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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4/29 04:37:08
Name Architect
Subject 프로의 의미. 프로의 세계. 그리고 팬..
이스포츠가 다른 스포츠들과 같이 어깨를 나란히 하며 스포츠대열로 들어갈 수 있는가 없는가의 소모적인 논쟁을 접어두더라도, 우리는 임요환, 홍진호, 이윤열, 박정석, 강민, 장재호 등등의 게이머들을 "프로게이머"라고 부른다.

자신이 좋아하기 때문에, "시간"이나 "자금"을 투자하여 그 좋아하는 것을 즐기는 걸 "취미"라고 부른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서 시작했건, 시작하지 않았던 간에, 자신이 하는 것으로 "돈을 버는 것"은 "프로"라고 부른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의 인식속에 있는 프로라 함은 대부분 자기가 좋아했기 때문에 전문적인 수준으로 즐기다보니 그것으로 돈까지 벌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듯 취미와 프로는 전문적인 수준으로는 백과사전의 두께의 차이가 있을진 몰라도, 종이 한장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취미 때문에 프로가 생긴 것이며, 그 프로들 역시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의 시간이나 자금으로 인해 돈을 버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축구를 취미로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프로축구 선수들이 존재하는 것이며,
바둑을 취미로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프로기사들이 존재하는 것이며,
스타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스타가 이스포츠라는 이름으로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취미가 없었다면 당연히 프로는 있을 수가 없는 법이며, 프로가 없다면 취미는 존재할 순 있어도 폭넓은 다양함과 재미를 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프로축구선수, 프로야구선수, 프로골퍼, 등등등.. 구지 프로를 어두에 붙이지 않더라도 돈을 버는 모두가 프로라고 할 수 있다.
하다못해 직장일을 하는 것도 프로라고 할 수 있는데, MP3 플레이어를 만드는 회사에서 돈을 받고 일하는 사람들은 MP3을 사서 즐기는 소비자들이 있기 때문에 돈을 받을 수 있는것이며, 출판사에서 돈을 받고 일하는 사람들은 그 출판사에서 찍는 책을 사서 여가생활로 독서를 즐기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돈을 벌 수 있는 것이다. 출판사의 경우는 프로 작가들이 먼저 떠오를 수 있겠지만, 그 프로 작가들이 쓴 작품은 출판사가 없으면 출판 될 수가 없으며, 출판사에서 일해서 돈 버는 사람들은 프로작가와 같은 이유(독서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에 의한 것)로 돈을 버는 것이라 할 수 있으니, 이 역시 프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이 직장일로 번 돈과 일하지 않는 여가시간엔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즐기게 되는데, 그 취미생활을 통해서 "다른 프로들"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프로에겐 항상 책임감이 뒤따른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것이, 다른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신이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에게 돈을 주는 주체는 기업이지만. 그 기업들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은 무수히 많은 사람들에 의해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취미로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스타크래프트에 프로게이머도 생기고 이스포츠라는 이름으로까지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 프로게이머가 존재하게 된 것도 그당시 선수들의 각고의 노력도 있었지만, 그 선수들의 플레이를 즐겨보고 열광했던 팬들에 의해서 가능했던 것이다. 그 덕뿐에 4대천왕과 같은 스타급 프로게이머도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고, 특히 테란의 황제 임요환이나 4대천왕은 아니지만 4대천왕급으로 엄청난 인기를 구사하며 억대연봉을 받는 프로토스의 몽상가 강민의 같은 경우는 항상 팬들을 위한 경기라는 말을 인터뷰때마다 귀에 박히도록 강조를 하곤 한다.

프로라는 것은 처음엔 취미로 시작했을 진 몰라도, 그 취미가 전문적인 수준이 되면서 그걸로 인해 취미생활을 즐기는 다른 사람들 덕뿐에 돈을 받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돈을 받을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 항상 생각하며, 그 돈에 대해 투철한 책임을 질 줄도 알아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정진해야 하는 것이 프로인 것이다. 임요환의 경우를 예로 든다면, 어느순간 게임이 하기 싫었지만, 팬들이 자신의 경기를 보고 열광을 하기 때문에 팬들을 위해서 게임을 계속 했다고 밝혔다. 최연성이 게임에 흥미를 잃었다고 하자 임요환이 최연성에게 팬들을 위해 게임을 해야한다고 조언을 해줬다고도 했다.

프로들은 항상 팬들의 질타와 비판에도 겸허히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 항상 팬들이 있기 때문에 돈을 버는 자신들이 존재하는 것을 인식하고, 그들의 비판에는 항상 귀를 귀울이고 잘못된 점이 있다면 고쳐나가면서 스스로 발전을 해 나가야 프로로써 오랫동안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프로의식이 투철하다는 것은 간단하다.
자신이 있을 수 있는 이유를 항상 생각하면서,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를 제공해준 존재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것.
그것이 프로인 것이다.

덧붙여..
팬들은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특히 이스포츠 팬(워크,스타 다 포함해서)들이라면 이 이스포츠세계에 있어서만큼은 정말 주인의식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기성세대들로부터는 "공부에 방해되는 게임"이라는 인식과 싸워서 우리들의 취미만으로 임요환, 강민, 박정석, 이윤열, 홍진호, 장재호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훌륭한 게이머를 만들어 냈으며,  우리들이 그들의 플레이를 즐기고 열광했던 덕뿐에 수많은 게이머들이 프로가 되려고 열심히 연마를 하고 있다. 기업들도 팬들을 보고 프로선수들을 스폰서 해준 것이며, 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프로들에게 연봉을 주는 것이다.

팬들은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기성세대들로부터 무시받던 취미생활로 이룩한 엄청난 결과물이다. 스스로의 망동으로 인해 그 가치가 깨어지는 일은 매우 부끄러운 것이다.

사족....
그리고 협회는 정말 누구때문에 자신이 존재하는지를 정말 똑똑히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팬들은 자신이 시간과 돈까지 투자해가면서 즐기던 취미생활을 버리면 아쉬울진 몰라도 다른 취미생활을 찾으면 그만이지만, 그리 되버리면 프로게이머들은 존재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을 똑똑히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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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xian
07/04/29 07:18
수정 아이콘
우리는 게임을 하는 것이지만, 프로는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프로에게는 연습(훈련)과 실전만이 있을 뿐이니까요.
저도 게임을 취미, 시간 죽이기로 할 때와, 일 관계로 할 때의 마음가짐은 다르게 가지려 합니다. 아니, 다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자신의 일로 돈을 벌어 먹고 사는 '프로'이니까요.

물론, 프로의 일도 내가 좋아서, 즐거워서 하는 '게임' 처럼 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그 결과가 어떻든지간에 멋진 인생을 사는 것입니다.
레지엔
07/04/29 07:44
수정 아이콘
좀 다른 관점에서, 프로스포츠 선수는 결국 '상품'입니다. 그리고 시장에 상품은 다양해야 고르는 맛이 있죠. 근데 지금의 e-sports의 상품은 대부분이 다 균일하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경기 내외적으로 다양한 '상품'을 볼 수 있으면 좋겠군요. 프로는 자신의 차별화된 가치를 보여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협회바보 FELIX
07/04/29 08:19
수정 아이콘
레지엔// 상품보다는 마케팅의 문제입니다.

저는 요즘, 그러니까 2006년 후반부터 2007년 초반처럼 스타일리스트들이 만개한 리그를 찾기 힘들다 생각합니다. 정말 다양한 개성의 선수들이 넘칩니다. 문제는 그 다양성을 부각시켜줄 포장지가 부족한 것입니다. 정확히는 경기내적인 면에서의 그 미묘함을 잡아내지 못하는 것이겠죠.
레지엔
07/04/29 09:08
수정 아이콘
협회바보 FELIX '님'//

경기내적인 부분은 스타의 한계라고 치고 현재 상황은 확실히 선수보다는 팀/협회의 문제입니다만, 선수 자신도 특별히 그런 노력을 안하는 것 같더군요. 한국 사회 특유의 '그냥 잘하면 됐지 뭘 튀냐'라는 분위기도 한 몫했다고 보고요. 포장은 전문가가 하는게 좋지만 선수 자신도 고민 좀 해야할텐데 외부인인 시청자 입장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네요 몇몇 선수를 제외하고는.
07/04/29 13:34
수정 아이콘
레지엔 님//

당장 내일 경기 이기는게 더 중요할 수 밖에 없지 않나요?
선수들에게 그런 노력까지 강요하기엔 현재 시스템이 가혹해 보입니다.
그를믿습니다
07/04/29 18:50
수정 아이콘
스타일리스트가 부족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만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더욱 많습니다. 광전사 변형태, 스피드의 한동욱, 전투력 극강의 윤용태, 난전을 즐기는 원종서까지... 경기를 하는건 선수의 몫이고 그 경기를 통해 포장을 해내는건 다른 이들의 몫입니다. 문제는 선수보다는 그걸 포장해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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