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스타크래프트 2에서 고인규 해설을 처음 접했습니다. 그가 현역 선수로 활동하던 시기에는 게임방송을 접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스타크래프트 2 중계에서 그는 부족함 없는 해설이었습니다. 지속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보는 눈을 가다듬고 시청자와 소통하기 위해 본인의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해설 외적으로 시청자에게 재미를 주는 능력 또한 뛰어났습니다.

그런 그가 이번 스프링 시즌부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해설로 투입된 그는 요즘 고민이 많을 듯 합니다. 롤과 별다른 접점이 없었던 그를 보는 시청자들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습니다. 티어가 극단적으로 높지 않더라도 롤을 오랜기간 플레이하고 해설했거나, 선수 출신 위주로 이루어진 현재의 롤 방송계에서 고인규 해설의 능력은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저 리그인 LCK를 중계하는 자리에 투입되었습니다. 낯설지만 중요한 자리가 주는 압박에 아직 완벽하게 적응하지는 못한 모습을 보여주는 고인규 해설에 대해 리그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온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불만을 표시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고인규 해설이 빠른 시일 내에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설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기는 그 누구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사람입니다. 스스로의 일에 충실하며 책임감을 갖고 임하는 사람이며 무엇보다도, 시청자와 소통하는 사람입니다. 시청자의 불만에 귀를 닫지 않고, 문제를 지금 당장 해결하지는 못할지라도 해결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저는 고인규 해설에게 쏟아지는 롤 시청자들의 불만이 옳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시청자들은 고인규 해설이 스스로에게 충분한 준비기간을 갖지 못하고 해설에 투입되었다거나 하는 사정을 꼭 이해해줄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고인규 해설 역시 압박감을 잘 이겨내고 프로답게 새로운 자리에 잘 적응하리라 생각합니다. 그저 스타2를 보면서 그에게 많은 호감을 가졌던 한 팬으로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지 모르는 그에게 한 마디 응원의 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전과 같이 이번에도 잘 할 수 있다고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