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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7/28 15:05:24
Name 모모리
Subject [일반] [만화] 크게 휘두르며 - 히구치 아사
# 블로그의 글을 옮긴 것으로, 반말체가 싫으신 분에겐 불편할 수 있습니다.






SK - 야구는 김성근이 한다 / 한화 - 야구는 류현진이 한다 / 니시우라 고등학교 - 야구는 포수가 한다






  니시우라 고등학교의 야구부는 연식이었던 기존의 야구부가 폐부되고 수 년만에 경식으로 부활한 야구부다. 니시우라 고등학교를 졸업한 야구부 감독 모모에는 무려 '여자'이며 선배도 없이 모두 1학년 10명으로 구성된 빈약한 야구부. 더군다나 팀의 에이스인 미하시는 중학교 야구부에서 왕따를 당한 소심한 투수. 여러모로 위태위태한 야구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크게 휘두르며는 상당히 현실적인 고교야구를 그리고 있다. 특출한 능력을 가진 투수 미하시를 제외하면 모두 평범한 고등학생이고 그들의 야구도 평범하게 진행된다. 괴물 같은 홈런 타자, 미칠듯한 주루 스피드를 자랑하는 주자, 강력한 강속구 투수. 이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평범한 안타를 치고 번트로 진루시키고 안타로 불러들이는 평범한 야구.

  스포츠 만화는 스포츠 그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스포츠에 얽힌 이야기와 승부의 짜릿함이 주는 묘미를 그려내는 것에 집중한다(자연히 그들의 승부를 과장스럽게 그리게 된다). 그러자면 괴물 같은 주인공과 라이벌이 등장하고 그들의 승부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 것이다. 야구에서 가장 주목받는 자리는 투수고, 그 다음엔 4번 타자일 것이다. 그래서 야구만화의 주인공은 에이스 투수이거나 4번 타자인 경우가 많다.

  물론 크게 휘두르며의 주인공도 투수인 미하시지만 야구의 진행에서 가장 중심에 서는 자는 포수인 아베다. 이 부분만 봐도 크게 휘두르며가 독특한 만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포수는 야구만화에서 영원한 조연으로 실제로도 주목받기가 어려운 수비 위치다. 또한 미하시도 이야기 전개의 주인공일 뿐이지 만화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야구 시합 중에는 딱히 주인공을 꼽기 어려울 정도로 고른 비중을 차지한다.

  참고로 투수가 주인공인데 왜 제목이 저런가 하고 의아한 사람이 있을지 모르는데, 제목인 '크게 휘두르며'는 야구의 방망이를 휘두르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투수가 와인드업하며 팔을 휘두르는 것을 의미한다.



  이 만화에서 그리는 '평범한 고교야구'가 재밌는 이유는 다른 만화에선 주인공을 위한 조연에 그치는, 극단적으로 말하면 홈런 쳤을 때 많은 점수를 얻기 위해 루상에 깔리는 돌에 불과할 평범한 선수 하나 하나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작가가 여자라서 그런지 섬세한 심리 묘사가 대단히 뛰어나고(전공 역시 스포츠 심리학) 스포츠 만화임에도 거친 느낌보단 따뜻한 느낌을 준다.

  또한, 포수가 만화의 중심일 정도로 야구 그 자체에 대해 자세하게 파고들어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야구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권말에 야구 규칙을 부드럽게 풀어내는 부록도 있다.



  현실적인 만화라고 그렇게 칭찬을 했지만 만화인 이상 과장된 부분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미하시의 9분할 제구인데 미하시는 중학교 3학년 시절 몸에 맞는 공이 없고 볼넷이 단 하나였다.[1] 제구력의 대명사, 마스터 그렉 매덕스조차 6분할이 한계라고 말했으니 얼마나 말이 안 되는 소리인지 알 수 있다. 그나마 미하시의 제구력은 전력으로 던지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설정을 넣었다(실제로 미하시의 구속은 엉망이고 빠른 공을 던지려고 하자 제구가 안 되는 모습을 보였다).

  작품 내에 은근한 여성향의 요소가 있다. 물론 여성향 만화는 절대 아니고 아주 건전한 야구만화지만, 노렸다 싶은 수준의 요소들이 보인다. 그 증거(?)로 2차 제작물(동인지)은 여성향이 압도적이다.



작가의 다른 만화 : 캠퍼스 연애공식





덧붙임

  '구속은 타고나는 것이나 제구는 노력으로 가능하다'라는 말이 있는데 난 이 말을 아주 싫어한다. 제구력도 타고 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니라면 김혁민 어쩔 건데……. '1km 더 빠르게 던지는 것보다 1cm 더 뺄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야구다'라는 송회장님의 말씀처럼 야구에서 제구력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크게 휘두르며는 제구력이 갖는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만화다.





1.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해 이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지 설명한다. 괴물 투수라 불리는 류현진의 경우, 2010년 시즌 지금까지 149이닝 33볼넷을 기록했다. 4.5이닝당 볼넷 하나를 기록하는 꼴이다. 즉, 선발 투수가 보통 5~6이닝을 던지니까 한 경기에서조차 볼넷을 하나도 안 주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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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동료열매
10/07/28 15:12
수정 아이콘
이거.. 다 좋은데 주인공이 너무 찌질해서 많이 못보겠더군요 ㅠ_ㅠ
주인공이 약간만 덜했더라도 근성을 가지고 볼텐데 한 10권까지 봤던거 같아요 그래도...

9분할이라는 매력적인 스킬을 갖고 있음에도 상당히 정이 안가더라구요.
10/07/28 15:19
수정 아이콘
왠만한 야구 만화는 다 보는 성격인데.. 많은 이들의 추천을 받는 이 만화는 보기가 참 힘들더라구요;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그림체가 안맞으면 집중이 안되어서 ㅠ_ㅠ
그래도 시간나면 꼭 한번 읽어봐야 겠네요.
10/07/28 15:21
수정 아이콘
구속을 제구(9분할)와 테일링 패스트볼과 바꾼 캐릭터죠 =_+(구속이 A급 사회인야구 선수급 ...)

구속이 130만 되도 사기인데... 100km로 맞추어 놔서 ...
학교빡세
10/07/28 15:23
수정 아이콘
저도 1,2권까지는 봤는데 이 만화에 크게 흥미를 못느끼겠더라고요.....많은 분들이 괜찮다고 하셔서 뒷부분까지 읽어볼까 생각중이기는 하지만 자금 여유가 부족.....
켈로그김
10/07/28 15:43
수정 아이콘
감독이 너무 느껴요..;
Spiritual Message
10/07/28 15:43
수정 아이콘
캐릭터의 매력이 좀 떨어지지만 야구의 디테일이 대단하죠. 만화광이 아니라 야구광을 위한 만화랄까..
오묘묘묘
10/07/28 16:28
수정 아이콘
저도 참 주인공의 찌질함에 도저히 못보겠더라고요..
추천 많이받는거 보면 참 신기합니다~
10/07/28 16:34
수정 아이콘
애니로 절반정도 봤습니다만.. 주인공의 찌질한 성격은 진짜 참기가 힘들더군요.
이걸 계속 볼지말지 고민중이랍니다...(사실 하드 용량이 없어서.. T.T)
10/07/28 16:34
수정 아이콘
후로게이삘이 나서 거부감이 드는 만화... -_-
초코와풀
10/07/28 17:18
수정 아이콘
미하시의 찌질함은 애니로 6편정도 보고나니까 적응되던데요. 흐흐. 이 만화 정말 좋아해요~ 1기의 인기에 힘입어 2기도 나왔죠. 개인적으로 말도 안되는 무적의 캐릭터는 미하시 뿐만 아니라 타지마도 있다고 생각해요.
10/07/28 19:29
수정 아이콘
열혈스포츠물, 근성용자물을 좋아하는 저지만, 크게 휘두르며는 참 재밌게 봤습니다.(스포츠를 좋아해서 일까요?)

물론 찌질한 주인공때문에 좀 열받긴하지만, 강철의 라인베럴도 초반에 참고 봤던 저이기에(그러고보니 비슷한 시기였던듯)

언젠간 성장하겠지..하던게 벌써 2기.

1기 오프닝 곡을 참 좋아해서 보통은 오프닝 스킵하는데 항상 오프닝도 함께 봤던 애니메이션입니다.(크로스게임과 더불어 양대 오프닝곡)

노래방에서 하도 불러재낀 덕분에 이 애니메이션 한번도 안본 친구가 노래를 다 외울지경이죠.
10/07/29 09:17
수정 아이콘
저는 홈런만 못치는 천재타자 타지마의 미래가 더 궁금하더군요. 타지마는 아직 체격이 크지 못해서 홈런을 날리지 못하는데요. 그래서 우유도 열심히 마시고 밥도 많이 먹죠. 갑자기 체격이 커져서 홈런까지 빵빵 터지는 타자로 성장할지, 아니면 여전히 작은 체격으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할지 궁금합니다. 특히나 타지마는 주인공인 미하시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보이는데도, 둘이 가장 대화를 잘 하고 있다는 것도 재미있는 설정이지요.(말투가 느린 미하시의 통역까지 해주는 타지마;;;)
One Eyed Jack
10/07/29 10:44
수정 아이콘
저번에도 크게 휘두르며에 관한 글이 하나 올라왔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때도 많은 분들이 미하시 찌질거려서 싫다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저는 미하시의 쭈삣거림이 너무 좋더라구요. 흐흐.

제게는 상당히 좋은 애니로 기억되는 작품이고 후속작도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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