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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0/10 16:38:50
Name 라라 안티포바
Subject [일반] [바둑] 삼성화재배, 응씨배, 그리고 한국 바둑리그 이야기.
1. 추석 연휴 돌입 직전 컴퓨터가 고장나
한동안 pgr에 오지 못했군요. 그래도 GSL이나 스타리그 등은 꾸준히 챙겨보고 있습니다.
롤을 전혀 할 줄 모르지만, 현지 사정에 밝은 현지인 친구들 덕에 롤드컵도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어제 바둑 관련 글을 쓰려다 글을 날려버려 다시 씁니다. ㅠ.ㅠ

2. 한국 7명, 중국 8명, 일본 1명으로 구성되어 7회의 한중전이 펼쳐진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즈 16강전은
한국의 5승 2패로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늘 포석에서 중국 선수들에게 밀리며 불리한 출발을 했던 한국 선수들이 홈그라운드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초반부터 힘겨운 전투를 펼치던 안국현 3단을 제외하면 모두 한국 선수가 우세하게 시작하거나 엇비슷한 전개로 시작되었습니다.
이세돌 9단이 제일 먼저 승전보를 울렸고, 연이어 다른 선수들도 승전보를 이어가며 기분 좋은 소식이 연이어 들렸습니다.
TV에서는 주로 비씨카드배의 영웅 백홍석 9단과 중국 랭킹 1위의 천야오에 9단의 대국을 보여주었는데,
난전, 전투가 강한 백홍석 9단이었지만 대국은 평범한 집바둑으로 흘러가 천야오에 9단이 약간 우세한 상황속에서
후반 백홍석 선수의 승부수가 통하는 듯 하여 백홍석 9단에게 많은 바둑머니를 배팅했으나...
결국 천야오에 선수가 승리하면서 바둑머니가 1/5토막이 나버렸습니다. ㅠ.ㅠ
다행히도 나머지 2할을 박정환 9단에게 걸어서 아주 약간이지만 어느정도 만회를 했네요.
마지막 일본 선수인 고마쓰 히데키 9단도 아쉽게 탈락하면서 8강부터는 한국 선수와 중국 선수로만 구성되었습니다.

■ 201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본선16강전 대국결과(앞쪽이 승자)



판팅위(范廷鈺) 3단 vs 고마쓰 히데키(小松英樹) 9단 - 185수 끝, 흑 불계승

구리(古力) 9단 vs 안국현 3단 - 266수 끝, 백 불계승

천야오예(陳耀燁) 9단 vs 백홍석 9단 - 276수 끝, 백 불계승

강동윤 9단 vs 스웨(時越) 5단 - 204수 끝, 백 불계승

원성진 9단 vs 퉈자시(柁嘉熹) 3단 - 275수 끝, 백 1집반승

최철한 9단 vs 미위팅(羋昱廷) 4단 - 190수 끝, 백 불계승

박정환 9단 vs 중원징(鐘文靖) 5단 - 152수 끝, 백 불계승

이세돌 9단 vs 리친청(李欽誠) 2단 - 179수 끝 흑 불계승

삼성화재배 8강 대진표

박정환 9단 vs 원성진 9단
이세돌 9단 vs 천야오에 9단
최철한 9단 vs 판팅위 3단
구리 9단 vs 강동윤 9단

현재 삼성화재배 8강이 진행중인데, 한중전에서는 2승 1패로 한국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박정환 vs 원성진은 박정환 9단의 승리가 유력한 상황이며, 이세돌 9단은 천야오에 9단을 상대로 승리,
최철한 9단은 판팅위 3단의 대마를 멋지게 잡으며 승리했습니다.
반면, 구리 9단은 강동윤 9단의 대마를 잡으며 승리하면서 중국의 자존심을 지킵니다.
구리 9단은 중국 기사 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기사인데, 최근 신예 선수들에게 밀려 조금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가
다시금 선전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네요.

삼성화재배는 KBS에서 녹화중계된다는데, 저는 바둑TV로 보는 관계로 언제하는지는 모르겠군요.
하여간 KBS로 보시는 분들께는 스포일러로 인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3. 응씨배 4강전이 몇주 전에 치뤄졌는데요. 4강 대진은 이창호 9단 vs 박정환 9단, 셰허 9단 vs 판팅위 3단의 3번기 대결로
각각 결승전에서 한중전을 맡을 국가대표를 치루는 느낌의 4강이었습니다.
특히 이창호 vs 박정환의 한국 선수들의 대국은 과거의 최강자 vs 현재의 최강자의 구도로 마치 스타1 에버 04 임요환 vs 최연성의 결승전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최근 이창호 9단의 하락세와 박정환 9단의 기세로 박정환 9단의 우세를 점치긴 했지만, 응씨배 4강에 모든 것을 건 이창호 9단의 저력과 개인적인 팬심으로 이창호 9단의 선전을 기원했습니다.
1국에서는 실리로는 밀리는 상황 속에서 중앙 흑 대마의 사활을 추궁하면서 박정환 9단을 거의 궁지로 몰아갔고, 박정상 9단도 중앙 흑 대마의 사활에 거의 사망선고를 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박정환 9단은 흑 대마를 포위하고 있었던 좌상귀의 백 대마를 여기저기 찌르면서 이창호 9단을 흔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백 대마를 거꾸로 잡으면서 9시간만에 대역전을 펼칩니다.
1국을 본 모든 바둑인들의 머릿 속에 스쳐간 것은 아마 '세월무상'...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다 진 상황 속에서 대역전극을 펼친 박정환 9단의 집념도 대단합니다만, 하필이면 그 집념과 독기가 바이링배 8강 등 중국 선수와의 대결이 아닌, 이창호 9단과의 대국에서 먼저 나왔나 싶은 아쉬움은 이창호 9단의 팬으로서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바둑 TV 편성 관계상 박정환 9단의 중앙 흑 대마가 거의 잡힌 상황 속에서 마지막 대역전은 해설없이 보게 되었는데, 해설을 정말정말 보고 싶었는데 참 아쉽습니다. 사실 이 대박매치를 앞두고 한국 바둑리그를 보길 원하는 사람은 더 적었을거라 보는데요...ㅠ.ㅠ
이틀 후 2번기가 시작되었는데, 박정환 9단이 시종일관 약간 우세한 형국을 이끌어가면서 무난히 승리합니다. 아무래도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박정환 9단이 여유로웠던 것이 2국에서의 무난한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특히 돌을 던지기 직전, 승부가 결정되고 거의 기계적인 수순만 남은 상황 속에서 이창호 9단이 시간을 끌면서 착수하는 것을 보고 박정상 해설은 '이미 승부는 결정되었다, 이제 이창호 9단은 마음의 정리를 하는 단계일 것이다' 라고 말하니 어째 팬으로서도 마음의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 아닌가...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박정환 9단은 한국 대표로 응씨배 결승에 진출하며 현재의 한국 최강자임을 입증했습니다.
한편, 셰허 vs 판팅위의 대국은 판팅위 3단이 패승승으로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16세의 이 천재소년은 삼성화재배를 비롯해서 온갖 대회에 진출하며 무시무시한 기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정상 해설은 아무래도 노련한 셰허 9단이 올라오면 어려울 것 같지만 판팅위 3단이 올라온다면 한국 기사가 누가 올라가더라도 무난히 승리할 것이라 점쳤지만, 어려운 승부가 될 것 같습니다.
응씨배 결승은 12월 20일 즈음에나 펼쳐진다고 합니다, 1, 2국은 싱가폴에서, 3~5국은 중국에서 펼쳐진다는군요.
결승까지 텀이 무진장 기네요. 아무래도 4년에 한 번 펼쳐지는 리그여서 그런듯 합니다.

4. 쓰다보니 이야기가 길어져 한국 바둑리그는 간단히 쓰겠습니다. 다승왕은 1지명 선수들이 아닌 김승재 4단이 차지했으며,
정규리그 우승은 한게임이 차지했습니다. 저는 이세돌+백홍석 원투펀치에 최근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락스타리거 변상일 2단이 있는 신안천일염의 우승을 예측했지만 2위에 그쳤더군요.
스마트 오로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상황에서 마지막 정규리그는 정관장 vs 롯데손해보험이었습니다.
정관장은 승리하면 진출, 패배하면 탈락이었고, 롯데손해보험은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 고춧가루를 뿌리는 상황이었습니다.
포스코 LED는 경기는 없지만 정관장의 승패여부에 따라 포스트시즌의 당락이 결정되는 순간이었죠.
그런데 나현 3단이 정관장의 에이스 박정환 9단을 잡아내는 이변을 연출, 응씨배 4강에서 패배의 상처를 만회한 롯데손해보험의 1지명 이창호 9단의 선전으로 말미암아 롯데손해보험이 승리합니다. 이때 박정환 9단에게서 웬지 이영호 선수의 청년가장 시절이 떠오르더군요. 내가 끌어올린 포시의 희망 내가 떨군다 라는 느낌이랄까요.
하여간 포스코LED는 극적으로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하며 스마트오로와 한판 맞붙게 됩니다.

바둑이 보다보니 기전도 많고, 한중간의 라이벌 구도 등도 확실해서 생각보다 보는 재미가 쏠쏠하더군요.
다만 시간이 긴 기전은 보다보면 어느새 자고있어서...ㅠ.ㅠ
그 외에도 국수전이나 명인전, 한국 물가정보배 등 다양한 국내기전도 있습니다만
최근 제가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기전들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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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10 16:47
수정 아이콘
바둑은 잘 모르지만
응씨배 하니까 다음 웹툰의 미생이 생각나는군요.
견우야
12/10/10 16:51
수정 아이콘
오늘 쉬는 날이라.. LIVE 봤습니다

판팅위 VS 최철환 재미있네요..
Cool Gray
12/10/10 16:54
수정 아이콘
어릴 때 조국수님의 책을 보면서 바둑을 배웠고, 그 영광을 많은 부분 가져갔던 이창호 九단에 뭔가 애증이 섞여 있었는데... 아련합니다.
12/10/10 16:55
수정 아이콘
16강 최철한 미위팅 대국이 재미있더라구요
실리에서 뒤처졌는데
두터움-중앙 모양-삭감?침입?-공격-패싸움
승리
였는데 한낱 초보입장에선 매일 실리만 파는데
두터움의 위력을 실감했습니다

구리 한명 살아남았는데 그래도 쉽게 우승을 장담하기 힘드네요 [m]
Ace_Striker
12/10/10 17:00
수정 아이콘
구리가 하락세라지만 클래스는 역시 어디 안가네요
바이링배 때문에 올해 세계대회는 포기해야 하나 했었는데 생각보다 한국기사들이 잘 해내는거보니 다행이네요 [m]
큐리스
12/10/10 17:29
수정 아이콘
한때는 저도 세계대회 다 챙겨보고 시간 나면 주요기전이나 바둑리그도 보곤 했는데...
요즘은 거의 못 보고 있네요.

이창호 9단이 부진한 것은 참 아쉽지만(세계 4강도 대단한 일이긴 합니다만... T_T )
다른 기사들이 잘 해줘서 다행입니다.
스타본지7년
12/10/10 17:44
수정 아이콘
참 이창호 9단 요새 무너지는거 같아서 참 안타까워요... 저도 요새 바둑 안두고있지만(보름 넘은듯)... 그나저나 세계대회 8강에서 국내기사끼리 대결 펼친거 참 오랜만인듯... 맨날 3VS5 아님 2VS6만 보다가 오랜만에 5VS3... 요샌 월간바둑 2000-2004년것들 보고있는데, 참 격세지감이네요. LG배 독식 등등 여러가지 좋았는데...
정자인형
12/10/10 17:51
수정 아이콘
이창호 구단은 무너지긴 진즉에 무너졌죠 뭐.. 이세돌 구단도 별로 존재감이 없고..
신흥 강자가 나와야되는데 대부분 그냥저냥이라서 바둑에 관심이 큰 거 같지도 않고요.
토어사이드(~-_-)~
12/10/10 17:53
수정 아이콘
응씨배 4강 1차전은 참..
이창호의 좌상 백대마가 잡히는 거 보고 어떻게 보면 황당하다고 할까
그게 그렇게 곤마로 몰릴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신인류신천지
12/10/10 20:24
수정 아이콘
원익배 여류십단전에도 관심을..... 제가 좋아하는 조혜연 9단이 결승에 올라가서 이러는건 아닙니다.
12/10/10 22:22
수정 아이콘
시간이 안나요! 응씨배 보고싶었는데 평일, 아침시간대라 싹다 패스를 해야했... 아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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