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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0/10 14:04:31
Name 말랑
Subject [일반] 내 인생의 게임 회사 - 그 두번째.
* 가이낙스


- 프린세스 메이커 2를 상징하는 스샷 -

프린세스 메이커를 접한 건 초등학교때 2를 통해서입니다. 사실 이 게임에 처음부터 매료된 적은 없었습니다. 전 어련히 뭔가 되겠거니 하면서 왠지 좋은 능력치 같았던 도덕/신앙/지성 따위에 신경을 썼습니다만... 프메 2에서 이 능력치 올려주는 알바는 돈 한푼 못받는 집안일, 하루에 1G 받는 성당 따위였고 15살정도 되어야 가정교사가 나오면서 살림이 좀 트인다 싶으면 엔딩이었습니다. 능력치의 상승, 하락 같은 걸 계산할 수가 없었던 게임 비능력자의 어리석음이란... 언제나 엔딩은 말쑥한 남자 + 가정주부. 그래서 접었죠...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무사수행에서 몹 때려잡는 딸내미를 만들기 싫어서... 참 어리석은 짓이었습니다. 이 절대명작을 무지의 소치로... 근데 그렇게 못하는데 게임 자체는 싫지 않더라구요. 다만 제 실력으로는 화가가 엔딩의 한계였습니다. 1월달에 왕자 만나는 건 정신이 팔려서 까먹고.

프린세스 메이커 3는 발매 당일에 세진컴퓨터랜드에 직접 가서 3만7천원 주고 샀습니다. 지금 그 CD는 윈도우 7에서 돌아가지 않는 물건이라 집안 어딘가에 쑤셔박혀있고 결국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후지쯔판을 후에 다시 샀습니다만. 어쨌든 프메 3는 쉬웠습니다. 정-말 쉬웠습니다. 뭔가 슥슥 나아가더니 왕자를 만나더니 능력치가 미쳐날뛰더니 프린세스. 오히려 다른 엔딩 만들기가 더 어려운 지경.


- 우리의 4번째 딸내미는 너였어야 했어 -

5도 나오자마자 5만원 조금 안되는 돈을 주고 샀었는데 이녀석도 첫 엔딩이 진 프린세스였습니다. 시작하자마자 최고엔딩을 봤습니다. 뭐 사실 그건 그렇다 치는데 엔딩 하나를 보는 데 너무너무 지루한 사태가 벌어집니다. 스케쥴이 1시간 단위로 흐르다니...

그러다가 문득 깨달은 것이 '2에서도 5처럼 체력을 기르면 되지 않을까!' - 그 뒤로 저는 2,3,5 전부 진 엔딩 로드맵을 외워버렸...

사실 프린세스 메이커는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게임이기도 하고, 가이낙스도 마찬가지죠. 가이낙스는 물론 다른 게임도 만들었을 겁니다. 전 잘 모릅니다만 뭐 보나마나 에바로 삶아먹고 고아먹고 부쳐먹고 데쳐먹고... 근데 그런 걸 즐길 시간은 없었습니다.

내 딸을 여왕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 ANJIN


- 왠지 모르게 구수한 맛이 풍기네요 -

97년이었나 8년이었나 V챔프 8월호 부록엔 당대 이름난 액션게임이었던 MDK가 부록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저용량으로 낑겨있던 게임이 하나 있었는데 아마 대부분 이 게임은 이 V챔프 부록 루트로 접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게임의 한국 정발판은 패키지를 돈 주고 살 가치가 없었기 때문에...

부립 메타토폴로지 대학부속여자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학생들의 집단난투전쟁(...)을 그린 메타녀. 컴퓨터를 사자마자 윈도우가 깔려있던 세대였던 저는 이 게임이 대단히 난감했습니다. 이 게임 하는 중엔 다른 걸 못하는 겁니다. 그렇게 저에게 도스의 충격을 안긴 게임입니다. 프메 2도 도스였습니다만 프메 2는 못하긴 했어도 재밌었기 때문에 다른 걸 하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

이 망할 게임은 설정은 우주 끝까지 날아가고 마법공격의 밸런스조정에 '대'실패했으며(지금껏 나온 게임 중 역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경험치를 먹고 레벨업이 되면 남는 경험치가 이월되는 게 아니라 싹 없어지고 0에서 다시 시작하는 등 유저에 대한 배려조차 그닥에 난이도는 끝까지 굴려도 주인공 캐릭 한명 죽는 꼴 보기도 힘든 수준입니다. 근데 저는 그런 게임을 12회차 플레이를 하고 있었고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던 숨겨진 포인트를 찾아내는 등 메타녀라는 게임에 푹 빠졌드랬습니다. 왜냐면 바로 저 우주로 날아간 설정이 너무 흥미진진했고, 캐릭 하나하나가 죽어갈때마다 치는 대사가 다르게 나오는 쓸데없이 신경쓴 부분이 너무 맘에 들더랍니다.


- 저 당시 한국 게임 광고가 대부분 그렇듯이 저 광고 멘트들은 사실이 아닙니다 -

참 기묘한 매력을 가졌던 이 게임은 이상하게 완성도가 있었고, 캐릭터들의 배치도 기가 막혔습니다. 심지어는 슬램덩크마냥 한국이름도 잘도 바꿔 놓았습니다. 거기다 도스버전 사운드트랙은 지금 들어도 요즘 나오는 게임 OST에 전혀 뒤지지 앟는 퀄리티. 결국 저는 지금도 메타녀를 잊을만 하면 깨고 잊을만 하면 깨고 있습니다. 지금 한 50회차 정도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전 캐릭이 모든 스킬을 다 먹었는데도 2회차를 더 했던 걸로 기억하네요.




그리고 이 메타녀에 낚여서 전 메타녀 2를 19800원주고 정발 패키지로 삽니다. 지뢰중의 상지뢰를 밟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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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10 14:11
수정 아이콘
제게 있어 최고의 지뢰 게임은 창세기전 템페스트입니다.

창2와 서풍으로 인해 오오 소맥을 외치다가 한큐에 소맥 극렬 까가 되게 해 준 게임이죠.
지독한 버그에 그렇게나 광고해대던 에고라는 시스템을 쌩으로 삭제하고 발매해버린 그 작태는 정말 -_-

그리고 "칫 그래도 국내 몇 안되는 제작사니 또 속아준다" 하고 창3을 샀다가...
12/10/10 14:13
수정 아이콘
1번 스샷은 정말 적절하네요. 바로 알아봤...
알킬칼켈콜
12/10/10 14:16
수정 아이콘
저도 메타녀2 정품 샀습니다. 심지어 그러고 잃어버렸죠(...) 여러가지가 국내 정발판보다 나은 PC98 버젼 메타녀 2 자이가 한글화되어 있으니 한번 즐겨보시면 어떨까요. 프메5도 정품 샀는데 한번 엔딩 보고 접었습니다. 세상에 1부터 4까지 다 깨고도 남을 만한 시간을 투자해야하도록 만들어놓고 컨텐츠는 프메3 급이라니
켈로그김
12/10/10 14:37
수정 아이콘
메타녀, 이노센트 투어.. 게임성만으로도 충분히 수작의 반열에 오를 게임들인데
어찌하여 "미소녀" 와 접목시켜 혼자 몰래 숨어서 해야 하는 게임으로 만들었는지..;;

최근에 메타녀를 다시 플레이 했는데.. 아주 재미있습니다.
저는 한 10회차 정도 했지 싶네요..;
볼 수록 마이너한 센스가 멋진 게임입니다;
12/10/10 14:44
수정 아이콘
템페스트는 일러스트랑 마지막전투에서 튕긴 것만 기억납니다. (지금 생각해도 열받네요 크크)
그래도 x같은 사가, 버그나 깔았다(만들다 말았다), 버그 열전을 체험안해서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메타녀2는 어느 정도길래 상지뢰인지...
화잇밀크러버
12/10/10 15:19
수정 아이콘
프메는 역시 2가 최고죠. 올리브가 가장 이쁘기도 하구요. 전 2도 윈도판보단 도스판이 좋았습니다. dd때문은 아니에요.;; [m]
12/10/10 15:27
수정 아이콘
메타녀 2는... 일단 전신그래픽이 많이 쓰이면서 작화가 약간 어색해졌고, 스토리도 1편의 기발함보단 떨어졌고 개연성도 부족. 그래도 좀 더 다양한 게임의 양상을 담아냈기 때문에 나쁘진 않았는데

한글화가 진짜 답이 없었죠. 한글화로 인한 버그도 수두룩하고 번역 자체도 이상하게 만들어놓고 1이랑 연동도 안되는데다 번역한 폰트가 깨지고 화면을 벗어나고 난리도 아니었음.
Backdraft
12/10/10 15:44
수정 아이콘
현재 전설의 DD파일을 지운다면 아청법에?
Darwin4078
12/10/10 15:56
수정 아이콘
dd파일 이전에 풍유환땜에 얄짤없을듯요.
알킬칼켈콜
12/10/10 16:13
수정 아이콘
아빠와의 결혼 + 여름바캉스 앨범 + 용의 레오타드 + 남국의 드레스 + 각종 윤락녀 엔딩 + 윤락 알바 + 무사수행 강도에게 패배 이벤트

확신범이죠
호리병
12/10/10 16:56
수정 아이콘
예전에 dd파일에 비밀을 밝힌 분이 있었죠
일본 원판에서 투명드레스? 가 한국판에서 삭제된 거라고..; 원래 프메2는 성인물 입니당
12/10/10 20:17
수정 아이콘
프린세스 메이커 예전에 참 재미있게 했었는데...
2를 재미있게 하다보니... 1도 구해서 하게되고...
그러다보니 3,4는 정품으로 사서 했었고.
육성이라 그런지 여동생도 같이 했었죠;;

메타녀는... 재미있게 했는데... 케릭터가 귀엽고 예뻐서 별생각 없이 했지만...
생각해보면 최고의 학원폭력게임이 아닐지... 천문부 부서 내에서 쿠테타가 일어나고...
다른 동아리 공격해 가는데... 다리 폭파시키고... 인간폭탄도 나오고;;
마지막에는 주인공들과 학생회랑 같이 연합해서... 네오천문부의 배후새력인 생물부 대결전까지...
이것이 정말 여고 생활입니까 -0-a
엄의아들김명운
12/10/10 22:18
수정 아이콘
사실 제대로 막장으로 키우면 딸이 사창가 들어가는 엔딩까지 있는 애초에 좀 맛이 간 게임...
시리즈가 거듭되고 유명해지면서 이런 어두운 요소들은 사라지긴 했지만 말이죠.
V챔프 부록판 메타녀 저희 집에도 있습니다 크크. 근데 해보진 않았어요. 그때 영전하는데 미쳐서 할 시간이... 영전 끝나고는 파판 했었고...
12/10/11 02:41
수정 아이콘
메타녀는 처음으로 일본알피지을 알게한 게임이죠. 개인적으로는 크로노스트리거보다 몇 배는 더 재미있습니다.
elf는 탑시크릿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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