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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2/09/29 00:35:56 |
Name |
공룡 |
Subject |
웨스트 피지알 클랜과 관련된 이야기 조금 할까 합니다. |
처음에는 댓글로 달까 했지만 많은 분들이 보셔야 할 듯 해서 글을 올리네요. 어제오늘 피지알 사이트도 진통을 겪었지만 웨스트 피지알채널도 진통을 겪은 듯 하군요. 길게 올리겠습니다. 말주변이 부족하여 짧게 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다 표현하지는 못할 듯 하니까요.
8월 중순으로 기억되는군요. Ripieno 님이 처음으로 피지알 채널을 만들 것을 주장하셨습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채널을 만드셨고, 처음에는 별로 사람이 없었지만 점차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죠. 게시판 이외에는 따로 커뮤니케이션이 존재하지 않았기에 채널은 대화방으로, 그리고 서로의 친목을 다지고 게임도 하는 훌륭한 공간으로 금방 활성화가 되었습니다. 저 역시 자주 찾아갔었지요. 그것을 계기로 프리배넷에서도 채널을 여는 분들이 생겼고, 게시판에 채널에서의 경기와 관련된 이야기도 꽤 생겼습니다. 프로게이머나 게임 관계자분들도 찾아오게 되면서 정말 인기도 높아졌죠. 채널이 활성화 되면서 사람들이 많아졌고 빠르게 올라가는 스크롤을 미처 다 따라가지 못하는 소위 노땅분들이 partita 님을 주축으로 pgr21s 라는 시니어 채널로 분가를 하기에 이를 정도였습니다.
슬슬 부작용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그때쯤 부터였던 듯 합니다. 제가 다른 일로 일주일쯤 채널에 들어가지 못하다가 들어왔을 때 많은 일들이 일어났더군요. 채널이 인기를 얻으면서, 그리고 프로게이머들도 온다는 소문이 생기면서 외부인들이 많이 생겼고, 일반 채널처럼 생각해서 툭툭 내뱉는 욕과 프로게이머들에 대한 비하적인 표현이 문제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게시판에 채널이라는 단어를 치고 검색을 해보시면 아마 많은 우려의 글들이 보이실 겁니다. 그리고 연합군, 반군 뭐 이런 글들로 인해서 채널에 들어가시지 않는 분들이나 처음 오시는 분들이 오해를 하시기도 했죠. 이래저래 치이고 견디지 못한 초기 맴버들이 시니어 채널로 몰리면서 pgr21은 사람들이 사라지고 pgr21s가 메인 채널이 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쫓겨난 것은 원래 채널을 만들었던 시니어들이었지요. 하지만 시니어채널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조금 자리를 잡을 만 하니까 또 외부인들의 문제로 인해 골치가 아파졌죠. 일반 채널에는 없는 피지알 채널만의 매너에 대해 그들은 이해해주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이런 분위기가 피지알 사이트의 분위기와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셨을 것입니다. 매너를 중시하는 피지알 사이트처럼 이곳의 회원들이 만든 채널이니 매너를 중시했지만 일반 채널에서 지냈던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것은 불필요한 것이었지요. 그들에게 있어서 채널은 대화나 친목의 장소보다는 고수와 게임 한판이 더 중요했으니까요. 어쩌면 그것도 맞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배넷의 채널은 그러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니까요. 채널은 열린 곳이었고, 그것은 누구나 들어와서 자유롭게 어떤 행동도 할 수 있다는 공식을 만들어줄 빌미를 언제든지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만들어진 것이 클랜 pgr21입니다. Sun님 응삼이님등 몇몇 분의 노력으로 탄생이 되었지요. 처음 피지알 채널이 만들어진 뒤 만 한 달여만에 클랜이 생긴 셈입니다. 20대 이상, 피지알 회원으로 등록된 사람등의 조건이 붙었고, 예의와 매너는 기본이며 게임보다는 친목도모라는 전제도 붙었습니다. 게시판에도 클랜 탄생의 공고를 했지만 피지알 사이트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회원끼리도 불필요한 내용은 되도록 게시판에 올리지 않도록 하자는 데도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며칠 뒤 회의도 했습니다. 클랜으로서 정회원과 마스터를 뽑았지요. 얼떨결에 저도 정회원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단지 클랜에 가입하기 위해 피지알 사이트에 회원등록을 하시는 분들이 생겨났기에, 피지알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꼭 피지알 회원이 아닌 눈팅을 하는 분들이라도 클랜에 오셔도 된다고 조항을 바꾸었고, 20대 이상이라는 조항도 유야무야 되었습니다. 대신 이제 망치가 생겼기에 피지알 클랜을 만들면서 천명한 예의와 매너에 둔감하신 분들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망치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잘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전 pgr21 pgr21s에서 있었던 일들이 다시 생기기 시작했죠. 클랜이 생기면서 이전에 있던 채널에는 사람들이 사라졌고, 새로 생긴 클랜채널로 다 몰리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클랜 운영자로 뽑히신 분들이 열심히 망치를 휘둘렀지만 쉽게 해결될 일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운영자분들도 점차 망치를 휘두르는 것을 꺼려하시게 되었죠. 돌아오는 것은 욕 뿐이었고, 때로는 기존 회원분들에게도 반발을 샀으니까요. 누구라도 욕 먹고 좋아할 사람은 없습니다. 클랜을 만든 것은 즐기기 위한 것이었기에, 운영자로 뽑힌 것 역시 그리 좋은 일은 아니었죠. 필요 없는 의무가 하나 생겼으니까요. 돈 받고 하는 운영자도 아닌데 클랜에 온 사람들은 운영자를 괴롭힙니다. 문제 일으키는 사람 있으니 빨리 망치 들고 와서 밴하라고 합니다. 가서 밴 하려고 하면 이번에는 당한 사람들이 욕을 합니다. 무슨 독재냐고 합니다. 한쪽에서는 왜 운영자 의무를 수행하지 않느냐고 화를 내고 한쪽에서는 여기가 무슨 독재채널이냐고 화를 냅니다.
얼마 뒤 또 회의를 했습니다. 클랜으로 바뀌면서 생긴 문제점도 의논하고 강력하게 규제를 하려 했던 회원들에 대한 것도 있었죠. 2시간이 넘는 회의였고, 많은 의견이 있었습니다. 회원들 서로간에도 클랜에 대한 생각이 제각각이었기에 중지를 모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회원 탈퇴를 하는 이도 생겼습니다. 저 역시 그 중 한 명이었죠. 어쨌든 그 뒤 클랜의 규제는 더욱 완화되었습니다. 강력하게 주장했던 20세 이상이라는 것도, 피지알 회원 외에는 오지 못한다는 것도 모두 풀었습니다. 사실 클랜이라고 부르기도 어색한 정도였죠. 망치가 있는 것 뿐 이전에 만들었던 채널과 별 다를 바가 없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사람들은 계속 들어왔고, 그들이 주인행세를 하는 때도 많았습니다. 기존에 있던 분들이나 예전에 있다가 오랜만에 가끔 찾아오시는 분들이 오히려 어색한 손님의 기분이 되는 경우가 많았죠. 많은 분들이 무조건 게임만 하려고 도배를 하고 욕을 하고, 친구들을 데려와 사적인 이야기로 채우기도 했죠. 정회원들이 오히려 쫓겨서 임시 채널을 만들어 이야기를 하기도 했고, 급기야 며칠 전에 만든 시니어 클랜으로 피난을 오시는 분들도 생겼습니다.
물론 한동안은 운영자분들 중에서 과감하게 욕을 먹을 각오를 하고 망치를 쓰시는 분들도 있었고, 정회원 분들 중에 강력하게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점차 힘들어졌죠. 쉬기 위해서 온 채널에서 스트레스만 받으니 누군들 좋겠습니까? 처음에는 순전히 즐거움과 열정으로 시작했던 클랜은 이제 뜨거운 감자처럼 이리저리 서로 미루는 모습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게시판에 안 좋은 일이 생기면서 자드님과 응삼이님이 올린 글로 인해 오해도 생겼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피지알 사이트 운영자분이나, 채널에도 자주 오셨던 분들까지 오해가 생긴 점입니다.
자드님의 경우에는 아마 그때 게시판 일로 신경이 매우 날카로워진 상황에서 일어난 오해라고 생각됩니다. 피지알에 다시 오시지 않겠다는 분에 대해 이래저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실례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다만 당시의 상황이 모든 피지알클랜의 정회원들은 다 그렇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채널 단골로서, 그리고 한때 정회원으로서, 권위의식이나 비매너적인 생각을 가지신 그런 분은 없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런 일로 제제를 하는 일도 아마 없을 것입니다. 지금 제가 이 글을 쓰는 이 시간에도 피지알의 정회원분들중 몇 분은 시니어 클랜에 오셔서 이번에 게시판에서 생긴 클랜에 대한 오해에 대해 걱정하고 있습니다. 게시판에 어떤 식으로 해명글을 써야 할지 걱정하고, 또 자신이 쓴 글 때문에 오해가 생기지는 않을지 걱정하여 쉽게 댓글도 달지 못하고 있지요. 이미 댓글을 다셨던 분 중 한 분이 제게 상의를 해오셔서 저도 알게 되었구요. 약간은 등을 떠밀린 감도 없지 않습니다.
응삼이님의 글의 경우에는 저 역시 댓글을 달기도 했지만 이곳 운영자분과의 오해가 얽히면서 댓글을 다시 지우기도 했습니다. 그 이전에 그 분에 관련된 글에 댓글을 달기도 했던 저로서는 참으로 난감하더군요.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었지요. 그저 응삼이님에 대해 이해를 해달라는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응삼이님이 그 당시 망치를 들게 된 이유는 바로 다른 회원분들의 요청에 의해서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은 요새 피지알 채널에서 비일비재한 일이었죠. 기존 회원들은 보다 강력한 제제를 원하고 새로 온 회원들은 운영자의 독재를 욕합니다. 물론 처음 오셔서 모르는 상황에서 당하신 분들 역시 이해합니다. 일반 채널에서라면, 아니 다른 클랜에서라도 그리 큰 문제가 될 상황도 아니었고, 나름대로 친근한 마음에 친구까지 데리고 오신 분들일 테니까요.
이곳 피지알의 운영진과 비슷한 상황이라고나 할까요? 비약이 심할지도 모르지만 피지알클랜의 운영자들 역시 이곳 운영자분들처럼 많은 고충을 겪고 있습니다. 게시판에 피지알 클랜에 관련된 내용은 전혀 읽어보지도 않고 느닷없이 찾아와서 매너 없는 행동을 하다가 밴을 당하고 운영자에게 속삭임으로 욕을 도배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그런 사람들을 내버려두면 이번에는 기존의 회원들이 운영자의 방만함을 탓합니다. 정회원이고 운영자면 의무감을 가져라고 말하곤 합니다. 그래서 운영자를 그만 두는 분, 정회원을 그만 두는 분, 채널을 떠나는 분들도 생기고 있습니다. 뭐,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대부분 다 생기는 일일지도 모르겠지만요.
복잡한 책임감을 슬쩍 던져버리고 시니어 채널로 달아나서 유유자적 하고있는 제가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이 조금은 모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클랜에 대해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로 또 클랜이 사라져서 시니어 채널로 몰리게 되고 마침내 시니어 채널도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하구요.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몇몇 분의 서로간의 오해로 인해, 그것도 비슷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분들의 오해로 인해 당사자분들은 물론 저를 포함한 클랜의 많은 사람들이 안절부절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분들도 피지알 회원들이고 오해를 사신 분들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이곳 사이트와 채널은 여러 부분에서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피지알 사이트가 여타 사이트에서 좋지 못한 오해를 사곤 했듯이 지금 피지알 클랜이 그런 상황에 있다고나 할까요. 부디 오해가 모두 풀렸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직 다 겪어보지도 않은 일편의 상황으로 피지알 클랜에 대해 판단을 하지는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러한 아픔을 많이 겪어보신 피지알 운영자분들과 회원들이시라면 클랜을 좀 더 따뜻한 이해의 눈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제가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클랜의 정회원이나 운영자분들 중에 다른 생각을 가지신 분들도 분명 있을 수 있고, 또 가장 좋지 않은 가정으로 제 글로 인해 오해의 소지가 커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겠지요. 그러하기에 글을 쓰는 것이 더욱 조심스러워집니다.
피지알 사이트에 처음 오신 분들은 기분이 어떠셨습니까? 마음에 들지 않는 분도 있고 드는 분도 있으셨을 것입니다. 그러는 중에 가장 많이 듣는 소리가 바로 'pgr에 처음 오셨습니까' 와 'pgr21.com 이용안내 및 삭제규정' 이라는 공지글을 읽어보라는 소리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내용에 공감하시고 피지알에서 오래 활동하신 분이라면 피지알 클랜 채널에서도 좋은 쉼터와 친목의 장으로 활동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분들께 말씀드립니다. 피지알 클랜 채널에 처음 오셨습니까? 그러면 게시판에서 채널 관련 글들과 클랜의 회의내용등을 한 번 쯤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한 사이트에 가입하기 전에, 그리고 클랜에 가입하기 전에 그 분위기를 알 수 있는 글들에 대해 읽어보는 것 역시 손님의 예의라고 생각되네요. 정말 부탁드립니다.
지금 클랜에 관련된 댓글이나 해명글이 더 이상 올라오지 않는 것은 또 다른 오해의 소지를 낳지 않기 위해 클랜 분들이 제 글이 올라오기 전까지는 글을 쓰지 않겠다고 하신 것 때문입니다. 클랜의 대표자도 아닌 제가 마치 대표인양 이런 글을 쓰는 것은 그나마 게시판에서 비교적 모난 짓을 하지 않고 글을 써 왔다는 것 때문이겠지요. 최대한 중립적인 견지에서 글을 써주길 바라는 클랜 분들의 부탁이었습니다. 저 역시 사이트와 클랜 모두를 사랑하기에 나섰던 것이구요. 제 글로 인해 다른 오해가 생기지 않기를 거듭 부탁드릴 뿐입니다.
서로들 많이 민감해져 있는 듯 합니다. 이번 일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은 채널로 오시거나 쪽지등을 통해 서로 서운한 마음을 풀었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이번에 피지알 회원 모두들 아플만큼 아팠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조금씩만 서로 이해해서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었으면 하네요.
글은 쓸수록 오해를 낳고 길어질수록 그 의도를 전달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두서 없이 길기만 한 제 글이 오히려 좋지 못한 결과를 낳을까 걱정되어 올리는데 계속 망설여지는군요. 한글에서 맞춤법을 확인하고 두 번 세 번 계속 읽으며 수정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 이 글이 올라갈지는 모르지만 이런 글 쓰는데는 재주가 없는 저이기에 그저 오해만 없이 봐주셨으면 하네요. 정말 너무 많이들 아파왔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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