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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2/23 14:07:37
Name 세츠나
Subject <잠깐 쉬어가기> 크고...아름다워...
좀 좋지 않은 명대사(?)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실 듯. -ㅅ-;

그리고 아신다면 더욱, 그가 생각하기에 아무리 크고 아름답다 하더라도
정말 보고싶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사실도 이해하실 겁니다.
- 하지 않겠는가? ...- 안해! 버럭!

이스포츠계를 뒤흔들만한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내일 망할 수도 있답니다.
혹은 축제의 분위기를 망치고 있다고도 합니다. 이겨도 져도 선수들이 불쌍하답니다.
어느 쪽이 진실입니까? 예...굳이 말하자면 둘 다 진실이겠군요.

안타깝지만, 세상에는 딱 자를 수 없는 일들이 더 많지 않습니까?
그것이 많은 사람을 괴롭히고요. "이 길이 정로다" 라고 말하기 참 어렵지요.
저만 해도 바로 며칠 전에 부스걸 논쟁에 참여해서 뻘리플을 많이 달았습니다.
제 의견에 동의해주시는 분들도 많았고, 반대하시는 분도 많았습니다.
아예 논지를 모르겠다, 물타기다, 그렇게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도 있었고요.
어느 쪽인지 까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각자의 생각에 따라 다르겠지요.

무슨 100분 토론에 나오고, 신문에 사설을 쓰고, 큰 잡지에 논문을 기고하는
한없이 프로에 가까운 분들조차 서로 까고 까이고 합니다.
수학자, 물리학자, 법학자, 논리학자, 천문학자...이런 분들도 마찬가집니다.
그래서 저는 별로 마음이 상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여성학이나 특히 부스걸 문제에 대한 프로인 것도 아니니까요.

처음에는 좀 걱정스러운 마음에 가르치려는 듯한 태도로 일관해 비판도 받았지만
나중에 보니 제가 배우더군요. 항상 그렇습니다. 저는 배우지요.
한가지 자랑할까요? 저는 부단히 오픈마인드가 되려고, 배우려고 노력합니다.
사실 그래가지고 별로 오픈마인드가 되거나 배우거나 하진 못한 것 같지만 -ㅅ-;
적어도 그런 노력을 견지하려는 일관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종교인입니다. 그럼에도 "세계에 종말이 오고 있습니다!" 라던가...
"예수천당, 불신지옥!" 이라거나, "우주인의 함대가 지구 공격을 준비중입니다!" 라던가...
이걸, 전부 다 진지한 믿음이라고 봅니다. 사람들 자살이나 정신붕괴로 이끄는 식의
컬트종교는 그 '행동'에 의해 비난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내용 자체에는 프리메이슨이나
프리덤 티칭 같이 외부에서 보면 정말 황당하게까지 보이는 내용이라도 별다른 우열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믿는 종교는 '우월해서' 믿는게 아닙니다. 맞아 보여서지.

프리덤 티칭은 정말 대단하더군요. 증산도에서 구성한 세계과 환제국 역사보다도
더욱 방대한 지구-외계인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유명한 외계인 관련 내용,
고대 가나안-수메르에서 이집트, 그리스, 북유럽 신화까지...인지는 모르겠는데
여튼 성경까지 전부 포함한 엄청난 판타지 세계관입니다. 실마릴리온을 능가하는.
...예. 그렇죠. 저같은 사람이 보기에는 판타지 소설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진지하죠.

비웃어야 할까요? 저는 절대 그러지 않습니다. 외계인의 존재는 믿지 않지만요.
프리덤 티칭에 컬트 종교적인 어떤 요소나, 혹은 그런 안좋은 소수파가 있을지는 몰라도
기본적으로 매우 사랑과 박애, 화합, 고차원적인 정신을 추구하는 종교로 보여서 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주위에 황당하게 보일 수 있다. 그들을 미워하거나 가르치려 하지 마라'
이러한 기조는 특히 아주 훌륭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받고 싶을 정도입니다.

"내가 빛이요 진리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하신 예수 그리스도나
"천상천하 유아독존, 마하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 하신 세존이나
정말 그분들이 진리를 깨달은 분들이라면, 주변 사람들을 보고,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그 끝없는 사랑 혹은 자비를 가지고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긍휼히 여기셨을까요?

요즘도 그런 마음을 가진 분들이 있습니다. 의외로 신문 사설이나 정치 연설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습니다. 국민들은 이것을 알아야 한다, 저것을 알아야 한다,
이거 모르면 정말 후회한다, 여길 봐라, 이걸 봐라,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같나요? 같을까요?

쳐다보지 않으면 멱살이라도 잡을 태도로 덤비는 사람과 예수는 정말로 다릅니다.
아무리 좋은 얘기라도 듣고싶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존중해주어야겠지요.
'사람 위로 돌덩어리가 떨어져도?' '지금 목숨이 경각에 달해도 그러한가?'
자기 복이죠. 안타깝지만 강요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일단 말은 해봐야겠지만.

도저히 양심의 가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강요를 해야겠다!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야겠다!
그럼 나중에 물에 빠진 사람이 보따리 내놓으라 할 것까지 예상을 하고 행동을 해야겠죠.
건져준 사람에게 보따리 내놓으라는 것이 옳다는게 아닙니다. 그냥 그게 세상 인심이죠.
도저히 세상 사람들이 담배로 인해 죽어가는 것을 볼 수 없다! 그래서 담배 회사를 태웠다!
그러면 당연히 처벌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ㅅ-; 양심을 지키다보면 피해를 봅니다.

요즘은 인터넷 시대라, 불특정 다수 앞에서 누구나 얼마든지 말을 할 수가 있습니다.
허나 예수나 세존은 사람들을 끌어모아야 했고, 기본적으로 그들은 관심있는 사람이었죠.
그러니 그들 앞에서는 말할 때는 약간 '내가 진리~'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건 이해 가죠.
하지만 길가던 사람 전부 발목 잡거나 길을 막아서서까지 그렇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안믿으면 정말 좋지않다'는 소리는 좀 했지만...^^; 억지로 발을 걸어가며 하지 않았죠.
'전파하다 집주인이 관심없으면 발의 먼지를 털어버리고 나오라'고 말씀하셨죠.
내가 주위에는 이상하게 보일 것이다. 그 제자들도 세상이 미워할 것이다. 그렇게 말했죠.
"나를 왜 이상하게 봐? 내가 맞아! 나는 크고 아름다워!"...그렇게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게시판에서 사람들이 우당탕 와당탕 걸려넘어지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이것봐, 내가 더 크고 아름다워! 나를 봐! 이래도 안볼거냐!" 하고 자랑하고 있지 않습니까?
함정투성이라 도저히 피해가기가 어렵습니다. 며칠 게시판을 쉬어야 하나 하는 분들도 있죠.
저 역시 한 때 비슷한 이유로 게시판을 안오다고 몇 달이나 자게는 안보게된 적도 있네요.
뭐 저같은 사람 안보면 그만이고 더 기쁜 분도 계시겠지만 -ㅅ-; 다른 분들도 그러할까요?

논쟁은 정말 필요하고, 좋은 것일 수도 있고, 필요하거나 좋지 않더라도 보장되야 합니다.
그래도 여기저기에 논쟁의 지뢰를 매설하지는 맙시다. 지금, 너무 피해가기가 어렵습니다.
크고 아름다운거, 알고 있습니다. 급하고 대단하고 중요하고 심각하고 골치아픈거 압니다.
하지만, 보기 싫은 사람도 있습니다. 논쟁의 자유가 있다면, 논쟁하지 않을 자유도 있을테니.

설령 내일 세상이 멸망하더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고 싶은 사람 앞에서까지
'내일 멸망하니까 그 딴짓 하지말고 여기 좀 보라'고 강요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가벼운 차 한 잔과 함께 부드러운 권유라면 모르겠지만요.

----

(일부 길에서 전도하는 종교인분들을 비판할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그분들은 대체로
'바쁩니다'나 '관심없습니다' 한마디면 대체로 보내주며 다정하게 인사까지 해주시죠.
그러나 억지로 손목을 붙잡거나 고성방가하는 '개개인'을 비판할 의도라면 있을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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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셀
07/02/23 18:07
수정 아이콘
'지금, 게시판에서 사람들이 우당탕 와당탕 걸려넘어지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기막힌 표현이네요. 공감합니다.
논쟁들이 나름의 의미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이 글을 보고 마음이 좀 풀리는 걸 보니, 그동안의 분위기에 지치긴 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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