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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8/03 06:44:31
Name 깐부
Subject [일반] 20년전 조롱받던 한국드라마 같아진 한국영화 (수정됨)
이글은 3줄 두괄식 글 입니다.

아래 1 2 3을 읽고 내용에 앙꼬가 없다고 생각하신 유저분은 조용히 뒤로 가기를 눌러주십시요.

1. 선수입장
2. 더벅머리 며칠 안씻은 때가 꼬질꼬질한 안경낀 청년이 모니터를 보다가 “어!” 하더니 키보드를 갑자기 두두둑 두두둑 두드리며 천재적으로 해킹을 마구마구 함.
3. 경찰청 사무실안 누군가 “범인 애인은 갑자기 리우데자네이루로 갔고!” 또 누군가 추임세 “리우데자네이루는 멀어!” 그러면 또다른 누군가가 깨달음에 부르르 떨며 추임세 “아! 잠깐 먼것은 백두산“ 이러면 학질이 번져 동공이 지진난듯 다 같이 부르르 떨며 하모니 합창함 “범인은 높은 곳 백두산..”

언젠가부터 우리 영화가 뻔하고 내용과 영상 보내는 메시지 모두가 촌스럽고 재탕하고 배끼고 뻔뻔스럽단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촌스럽단건 어느순간부터 심각해진 상황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선수입장이 요약어로 웹에서 조롱거리로 올라 있을 정도이지요.

우리 드라마가 K드라마로 부흥을 하기 전 저는 위 1 2 3과 같은 조롱을 한국 드라마판에서 본적이 있습니다.

당시 개콘에서는 드라마에서 보이는 뻔하고 뻔뻔하며 촌스러운 대사를 아래처럼 희화화 해서 코너로 만들었었죠.

—여자 개그맨 1 :(울며) “너 답지 않게 왜그래?“

—남자 개그맨 2 : (바람난 중딩처럼 깐죽 깐죽이며) 나 다운게 몬데? 나 다운게 몽데? 앙? 앙앙? 앙앙앙?”

이렇게 당시 많은 사람들은 드라마 뻔한 작태를 코미디로 보며 같이 비웃고 폭소하였습니다.

영화는 이미 드라마판에서 보였던 조롱 받았던 역사를 되풀이 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영화판은 개콘이 없어 다행입니다.

이후 한국드라마는 TVN 개국과 동시에 일어난 드라마 수요증가와 케이블 TV가 주도로한 다양한 장르의 시도가 어울어져 점점 신선한 작품이 대거 등장하며, 이후 K드라마는 환골탈태하여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수준이 됩니다.

전성기 한국영화판은 멀티 플렉스와 대형영화사의 수직 계열화를 바탕으로한 막강한 자본과 과점을 통해 수시로 백만 단위 천만 단위 관객을 동원해내는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천재 감독들은 새로운 시도를 하며 관객을 즐겁게 했습니다

그러나 황금기는 오래지 않았습니다.

드라마와 달리 영화판은 어느순간부터 새로운 것을 해보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십년이 되도록 아직도 선수입자 이런 조롱을 듣는 것이죠.

코로나 전 이름 값 높은 배우 모셔다 적당히 잘 만들어지면 돈 되고 한류 한류 칭송받고 그래서 개나소나 투자받아 수준미달 영화 만들며 예술놀이 하다가 관객들 외면하니 영화인들 나서서 영화보자 호소하고 그것도 안통하니 이제 무슨 방법이 있겠습니까.

영화의 본질은 예술이며 예술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추구해야 하며 시대에 맞게 변화 해야 합니다.

영화판은 그 수많은 천만 관객이 나오고 자본시장에서 각광받는 동안에도 새로운 김독 새로운 시나리오 작가 새로운 스텝 새로운 배우를 발굴하고 키우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영상미와 새로운 대사 새로운 얼굴은 이제 없습니다.

젊은 천재 감독 천재 시나리오 작가도 거물신인 배우도 없습니다.

제작사는 선수 입장 같는 이제 신물이 나는 전형적인 구도에 구태의연한 대사와 온갖영화에서 수십번 봤었던 뻔한 직업의 인물상으로 큰배우 큰돈으로 모셔와서 예전처럼 돈을 벌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한국영화가 그렇게 잘 나갈때 독립영화와 단편영화 그리고 연극영화과를 포함한 젊은 지망생 학생들에게 꾸준히 자본을 투자해 왔다면 영화가 지금처럼 망가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농사가 잘되는데도 농부는 씨앗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고 밭에 지력이 없어지고 양분이 말라가는 것은 알지 못하고 이고을 저고을에서 들려오는 농사 잘 지었다는 칭찬에 도취되어 풍년때 남은 곡식으로 맨날 술을 만들어 품앗이 한 이들과 술판만 벌이고 풍년가만 불렀던 것입니다.

씨앗은 썩었고 농토에 양분은 이미 다 없어져 농사지을 수 없는 때가 되자 풍년이 십수년 이어지며 술빚어 먹은 곡식이 한가득이었단 사실은 잊은체 그저 몇년간 찾아온 자연재해 탓만 하며 땅 꺼져라 한 숨만 내 쉬는 것이지요.

외계인 1 부와 2부를 보며 저는 한때 천재 감독도 세월이 지나면 시대를 못읽고 촌스러워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10년 20년 전 스타일이 지금 통할 수 없습니다.

외계인 1부는 보다 보는 내내 눈을 감을까 말까 괴로웠고 2부는 보다가 정말 미치도록 잠이 와서 진짜 구토때문에 토할뻔 했습니다. 보다가 진짜 토끼가 올라와서 변기에 달려갈뻔 했으며 다음날 두통약을 먹어야 했습니다.

영화계는 세대교체가 필요 합니다.

북두의권을 논하던 세대는 슬램덩크를 논할 수 없고 슬램덩크를 논하는 세대는 요괴워치를 논할 수 없고 요괴워치를 논하던 세대는 귀멸의 칼날을 논할 수 없습니다.

이 대목에서 대작은 시대를 초월하여 사람들 감성에 뭐시기 뭐시기 주장하실 분도 계실 겁니다. 그저 님 말이 옳습니다.

성경도 시대를 초월 하면 해석이 바뀌고 개신교도 나오고 하는 법입니다.

일본에서 북두의 권에서 귀멸의 칼날이 오기 까지 정말 수많은 작가들이 수많은 시도를 하고 변화하는 시대를 대변헀습니다.

젊고 도전하는 이들이 주도하며 신선한 것 새로운 것을 잘 만드는 이는 천재로 불렸으며 그런 사람들이 발전을 선도 했고 이를 따라하는 범작들도 적어도 시대를 잘 반영했다면 대중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지금의 한국 영화는 단순히 창고영화가 대거 풀리면서 촌스러워진게 아닙니다.

어느순간부터 영화판 자체가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고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려 하지 않고 새로운 제작진을 키우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촌스럽고 시대에 뒤떨어진 저질이 되어버린 영화를 보러 관객이 돈을 쓰지 않는 것입니다.

드라마에선 넷플릭스가 새로운 시도에 돈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오징어 게임 같은 한국제작사가 외면한 시도에도 돈을 아낌없이 썼기에 지금과 같은 성공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뻔한게 아니냐고 반문하실 분도 계실거 같아 미리 한 말씀 올립니다.

범죄도시 1. 2. 는 지금봐도 정말 대단히 세련된 작품입니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작품이었으며 당연히 이후 후광을 입어 잘될 수 밖에 없습니다.

1. 2편은 저돌적인 주인공과 거의 완벽에 가까운 악역의 대립은 시리즈 영화의 교본과 같았고 당시 유행하던 신파 없이도 영화가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새로운 작품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영화는 이대로 죽을것인가?

저는 영화판에 천재가 로또 맞은듯 나오면 세대교체 하여 살아날 것이고 안나오면 OTT에 종속되어 우리나라 경제 침체가 심각히 올때 완전히 사망할 것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피겨 김연아 같은 천재가 갑자기 나올 수도 있죠.

그건 모르는 겁니다.

저는 죽고 살고는 앞으로 로또가 터지거나 아니면 어떻게 투자하느냐에 달렸다고 봅니다.

천재 신진 감독이 몇명이라도 등장한다면 영화계는 살아날 것입니다:

현재도 볼만한 영화가 나오면 영화관은 붐빕니다.

앞으로도 볼만한 영화가 나오면 영화관은 붐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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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충달
25/08/03 07:56
수정 아이콘
디테일한 부분에서 동의가 안 되는 부분이 많은 글이지만, 큰 틀에서는 뭐 맞말이네요. OTT가 영화의 미래가 되겠죠. 하지만 그게 극장의 몰락이지 영화의 몰락은 아닐 겁니다. 오히려 영화 제작 스튜디오에게는 호재가 될 수도 있죠.
efilefilefil
25/08/03 08:40
수정 아이콘
볼만한 이라는 기준이 예전과 많이 달라지기도 했고 또 제작하는 입장에서 가늠하기가 어려워지기도 해서 극장과 배급사들도 골머리가 썩겠어요
슬래쉬
25/08/03 09:14
수정 아이콘
어느 장르던 암흑기가 한번 있어야 그때 세대교체가 되는것 같습니다
한국영화도 다시 봄날이 오겠죠
성야무인
25/08/03 09:14
수정 아이콘
이게 한국만애 대한 상황이면

뭐라도 해결 가능하겠지만

영화관의 몰락은 OTT 활성에 따른

전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솔직한 말로 영화관이 필요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웬만한 가정집이라면

등쩍 스매쉬 맞긴 하겠지만

100인치급 티비를 마련할 경제력은 됩니다.

아니 그렇지 않더라도가정용 프로젝터 한대

100만원짜리라도 영화관 분위기 냅니다.

영화관애서 볼만한 영화가 많이 사라졌구요.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영화관에 갈 필요가

없을겁니다.
25/08/03 09:21
수정 아이콘
앨범을 사서 음악을 듣는 것,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 것,
라디오로 뉴스를 듣는 것,
TV로 드라마를 보는 것 등등
모두 당시의 미디어기술에 따른 것일 뿐
절대적으로 그래야 한다는 법은 없으니
+ 25/08/03 09:46
수정 아이콘
극장이란 매체가 이젠 구식이 되어버려서... OTT에서 제공되는 시리즈물이 더 양질인 경우가 점점 많아지겠고, 자연스러운 흐름인 것 같습니다.
+ 25/08/03 09:48
수정 아이콘
조카가 보던 요괴워치가 대단한 녀석이었나
+ 25/08/03 10:09
수정 아이콘
한국영화의 질적 저하도 큰 문제이고.. 극장산업 자체가 사양산업이 되어가는 것도 문제이고.. 악순환의 단계에 들어선건지도 모르겠네요..
생강차
+ 25/08/03 10:14
수정 아이콘
외계인 1,2 모두 재밌게 봤는데,,,
방구차야
+ 25/08/03 10:23
수정 아이콘
김연아하면 그 후광에 비해, 스포츠 인프라에 의해 성장한게 아닌 가족(개인)이 리스크를 온전히 감당헸다는 점도 부각됩니다. 뜨고나서야 사화가 알아봐준 격이라는거죠.

산업적으로 신인이 성장하고 능력을 온전히 펼치며 성과를 보전할수있는 구조가 정착된곳이 얼마없습니다.

당장에 컨텐츠의 기반이 돨수있는 웹툰산업에서의 도구화된 작가들의 처우는 오래된 문제로 지적되고있습니다. 조회수만을 위한 공장형 찍어내기에 작품전개의 개성은 사라지고 구성원은 생명까지.위협받는 처지로 전락해버린거죠..

해당산업을 기반으로 가장 탑티어가된 인물들은 지속적인 창작활동으로 평가되고 인지도를 이어가는게 아니라, 방송에서 지들끼리 신변잡기 떠들거나 여행다니고 뭐 먹는광경으로 소구대상을 소비하는 형태로 대체되버립니다. 성공의 양극화로 셀럽으로 진입하고나면 더이상 기존 창작가치는 불필요한 노동의 범주로 전락해버리는거죠.

영화산업에서도 흥행을 좌우하는 배우의 개런티가 우상향하는만큼 뒷먼에서 역할하는 구성원들의 처우역시 따라주었는지는 부정적인 상황입니다.
사이먼도미닉
+ 25/08/03 10:43
수정 아이콘
역설적으로 한국 역대 최고의 드라마를 만든 이들도 영화계에 있던 황동혁 사단이죠.
자본과 인력이 OTT에 모이고 있으니, 극장 영화의 퀄리티는 점점 떨어지고 악순환의 고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천재가 나올 수는 있어도 천재가 될 만한 신진 감독은 되도록 극장에 걸릴 영화는 안 만들려고 하겠죠.
단지 소비자가 변하니 생산자도 그렇게 변하면서 적응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 25/08/03 11:16
수정 아이콘
영화관이 몰락하고 있다는데 전세계적으로 얼마나 몰락하고 있는지 그에 비해서 한국이 유달리 몰락하고 있는 것인지 알아야 할 것 같아요. 그래야 문제를 정확히 파악할수 있을테니까.
하이퍼나이프
+ 25/08/03 11:31
수정 아이콘
일단 올해 한국영화계가 좀 두드러지게 안좋긴 해요... 그래서 이런글도 올라오는듯
상반기 극장 매출이 작년대비 33% 가 줄었고, 한국영화만 따지면 매출이 43% 가 줄어든, 좀 황당할 정도로 폭싹 쪼그라들어 버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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