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버튼이 생겨서 너무 기쁜 나머지;; 적어봅니다.
저그를 좋아하는 것이 뭐 특이한 일이라고, 주변 남자애들은 제가 저그유저라면 히드라 침 맞은 표정을 짓고는 하는데, 이거 곤란합니다. 그리고 나서 약 5초 정도 지나면 열에 열, 백에 백 묻는 것이 '넌 왜 저그하냐? 여자애가.'입니다. 저는 늘 대답을 준비해 두고 있는데 '유닛들이 귀여워서'가 바로 그 대답이죠. 그러면 펄쩍 뛰연서 '너는 럴커가, 히드라가, 오버로드가, 귀엽냐? 하는데, 제가 말하는' 귀엽다'는 건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저는 에이지2를 매우 좋아했습니다. 해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빌리저들이 나무 베고 금 캐고 돌 캐고 밭가는 모습은 정말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제게 에이지 2와 스타를 동시에 가르쳐 주신 스승님;;은 바로 고모인데요, 고모는 스타보다 에이지를 더 좋아하셨습니다. 그 이유를 물으니 고모는, 스타는 서사적인 게임이고 에이지2는 서정적인 게임이라서 좋아한다고 하시더군요.

애초에 저그를 선택하면서 들었던 막연한 느낌도, 비슷했다고 생각합니다(배우기는 테란으로 배웠습니다, 누구나 그렇듯이-_-=3). 두근 두근, 심장이 뛰는 건물들과 동글납작한 드론들과 무리지어 깡총깡총 뛰어다니는 저글링들과 날개를 열심히 파닥거리는 뮤탈같은 것들이 말입니다. 저는 늘 농담으로 '난 가디언 번데기가 되어도 좋아(가디언 번데기라는 어감이 정겹지 않습니까?아, 안그렇다구요ㅠ.ㅜ)'라고 말하곤 하는데,  저는 이만큼, 살아있는 냄새를 풍기는 저그라는 생물체들이 좋습니다.

주제 없네요;; 아 물론 다른 종족들이 싫은 건 아닙니다. 제 주변에는 '파일런이 예뻐서' 프로토스를 한다는 친구들과 '스팀팩 마린들 소리지르는게 좋아서'테란한다는 친구들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