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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9/28 17:13:20
Name 후리
Subject [일반] 놀러와 - 세시봉 친구들
저번주 월요일에 이어서 놀러와 - 세시봉 친구들 특집이 2주 연속 방영됐었는데..
비록 80년대생이고 통기다 세대가 아니었었지만 이번 놀러와 특집을 보면서 가슴이 찡해져서 글 남겨봅니다.

송창식, 윤형주, 조영남, 김세환.. 이 네분 모두 단 한번도 같이 예능프로에 출연하신 적이 없다고 하셨는데
이번 놀러와 세시봉 특집에서는 감동과 재미 모두 얻어간 것 같네요.

특별히 연습을 하지 않아도 한명이 노래를 시작하면 바로 기타 코드를 잡고 노래를 부를 정도로
세시봉 출신인 네분의 우정이 특별히 돋보이는 특집이었습니다.

중간에 윤형주씨와 송창식씨의 대화가 아직도 귀에 맴도네요..

"나는 철들자마자 염할꺼다.." 라고 송창식씨가 말하자마자
"너 철들지마.. 나 염하는거 싫어.. 나 죽기전에 죽지마 " 라고 윤형주씨가 말하시고..
뒤이어서 송창식씨가.. "뭐? 너 죽을떄 같이 죽으면 되지 뭐.."

동시대에 전성기를 보내면서 인생의 정점을 찍었던 분들이
그 기억들을 회상하면서 소소한 것들에서 재미를 찾는 것을 보면서 괜히 뿌듯해진달까요?

그 분들을 보면서 낭만적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깨닳게 되었네요..

아이돌 그룹들을 섭외하지 못해 안달이 난 다른 프로들과는 달리
80년대의 스타인 세시봉 친구들을 섭외해서.. 이렇게 자연스럽게..
대부분의 TV프로그램에서 말씀조차 거의 하시지 않던 송창식씨마저 예능인으로 만들어버린
놀러와의 내공에 다시한번 감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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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손을 잡으
10/09/28 17:10
수정 아이콘
진짜 재미도 있었고, 나름 짠했죠.
조영남씨는 웃기긴 해도 사는 방식이나 사고가 참 싫어하는 사람인데, 저 방송을 통해 좀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할까요?

그리고 무슨 노래든 시작하면 네 명이 안 맞춰도 다 자기 파트 잡고 마음대로 뒤집었다가 화음도 저절로 붙고 정말 내공이 느껴졌네요.
The HUSE
10/09/28 17:17
수정 아이콘
낭만은 낭만 자체로 즐겁습니다...

언젠가는 소녀시대, 카라가 낭만을 얘기하는 시대가 오겠죠.
요즘 핑클, SES 만 뭉쳐도 가슴이 뭉클하던데. ^^;;
포뇨포뇨
10/09/28 17:12
수정 아이콘
자야지..자야지..하면서 결국 다 보았습니다. 최고 였어요!
불멸의이순규
10/09/28 17:18
수정 아이콘
2부특집이었는데도 정말 재밌었어요 !
저도 조영남씨는 별로 좋아하는편이 아니었고 송창식씨는 금지곡때문에 이름만알고..나머지 두분은 거의 모른다고 해도 좋을정도인데, 방송보고 참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같은 우정이라도 역시 오래된 우정은 옆에 있는 사람들까지 훈훈하게 만드는거 같네요
희망고문
10/09/28 17:25
수정 아이콘
요즘 가수들 중에 이분들보다 노래를 잘하는 분들은 많겠지만,
이렇게 가슴을 울릴 수 있는 가수는 그리 흔치 않을 듯 합니다.

더불어 놀러와가 아니면, 유재석이 아니면 이런 게스트를 모셔다가
토크쇼를 한다는게 쉽지 않을거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2주동안 즐거웠습니다.
놀러와 제작진 여러분 감사합니다.
HatcheryOK
10/09/28 17:49
수정 아이콘
방에서 DMB로 채널돌리다가 우연히 걸려서 보다가 어머니께서 보시면 좋아하실 것 같아 거실에서 다른 채널 보시던 어머니께 말씀드려서 같이 봤습니다. 결과는 대만족이었고요.

네 분이서 토크하다가 노래 얘기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통기타반주에 노래를 부르던 모습이 여타 다른데서는 보기 힘든 장면들이라 신선했어요. 특히 윤형주씨는 조영남씨 디스를 비롯하여 장면마다 한마디씩 툭툭 던지는 모습이 예능감이 상당하시더군요. 후후

한가지 재미있던 점은 가요계 내에서도 짬이 좀 되는 이하늘과 길이 토크 내내 긴장하다 못해 얼어서 제대로 말도 못했다는것 정도? 특히 길이 송창식씨와 '담배가게 아가씨' 부를때 긴장해서 가사 얼버무리던게 인상적이더군요.
10/09/28 17:58
수정 아이콘
요즘 놀러와는 이런 개념섭외가 많아서 참 좋네요.
10/09/28 18:05
수정 아이콘
얼마나 호흡을 맞춰보았으면...저 연세에도 실수 없이 망설임 없이 줄줄이 흘러나오는 걸까요. 어제 너무 감동받았고 특히 아침이슬은 금지곡이어서는 안된다고 강하게 주장하시던 영남이형님 멋져용.
지니쏠
10/09/28 18:13
수정 아이콘
무릎팍 한예슬편과 더불어 가장 재밌게 본 예능이었던 것 같네요.
종이피아노
10/09/28 18:09
수정 아이콘
울릉도 잉어 연못과 조영남씨 장례식 곡(?)때문에 정말 크게 웃었습니다.
10/09/28 18:54
수정 아이콘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올해 예능에 레전드 방송이 많네요..
무도 레슬링, 남격 합창단, 놀러와 세시봉까지...
1박2일 남극특집도 지진만 아니었으면 레전드 반열에 올랐을텐데..
예능 수준이 점점 후덜덜~
강가딘
10/09/28 19:37
수정 아이콘
놀려와가 괜히 장수프로가 아니고 왜 월요일밤의 최강자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특집이였다고 봅니다.
PGR끊고싶다
10/09/28 19:40
수정 아이콘
주위에서도 추석전날,어제방송이 꽤 재밌었다고하더군요.
자취생이라 요새 뭘하는지 잘 몰라서.....;;
그리고 임요환-김가연커플편 놀러와는 언제 방영하죠?
다이어트
10/09/28 20:16
수정 아이콘
세시봉 4인방의 입담과 노래에 즐거웠고
유재석-김원희 두명의 토크쇼 엠씨의 내공과
놀러와 제작진의 수고로움이 참말로 느껴지는 방송이었습니다
앵콜요청금지
10/09/28 20:19
수정 아이콘
세시봉이라는 곳도 처음 알았고 윤형주씨는 이름도 처음 들어봤고 송창식씨는 다른 후배가수들이 모창할때나 봤던 분인데 진짜 간만에 재밌게 본 예능입니다. 노래 한곡한곡도 다 소중했고요.
조영남씨는 라디오스타에서는 그냥 늙은아저씨가 참.. 이런 생각이였는데 저런 좋은 친구들이 있는건 부럽네요.
빅토리고
10/09/28 20:30
수정 아이콘
예전에 라디오스타에서 고 김현식씨 추모특집 할때 이승철씨랑 봄여름가을겨울 나와서 이야기하는편도 참 재미있었는데.... 이번편도 자극적인 소재 없어도 보면서 절로 미소짓게 만들더군요. 옛날 노래임에도 듣고 있으니 참 좋더군요.
최연발
10/09/28 21:00
수정 아이콘
조영남 아저씨 예능감 정말 장난이 아닌데요;; 라스에서도 기대하지 않았는데 너무 웃겨서
놀러와 본방 사수 했었는데 올해 본 토크쇼 중 개인적으로 으뜸이였습니다.
송창식씨의 담배가게 아저씨는 한 번 들었는데도 계속 흥얼거리게 만드네요.
노래 너무 좋아요
난동수
10/09/28 21:21
수정 아이콘
드디어 pgr21에도 "놀러와" 세시봉특집편 글이 올라왔군요.

비록 2회에 걸친 단발성 편성이었지만, 남격/무도 몇몇 에피소들과 함께 2010년 예능 최고 레전드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대박이었지만,
그래서 다른 여타 커뮤니티에선 이미 난리였었지만, 역시나 pgr21 유저들의 나이대가 그래서 그런지 여기만 유독 조용했는데(글수 0)...
이 글이 올라오니 너무 반갑네요.

정말 넋을 놓고 봤습니다.
보면서 배꼽을 잡다가, 눈물을 흘리다가, 소름이 끼쳤다가 정말 롤러코스트 시청이었어요.
물론 송창식/윤형주 두분을 봐서 제일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특이했던 건
지금까지 TV 시청하면서 조영남 나오는 프로그램을 재밌게 보긴 처음이네요.
막강 토크쇼 라디오스타에서도 통제를 못했던 조영남을 윤형주가 이렇게까지 들었다 놨다 할 줄이야.
프로그램을 삼천포로 빠지게 만드는 "기"를 가진 조영남을 저렇게 컨트롤하니 이렇게 재밌을 수도 있군요.

ps. 담배가게 아가씨는 전곡을 들어봐야 그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세션 기타리스트 함춘호와 함께한 올해 EBS 공감 콘서트입니다.
http://www.youtube.com/v/nM1Bwp7Vs_o
10/09/28 22:23
수정 아이콘
아 .. 어제 2부가 방영이 됬군요
1부가 너무 재미있어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못봤네요 ㅜ.ㅜ
저는 1부에서 송창식씨의 목소리에 정말 깜짝놀랐습니다
송창식씨가 세시봉데뷔때 불렀다던 '남몰래 흐르는 눈물'을 끝까지 다 들어보고 싶더라구요 ^^
10/09/28 23:03
수정 아이콘
너무 웃겨서 보는 내내 웃었었습니다.

따로 조영남씨의 장례식이야기는 유게에 올려볼까 생각했다가 접었거든요. 라디오스타에서 한 번 했던 이야긴데, 좀 더 자세하게, 그리고 훨씬 재미있게 했습니다. 한참 웃었어요.

담배가게 아가씨는, 한참 부르다가 김원희씨가 까꿍에서 빵 터졌는데, 그 다음에 '그녀가 웃었어'가 나와서 더 웃겼구요.

그나저나 윤형주씨가 윤동주시인의 육촌동생인 것은 처음알았네요. 나이를 감안하면 한번도 못봤겠지만... 네 분의 전성기의 끝자락을 유치원때 멋모르고 봤던 아슬아슬한 세대라, 그래도 조금이라도 공감할 수 있었던 것에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어렷을 적 우리집에 아침이슬과 왜불러, 고래사냥등의 악보가 시뻘것게 금지곡으로 쓰여진 채 있었었거든요.
10/09/29 01:00
수정 아이콘
저 정도 내공의 뮤지션들이 모이니 대화와 음악의 경계선이 무너져 보이더군요. 토크와 음악이 너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서 노래가 말 같고 말이 노래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난 번 3대 명MC특집에 이어 정말 놀러와 캐스팅의 위엄이더군요.
비소:D
10/09/29 08:03
수정 아이콘
놀러와는 항상 보면서 드는 생각이지만 '제작진이 참 열심히 한다는 것'
매 방송마다 다양하게 많이 고민하고 어떻게 만들어야할지 생각한다는게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놀러와는 음악하시는분들 나오면 참 재밌더라구요 피아노나 통기타앞에 앉아서 수다떨다 한곡 부르고
수다떨다 한곡부르고 하는 재미가 있어요 ^^
엘케인
10/09/29 09:49
수정 아이콘
송창식씨 노래에 얽힌 기억이 나서, 몇 글자 적어봤습니다.
타 싸이트에 올리고, 여기는 댓글로 쓰면 될 듯 하네요. 하하.

1.
중 3때였을겁니다.
농업/가사 시간이었죠.
여자 아이들은 교실에서 가사수업을 듣고(아마 무슨 요리를 만들고 있었던 것 같네요)
우리 남자아이들은 교장선생님 관사 앞 채소밭에 거름을 주고 있었습니다.

당시 친하게지냈던 반장녀석(별명이 주윤발을 줄여서 준발이)과
키가 조그맣고 별명이 부시맨이었던 녀석이랑
그 소똥 두엄이 한가득 차 있는 리어카를 끌고 옮기고 있었죠.

반장녀석이랑은 국민학교때부터 같은 반을 여덟번이나 한 사이고
당시 제가 부반장이라 그 친구 집에서 자주 자곤 했었죠.
그 친구 형님이 동네에서 유일한(아마 이웃 두세개 리에서 유일했을 듯) 대학생이라
그 집에 송창식 테이프가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그친구와 저는 '담배가게 아가씨' 완창이 가능(?)했었죠.

소똥내음이 아무리 시골스럽고 자연스러운 것이라지만,
여자애들은 교실에 앉아 이쁘게 수업듣는데
삽들고 리어커를 끄는게 그리 좋지는 않았을 테죠.

리어커를 끌며 슬슬 노래를 부릅니다.
'우리 동네 담배가게에는 아가씨가 이쁘다네~ ...'
이 녀석이 잘생겼는데다가 넉살도 좋아서(노래는 못했지만) 은근 어울립니다.

슬슬 박자를 맞춰서 따라부르며 속도를 조절하죠.

마침내 여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교실 옆에서
(봄날이었나... 창문을 열고 수업들 듣고 있었죠)
클라이막스를 부릅니다~

'눈싸움 한 판을 벌린다~ 아다다 다다다 다다다 다다다~~~~~'



아마 온 몸에서 풍기는 소똥냄새가 아니라면
교실로 들어가 가사선생님께 한참 두들겨 맞았겠죠. 하하




2.
그 전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국민학교 4학년 소풍때였죠.

당시 6학년 형들이(아.. 우리 학교는 한 학년은 한 반 밖에 없었어요)
장끼자랑때 나름의 뮤지컬을 했답니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 유머프로를 따라하지 않았을까 하네요. 아니라면 그 형들은 정말 천재!!)

기억나는 내용이,
'심청전'을 연기하면서, 각각 장면에 가요를 넣어주는 형식이었죠.
(나름 맘마미야 같은 느낌?)
가사는 살짝 변형해서 말이죠.

이때 송창식씨 노래를 처음 들었어요.
심청이가 팔려가는 장면에 '왜불러'가 나왔었습니다.

'왜불러~ 왜불러~ 돌아서서 가는 사람 왜불러~ 왜불러~'

개사를 했던것 같은데 잘 생각이 안나네요.


나중에 심청이가 물에 빠지는 장면에는
조용필씨의 '촛불'을 개사해서 불렀습디다.

'심청이는 왜! 인당수에 빠졌나요~ 심청이는 왜! 인당수에 빠졌나요~ 연약한 심봉사는 누가 지키라고~ (코러스로 '뺑덕어멈! 뺑덕어멈!')'


가요도 잘 몰랐던 시기였는데
참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3.
제가 정말 좋아하는 송창식씨 노래는
'참새의 노래'입니다.

담배가게 아가씨가 들어있던 테이프에 같이 있었던 것 같은데..

노래 가사에 나오는 참새의 삶을 살고 싶었더랬죠.

뭐, 그런 삶을 바라며 십 수년을 더 살다가
결혼을 결심한 이후로는 좀 혼탁해 진 것 같긴 하지만 말이죠.

아침이 밝는 구나, 언제나 그렇지만
오늘도 재 너머에 낱알갱이 주으러 나가봐야지
아침이 밝는 구나




가사는 잘 생각이 안나네요. 그냥 그 분위기를 좋아했었나 봅니다. 하하.
10/09/29 10:25
수정 아이콘
어제 밤 12시쯤 이 글 보고 놀러와 찾아서 봤는데...
보는내내 와~ 하면서 눈물 찔끔거리면서 봤습니다 정말 술이 땡기더라고요 덕분에 마신 술이 캔맥주 6캔...
결국 다 보니 시간은 새벽3시...

힘드네요 지금...아침에 회사나오자마자 짱박혀서 잤습니다

정말 송창식씨 노래는 마음을 울리더군요 그리고 조영남 윤형주 김세환씨 모두 정말 노래를 가지고 놀더라고요
이게 가인이구나 싶었습니다
헤르메스
10/09/30 00:58
수정 아이콘
무엇보다도 세 분 모두 노래하는 것을 사랑하시더라고요. 요새 가수들은 직업으로 노래하는 느낌이 강하지만, 저 세 분은 음악과 일체가 되신 분들이었습니다. 노래하는 그 모습이 어찌나 행복해보이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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