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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9/01/01 15:59:51 |
Name |
피터피터 |
Subject |
(09)테저전 메카닉의 트릭... (테란 메카닉의 새로운 패러다임) |
요즘 저그에게 테란의 메카닉은 엄청나게 짜증스럽고 까다로운 운용입니다. 그리고 저그들이 그 파해법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데 많은 선수들이 보다 공격적인 플레이가 메카닉에 대한 해답이라고 조금은 단순한 결론을 머리속에 박아두고 있는것 같습니다.
메카닉... 메카닉은 예전에도 있어왔고, 꾸준하게 시도는 되었지만 한번도 지금처럼 정석화 될려는 움직임을 보인적인 없었습니다. 그럼 왜 갑자기 테란의 메카닉은 저그에게 까다로워진걸까요? 그 근본을 한번 되집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매지션, 즉 마술사들이 마술을 사용할 때에 근본적으로 깔고 들어가는 마인드가 있습니다. '손은 눈보다 빠르다.' 그들은 손이 눈보다 빠르다라는 이 격언을 마음속 깊이 새겨두고 그것을 활용하여 다양한 마술들을 창조해냅니다. 즉 마술의 트릭을 파해하기 위해서는 그것의 바탕에 있는 정신이 무엇인가를 알고 접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런 의미에서 마술의 트릭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마술사의 손에 홀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럼 현재의 테저전의 메카닉에서 테란이 가장 근본적으로 깔고 가는 마인드가 무엇일까요?
저는 그 해답이 '저그가 테란과 동수의 멀티를 먹고는 테란을 이길 수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스타를 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는 명제일 것입니다.
최연성의 발리앗 빌드가 나온 후 최근 테란의 메카닉이 붐을 이루면서 사람들은 '이게 다 최연성 때문이다.' 라는 말을 하는데 정말 최연성 때문에 테란의 메카닉이 까다로워진걸까요? 저는 전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연성의 발리앗 빌드는 정확히 말하자면 고전적인 메카닉의 전형입니다. 왜냐하면 그의 발리앗을 관통하는 테란의 마인드는 '조합과 타이밍'이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최연성의 발리앗 빌드는 테란이 조합만 갖출수 있다면 압도적인 스플레쉬 화력을 보유한 탱크와 발키리라는 유닛을 활용한 테란이 저그를 전투에서 압도할 수 있다는 마인드에서 출발한 빌드입니다. 그러면서 벌처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지만, 그것은 초반에 방어가 취약한 테란의 특성상 골리앗을 뽑기위해 타이밍을 벌자는 단순한 마인드가 밑바탕에 있었다고 보입니다. 즉 어찌되었든 최연성의 빌드에서 핵심은 골리앗이고 골리앗을 빠르게 뽑아서 모으는 것이 전략의 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운용은 솔직히 임요환이 종종 보여주었던 저그전 메카닉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이 없는 운용입니다. 단지 그 조합에 발키리가 추가된다는 것을 뺀다면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마인드를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것이 이재호식 메카닉입니다. 이재호가 메카닉으로 저그전에서 재미를 보고는 있지만, 그의 메카닉은 불안점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메카닉에서 핵심이 되는 유닛이 골리앗이기 때문이고, 그러다 보니 종종 타이밍적으로 저그에서 약점을 노출하는 시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저그는 테란의 메카닉을 파해하면서 가장 근본적으로 파고든 점이 테란의 '조합과 타이밍' 중에서도 타이밍이었습니다. 정명훈의 발리앗이 순식간에 가라앉은 이유도 초반에 벌처가 모이는 타이밍을 저그가 파고 들었기 때문이고, 최연성이 시전하는 발리앗이 큰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한 이유도 솔직히는 나오는 타이밍이 너무나 정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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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요즘에 와서 저그에게 메카닉이 까다로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새로운 트랜드를 가장 자기식으로 잘 흡수한 테란은 역시 신희승입니다. 그전에도 메카닉을 사용한 적이 있는 신희승이 요즘에 와서 갑자기 주가를 올리는 이유는 그가 메카닉을 운용하는 새로운 개념을 찾아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신희승의 메카닉의 중심 유닛은 골리앗이 아니라 벌처입니다. 그 전까지 메카닉의 중심 유닛은 골리앗이었는데. 그 이유는 역시 '조합과 타이밍'에서 가장 중요한 조합 유닛이 골리앗인 이유도 있었지만, 저그와 테란이 확장을 맞쳐나가는데 보다 효율적인 유닛이 벌처가 아니라 골리앗이었기 때문입니다.
즉 이전까지 테란의 메카닉은 '저그가 테란과 동수의 멀티를 먹고는 테란을 이길 수 없다' 라는 명제를 '테란이 저그와 동수로 멀티를 늘려나가면 최종적으로 테란이 유리하다.'로 해석하고 그 해석법대로 테란이 멀티를 늘려가기에 가장 효율적인 골리앗에 시선을 집중해왔다고 볼수 있습니다. (임요환은 그 중에서도 업그레이드를 통한 골리앗 화력의 극대화에 관심이 많았죠.) 즉 테란의 관심사는 저그보다는 테란 자신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테란이 그 명제를 조금 다르게 해석하면서 테저전 메카닉은 변화하고 있습니다. '저그가 테란과 동수의 멀티를 먹고는 테란을 이길 수 없다' 라는 명제를 '저그가 테란이상으로 멀티를 늘려갈수 없다면 결국에는 테란이 유리하다.'로 해석의 방향을 바꾸어버린거죠. 그러면서 저그가 확장을 늘려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방해하기 위해서 최적화된 메카닉 유닛이 무엇인지 재조명하기 시작합니다.
내가 멀티를 늘리는데는 골리앗이 유용하지만, 내가 저그의 멀티를 말리는데는 벌처가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면서 테란은 벌처에 투자하기 시작합니다. 벌처의 마인과 스피드업에 과감한 투자를 하면서 테란은 저그가 초반에 지상 유닛으로 활개칠 수 있는 공간 자체를 차단해 버렸습니다. 초반에 많이 뽑던 저글링은 얼마를 뽑던지 벌처의 밥이므로 저그는 히드라가 강제됩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벌처의 마인이 업그레이드 되면 저그는 외부 확장기지를 가져가는 것에 심리적인 위축을 받게 됩니다.
벌처가 대규모로 모인 상황에서 외부확장기지는 성컨 한두기로 막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외부확장을 일찍가져가도 성컨을 박고 드론을 뽑았다가 벌쳐에 한번 털리게 되면 본전도 뽑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본진에서 뽑은 병력으로 외부확장 기지를 지키려고 해도 오버로드 스피드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상유닛을 움직이는 것이 엄청나게 부담이 됩니다. 즉 이 상황에서 저그는 또 다시 뮤탈이라는 공중유닛이 강제가 됩니다. 저그가 뮤탈로 한번 유닛을 뽑기 시작하면 적당한 숫자의 뮤탈을 뽑기가 쉽지 않습니다. 적당한 숫자의 뮤탈로 할 수 있는 일이 테저전에서는 너무나 제한적이기 때문이죠.
즉 현재 2인용 맵에서 테란은 메카닉을 운용할때 그동안 메카닉의 핵심 마인드였던, '조합과 타이밍'을 버렸습니다. 그리고 벙커와 벌처를 활용한 저그의 '초반 농사 말리기'로 완전히 메카닉의 테마을 바꿔버렸죠. 일단 2인용 맵은 근본적으로 저그에게 불리합니다. 왜냐하면 2인용맵은 스타팅 포인트가 초반부터 너무나 분명하고, 저그는 확장을 늘려갈 때에 어쩔 수 없이 테란의 본진과 가까워지는 곳으로 멀티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블루스톰이라는 2인용맵에서 저그가 테란을 압살한 기억이 있겠지만, 그것은 2인용 맵이라서 저그가 유리했던 것이 아니라 뮤짤에 최적화된 맵이었기에 저그가 테란을 유린할 수 있었던 것이죠.
탱크를 가진 테란은 저그가 근본적으로 테란의 앞마당 멀티를 막을 수가 없습니다. 즉 테란은 어떤 경우에도 경기가 길어지면 자기 앞마당은 먹고 경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즉 테란은 본진과 앞마당 두군데에서 자원을 채취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테란은 자기 멀티를 늘리는데 고민하지말고, 저그의 멀티를 늦추는데 경기의 포인트를 맞춘다면 '저그가 테란과 동수의 멀티를 먹고는 테란을 이길 수 없다.'라는 명제를 실현시킬 수 있습니다.
즉 과거의 메카닉과 현재의 메카닉은 그 바탕에 깔린 마인드가 다릅니다. 테란이 '조합과 타이밍'을 버린 현 시점에서 저그가 계속해서 테란의 타이밍을 노리고 덤비게 되면 저그는 테란의 메카닉 트릭에 놀아나는 꼴이 되는 겁니다. 현재 저그가 가장 주목해야 할점은 저그가 테란의 앞마당 확장을 막을 수 없다라는 사실을 인정했을때 저그가 어떻게 안정적으로 앞마당을 제외한 제2의 확장기지를 가져갈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즉 저그는 이제 새로운 병력조합과 새로운 건물배치, 새로운 마인드 정립등.. 해야할 것이 너무나 많아진 것입니다.
테란이 메카닉을 하면서 그동안 불안했던 이유는 테란의 근본적인 약점인 확장에 너무 목을 메어왔다는 겁니다. 확장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불안해지는 테란의 특성상 메카닉은 바이오닉에 비해 보다 많은 확장을 필요한다는 근본적인 약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약점을 이제까지 저그들은 타이밍과 기동력이라는 무기를 이용해서 공략해왔고요. 하지만, 이제 테란이 메카닉을 운용하면서 더 이상 확장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벌처를 활용하고, 벌처 레이스를 활용하고, 투스타 레이스를 활용하면서 테란은 이미 앞마당을 제외한 외부 확장기지 없이도 저그를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냈습니다.
테란이 외부확장 기지를 가져가기 어렵다면 근본적으로 저그에게도 외부 확장 기지를 주지 않겠다. 서로 굶으면서 경기하면 최종적으로 테란이 유리하다. 테란은 이미 하나의 새로운 메카닉 패러다임을 완성했습니다. 그런데 저그의 마인드는? 현재 저그의 마인드는 어떻습니까? 아직도 과거 테란의 메카닉이 추구했던 '조합과 타이밍'이라는 환상을 쫓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 OrBef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09-12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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