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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7/28 23:07:33
Name Nebulus
Subject 스타 1... 정말 끝일까요?
제가 처음 스타를 접했었던 건 1999년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친구네 집에 있던 씨디로 게임을 배우고, 친구들과 피씨방에서 조금씩 하고
iTV에서 나오던 스타 프로그램을 가끔씩 보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스타 대회가 있는 줄도 모르고 보내고, 가끔씩 손스타만 하면서 지내다가
2007년부터 열심히 스타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의 제 친구들이 스타를 좋아하고, 스타 얘기를 나누는 것을 듣다가
나도 그 얘기에 껴보고 싶어서 보기 시작했던 게 시작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 이후로 벌써 4년이 된 것 같습니다.
지금 그 친구들은 모두 스타 2를 합니다.
저 혼자 스타 1을 보고, 스타 1 얘기를 하면, 지금은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처음엔 그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려고 보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혼자서 스타 1을 보고 있으려니, 조금 외롭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제가 아직 스타 1을 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그런 오래된 게임을 아직도 하고 있냐는 식으로 반문합니다.
하지만, 제가 아직도 스타 1을 보고, 스타 1을 하는 이유는 정말 재밌기 때문입니다.
20대 중반의 나이가 될 때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게임을 해 왔지만,
질리지 않고 계속 해온 게임이 스타 1입니다.

손스타를 하다가 매번 지기만 하고, 짜증을 내고, 그러다가 스타 1을 그만두고 나서
몇 주, 몇 달이 지나면 다시 손스타가 재밌어집니다.

스타 1 경기를 다 보려고는 하는데, 사실 다른 일을 하면서 보는 편이라 집중을 하며 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정말 재밌는 경기가 나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보게 만드는 게 스타 1 프로게이머들의 경기입니다.
얼마 전, 프로리그 플레이오프 CJ vs KT, 신상문 vs 이영호 의 경기가 바로 그런 경기였습니다.

저는 바둑을 조금 둘 줄 압니다.
가끔 바둑을 두기도 하고, 바둑 TV를 시청하기도 하는데,
바둑을 볼 때 마다 느끼는 것이 정말 스타와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스타의 초반 빌드는 바둑의 포석과 비슷하고,
바둑도 그 수 많은 경기들 속에 같은 경기가 없었던 것처럼,
스타도 선수가 누구냐, 상황이 어떠하냐에 따라 경기 양상이 천차만별입니다.
바둑의 트렌드가 변하듯, 스타도 매번 트렌드가 변해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소망하곤 합니다.
스타 1도 바둑처럼 오랜 세월 살아남는 게임이 되었으면 하고 말입니다.

어느 날 길을 걷는데, 옆에 있던 초등학생 3명이 지나가면서 하는 말이 제 귀에 박혀왔습니다.
"스카웃이 어쩌구 저쩌구, 디바우러가 어쩌구 저쩌구...."
정말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10년이라는 세월을 사이에 둔 저와 그 초등학생들이 같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던 이유였고, 기분이 좋았던 이유는
이렇게 오래된 스타 1이라는 게임에 새로운 유저들이 유입되고는 있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저와 다르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저와 같이
다른 게임은 금방 질리지만, 스타 1 만큼은 질리지 않고 보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만큼 이번 엠비씨게임 폐지라는 사태는 너무나도 슬픈 소식이었습니다.

그 소식을 접한 많은 PGR 회원 분들이 글을 남기고, 그 글을 읽고 계십니다.
그러한 모든 분들이 저와 비슷한 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댓글을 읽다가 감정싸움이 일어나는 듯 보일 때면, 조금 속상합니다.
지금은 우리 스타 1 팬들이 싸울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토론이 필요할 때가 아니라 토의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스타 1은 커다란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소망은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후에 이 시장의 파이가 아주아주 작아지더라도
스타 1 경기를 계속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10-11 프로리그, MSL, 스타리그 모두 합쳐 일주일에 40~50경기를 볼 수는 없더라도
일주일에 10경기만 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p.s
온게임넷이나 엠비씨게임같은 게임관련한 채널은 전세계적으로도 유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러한 것이 얼마든지 큰 장점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에는 무수히 많은 게임이 있습니다.
또한, 그러한 게임을 즐기는 온라인 유저들의 수 또한, 셀 수 없이 많을 것입니다.
엠비씨게임의 폐지는 돌이킬 수 없지만, 온게임넷은 그러한 전철을 밟지 않도록
스타 1 뿐 아니라 다양한 컨텐츠를 개발해야 합니다.
그렇게 개발된 컨텐츠를 세계에 수출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계속 온게임넷을 그리고, 스타 1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p.s 2 어
느 댓글에 그레텍이 GSL을 다른 나라에 송출하기 때문에 이익을 보고 있다는 내용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게임에서 그런 컨텐츠를 개발할 수는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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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소녀
11/07/28 23:12
수정 아이콘
솔직히 스1이나 스2나 rts장르 자체가 국내든 해외든 몰락한 장르라;; 그나마 스2는 해외에서 흥행했지만요.

이스포츠로서는 rts가 적합하지만 이스포츠는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곧 시청자라는 점이 타 스포츠보다 큰 것 같은데요.

겜 자체 인기가 떨어지고 방송 컨텐츠로 사용하기에 점점 어려워져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숙명이라고 봅니다..

자꾸 야구나 축구랑 비교하시는분들은 있는데 이스포츠랑 기존 구기종목을 비롯한 스포츠랑은 확실히 성격이 다르다고 봅니다.(인기든 성격이든 스타가 야구나 축구 바둑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무리라고보거든요.)

이스포츠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야구나 축구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봅니다.

그러므로 스1이든 스2이든간에;; 종목의 다양화가 필수적이라고 보네요..
벡터와통계
11/07/28 23:15
수정 아이콘
음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전..
스타1만 e스포츠라는 것도 아니고, 스타1만 대단하니 계속 살려나가야한다는 입장도 아닐뿐더러 스타2도 좋아하는 선수 경기는 챙겨보는데도..
스타1이 이대로 내리막이고 모든 리그가 끝나게되면 더 이상 게임을 보지 않을 거 같아요.
플레이는 하겠지만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그 길을 지켜보고, 끝날때즈음엔 같이 떠나야겠어요.
그게 가장 홀가분할 것 같네요...
이기적이게도 스타1로 들어서서 그런지 다른 종목엔 큰 애정이 가지 않는 것 같아요 저는.
성야무인Ver 0.00
11/07/28 23:17
수정 아이콘
끝이라기 보다는 수명을 다해간다라는 표현이 맞을것 같습니다. 다만 이 수명을 다해가는 것이 게임내적 요인도 있지만 (제작사의 사정) 결정적으로는 케스파의 문제가 더 큽니다. 스타1세대만 가지고 추억장사만 하고 케스파 자체가 연장시킬 방법 혹은 갈아탈 방법을 찾았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죠... 또한 블라자드측에서 스타2혹은 디아블로3를 위해 스타1서버 죽여버린다해도 유저들 입장에선 할말이 없습니다.. 케스파가 어떻게하던 블리자드측과 대등한 관계를 이뤄서 뭔가 해야되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장기적 계획없이 돈만 벌생각을 했으니까요.. 아마도 블리자드측이 다른 최신게임의 서버확보를 위해 스타1서버가 사라지는 날과 케스타 중계권 계약이 마감되는 때가 거의 엇비슷해질겁니다..
지옥소녀
11/07/28 23:19
수정 아이콘
해외에서 이스포츠 시장이 우리나라 대기업이 직접 소유한 게임단만 없을뿐이지 국내보다 작다거나 아마추어하다고는 생각 안 합니다.

저는 mlg iem대회가 상금은 좀 적지만 부럽기도하더라고요.. 아무튼 해외 이스포츠의 중심은 인터넷 방송이라..

국내에서도 인터넷 방송이 해외처럼 대박 난다면 좋을텐데 말이죠.
비공개
11/07/28 23:22
수정 아이콘
mbc 게임이 폐지되는 걸보니 정말 수명이 다했다는 말이 와닫네요.
당장 스타1 대회가 없어지거나 하는 건 아닐지라도 하락세로 갈거란 건 분명해보이네요.
지옥소녀
11/07/28 23:24
수정 아이콘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우리나라 이스포츠는 너무 비대한 것에 비해 실속이 없었다고 봅니다.(국내 이스포츠판이 해외 이스포츠보다 나쁘거나 못나다는 것은 아닙니다.) 해외에서는 2잡식으로 스2를 겸업해서 하는 프로게이머도 국내에서 스2에만 매달리는 스1 연습생 2군출신 게이머들과 그렇게 수준차이나지도 않거든요.. 우리나라 이스포츠 시작부터가잘못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좀더 다양한 종목으로 게임단에 묶여 하루종일 게임하기보다는 직장인 야구처럼 좀더 라이트하게 진행되었다면 지금같이 거대하지는 않더라도 좀더 게임이니까 가능한 시청자가 곧 유저인 점을 이용하면서 나름대로 살아남을 수 있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11/07/28 23:25
수정 아이콘
이제는 스타1 한 종목만으로는 힘들다고 봅니다. 그나마 온게임넷이 다행인것은 최근 스타1리그의 비중을 줄이면서 다양한 리그를 진행하고 있고 진행예정이라는 것입니다. 스폐셜포스리그와 카트리그는 꾸준히 진행 되고 있고 최근에 아바리그와 카스온라인리그 진행하고 있고 서든어택리그도 조만간 시작이 되고 e스타즈 대회이기이는 하지만 겟엠프드리그와 솔저오브포춘리그등 다양한 리그들이 진행되고 있으니까요,
11/07/28 23:42
수정 아이콘
끝은 아니고 축소는 될것 같다는 생각은 드네요. 이미 그렇게 되고 있기도 하고..
어릴적부터 함깨 해온 스타1이 끝난다는건 상상하기도 싫네요.
11/07/28 23:50
수정 아이콘
스1뿐 아니라, 온게임넷 채널 자채를 이제 재고해봐야 할 시기가 왔습니다.
MLG, GSL등의 글로벌 리그 등과 적극적인 협상과 방송의지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개념은?
11/07/29 00:47
수정 아이콘
가슴이 아프네요
11/07/29 09:00
수정 아이콘
애초에 케스파가 블자랑 협상만 재대로 했었어도...생각할수록 안타깝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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