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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7/25 15:21:07
Name 언뜻 유재석
Subject [일반] [잡담] 오세훈 시장님 만세 만세 만만세..

지난 토요일 밤..



약속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내 바디의 섬머 최적화를 위해 나는 운동을 하러 나간다.


올 초까지는 회사에서 체력단련비 명목으로 헬스클럽을 끊어줬는데 사장이 청개구리라 이제 안해준단다.

그렇다고 내 돈을 내고 헬스를 가는건 뭔가 상도덕에 어긋나는듯 하여 나는 자가운동을 하고있다.


집이 금호동이라(한강근처 입니다.) 운동하긴 좋다. 다리를 건너면 압구정이고 안건너도 한남동 쪽으로 달리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나는 동호대교를 건너 강남쪽 한강길을 달린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 이쁜 누나들이(이제 누나라고 하기엔 내가 너무 많이 쳐먹었구나 나이를..) 많다는 것이고,

둘째로 위대하신 오세훈 시장님이 강남쪽은 팍팍 개발 잘해줘서 넓고 쾌적하다는데에 있다.



하지만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토요일 그날은 강북쪽 길을 달리기로 했다.

코스는 옥수동에서 강북쪽 길을따라 잠수교까지 가고 잠수교를 건너서 강남쪽 길로 해서 다시 동호대교로 그리고 동호대교를 건너서

집으로 오는 장거리 코스를 잡았다. 왜 이렇게 장거리로 잡았냐면 내 몸의 섬머 최적화를 위해서...



뛰기 시작했다. 역시나 강북은 길이 구리다. "바보같은 강북 사람들.. 세훈이형 찍어줬으면 여기도 개발 해줬을텐데..."

그 말인 즉슨.. 『나도 바보』


궁시렁궁시렁 대면서 뛰었다. 아이팟 들고 귀에는 A8꼽고 나름 간지나게 운동하고 있지만 아무도 봐주지 않는다. 왜냐면 여기는

사람이 너무 없다. 낚시하는 아저씨들만 많고 운동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강남은 미어터지는데 말이다.


잠수교까지 런닝을 하고 잠수교를 건널때는 천천히 걸으면서 좀 쉬기로 자아와 합의했다. 왜냐면 왜냐면 생각보다 너무 빡쎘다...


그렇게 천천히 걷고 있었는데...






!!!!!!!!!!!!!!!!!!!!!!!!!!!!!!!!!!!!!!!!!!!!!!!!!!!!!!!!!!!!!!!!!!!!!!!!!!!!!!!!!






그 놈이 나타났다. 한동안 자취를 감추어서 존재를 잊고 있었는데 무서운 녀석이 등장한것이다.

디디오엔지


『똥!』


인생의 큰 갈림길에 놓여졌다.

문과냐 이과냐 따위를 선택하는 문제는 지금 이 문제에 비하면 구구단 수준이다.


원인을 분석했다.

1차원인은 아까먹은 또래오래 갈릭반, 핫양념반... 내일이 복날이라고 심여사가 사줬는데 가슴만 집중공략하는 패턴이 지금 이 참사를

불러일으킨 1차원인이 될 줄이야..

2차원인은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한국야쿠르트라는 기업은 악마다.. 그 조그만 통으로 내몸을 원격조종하다니...


원인을 분석한 후 나는 차분히 현 상황을 정리해봤다..

현 위치는 잠수교 딱 중간.. 지갑은 없고, 버스카드도 없다. 핸드폰과 아이팟이 전부이며 심지어 운동복 하의는 흰색을 입고 나왔다.

그것은 살짝 지려도 안된다는 이야기..설사 어디 숨어서 싼다고 해도 휴지 살돈도 없는것이다. 아 설사래... 우리말 좀 위대하다.



돌아갈까..라고 생각해보니 버틸수 없을듯 했다. 이미 내 뱃속은 소리없는 아우성

그렇다면 방법은... ? 그래 모험을 해보자.. 다리를 건너가 보는거야. 오세훈 시장님께서 강남은 욜라 개발해 놓으셨으니 화장실

정도야 수백 수천개를 만들어 주셨을거야.. 라고 생각하며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건너다가 위기가 몇번 왔는데 재생되고 있던 아이팟에서 나오는 노래가 하필 현아의 "버블팝" 이었던 것이다.

왜 문제가 되었냐면 가사중에 버블 팝~ 버블버블 팝팝!! 이런 가사가 반복되는데 팝팝 이부분에서 미친듯이 배가 아픈게 아닌가..

난 현아 되게 좋아하는데 현아는 내 뱃속을 원격조종하고 있었다. 요망한것..






자.. 어찌됐건 건너긴 건넜다.

『아~~~~~저 불빛!! 저곳에 오아시스가 있을거야!!』

사람이 많이 모여있던 그곳 역시나 그곳엔 엄청 큰 편의점 하나와 서울을 상징하는 해치가 그려진 거대 이동식 화장실 두개가 있었다!!

『오~ 지쟈스.. 오세훈을 이땅에 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휴지도 있었다..

『헤헷.. 세훈이형 역시 세심한 사람이었어..』


변기커버가 분리되어있던건 감점 요인이었지만 이제 그 누구도 나를 막을 수 없었다.



그렇게 쿨하게 아무일 없다는 듯이 볼일을 마치고 유유히 운동을 끝마치고 집으로 왔다.

동호대교를 건너는데 눈물이 날 뻔했다. 다행히 지나가던 오금행 열차에 들키지 않은게 다행이라면 다행..

다 큰녀석이 똥 잘 눈게 뭐가 그리 감동적이라고 운담...






집에와서 샤워를 하는데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오세훈 시장님에게 너무 고마운게 아닌가..


그래서 속으로 혼자 만세 삼창을 외쳤다..

오세훈 시장님 만세 만세 만만세...








세훈이형 제 마음속으로 3일 까방권 드릴게요..


혹시 인터뷰나 뭐 뻘짓거리 하실거면 3일안에 하세요.. 저는 3일간은 안깔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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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빨리
11/07/25 15:24
수정 아이콘
오세훈 시장은 사실 서울시장이 아니라 강남시 시장이였다는 소문이 사실이였군요.
바알키리
11/07/25 15:24
수정 아이콘
흐흐 정말 깨알같은 디스글이네요...
11/07/25 15:25
수정 아이콘
명확히 얘기할 수 없지만 중간부분의 멘트, 격하게 동의합니다.
잠수교~반포지구~청담까지의 한강구간과 거기서 이어지는 양재천 양재까지의 구간은 정말 ...

한강 구간이든 양재천 구간이든 이런 난감한 상황일 때 전 120에 문자보냅니다.
'여기 한강공원 어디어디인데요 제일 가까운 화장실이 어디인가요' 하면 5분안에 답문 옵니다.
'여기 어디어디인데 자전거 바람넣는데 없나요' 하면 없다고 '죄송합니다 ㅠㅠ'하는 센스도 보여주고,

생활에 관련해서도... 저번에 영동대교 남단에서 친구들과 한 잔 거나하게 취한 자정 무렵
갑자기 보신탕 먹을 데가 없을까 궁금해서 문자보내봤더니 근방 어디어디가 몇시까지 합니다 하는 디테일한 정보까지..
'여기 경부고속도로 서초 인근인데 다리 밑에 잡상인있어요' 문자보내면 경찰에 대신 신고도 해주고요.
(정확히 어디에 신고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한남나들목~양재나들목까지는 '고속도로'가 아니라 '자동차전용도로'라고 들어서 고속도로순찰대가 아니라 지방경찰이 관할한다는 얘길 들어서 어따 신고해야 할지 몰라 문자 보냈더니 알아서 처리하는 센스까지!)

서울시민 여러분께서 성실히 납세해주시는 지방세로 이번에 무상급식에 관련한 투표도 한다던데..
일개 경기도민이 22원짜리 문자 하나로 그런 소중한 지방세의 혜택을 누려서 죄송합니다..
국산벌꿀
11/07/25 15:26
수정 아이콘
대박이다 이글 크킄
11/07/25 15:30
수정 아이콘
대박수필......

가독성이 매우 뛰어나군요

PGR회원분의 위급함을 벗어나게 해준 그분께 저도 만세를 외치렵니다!
아고이카
11/07/25 15:31
수정 아이콘
글 잘 쓰시네요..글을 읽다보니 저도 어느새 오세훈 만세~
11/07/25 15:32
수정 아이콘
흐흐 재밌게 봤습니다-.
감정이입이 되서 중간부터는 저도 살짝 긴장되기 시작했습니다- 크크
있는혼
11/07/25 15:33
수정 아이콘
버블버블 팝팝
은솔아빠
11/07/25 15:36
수정 아이콘
유게감인데요. 하하
등짝이가살아나야제.
11/07/25 15:38
수정 아이콘
글 참 잘쓰시네요!
11/07/25 15:39
수정 아이콘
글 잘쓰십니다 크크
7drone of Sanchez
11/07/25 15:41
수정 아이콘
버블팝 대목부터 크크 거리면서 봤네요 말씀하신 화장실!! 너무나 잘 아는 곳이네요. 올 봄에 저도 이와 유사한 경험이 있었거든요 흑흑.
아마 저도 그땐 시장님을 찬양했을거에요. 지역구에 출마했을때부터 표 한번 주진 않았지만 말이죠.
그러나 반대편 세빛둥둥아일랜드를 생각하면 또 웃음이 가시긴 하죠.
재밌게 잘 봤습니당!
11/07/25 15:43
수정 아이콘
"변기커버가 분리되어있던건 감점 요인이었지만 이제 그 누구도 나를 막을 수 없었다."
이 뒤에 의성어로
"버블버블 팝팝" 추가되면 완전 쓰려졌을것 같습니다 크크크크
글 잘쓰시네요 대박
fd테란
11/07/25 15:56
수정 아이콘
잘 읽고 갑니다. 크크크
방과후티타임
11/07/25 16:00
수정 아이콘
저도 이런 필력을 가지고 싶습니다.
첫줄부터 끝줄까지 시원하게 읽혀지는 글!
11/07/25 16:30
수정 아이콘
저도 나이롱신자임에도 불구하고 절체절명의 위기일 때 화장실을 발견하면 무조건 하나님 아멘을 외칩니다. 동질감이 느껴지네요. 크크
11/07/25 16:37
수정 아이콘
글이란 역시 이렇게 쓰는거죠 크크
잘 봤습니다 ^ ^
11/07/25 16:56
수정 아이콘
오세훈이 화장실 만들어줘서 까이는걸 보니 대통령 해먹게 생겼습니다. 허허. 찍어줘야겠네요.
11/07/25 16:59
수정 아이콘
크크크 재미있네요. 필력이 부럽습니다~
hm5117340
11/07/25 17:05
수정 아이콘
요즘 정말 까이는 기세가 청와대를 노크할만 하군요. 크크
타나토노트
11/07/25 17:12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크크크
아나키
11/07/25 17:51
수정 아이콘
저도 그래서 한국 교회의 무한증식을 좋아합니다
언제든쓸수있는 화장실이 전국에...
그..후..
11/07/25 18:14
수정 아이콘
옆동네 토박이 입니다..
응봉동쪽은 그나마 낫지만 금호~잠수교까지의 강변은 길도 좁아서 자전거 피하는것도 일이지만..
옥수동 입구쪽에 자전거를 무료대여 해주어서 가끔 이용합니다..잉?
11/07/25 20:05
수정 아이콘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네요.
'언뜻 유재석'님의 글은 항상 웃으며 몰입하게 하는 뭔가가 있어요...
the hive
11/07/26 12:59
수정 아이콘
차기 대통령 오세훈만세!
응?
두유매니아
11/07/26 18:01
수정 아이콘
막깔납니다 레알 굿 흐흐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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