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11/10 03:01:33
Name indiabeggar
Subject 쪽지로 보내려다가 - 물빛노을님에 대해.
오늘도 한차례 태풍이 지나갔다. 정말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강민선수의 인터뷰가 화근이었다.
시작은 언제나 사소했다.

어김없이 물빛노을님에 대한 비난 리플이 달렸다.
비판 아니냐고? 아니, 비난이다.
수없이 많지만 하나를 예로 들어본다.

"물빛 노을... 이사람 글에는 거의 이런 내용이 들어간다. '제 성질같았으면 어떻게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데 운운...' 성질 더러운 걸 자랑으로 생각하고 너무나 떳떳하게 말하는 사람... 기분 좋을땐 별 요상야릇한 시를 써대더니만, 조금만 수틀리면 바로 강경한 논리를 내세워 사람 여럿 무안주는 인간.... 솔직히 말하자면, 내 피지알을 1년간 들락날락 하면서 가장 위선적이고 암적인 존재는 물빛노을 당신이라 생각합니다."

나는 PGR을 일년 넘게 들락날락 하지는 않았지만...
물빛노을님이 위와 같은 어조로 이야기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
그리고 대체로 나와 의견이 같았다.
그래서 나는 그분께 유감이 없었는데...

정말 비난글이 많다!
때로는 격하게, 때로는 타협적으로...

"이곳글도 읽었구요 그 전의 글들도 많이 봐왔는데요. 물빛노을님은 다른사람을 깍아내리는걸 좋아하시는지요?
물론 잘못한사람에게 잘못했다고 하시는것도 봤지만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반박하는 글을 시비조로 쓰시는것도 봐서요.
특히 물빛노을님을 곱지않게 보시는 분들을 아주 심하게 몰아치시더군요. 그런것에 쓰이는 물빛노을님의 좋은 문장력은 오히려 보기 안좋더라구요. 솔직히 위에 어느 글쓰신분처럼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말이 진리는 아니지만 이 정도의 많은 사람들이 물빛노을님에게 불만족스러운 점이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생각해 봐야 할만한게 아닐까요?"

나이 운운 등 사안과는 관계없는 비난도 많다.

"하지만 연장자의 프라이버시란것도 있죠. 그런 부분에서 조심해야 할껀 조심해야 합니다.
그걸 알지못하고 안하무인격으로 까불다간 버르장머리없는 짓거리죠."

간담이 서늘해지는 리플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콩깍지가 씌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물빛노을님의 글은 대체로 논리적이고 근거제시가 명확하고 돌려 말하지 않는다.
다소 날카롭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생각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각자의 의견을 개진하고 보다 풍부한 사고로 나아가는
'토론'의 대의를 생각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왔다.
그리고 적어도,
'없는 말은 안했다!'

물빛노을님을 비난하는 분들에게 묻고 싶다.
물빛노을님의 의견에 유감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표현방식이 유감스러운 것인지.
나는 후자에 가깝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렇게 많은 리플들이 한결같이 비난조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빛노을님이 항상 마이너한 의견만 피력하신 것도 아니고...)

나는 PGR을 접한 지 오래되진 않았지만
비교적 성실히 최근 게시물들을 읽어왔고
관심있는 경우 이름검색을 통해 옛글들도 많이 찾아 읽었다.
그 결과 내가 내린 결론은
물빛노을님이 적어도 '내 상식선에서는' 암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오히려 그의 리플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고
비난리플을 '따라 다니면서' 달고
부정적인 반응을 유도, 조장하는 분들에게 더 문제가 있다고 느껴질 때가 많았다.

그 분들을 비난하고저 함이 아니다.
다만 개인에 대해 너무 지나치게, 오랫 동안, 집요하게 비난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나는 물빛노을님과는 일면식도 없다.
하지만 가끔은 '아직도 (이런 대접을 받으며) 글을 왜 쓰실까'라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그 정도로 비난받아야 할 분은 아닌데...






덧붙임. 많은 공격을 감수하고 글을 씁니다.
하지만 이글을 계기로
이런, 일종의 이지메같은, 현상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예전에 물빛노을님께 쪽지로 격려해 드린 적도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그런 방법을 쓸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은 것은
너무 속상해서였고 궁금해서였습니다.
정말 저만 빼고는 전부 물빛노을님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계신 건가요?
(리플들을 보면 그렇게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저는 이곳과 정말 맞지 않는 것이겠지요.

'니 일도 아닌데 왜 난리냐' 라는 반응에는 정말 할 말 없습니다.(어제 누가 해서 난리가 났던 말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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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1/10 03:02
수정 아이콘
맞아요!
항즐이
03/11/10 03:06
수정 아이콘
물빛노을님에 대한 운영진으로서의 의견은 "뜨거운 감자"입니다.

뜻이 과히 잘못된 경우는 저도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표현방법이 지나친 경우는 많이 보았지요. 이번 일로도 좀 실망한 건 사실입니다. 자제를 부탁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다시 레벨 10이 되신다면, 재가입을 하셔도 두 달을 기다리셔야 할 테니까요.
클라우드
03/11/10 03:11
수정 아이콘
pgr에 의견과 토론은 있되 비난과 비방은 없었으면합니다.
이렇게 커진것도 별거아닌일에 너무공격적으로 반응하신게아닌가하는..
클라우드
03/11/10 03:22
수정 아이콘
강민선수의 인터뷰에대한 문제는 별거아니라고 생각해요.
아래sz님이 말씀하셨듯이 보는사람의 관점에 따라 틀린일이죠.
공인이라는점에서 그런식의 인터뷰는 성의없는거 아니냐..하는사람이
있을수도있고...게임에서 져서 누구보다 실망감이 큰 본인에게 입에발린
인터뷰를 하란말이냐...하는사람도있겠죠. 이것도 저것도 정답이없다고보는데... 너무 공격적 리플들이 많이 올라온거같아 적었보았습니다.
거슬리셨다면 죄송합니다.
indiabeggar
03/11/10 03:27
수정 아이콘
표현상의 지적이 있어 댓글을 수정해 올립니다.
세린님//제 눈의 서까래도 덜어내야겠습니다만... 개인에 대한 폭력이 이 정도면 심하지 않은가 라는 생각에서 적어보았습니다. 누구의 잘못인가를 따지려는 게 아닙니다. 그렇게 받아들이셨다면 낭패네요. 전 단지 물빛노을님이 뭘 그렇게 잘못했기에 그런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가에 포커스를 맞추었는데요.
클라우드님//그간의 리플을 보셨다면 그렇게 '별거 아닌 일'이라고 가볍게 치부하실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답은 없죠. 하지만 인신공격만큼 정답과 거리가 먼 것은 없을 겁니다. 저는 그 부분에 주목했던 것이죠. 죄송하시긴요. ^^* 거슬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제가 너무 격했네요.
03/11/10 03:54
수정 아이콘
물빛노을님에게 비난한 적은 없지만 이 분의 의견에 유감인 적은 매우 많습니다..
03/11/10 03:58
수정 아이콘
물빛노을님의 이 사이트에 대한 애정은 다들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표현방법에서 다수 일반인들의 상식과 예의에 거슬리는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한다면 어딘가 잘못된 부분이 있겠지요..
답글의 내용보다는 표현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여전한 많은 글 부탁드리되 좀더 신중한 표현 기대하겠습니다.
03/11/10 04:01
수정 아이콘
제가 저기에 올라와있는 글중 하나를 쓴사람인데요
저는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썼지만 비난을 하고싶었던게 아닙니다
지금 쓰는 글도 글쓰신분을 공격하는게 아니구요;;(그렇게보인다면야..)
저와 같거나 비슷한내용의 글이 여러개가 올라와서 이지메현상처럼 보이실테지만..
쓴사람 하나하나는 어쩌면 공격하려는 의도가 아닐수도있는데 수가 많아져서 그렇게 보일 수 도 있지요 저처럼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을 이참에 하신분이라던가..
저도 여태까지는 유령회원이었거든요. 그저 지켜만 볼뿐//
그런데 물빛노을님이 할말은 하고 살아야한다고 제창하시는것 같이 느껴져서 저도 마음이 동하여 글을썼습니다.
어떤 일에대해 어떤사람은 유감을 가질 수 도 있습니다.
또 사람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생각을 표현할수도 있습니다만..
그 표현이 상대방에게 도움이될지도 따져봐야하겠고 또 의견이 다르다고해서 틀렸다고 화를내는것도 안되겠죠.
그나저나 indiabeggar님의 글을 읽으니 제가 기억하고있던 물빛노을님의 대한 것들은 모조리 나쁜것만 기억한것 같네요(사람이란게 이기적이다보니)
그치만 저는 그런것도 분명히 봤는걸요; 그리고 그렇지 않은글도 확실히 본기억이 나구요
물빛노을
03/11/10 04:04
수정 아이콘
저는 사실 쪽지로 논쟁을 벌인 적이 여러번 있습니다-_-;; 절 싫어하시는 이유가 쪽지 때문인 경우도 많을 겁니다. indiabeggar님의 저에 대한 과대평가에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지난 번의 격려에도 정말 감사했는데...(_ _) 계속 글을 적는 이유는, 아직까진 이곳이 저의 '본진'이기 때문이지요.
항즐이님//앞으로는 조심하겠습니다(_ _)
03/11/10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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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무언가 잘못이있어서 그랬던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뜻에서 한말이었는데 말이죠...특정한 누가 잘못했다고 말하진 않았는데요...말씀이 꼭 제가 누구 나쁘다고 하신것 같네요..^^;
드론찌개
03/11/10 05:19
수정 아이콘
토론시 발언자보다 발언자체가 중요한 건 언제나 주지의 사실인 것 같습니다. 발언자의 발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감정과 인성의 문제를 개입할 경우 백이면 백 좋지 못한 토론이 됩니다. 반박이라는 것은 발언자가 아니라 그의 주장에 대해 행해져야 합니다. 토론이란건 결국 발언자와의 싸움이 아니라 논지의 교환이거든요. 상대방의 주장에 경쟁적으로 리플을 달며 다투는 것보다 사소한 주장을 하더라도 미리 견고하게 짜여진 논지를 펼쳐놓는게 중요하지요. 구구절절한 리플로 누가 마지막까지 반박하느냐가 중요한 건 아닙니다. pgr의 분들은 대부분 지성적인 판단이 충분히 이루어지는 분들입니다. 논쟁을 싸움의 승패로 보지않고 토론의 맥락을 파악하고 판단하여 적법한 주장과 그렇지 못한 주장을 선택할 수 있는 분들입니다. 요 리플은 물빛노을님이나 물빛노을님과 다투셨던 특정 분들을 대상으로 한 글은 아니구요. 이전 pgr에서 성행되곤 했던 잘못된 토론들이 생각나 쓴 것입니다.
03/11/10 07:39
수정 아이콘
저의 경우 쪽지고 뭐고 물빛노을님과 직접적인 논쟁을 벌인 일 조차 없습니다. 그런데 싫어하는 이유가 쪽지논쟁 때문일 거란 얘기는 솔직히 몇몇 분 빼고는 공감할 이유가 못 되죠.-_-
이혜영
03/11/1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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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다시는 내용이 좀 심하더군요.
몇분이 언급하셔서 바로 자삭을 하셨지만.. 아무 상관없이 글을 읽고있던 저도 기분이 나쁘더군요.앞으로도 마음에 안드시는부분이 있더라도.
계속 쪽지로 논쟁을 부탁드립니다.(__)
03/11/1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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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노을님의 글은 보기에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도 어제 약간의 논쟁에 개입되었지만(직장인의 한계입니다. 출근때문에 서둘러 잠을 청했지요 ㅠ.ㅠ 논쟁보다는 생계가 우선이지요 ^^), 단순히 한두가지 사례에 대한 댓글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느껴왔던 생각이 어제의 댓글로 인해 표현되었을 뿐입니다...PGR의 글쓰기 어려운(나쁜 뜻은 아닙니다. 그만큼 글 잘쓰시는 분이 많기에...) 분위기로 인해 주로 여러분들의 글만 읽어 왔었는데, 제가 지금껏 보고느낀 물빛노을님의 글은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님의 글은 한가지 공격적인 말을 툭 던져 놓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반박이 나오면, 나는 이렇게 생각해서 던진 말인데 너는 왜 그렇게 생각했냐? 니가 잘못 생각한 거다.. 이런 식입니다. 그리고 그 표현조차 상당히 공격적이고 과격합니다. (너무 단편적인 예뿐이라서 역시 필력의 부족을 느낍니다 -.-) 이런 좋지 않은 기억으로 인해 님의 좋은 글과 남에 대한 칭찬글도 곱지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때가 저역시 있습니다. 본문중의 어느 분 얘기처럼 암적인 존재까지는 아닐지라도 어느정도 자기수양과 자제력이 필요하시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저역시 앞으로 마음에 안드시는 부분이 계속 쪽지로 논쟁을 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논쟁을 무척 좋아하시나 봐요... 세상살이 피곤합니다.^^)
Elecviva
03/11/10 08:47
수정 아이콘
예, 이젠 좀 편안하게 사세요 ^^; 물빛노을님..
TheMarineFan
03/11/10 09:26
수정 아이콘
그냥 쪽지로 보내셨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03/11/1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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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노을님의 글을 보면 의도나 그 내용자체의 문제는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그 표현의 방식이 약간 선을 넘나들고 있다는 것이죠...물빛노을님보다 훨씬 더 공격적인 분들이 얼마나 많으신대요...
물방개
03/11/10 12:02
수정 아이콘
제 아버님이 기분이 상해서 취하신 상태로 집에 들어오신 날에는 항상 하시던 말씀이 있습니다. '나는 흑은 흑이고 백은 백이야.'라는 말씀.
제 여자친구가 제가 자기 마음에 안 들게 행동할 때는 항상 이런 말을 합니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거지, 왜 확실하게 말을 안해?'라는 말.

제 아버님과의 생활은 2년 적은 30년이고 제 여자친구와는 만 5년이 넘어갑니다. 솔직히 조금 피곤할 때가 많습니다. 저 역시 학창 시절에는 상당히 말을 많이 하는 편에 속했습니다. 제가 하는 논쟁이나 남이 하는 논쟁이나 꽤 즐기는 편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제 아버님이나 여자 친구와는 그러지 않습니다. 아주 큰 일이 아닌 이상에는(평생에 한 두번 있을까 말까할 정도의 큰일이라는 소립니다.) 거의 무조건적인 Yes Man으로 통하죠.

저는 제 아버님과 여자 친구가 상당히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주관이 아주 뚜렷하죠. 인생의 신념이 너무도 확고해서 비집고 들어가기가 힘들다고나 할까요? Yes Man으로 돌아선 이유가 거기 있습니다. (뭐 비겁하다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전 비겁하게 살기로 했습니다.) 평생을 같이 할 사람들과 얼굴 붉히기가 싫더군요.
예전에 아버님과의 거센 논쟁으로 집에서 거의 일주일간 가족끼리 말 한 마디 없었던 경험과(말리시던 어머님의 눈물과 한숨에는 어쩔 수 없더군요) 논쟁을 시작해서 여자 친구를 울려버렸던 경험은 솔직히 기분 좋지 못하더군요. 가방 끈으로만 보자면 제 주변의 가까운 사람 중에서는 제가 가장 긴 편입니다. 왠간한 친구들과는 논리 싸움에서 지지도 않지요. 그럼에도 제가 항상 먼저 항복을 합니다. 제가 하는 반박을 머리로는 이해하시만 마음으로 받아들이기에는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결국 끝에는 마음만 상해버리는 거지요.

제가 누리는 가족, 친구, 연인과의 행복감을 그런 사소한 논쟁(?)으로 해치기에는 제 마음이 너무 여린가 봅니다. 어제의 논쟁도 제 눈에는 사소한 데서 시작했습니다. 적어도 이 PGR에서 누리는 행복과 바꿀 수는 없는 사소함이었지요. 그래서 논쟁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재미있게(진짜 재미있게 지켜 본 것을 보아하니 악마적 심성이 제 마음에 자리잡고 있는 듯 싶습니다.) 지켜 보고 나서도 뭐 내일이면 다시 평온해지겠지 했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이 글에 리플을 다는 것은 물빛노을님에 의견을 물으셔서 그렇습니다. 제가 물빛노을님을 볼 때 마다 제 아버님이나 여자친구, 그리고 제 자신이 오버랩되기 때문이랄까요?

대학 전까지의 제 별명 중에 하나가 '바른 생활 사나이'였습니다. 도덕 교과서의 신봉자라고나 할까요? 물론 지금은 살아가다가 결국 항복하고 비겁자의 길로 돌아서고 말았지만.
대학 1학년 때 학교 내에서 시위를 하는 모습에 반감을 보이는 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저 역시 상당한 보수주의자였던지라 그리 좋게 보지는 않았지요. 그럼에도 저는 그 친구의 반감조에 동조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때 제가 했던 말 중에 기억나는 말이 딱 하나 있지요. '그래도 저 친구들은 행동하는 용기라도 있다. 지금의 체제가 잘못되었다고 말만 하기보다는 행동이라도 하지 않는냐. 비록 그들의 행동 방식을 긍정하는 것은 아니지만(각목들고 돌 던지는 거요.ㅡㅡ;) 그나마 그런 그들이 있기에 세상은 조금씩 변해가고 우리는 그 혜택을 보는 것이 아니냐.(비겁자답게 저는 온건한 체제 내에서의 서서한 변화를 추구하던 사람이었지요.) 그들을 전적으로 긍정하는 것은 아니나 그들의 희생으로 내가 이득을 보는 것이 있는 것이 분명할진대 적어도 이렇게 뒤에서 욕하지는 말자.'라고 말이죠.


분명히 물빛노을님이 행하시는 방법이 제 마음에 차지는 않습니다. 물빛노을님이 생각하시는 사상이나 신념과 상관없이 그 표현 방식이 마음에 차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시쳇말로 총대를 메는 역할을 자주 하시는 몇몇 분 중의 한 분 이시기에 이렇게 숨어있는 제가 이득을 볼 때도 있는 거지요. 단적인 예로 어제의 논쟁 촉발로 인해 게시판 관리에
대한 기준이 약간 변화가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 점에서는 가만히 앉아있는 제가 한 일도 없이 혜택을 같이 누리고 있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물빛 노을님이 저같은 사람을 위해 희생만 한다고도 생각지 않습니다. 물빛노을님 말씀처럼 할말은 하시기에 세상에 변화는 있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모든 사람이 할말을 하면서 살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고 그저 시끌벅적한 시장통만 남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빛노을님이 할말은 하시는 시점에서 이미 저같이 할말을 안하고 있는 사람의 희생 역시 조금이나마 안고 하시는 거라 생각합니다. 물빛노을님이 할말을 못하게 막아버리는 것은 할 짓이 못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할말을 못하게 되시는 물빛노을님도 물빛노을님이 아니시겠지요. 다만 간혹 보이는 연속된 댓글 속에 보이는 흥분은 조금 자제하셨으면 합니다. 논쟁이 가열되면 머리를 식히고 다시 차근차근 글을 읽고 다시 쓴다는 말씀도 보이십니다. 하지만 좀더 길게 보실 수는 없으신지요? 이러저러한 말이 있어도 로그아웃 상태를 유지하면서 냉정하게 돌아보고 할말 못한 다른 사람에게 말할 기회를 조금만이라도 양보하시면 어떨까요?

저같은 사람이 물빛노을님의 혜택을 뒤에서 받는 것처럼 물빛노을님 역시 흥분하셨을 때 저같이 뒤에서 할말 못하고 있는 비겁자에 대해 조금만 배려해주셨으면 합니다.
저같이 어제는 물빛노을님이 말씀하신 할말은 한다라는 얄궂은 도발에 넘어간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물빛노을
03/11/10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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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분들의 말씀 잘 들었습니다.
ken님//쪽지로도 논쟁을 벌였었다, 라는 얘기였습니다. 오직 쪽지논쟁때문에 제게 반감을 가지실 거라고 이야기한 것이 아닙니다.
이혜영님, mangtae님, TheMarineFan님//논쟁을 쪽지로만 하라는 분들이 많으신데, 이에 대해 제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피지알은 참 특이한 곳입니다. 확실히 해두어야 할 것은, '토론'은 즐거운 것입니다만, 내용보다는 논리성과 소위 말빨이 중시되기 시작하는 '논쟁'은 짜증스러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점을 먼저 유념해주셨으면 합니다. 피지알 자게에서의 토론이 댓글로 벌어지는 것은(비단 저만 그런 것이 아니지요)피지알의 이용자가 대단히 많고, 그런 만큼 다양한 분야의 종사자분들이 계시며, 상당한 지식수준이신 분들이 많다는 특이성에 기반합니다. 댓글을 통해서 토론이 벌어질 경우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가령 이런 생각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글이 올라왔는데, 코멘트에는 찬사만 적혀있습니다. 그런데 그 글은 읽으시는 분의 생각과는 조금 다릅니다(토론의 여지가 있는 글이라는 얘깁니다). 그래서 토론하고자 쪽지를 보냈다고 치지요. 아마 작성하신 분은 수십수백장의 쪽지를 받았거나, 아니면 그게 처음 받은 쪽지일 겁니다. 쪽지를 보내는 것이 귀찮아서인지, 아니면 특정인을 지목해야한다는 번거로움과 부담감 때문인지, 쪽지기능은 그다지 널리 쓰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댓글에서의 토론은 쪽지로 이루어지는 토론과는 또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건전하게 이루어진다는 전제 하에 보는 이로서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재미도 쏠쏠하고(늘 배우고 있지요), 어떤 비유가 등장했을 때, 그 비유된 부분이 내가 잘 아는 분야일 때는 참여할 수 있습니다. 즉 여러 사람이 참여하여 이루어지는 토론과, 일대일로 이루어지는 토론은 그 사상적인 폭과 깊이에서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하물며 다종다양한 직업군과 나이층을 가진 피지알 같은 곳은 더욱 그렇지 않겠습니까? 전 이런 장점 때문에 댓글을 선호합니다. 토론이 논쟁화될 경우 소위 다굴-_-당할 수도 있고, 할 수도 있습니다만, 하여간에 많은 사람들이 자유로이 참여할 수 있는 토론이란 피지알을 비롯한 몇 군데에서만 볼수 있는 희한한(?) 문화이지요. 쪽지로만 해결하라, 라는 얘기는 이러한 장점들을 모두 포기하는 결과가 됩니다. 그건 너무 아깝지 않은가요? 저나 몇몇 분들로 인해서 이와 같은 좋은 문화가 좀 허무하게 사라져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내용이 언급된다거나, 간단한 지적성(가령 맞춤법)문제라거나, 인신공격으로 이야기가 변질된 경우라면 "쪽지를 이용해주십시오"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겠지만요. '논쟁은 쪽지로'에는 동의합니다만, 혹시나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논쟁'이라는 단어에 '토론'이 포함되어있다면 토론은 댓글을 통해서 벌어지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덧붙여 mangtae님, letina님//말씀 감사합니다. mangtae님의 표현이 가슴을 찌르는군요. 자기 수양과 자제력이 필요하고, 표현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점에는 진심으로 동의합니다. 자제하고 차가운 머리로 토론을 벌이던지(가령 토론게시판의 07과 08의 밸런스 애기는 정말 제대로 된 토론이 되더군요), 머리에 열이 올랐다 싶으면 댓글을 달지 않는 방향으로 임하겠습니다(_ _)
그새 댓글이 하나 추가되었군요.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물방개님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_ _)
03/11/10 12:20
수정 아이콘
본문보다도 댓글에...
물방개님... 사악하십니다. ^^
정말 멋진 분이십니다. 오랫만에 감탄스러운 분을 뵙네요. 역시 pgr이군요... ^^
물빛노을님, 저처럼 말없이 응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힘 내세요. 다만... 역시 다른 분들 말씀처럼 조금만, 한템포만 줄여 주시면 더 좋겠습니다.
03/11/10 13:22
수정 아이콘
제가 쪽지 얘기를 한 것은 다른 논쟁에서도 다른분들이 물빛노을님을 비난할 때 님께서 하신 말씀이, '쪽지논쟁으로 인해 저에게 반감을 가진 분들이 많은 것 같다'라는 내용으로 단 것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직접적인 논쟁을 벌이는 사람들만 반감을 가지는 건 아니죠. 그 외 지켜보는 분들이 몇백명인 걸요. 저도 그 중에 한명이었고요.
어쨌든 여러 분들께서 좋은 지적을 해 주신 것 같고, 또 물빛노을님도 좋게 받아들이시니 우선은 안심입니다.
그동안 가졌던 이미지는 버리고, 새로운 물빛노을님의 이미지를 제 머리속에 그렸음 하는 바람입니다.
사실... 그런 논쟁이 아니라면 님의 글은 꽤 좋은 글들이 많거든요.
언덕저글링
03/11/10 13:44
수정 아이콘
8학년 말하기-말하는 이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말하려는 태도를 지닌다.
9학년 말하기-상대의 반응을 고려하면서 말하는 태도를 지닌다.
10학년 말하기-자신의 말하기 활동을 조절하면서 말하는 태도를 지닌다.
위엣것들은 우리가 학교다니면서 받는 국어 수업 시간에 배우는 것들입니다.
할 말 다 할 줄 아는 것보다, 듣는 이나 읽는 이를 배려하여 말하거나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여러 분들에게 지적을 받는다는 것은 일단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아쉬운 요즘 pgr입니다.
물방개님// 글을 읽어 보니 남자분 같으신데, '아버님'이 아니라 '아버지'가 맞습니다. '아버님'은 며느리가 시아버지에게 부르는 '부름말'입니다. 시집갈 일이 없는 남자분은 '아버님'이라고 하실 일이 없습니다. 자신을 낳아 주신 분에 대한 최고의 존대어는 '아버지', '어머니'로 충분합니다. 공중파 방송에서도 끝없이 되풀이되고 있는 잘못된 부름말의 대표적인 예죠.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물방개
03/11/10 14:44
수정 아이콘
음..그런^^ 음. 그렇군요. 사전에는 단지 아버지의 높임말이라고만 나와서 그런 줄만 알고 있었는데 더 찾아보니 성장한 후에는 아버지라는 호칭만 쓰도록 규정되어 있다고 나와있네요. 잘 배웠습니다..^^

음 그런데 갑자기 하나를 해결하고 나니 드는 또 하나의 의문이 드네요. 결혼할 여자의 부친을 '아버님'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님 '아버지'라고 해야 할까요? 물론 장인어른이라는 이라는 호칭과는 별개로요..음..공부하러 한번 가봐야 겠네요..
MetaltossNagun
03/11/10 15:32
수정 아이콘
표현의 수위를 좀 낮추신다면 문제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동익
03/11/10 16:11
수정 아이콘
조심하시는게 좋겠네요...!
개인적으로 큰 상처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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