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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9/12 17:38:08
Name 겜큐광팬
Subject [요청연재] -재림- 2부
시작에 앞서..

1편을 보신분들이 매우 적은 관계로(솔직히 거의 없다는편이..-_-;)..한편쓰고 절망&귀
차니즘이 발동한 관계로 스스로 절필을 고려 하였으나. 어차피 마이너적인 요소만 때려
넣을 생각이었고...그래도 보신분들을 중에 잼있다고 쪽지 보내주신 분들에게 고마움을
느껴서.. 조회수에 물러나지 않고 마이너적인 글을 또 씁니다...아 그리고 제목 정했습
니다...위에 써있습니다..

제2화 -수라의 문-

무림의 강자들은 상대방의 호흡과 걸음.그리고 어느 부분이 발달되어 있는지만으로 상대
의 무공의 수위를 가늠한다고 한다. 얼핏 들으면 대단한 일같지만 그들에게는 상대의 능
력을 파악하는 것이야 말로 자신의 생명과 연관되어있기 떄문에 당연한것이라고 보는것이 옳다.
이것은 무예뿐 아니라 서로의 우열을 다투는 대전게임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지금 중국인게이머 조민은 위의 예를 상대에게 적용하고 있다. 상대방의 게임실력을 알
수 없다면 다른것을 보면 된다..상대방의 손..넘버링의 실력은 왼손의 손가락들의 사이를
보면 알수있다. 벌어져 있을수록 능숙하게 부대지정을 잘한다. 오른손날에 박힌굳은살들
은 상대방의 연습량을 말해준다..상대방의 어깨..왼쪽 어깨가 앞으로 쏠리고 오른어깨는
정상이라면 이는 전략시물레이션에 달인이다. 아무래도 키보드를 다루는 왼손은 몸쪽으
로 쏠리고 마우스를 다루는 손은 몸바깥으로 나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앞에 앉은 상대방은 그러하지 못했다. 왼손이 벌어져 있지도 않을 뿐더러
오른손날에는 굳은살도 없었다.더더구나 어깨는 정상인의 그것과 전혀 다를바 없음이다.
하지만 상대를 무시할수 없다. 상대는 왼손날에 보지도 듣지도 못한만큼의 많은 굳은살
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그리고 전혀 긴장감이 없는 저 표정..자신의 플레이를 이미 1시간
이상 관찰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긴장감이 없다는 것은 적어도 이번게임에 승산이 있
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상대에게 압도되는것은 아니지만 무엇인가 개운치 않은것만은 사
실이다.

하지만 게임은 이미 시작되었다. 자신은 주종인프로토스를 골랐지만 상대는 랜덤..이것도
맘에 안든다..맵도로템..자신이 질것이라고 생각은 하지 않지만 12시/2시에 상대가 테란이
라도 걸린다면 약간은 골치 아프다..더더구나 짜증나는것은 자신의 뒤에만 몰린 한국인
구경꾼들.,,당연한것이다 이름모를 상대의 화면을 보는것보다 자신의 화면을 보는게 더 유
익하다고 생각되서 몰린것이니까  하지만 헤드셋을 끼고 있어도 모르는 말로 떠들어대는
것이 조금씩 귀를 자극한다...

2시 플토로 시작되었다. 자리운은 있는 편이지만 상대가 12시 테란이면 귀찮다는 마음으
로 8브로브 서치에 들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상대는 12시의 테란이다..12/2위치에서는 토
스가 불리하다는게 정설이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같은레벨"에서의 이야기 이다. 어차피
초반빌드의 운영은 가위.바위.보 와 같아서 상대빌드만 파악하고 거기에 상극이 되는 빌드
만 따라가 준다면 거리문제야 조금도 문제 될게 없다 오히려 체제만 대응체제로 나간다면
가까운게 꼭 테란에게 유리한점만은 아니다

프로브가 상대진영에서 한참동안을 돌아다니고 있지만 상대는 잡을 마음이 없어 보인다.
scv한기만 붙여놓고 자기 할일한다 나는 그동안에 팩토리를 올리던 scv도 하나 잡아버렸
다.그렇다고 정찰온 scv는 신경을 거슬리기는 커녕 파일런만 지지고있다가 프로브에 당
해 버렸다

웬지 그동안 쌓아온 긴장감이 탁 풀리는 느낌이다.

상대방의 실력은 기대이하였다. 우리측에 잘 알려지지않은 재야의 고수는 아니다.상대방
의 알수없는 여유와 자신감은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이라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다 ..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른다더니..그렇다고 해도 방심은 금물이다.상대와의 차이가
너무나 벌어지면 이상하게 자신의 페이스까지 말리는 경우가 발생한다.이점만 조심하면
된다.

이떄 내뒤에 있던 구경꾼중에 하나가 유일하게 상대방의 뒤에서 구경하던 한명의 구경꾼
에게 다가가 무엇인가 말을 건넨다.일반 대회나 배틀넷상이라면 크게 신경쓸일이 아니지
만 이곳은 적지이고 이미 한국인게이머3명을 농락하였기 때문에 나에게 안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라면 나의 빌드를 상대에게 알려줄수도 있기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
나는 순간적으로 컨트롤+m로 음악을 꺼버렸다. 상대방도 헤드셋을 끼고는 있지만 어느정
도의 말소리는 들려오기 때문에 내뒤에 있던 구경꾼이 "로보틱스"나"시타델"같은 빌드
오더를 말할경우 언급한 빌드와 반대의 빌드를 탈 생각이었다.

기우였을까? 상대방에게 갔던 구경꾼은 한마디 듣자 다시 내뒤에 와버렸고 상대방뒤에서
구경하던 유일한 구경꾼은 이야기를 하더니 더 볼것 없다는 표정으로 다른데로 가버렸다
아마 나만큼이나 빌드가 궁금해서였는지 테란의 빌드를 물어보고 왔던것 같다.
이떄 상대방의 빌드를 구경하고 온 그사람이 다른 사람과의 대화하는게 슬며시 들려왔다

"야~! 테란은 투팩 온리탱크래"

물론 나는 한국말은 모른다.하지만 '야""은""래"빼고는 다 알아 들었다."테란 투팩 온리탱크
"물론 위의 말이 부정형일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타고 있는 빌드는 다크템플러패스트.
다크템플러에 상극이 되는 빌드는 "투팩 벌쳐 마인"이 들어가는 문장이다, 지금의 상황에
서는 한국인들은 상대가 이기기를 바란다면 "투팩벌쳐가 아니다"라고 표현은 할수 있지
만 "투팩 탱크가 아니다"라고 표현은 할수 없다.(읽으시는 분들이 곰곰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_-;) 더군다나 "야" "은" "래" 라는 세음절로 부정형의 문장을 만들수 있는 언어
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게임은 이제 끝났다고 보는편이 옳다 테란이 할수 있는것은 다크에게 괴롭힘을 당하다가
그사이에 전 맵을 덮은 넥서스를 보면서 한숨짓다가 상대가 빨리 끝내 주기를 기다리는
순서만이 남았을 뿐이다. 어쩌면 상대의 컨트롤로 보아 하건데 다크에 그냥 밀려서 끝날수
도 있겠지만 세상물정 모르는 하룻강아지에게 평화로운 안식을 줄 정도로 호랑이는 너그
럽지 않다.적어도 파일런으로 맵에다가 "hasu"라는 영어단어는 써줄 생각이었다.

한창 이생각을 하는데 벌쳐 4기가 입구를 돌파해 들어오는 화면이 들어 왔다.





그순간 카운터의 알바는 어서빨리 검은삼연성길드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느라 시계를
쳐다 보고 있었다. 이때 "와아~"하는 함성소리가 마주보고 있는 1번과 2번 컴퓨터에서
들려 왔다. 그리고 중국인 게이머뒤에만 잔뜩 몰려 있던 구경꾼들이 우르르 한국인게이머
쪽으로 몰려 들었고 그순간에 벌레씹은 얼굴이 된 중국인게이머가 자신이 사가지고 온
"베이비복스누드집"도 팽겨쳐 둔채 카운터에서 다가와 겜방비를 던지듯이 내버리고 나가
버렸다.
막강하다고 여겨지던 그사람을 한국의 이름모를 사람이 물리쳐 버리는 조금은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한것이다.이제는 방송녹화중이다가 급히 돌아오고 있는 "검은 상연성길드"가
올필요가 없어졌다는 생각에 뒤에서 깍지끼고 앉아있을 "김도우"국장에게 말을 하려고 고
개를 돌리는 순간에 국장의 나즈막한 혼잣말이 들려왔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는가.. "김동랜덤류"..나와 같은것을 노리고 있는가?"

뭔지 모를 소리였지만 무엇인가 생각할때 말을걸면 화를 국장의 성격을 아는 알바는 말없
이 일어나 이제는 주인이 없어진 1번컴퓨터를 조용히 치우러 갔다..

"김동랜덤류"

대전게임 25년역사에 단 한번도 밖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1인전승의 게임불패 가문
이라고 한다 세계최초의 게임이자 대전게임인 아타리사의 "퐁"을 시점으로 출발한 이가문
은 혈족의 계승으로 계승자가 된사람은 "김동"이라는 성씨를 가지게 되지만그렇지 못한
사람은 그냥 "김"씨성으로 살게 된다..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가림토 "김동"수나 세계제일
의 공격수 "김동"준 뮤탈의 마왕  "김동"우 그리고kbk마스터즈 원년 우승자 "김동"구 등등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지만 아직도 누가 진정한 "김동"의 계승자였는 줄은 모른다..
하지만 이미 위의 4명의 "김동"들은..이미 "세컨드임팩트"때 그 운명을 달리했다고 전해
지고 지금 이순간에 또 새로운 "김동"의 성을 가진자가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원래 "격투대전게임"쪽에서의 두각을 나타냈었던 사람으로써 키보드를 이용
한 RTS게임에는 경험이 미천하다. 오른손날이 아닌 왼손날에 박힌굳은살들은 얼마나 그
가 능수능란하게 조이스틱을 사용하여 초필콤보를 사용해 왔는지를 말해주는것이다.

분명히 중국인게이머 조민과 실력대 실력으로 붙었으면 아무리 "김동"의 이름을 가졌다
해도 이길수가 없다.다만 오랫동안 단련된 "대전게임"의 절대 승리의 조건 "심리전"을 이용
해 떨어지는 실력과 경험을 커버한 것이다.그는 일단 "조민"의 성격을 파악했다 처음 게임
방에 들어올때는 약간은 긴장으로 한 상태였는지 약간은 상기된 얼굴이었지만 몇겜 치르
고 나자 긴장된 얼굴은 금방 자만심으로 물들어 갔다. 이는 분명히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는것으로 보여준 것이었다

이러한 그에게 도전을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타이밍에 여유만만한 새로운 도전자가 나
타나자 다시 금방 경계의 자세를 취했다. 한번끊어진 경계심을 다시살아나자 이는 상대방
에 대한 "의심"으로 바끼게 되었고 아직 익숙해지지않은 "몸"을 보임으로써 혼란을 더해 주
었고. 너무나 여유로운 모습으로 그 "의심"과"혼란"을 가중 시켰다. 그리고 게임에 들어 미
숙한 컨트롤로 "의심"과 "혼란"을"방심"으로 바꾸었고. 결정적으로..

그의 뒤에서 유일하게 구경하고 있던 구경꾼.....같은편이다.....타이밍 좋게 상대방의 구경
꾼이 넘어 오지 않았더라면 그가 넘어가서 잘못된 정보를 흘렸을 것이다..

대회도 아니고 배틀넷도 아닌 적지에서의 게임이라면 구경꾼들의 움직임에는 자연히 신경
이 쓰일수 밖에없었고 이것으로 팽팽하게 유지되던 그의 신경은 여러차례에 걸친 감정의
기복에 순간적으로 "탁"하고 끊어진 것이고 이떄를 노려 들어간 예상치 못한 벌쳐4기에
너무나 어이없이 무너져 버린것이다...

...그런데 어떻해서 "김도우"국장은 "김동랜덤류"를 알고 있으며 여지껏 몸을 숨기다가 겨
우 중국인 프로게이머 지망생 하나를 잡기 위해 "김동 랜덤류는 몸을 드러 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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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임진
02/09/13 02:51
수정 아이콘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제목을 결정하신 건가요? 아니면 이번 편의 제목만 '재림'인가요?
'김동랜덤류'는 언젠가 보았던 무협지의 '무쌍류'를 생각나게 하는군요. 그것도 재밌게 봤었는데..^^;

근데 날짜를 잘 못 잡으신 듯 합니다. 빅경기때문에 글이 빨리 밀려나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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