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1/05/30 19:31:26
Name 귀여운호랑이
Subject [일반] 혼자서 집으로 오는 길이 참 멉니다.
헤어졌습니다.

저번 금요일 밤에 헤어지자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우연히 만난 술자리에서 그 사람을 처음 만났고 저와 다른 활달하고 밝은 성격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나이는 저보다 한 살 많지만 머리 모양
만 좀 바꾸면 저보다 어려보이는 귀여운 얼굴도 좋았네요. 처음 만난 저에게 스스럼 없이 대해주는게 고맙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
니다. 같이 있고 싶다고.

여자에게 미칠듯이 무뚝뚝하고 자신 없는 제가 그날부터 스스로도 놀랄만큼 적극적으로 그 사람에게 다가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이유를
만들어서라도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려고 노력했고 또 고맙게 그 사람도 절 밀어내지 않았습니다. 뭔가 좋은 걸 주고 싶어서 그 사람이 좋아
할만 것을 이것저것 찾아보기도 하고 또 좋은 곳에 함께 가고 싶어서 이곳저곳 정보를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제 수준에 맞지 않을 만큼 지출
도 늘었지만 정말 그런 거 전혀 의식도 안 됐습니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 사람은 다 그렇겠지요.

그렇게 한 달 정도 그 사람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하고 나서 제 마음을 말했습니다. 그 사람은 한 달 후에 답을 주겠다고 했고 다시 한 달
의 시간 후 제 마음을 받아줬습니다. 아직도 그 때를 잊을 수가 없네요.

그렇게 한 달이 지난 후 헤어졌습니다. 눈치 없고 무심하고 멍청한 제게 많이 실망하고 화가 났나봅니다. 보고 싶어서 집앞으로 찾아간 제게
전화로 만나지 말자고 하더군요. 정말로 한참을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다가 몇 마디 힘든 대화 후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걸로 끝이네요. 세 달 정도 만났던 그 사람과의 시간이 이걸로 끝이나버렸네요. 주말내내 몇 번이고 전화하고 보고 싶었지만 마지막 통화
때의 그 차가운 말들 때문에 연락할 자신이 없네요. 혹시나 만나준다고 해도 나를 그렇게 좋아했던게 아닌 것 같았다는 그 말 때문에 그 사람
의 얼굴을 볼 용기가 없네요. 이렇게 끝나는가 봅니다. 지금은 그 사람에게 더 잘 해주지 못 해서 그저 미안하다는 생각과 후회 밖에 없습니
다. 그리고 . . . . . 외롭네요.


- 퇴근 후 혼자 집으로 와서 방에 있으니 참기 힘들어 글이라도 하나 남겨봅니다. 헤어짐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모두 그 시간을 어떻게 견뎠을
까요? 그저 시간이 약일까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1/05/30 19:37
수정 아이콘
저는 뭐 이 게시판에다 이런 비슷한 글을 2자리수 이상 싸내며 버텼죠.
가만히 있으면 참 힘듭니다. 그 감정을 잊거나, 혹은 토해낼 수 있는 많은걸 하려고 해 보세요..그러면 조금 도움이 됩니다. 일반적으로는 술을 진탕먹고 노래방에가서 내 노래같은 노래들 목이 쉴때까지 부르고, 이게 매일 반복되다 지치고 몸 망가지면 서서히 정신이 든다고는 하더라구요.

시간이 약이고, 더 좋은 약은 새로운 이성입니다. 근데 그보다 더 좋은 약은 자기 자신이에요. 잘 안된 걸로 본인을 구렁텅이에 넣지 마세요. 그 사람을 사랑하던걸 나 자신에게 돌린다면 조금은 빨리 극복할수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힘내세요. 여전히 여자는 많고, 그럼에도 시간은 흐르고, 어느새 다시 익숙해 집니다. 간혹 가라앉은 마음들이 떠올라 힘들떄도 있지만..다음 사랑은 더 성공적이길 바래봅니다.
sealofmemories...;;
11/05/30 20:00
수정 아이콘
위에분도 말해주셨지만

정말 딱 시간이 약입니다.

힘내세요!!
가치파괴자
11/05/30 21:42
수정 아이콘
정말 안믿었는데.. 시간이 약이 더라고요..
저도 그런 여자를 다시 만날수 있을까를.. 10개월이나 헤매다가..
가뜩이나 수험생인데, 한번 생각나면 줄담배 피고.. 글쓰고.. 책읽고.. 미친듯이 자기자신을 슬픔으로 몰아가다가 어느순간
정말 어느순간 부터 멀쩡해 지더군요.. 정말 신기할정도로..
힘내시기 바랍니다..
아스날
11/05/30 22:17
수정 아이콘
저랑 비슷한 이별을 경험하신듯하네요....분명 제 생각에는 잘해주는것 같은데 여자입장에선 그게 아닌....

현실적으로 시간보다는 다른 여자가 약일듯 합니다....물론 제 경우에는 그랬지만요....

힘내세요...세상에 여자 참 많습니다...알고 보니깐 저를 좋아해 주는 여자도 있더군요...^^
귀여운호랑이
11/05/30 22:34
수정 아이콘
역시 시간이 약이군요. 일단 마셔야겠습니다.
이쥴레이
11/05/30 22:52
수정 아이콘
정말 시간이 약 입니다........
참소주
11/05/31 03:55
수정 아이콘
저도 예전에 차이고 나서, 제가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사람인 줄 알고 징징댔더랬죠. pgr에도 글 올렸었는데, 시간이 지난 후 너무 부끄러워서 바로 삭제했습니다 -_-;; 그렇게 난리를 쳤는데도, 1년,2년.. 이렇게 지날수록 희미해지더군요.

시간이 약입니다. 힘내세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7248 [일반] 사소하지만 제게는 신기했던 일 경험담입니다(괴담 아니에요) [14] 귀여운호랑이5013 16/08/26 5013 1
52311 [일반] [애즈원] 헤어져 [44] 귀여운호랑이5006 14/06/20 5006 1
50110 [일반] 편도결석이 주는 쾌감. 편도결석 이야기 [32] 귀여운호랑이17090 14/02/27 17090 1
48485 [일반] 휴대전화 공구 관련해서 뭔가 신종 사기가 진행중인 듯 합니다. [80] 귀여운호랑이8002 13/12/13 8002 4
44336 [일반] 용기 내서 써봅니다. 탈모와 치료에 대해서 [43] 귀여운호랑이22325 13/06/07 22325 3
29477 [일반] 마블의 재미있는 최강자 놀이 [40] 귀여운호랑이11807 11/05/31 11807 0
29453 [일반] 혼자서 집으로 오는 길이 참 멉니다. [7] 귀여운호랑이4133 11/05/30 4133 0
26201 [일반] 쥐20도 다가오고 global 시대를 맞이하여 촌스런 한국말 순화해요~ [90] 귀여운호랑이6897 10/11/05 6897 0
24289 [일반] 햄촤, 아니 카라의 일본 활동이 상당히 성공적이네요(악수회 사진) [18] 귀여운호랑이7394 10/08/14 7394 0
12189 [일반] 우리 정현님 노래 한 곡 들으세요.(비밀 추가) [5] 귀여운호랑이2874 09/04/24 2874 0
8833 [일반] 가정법 사회 [14] 귀여운호랑이3173 08/10/16 317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