공근과의 사귐은 향기롭고 맛있는 술을 마시는 것과 같아서 취함을 느끼지 못한다.

그런데 이렇게 봉합한 것은 적벽대전 이후였던 모양입니다. 조조는 이러한 오의 세대갈등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됩니다. 그 시작은 바로 세명의 구신들 중 한명이 조조에게 항복하겠다는 서신을 받게 됨으로서 시작됩니다.

황개 공복.

그리고 이 서신은 모든것을 정리하겠다는 주유의 의지였습니다. 이제 시간은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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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12 22:41
수정 아이콘
사실 연의로만 따지면

황개가 그렇게 두드려 맞고 있는데 우장군인 정보가 가만히 그걸 지켜보고 있었고
그런 일이 있고 나서 딱 맞게 조조한테 황개가 항복하러 오는데
조조가 그걸 믿는 것도 좀 이상하긴 하네요.

근데 정사에서도 적벽대전에 화공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나오나요?
황개의 고육책 이야기도 나오고요?
후추통
12/11/12 22:45
수정 아이콘
그건 다음편에~~~~
Je ne sais quoi
12/11/12 23:11
수정 아이콘
그럼 정사에서도 실제로 두 파간의 알력이 있었던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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