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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7/08/20 02:18:44 |
Name |
오크히어로(변 |
Subject |
폭풍은 멈추었다.... 하지만? |
한여름밤의 폭풍
지겨운 비는 끝이 나고, 낮이고 밤이고 푹푹 쪄대는 밥통 같은 더위가 시작되었네요. 매년 여름이 되면 찾아오는
태풍의 위력도 올해는 그다지 느껴지지도 않고, 국지성 호우만 7월을 이어서 8월 중순까지도 계속 되었습니다.
머 태풍으로 말미암은 피해가 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그래도 왠지 와야 할 것만 같은 것이 오지 않으니 기분이
묘한 것은 어찌할 수 없네요.
폭풍이라고 불리는 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참 오래도록 바람을 몰고 다녔습니다. 온게임넷 코카콜라배 결승을
시작으로 그는 최정상을 도전하는 저그의 수장으로서 우리에게 폭풍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항상
나무뿌리째 뽑아버리는 바람과 모든 것을 떠내려가게 하는 비를 뿌렸지만, 비바람이 그치고 나면 사그라져버리는
한여름의 그저 하룻밤 내리는 폭풍일지라도 누구보다도 저에게 큰 즐거움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임요환은 스타의 황제가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최고의 선수에게 칭해지던 호칭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그 만의
최고의 별명이 되었습니다. 당시 임요환 선수와 김정민 선수의 대결에서 누가 테란의 황제인가를 결정하는 자리라고
설명하던 itv의 해설진들이 떠오릅니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최강의 선수에게 본좌라는 호칭을 씁니다. 최근 우승을
몇번 놓친 마재윤 선수의 별명으로도 잘 알려졌습니다만 언젠가는 마재윤 선수만을 지칭하는 별명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는 폭풍입니다. 수없이 몰아치고 수없이 유닛을 바꾸어 주면서 승리를 쟁취하였습니다. 우스갯소리로 드론은
인구수를 잡아먹는 불필요한 존재로 보인다는 듯이 그는 자원을 짜내고 짜내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폭풍같이 몰아치는 그를 보면서 폭풍이라는 그의 별명이 딱 들어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폭풍은 언젠가는
그치기 마련이죠.
수많은 명경기로 누군가에게는 환한 웃음을 안겨 주었고, 누군가에게는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게 했던 사나이
저그는 해낼 수 없다던 그 시절... 저그는 우승할 종족은 아니라는 소리를 듣던 그 시절
저그는 1.08 패치 이후에 테란을 상대해낼 수 없다고 이야기되던 시절
그는 폭풍으로 몰아치며, 최고의 자리를 향했습니다. 그리고 최고의 자리에서 그 시대 최고의 선수들과
최고의 명경기들을 쏟아냈습니다. 비록 환희의 눈물이 아닌 아쉬움의 안타까움의 눈물이 항상 그 끝을
함께 하였지만 그의 능력은 우승자와 동일하면 동일했지 그 이하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항상 영원한 것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지금 그는 최고의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는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명 S급 프로게이머 아니 A급 프로게이머에서도 멀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시대에 뒤처진 컨트롤과 운영능력을 가진 퇴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의 도전이 끝이 났다고는 믿고 싶지 않습니다. 아직 올라가 볼 수 있는 정상이 남아 있기에...
폭풍이 아무리 거세고 사납다고 할지라도 폭풍은 언젠가는 잠잠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폭풍은 다시금 불어옵니다.
비록 미약할 지라도 언젠가는
세상을 삼켜버릴 폭풍이 불어올 것입니다.
그게 자연의 이치인걸요.
P.S 스타라는 것을 시청하게 되면서 참 홍진호 선수 때문에 많은 즐거움을 얻었습니다.
그가 메이저라고 칭하는 리그에서 우승하지 못했다고 폄하되기도 하고 혹은
최근의 무기력하게 지는 모습때문에도 일명 X까지마라는 유머가 나돌기도 합니다.
머 다 좋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가 스타라는 이 작은판에 있어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은듯
비추어지는 것은 아닌거 같습니다.
한줄요악(요즘 이게 유행인가요?)
폭풍아 몰아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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