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SilentSlayer입니다. 저번 주에는 환경 전체에 관해서 살펴보았다면 이번 주에는 새로 떠오르는 덱에 대해 소개하려고 합니다. 바로 연계비숍인데요. ‘연계’라는 단어는 보통 예전에는 로얄과 네메시스, 지금은 네크로맨서한테 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최근에는 비숍도 연계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청정비숍 (물론 지금도 나름 쓸만하지만) 위주로 연구되던 비숍이었지만, Tempo Storm 에서 주최한 Operation Tokyo라는 대회에서 연계비숍을 채용한 TK Styx선수가 우승하면서 연계비숍이 본격적으로 조명받게 됩니다. 덱 리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TK Styx 선수의 Tempo Storm 대회 우승 덱)
일단 저코스트 진에 중립 카드만 존재하고, 비숍 카드들은 죄다 고코스트에 몰려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풍요를 부르는 서풍의 신 – 세트 – 성계의 항해자 노아 콤보를 활용하기 위함입니다. 서풍신은 덱에서 공격력 2 이하의 다른 이름을 가진 ‘비숍’ 추종자 2장을 소환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데, 저 덱에서는 공격력 2의 세트와 공격력 1의 노아를 확정적으로 소환할 수 있습니다. 다른 추종자들은 모두 중립이거나 공격력이 3이 넘기 때문이죠. 세트는 2/8 필살 수호 지정불가에 힐까지 달려있는 고효율 추종자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노아의 경우 연계 수치만큼 공격력과 체력이 상승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고, 연계 수치가 10이 넘으면 자동 진화까지 가능한 추종자입니다. 그 외에도 결정화 1로도 던져둘 수 있고, 7pp 정가로 소환했을 때 자동 진화가 가능한 상황이라면 상대방 추종자의 체력을 -5 시킬 수 있는 효과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기본적으로는 6pp에 서풍신으로 꺼내는 것이 제일 좋기는 합니다.
정리하자면, 초반 필드 싸움은 고효율 중립 카드들의 힘으로 적당히 넘겨주고 6pp에 서풍신을 내서 어지간하면 정리할 수 없는 강력한 보드를 형성한 뒤, 남은 체력은 라의 번 데미지나 므냐르의 질주, 가브리엘의 버프 등으로 깎아내는 어그로 덱입니다. 누워서 이기는 일반적인 비숍과는 승리 패턴이 다르죠. 그래서인지 이 덱이 알려진 이후로 JCG에서의 비숍 채용률도 올라갔고, 본선에 진출한 비숍의 7할 정도는 연계비숍입니다. 그리고 직접 랭크 게임을 했을 때 만난 비숍도 대부분 연계비숍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한 판 한 판을 길게 하는 청정비숍보다 피로도가 적기도 하고 속된 말로 사기를 쳤을 때 짜릿함이 있는 덱이라서 더 많이 보이는게 아닌가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이제 덱의 장점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1) 멀리건 과정에서 상대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덱 비공개 한정)
저번 글에서 네크로맨서와 드래곤의 장점에 대해서 이야기 했을 때도 말했던 부분이지만, 다른 덱 타입을 지닌 2개의 덱이 같이 티어권에 있으면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고민을 해야만 합니다. 예를 들어 그레모리 네크로맨서로 비숍을 만났을 때, 후공이라 연계비숍을 의식하고 꼬르륵 베기를 들고 갔더니 청정비숍이면 노는 카드 1장을 들고가게 됩니다. 심지어 추종자는 백귀야행으로 처리라도 하는데 주문이면 덱 순환을 크게 방해하죠. 이런 식으로 티어 덱들은 덱 자체의 파워도 강하지만 멀리건 과정에서부터 상대방에게 이지선다를 강요합니다.
2) 6턴 서풍신 (혹은 라미엘 이후 후공 5턴 서풍신)을 편하게 막는 직업이 로얄말고 없다
덱의 핵심 콤보인 서풍신 콤보가 현 환경에서도 웃어주는 콤보입니다. 서풍신 옆에 붙어있는 세트와 노아를 같이 처리하는게 너무 힘듭니다. 필살이나 단일 제거기를 통해서 세트나 노아 둘 중하나를 처리할 수는 있지만, 6pp로 둘 다를 처리할 수 있는 직업은 거의 없습니다. 예외라면 밀티오로 기계삽 2장을 뽑아서 세트랑 노아를 치워버리는 경우나, 펌핑이 너무 잘 된 드래곤이 PP빨로 밀어버리는 정도밖에 생각이 안 나네요. 가속화 엘프라면 타락의 결의를 쓰지 않는 한 전부 처리하는게 너무 힘들구요. 로얄의 경우 나흐트나흐트 한 방이면 다 밀 수 있지만, 지금 로얄의 입지는 최악이기 때문에 얼굴 보기가 힘드니 큰 문제는 아닙니다.
3) 서풍신이 없어도 이기는 플랜이 존재한다
위의 견본 덱은 초기 형태의 덱이다보니 들어가있지는 않지만, 최근에는 월버트 등의 카드도 투입하며 안정성을 늘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월버트의 가속화도 연계 스택을 2 쌓아주기도 하고, 수호 카드들도 꽤 들어가다보니 덱의 시너지도 해치지 않아 최근 입상한 연계비숍은 대부분 월버트를 채용합니다. 서풍신의 확정 서치를 포기하더라도 힘 소피나를 넣어서 초반에 구축한 필드를 더 세게 만드는 시도를 하기도 하구요. 그 외에도 이번 팩에 새로 받은 카드인 신성 호랑이를 통해서 3턴 가속화 – 5턴 고블린 퀸으로 3/2 4/4 5/5 5/5라는 끔찍한 필드를 구축하기도 합니다. 깨알같이 7코로 내면 질주도 달려있네요. 심지어는 수호가 좀 있는 덱이다보니 안베르트까지 넣기도 하는데, 연계비숍이 여러 컨셉과 호환하기 좋다보니 여러 시도가 진행중입니다. 이런 식으로 말이죠.
(たかピー 선수의 RAGE Day 1 진출 덱)
물론 단점도 존재합니다.
1) 서풍신을 서치할 수단이 없다
멀리건에 서풍신이 들어오지 않아서 첫 패 3장을 모두 멀리건 했다고 가정하고, 선턴 6턴까지 추가 드로우 없이 일반 드로우만으로 서풍신 1장 이상을 확보할 확률은 54.5%입니다. 절반보다 높은 확률로 낼 수 있으면 좋은거 아니냐 싶겠지만, 보통 3장 다 멀리건 하기보다는 저코스트 카드들은 킵하면서 가는게 보통이죠. 아무리 서풍신이 중요해도 필드 싸움은 해야 하니까요. 그러다 보니 실질적으로는 절반 이하의 확률로 6턴 서풍신이 가능한데, 아무리 서풍신이 없어도 이기는 플랜이 있다고 해도 기본적으로는 서풍신을 내야 강한 덱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티어덱이 칼 서풍신을 하지 못했을 때 이를 압도할 수 있는 파워가 있구요.
네크로맨서는 백귀야행 / 안내인 / 짐승으로 드로우를 미친듯이 땡겨서 대부분의 상황에서 5턴 밀티오를 할 수 있고, 드래곤은 펌핑 후에 모여드는 용으로 간다고우자 / 길바 등의 카드를 확정적으로 가져옵니다. 엘프도 가속화 후에 나오는 웰더로 덱 압축과 서치를 같이 하구요. 하지만 비숍은 확정 서치가 없습니다. 청정비숍은 마법진을 확정적으로 가져오지만, 연계비숍은 그런게 안 되네요. 그렇기 때문에 위에서 설명한 것 처럼 서풍신 이외의 승리수단을 활발히 연구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2) 다른 티어 덱들도 이미 진화를 시작했다
네크로맨서는 최근 주탄동자의 수를 늘리고, 심지어는 곡괭이를 든 해골까지 넣어서 확정제거기를 신경쓰고 있습니다. 최속으로 나오는 서풍신만 한 번 막고, 그레모리 직접소환까지만 성공하면 그 뒤에는 몬스터 삼총사로 비숍의 필드를 박살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엘프는 제노 사지타리우스의 개수를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결정화로 써도 최소한 드로우는 해주고, 본체로 내고 바운스를 하면 훌륭한 전체제거기로 사용할 수도 있는 카드입니다. 어찌 보면 연계비숍이 위협적인 덱이라는 증거기도 하지만, 덱이 알려지다 보니 예전만큼 날로 먹기는 힘들어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연계비숍에 대해서 알아봤는데, 개인적으로도 꽤 매력적인 덱이라고 생각합니다. 눕기만 하는 비숍에 질렸던 분들이나, 소위 뽕맛을 맛보고 싶은 분, 그리고 랭크를 올리고 싶은 분들에게도 추천드리는 덱이고 덱 리스트는 처음 올린 덱보다는 장점 부분에 올려둔 덱을 기초로 해서 하나씩 커스텀을 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직 커스텀의 여지도 많은 덱이라서 고치는 맛이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 SilentSlayer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수정) imgur로 첨부된 이미지가 잘리는데, 수정해보려고 해도 수정이 안 되네요. 눌러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