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9/01/15 21:14:32
Name 한니발
File #1 MJ.jpg (77.6 KB), Download : 125
Subject "좋아, 아직 할 수 있지?"



0.

승리와 패배를 가르는 것은 무엇일까.
전략과 전술, 일반적으로는 분명히 그것이 주요한 요인이 된다. 합리적인 플레이야말로 승리로 가는 지름길이다.

승부를 가늠해본다.
수치를 살핀다.
누가 얼마나 더 효율적인 선택을 해왔는가?
누가 더 탄탄한 길을 걸어왔는가?
그래, 그렇게 해서 누가 이겨왔는가?

흔히들 그렇게 가늠해본 뒤, 결과가 뻔히 보인다고 하는 승부가 있다.
오늘도 그랬었다.
승부를 가늠한 결과는 명백하다. 기적을 실현한 혁명가와 패주한 독재자의 조합이다. 압도적인 패배의 확률. 말 그대로 실재하는 공포.
혁명을 해내야 하는 독재자, 존재 자체가 역설.

그렇게 알고 있는데도 - 이상하리만치 가슴이 울렁거려서 지켜보기로 했다.






1.

때때로 그런 느낌을 주는 선수들이 있다.
형편없는 플레이를 반복한다. 애처로울 정도의 저항을 시도한다. 그렇게 해서 정말 마지막의, 다시는 돌아 나올 수 없는 마지막의 궁지에 몰린다.
그렇게까지 되어도, “좋아. 아직 할 수 있지?”
어느새 나는 그렇게 묻고 있다.

대답이 돌아올 리 없다.
그런 것으로 기적이 일어날 리도 없다.
대부분의 경우 그런 게임은 항상 여지없는 패배로 이어진다.

그럼에도 퇴각만은 하지 않는다.
“좋아. 아직 할 수 있지?”
나의 물음.
결코 듣지 못한 것처럼 보여도, 어느 새인가 그들은 다시 말을 달리고 있다. 몇 번을 미끄러진 끝에 뛰어넘으며, 확실하게 긍정해온다.

“그래. 아직 할 수 있다.”
만신창이인 주제에 그렇게 중얼거리며 뛰어오른다.






2.

비록 이벤트 전이었다고는 해도 의심할 나위가 없는 완패였다.
무대 뒷켠에서 분통한 눈물을 삼킬 정도의 완패였다. 그것도 전까지 합치면 다섯 번, 다섯 번을 연달아 졌다.

변명거리는 차고 많았다.
상대는 현실에 군림하는 거장(巨匠) - 마에스트로.
이쪽은 연습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군인의 신분이다.

그런데도 ‘그 분’은 도무지 결과에 승복할 줄 몰랐다. 아무도 이길 거라고는 기대조차 하지 않았었는데.
어쩌면 확인하고 싶었을까.
자신의 날개는 꺾이지 않았다는 것을.

몬티 홀 -
진군하는 골리앗과 함께,
“그래. 아직 할 수 있다.”
임요환은 그렇게 답을 냈다.

그것은 분명 자기 자신을 확신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 짧고 명확한 답을, 마재윤도 분명히 들었다.






3.

오만의 대가는 혁명,
혁명의 대가는 몰락.

단 한 사람이 무너졌을 뿐이었다. 처음에는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거장(巨匠) - 마에스트로라는, 그 한겹의 얇은 천. 그 위광이 걷힘과 함께, 저그 전체가 일제히 마지막 괴성을 지르며 무너져 내렸다.

치고 올라가는 것도 끝을 알 수 없었지만, 치고 내려가는 것도 끝을 알 수 없다.
남은 것은 이제는 의미 없는 헛된 위명(威名).

패배는 이어지고, 무력한 자신에 대한 분함은 날로 더해간다.
이따금씩의 승리는 목을 축일 정도도 되지 못한다.
바닥에 바닥을 치는 경기력. 가져오는 것은 경멸과 동정의 시선이다.

그래서 나는 분명히,
“여기까지냐.”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

“아직 멀었지?”
  - 하고 묻고 있었다.
  이상하리만치 뛰는 가슴과 함께.






4.

싸우지 않는 독재자가 돼지와 다름없다면,
주저앉는 혁명가는 독재자와 진배없다.

여섯 마리 용의 필두. 몰락한 독재자와의 첫 조우에서 독재자가 얕보며 던진 과제, 그것마저도 이제 해내고 돌아왔다.
바로 그 영광이 파낸 마음의 틈. 아주 잠깐의 휴식을 취하려고 했던 그 마음.
그 순간, 독재자와 혁명가의 자리바꿈이 일어났다.

그는 천천히 무대에 올라, 텅 비어버린 관람석을 응시한다.
말없이 뒤를 돌아 지휘봉을 들어올린다-.






5.

그가 지휘봉을 내린다.
주변을 메운 것은, 시작할 때와 다름없는 적막.

그러나 단 몇 초 후, 폭포 같은 박수소리와 환호소리가 적막을 갈기갈기 찢어놓는다.
마에스트로가 달려온 모든 길.
오르막길도 내리막길도.
꽃길도 가시밭길도.
그 모든 길을 구현한 지휘.

나는 환호의 현장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몸을 던지듯 의자 속에 파묻혔다.

“좋았어.”

어느새 땀으로 흥건한 손을 보며 웃었다.

“아직도 종막까지는 한참이군.”






6.

김택용은 전멸의 직전까지 손을 놓지 않았다.

자신에게 있는 것은 닿지 않는 이상(理想)뿐.
상대가 가진 것은 모든 위명(威名)과 영광, 그리고 공포.

바로 그 때야말로 그는 기적을 거머쥐었다. 잠시 잊고 있었던 그것을, 그는 전투가 한창 무르익었을 때에야 알았을지도 모른다.
GG는 Good Game을 의미한다.
바로 그것을 알았기에, 그는 전멸 직전에 이르러서도 결국 GG를 쳤을지도 모른다.

그 때 마재윤은 들었다.
“좋아, 아직 할 수 있다.”

지금 김택용은 들었을까. 아마도 들었다면, 그 역시 그것을 언젠가 보여주겠지.






7.

때때로 결의란 것은 그렇게 이어져 간다.
우리의 가슴을 떨리게 만드는 선수들은 그렇게 대를 이어 나타난다.

나는 그래서 눈을 떼지 못하고,
그래서 이 장대한 이야기의 끝은 아직도 멀었나보다.


* Timeless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9-01-19 12:54)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9/01/15 21:17
수정 아이콘
원래 마까라면 마까였지만, 오늘 만큼은 마재윤을 응원했습니다.

이제 점차 올드소리를 들어가며, 현재 핍박받고 있는 저그의 전설이었던 한 사람이었기에,

보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줬으면 좋겠네요.
있는혼
09/01/15 21:18
수정 아이콘
추게로..
오늘은 정말 마본좌의 날입니다.
마에스트로!!!!!!!
happyend
09/01/15 21:19
수정 아이콘
엉엉엉.....

역시,드라마를 아는 것은 스타.....!
마에스트로,그가 진짜 스타....!

문기신의 물귀신작전에 얼이빠진 김택용선수는 마침내 3번 우승하고 오는데.....
정말,멋지네요....엘리승까지....
이맛에 마빡이 합니다.
오늘 수고했습니다,마재윤선수와 마빡이 여러분들....오랫만에 웃어봅시다,덩실덩실.
JesteR[GG]
09/01/15 21:19
수정 아이콘
마빠로서 말없이
추게로....!
09/01/15 21:19
수정 아이콘
lost saga........

계승되는 의지라.
있는혼
09/01/15 21:19
수정 아이콘
TaCuro님// 댓글달고 눌렀습니다!!
09/01/15 21:21
수정 아이콘
닉네임 다운 평이군요
...그런데 만화를 좀 많이 보신듯
하이브
09/01/15 21:21
수정 아이콘
추게로.....
정말 오랜만에.. 마재윤선수 팬이라는게 자랑스럽습니다.
Anti-MAGE
09/01/15 21:22
수정 아이콘
마재윤 선수 대단합니다.

오랫동안 슬럼프가 있었지만.. 그걸 극복하는 모습.. 진정 본받고 싶은 모습니다.

물론 전 마재윤선수 팬은 아닙니다.
09/01/15 21:22
수정 아이콘
月光님// 이분글을 읽어보시면 그런말이 안나오실거 같은데.
VerseMan
09/01/15 21:23
수정 아이콘
오늘 김택용선수와 경기.. 상대가 전적이 매우 앞서는 김택용선수라서

가슴이 쿵쾅 거리면서 끝날때까지 마음을 놓을수없었습니다..

이제 이성은 선수만 이겨준다면!!
09/01/15 21:24
수정 아이콘
역대 본좌라인들은 전성기에서 내려온후 반드시 다시 한번씩 결승무대를 밟았습니다.
이제는 마재윤 선수의 턴이 아닌지!
09/01/15 21:24
수정 아이콘
어찌됫든 스타판 통일 직후 마본좌 달성 몇일후 느닷없이 나타나서 본좌를 강탈한 혁명가의 반란을 이제서야 제압했네요.
09/01/15 21:27
수정 아이콘
마재윤선수가 다전제하는거 본지가 오래된거같은데
꼭 8강이상까지 갔으면 합니다.
CounSelor
09/01/15 21:28
수정 아이콘
아 오늘 마재윤선수는 잘하더군요 크크
09/01/15 21:28
수정 아이콘
마재윤선수의 오늘 경기를 보면서,


어제 올라온 스동갤의 택마록 예고편이 생각나더군요. 거기서 마재윤선수 부분에서

'지금까지는 나의 시나리오대로. 빼앗긴 모든것을 되찾는다.'


이 대사랑, 라스트씬의 주인공은 누가 될것인가....... 이런 대사가 있었는데.

결국 주인공은 마재윤선수였군요 ㅠㅠ 적어도 이번시즌 만큼은 ㅠㅠ


이제 로스트사가 MSL 라스트씬의 주인공도 차지하길 바랍니다~
jinhosama
09/01/15 21:29
수정 아이콘
그래, 세번우승하고 왔구나..
09/01/15 21:30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 임요환 선수도 이윤열 선수도 최연성 선수도 내리막길 후에 어떻게든 결승전 문턱을 밟았군요 ..

그래서 저는 이 3명의 선수들을 더욱더 존경하며 좋아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3명의 선수를 압도하는 실력으로 등장해서

무척 싫어했던 마재윤 선수 .. 오늘은 정말 예전의 싫어했던 마에스트로가 부활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선배 본좌들이 그러했듯이 이제 당신도 결승 문턱 밟아야죠? 그리고 그대의 팬분들이 본좌가 귀환했다고 뿌듯하게 말할 수 있게

만들어줘야죠?^^
Anti-MAGE
09/01/15 21:31
수정 아이콘
3회 우승한 전성기의 우승자가..

동시 양대 탈락이라는 진기록이 생기네요.

역시 김택용선수는 이슈 메이커에요.. 크크
09/01/15 21:32
수정 아이콘
참 그 예고편 정말 최고인듯 ㅠㅠ 진짜 그 확률을 뚫고 자신이 마지막 씬의 주인공이 될줄은 ㅠㅠ 너무 감격적이예요 ㅠㅠ
아스트로비츠
09/01/15 21:37
수정 아이콘
임요환선수가 마재윤 선수를 평했던게 기억에 나네요. 마재윤은 나와 비슷하다고..
임, 마 선수 모두 다 완벽 부활했으면 좋겠네요.
하이브
09/01/15 21:41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도 전성기가 한참 지나고 나서 다시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마재윤선수에게 그런 것을 다시 기대해도 될까요?
오늘 경기 보니.. 여전히 멀티태스킹은 김택용선수에 비해 약간 부족하지만.... 그래도 자신을 본좌로 만들어주었던 모습들,
상대의 운영에 맞춤대응을 하며 서서히 경기를 지배해가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어서 기쁩니다.
우승 못해도 좋습니다. 이런 식으로 여전히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세요
09/01/15 21:43
수정 아이콘
있는혼님// 크크 그래서 저는 지웠습니다. 광속으로;
Ma_Cherie
09/01/15 21:44
수정 아이콘
슬램덩크 채치수약간 패러디 느낌? 인가요?

마재윤선수 오늘 승리축하합니다.~~~
WizarD_SlayeR
09/01/15 21:44
수정 아이콘
확실히 스타가 드라마를 아는군요. 스포츠는 각본없는 드라마라고 하는데
그런 전율과 감동을 스타들이 만들어내죠. 다시 부활하기까지 쉽지 않았을텐데 정말 대단합니다.
오늘은 마재윤 Day
Art Brut
09/01/15 21:45
수정 아이콘
진짜 그러고 보니 3번우승 하니깐 진짜 실력 보여준건가요? 크크
재미있게 해석이 가능하네요.
도달자
09/01/15 21:52
수정 아이콘
모든것은 마재윤의 Scenario ..... 잠시나마 딴생각을 품은 독재자의 몰락이군요. 현실적으론 8강이라는5전제에서 보고싶었고..
상상속에선 결승에서 보고싶은 다시보고싶은 매치업입니다. 마재윤이라는 몰락한독재자는 혁명을 다시일으킬수있으려나요?
09/01/15 22:08
수정 아이콘
글보고 닉넴보고 아..... 추천.
웃으며살자
09/01/15 22:11
수정 아이콘
마재윤 선수 팬으로서 감동적인 글이네요.. 추게로
o.otttttt
09/01/15 22:11
수정 아이콘
임요환 이윤열 최연성 마재윤

그들이 왜본좌인지 알수있네요
영웅의물량
09/01/15 22:11
수정 아이콘
3번 우승하고 왔니?
...그럼 온게임넷도 한번은 하고 와.

와 정말.. 예고편이 괜한 설레발이 아니었다는 걸,
게임으로 보여주는군요. 예고에 버금가는 전율이란. ㅠ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추게로 갑시다!
09/01/15 22:20
수정 아이콘
확실히 마재윤선수는 임요환 선수랑 비슷한것 같습니다. 팬이 많은것도 그렇고... 압도적인 포스보다는 드라마틱한게 어울리는 그런 선수 같아요.
09/01/15 22:21
수정 아이콘
귀얄님// 마재윤선수까지 아스트랄해지면............... 으악.
디바우러
09/01/15 22:25
수정 아이콘
마재윤 선수가 올라가서 정말 기쁘네요. 승자전에서 졌다면 마지막 판에서 김택용 선수에게 다시 졌을 수도 있었죠. 그랬다면 첫 판 승리도 묻히면서 최악의 상황이 됐을텐데 기회를 놓치지 않았어요. 약간 마음에 걸리는 것은 개막전에서, 게다가 김택용 선수를 잡고 올라가서 지나친 관심 속에서 리그를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관심 속에서 한경기 한경기 이겨나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닐텐데요...마재윤 선수의 강한 의지로 꼭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민태의숏컷
09/01/15 22:33
수정 아이콘
하이브님// 제가보기에는 이번경기는 멀티태스킹이 밀리지 않은 것 같던데여 ^^; 뭐 여하튼 오늘 정말 기분좋네요. 그저 덩실덩실~
09/01/15 22:46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봤습니다. 위에 글에 '그분'을 황제로 바꾸고 싶네요 ㅠㅠ
09/01/15 22:49
수정 아이콘
대괄량 임요환선수가 본게 역시 정확했어요.
09/01/15 22:51
수정 아이콘
예전 폭풍검님이셨군요. 못보던 닉네임에 혹시나 하고 확인해봤더니 역시나 였네요.
추천하고 갑니다.
한국인
09/01/15 23:23
수정 아이콘
좋네요...매우..
피날레
09/01/15 23:27
수정 아이콘
오늘 A조 김택용선수 저그전 보면서.. 또 최근의 저그전 느낌을 보면서 [Lost saga] 느낌을 받았습니다.
연아동생
09/01/15 23:34
수정 아이콘
이번 로스트사가 MSL 오프닝 어찌해야 하나여?? 김택용선수만 대문짝 만하게 나오면서 나한테 도전해봐 이런 포스로 나오는데 광속탈락 했으니.. MSL도 좀 난감하겠네요..
당근덮친토끼
09/01/15 23:45
수정 아이콘
한니발님이 폭풍검님이신가요? 그 전본좌 마재윤우신날 쓰신?
그 글도 너무 감동적이였는데 이글또한 너무 좋네요~추천날려요 ㅠ_ㅠ
마재윤선수..마재윤선수에 대한 희망의 끝자락을 놓지않게 붙잡아준거 너무 고맙습니다.
마재윤선수 최고!! ㅠ_ㅠ
나는 그냥 걸어
09/01/16 00:37
수정 아이콘
이게 바로 진짜 영웅이죠..
만들어 내지 않은..
국제공무원
09/01/16 01:35
수정 아이콘
와...미친;;

이글 너무 심하게 좋은데요?

당장 추게로 꺼지삼!
국제공무원
09/01/16 01:36
수정 아이콘
아...폭풍검님이시구나;;

역시나.. 와 정말 좋음.

저같은 마빠는 정말 오늘 덩실덩실 하하하
WizarD_SlayeR
09/01/16 01:45
수정 아이콘
아.. 이분이 전본좌 마재윤 우신날을 쓰신 그분!!!!!!!!
브랜드뉴
09/01/16 01:47
수정 아이콘
오늘 마재윤선수 덕분에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엘리 직전에 나온 김택용선수의 'GG' 가 멋있어 보이더군요.
쇼타임
09/01/16 05:25
수정 아이콘
이 분 쓴글 대부분이 추게로 가지 않았나요? 한니발 =폭풍검 님이 맞다면;;
시지프스
09/01/16 08:38
수정 아이콘
폭풍검님 글 정말 좋아하는데..역시^^ 임빠지만 마재윤선수에게도 정이 가네요
우왕크굿크
09/01/16 10:39
수정 아이콘
폭풍검님 요즘 글 뜸하시다 했는데 오늘 이 글 보고.. 어? 글 느낌이 비슷하다 싶어서 확인해봐야지.. 했는데

댓글보고 제 생각이 맞다는걸 알았음.... 임이최의 전 본좌라인과 올드들에 대한 애정... 이 느껴지며
폭품검님도 저 처럼 마빠라는걸 다시한번 확인 할 수 있게 해주시는군요...^^;;

어쨌든 추게로!!!! ^^
산들 바람
09/01/16 10:52
수정 아이콘
승리의 마재윤~
09/01/16 10:55
수정 아이콘
아... 폭풍검님이셨군요... 폭풍검님 글을 읽다보면 눈시울이 붉어지더라고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게시판에 맞지 않는 글을 쓰시면 곤란합니다...







빨리 추게로~
국제공무원
09/01/16 11:26
수정 아이콘
좋아. 아직 할 수 있지?”
나의 물음.
결코 듣지 못한 것처럼 보여도, 어느 새인가 그들은 다시 말을 달리고 있다. 몇 번을 미끄러진 끝에 뛰어넘으며, 확실하게 긍정해온다.

“그래. 아직 할 수 있다.”
만신창이인 주제에 그렇게 중얼거리며 뛰어오른다.싸우지 않는 독재자가 돼지와 다름없다면,

주저앉는 혁명가는 독재자와 진배없다.
여섯 마리 용의 필두. 몰락한 독재자와의 첫 조우에서 독재자가 얕보며 던진 과제, 그것마저도 이제 해내고 돌아왔다.
바로 그 영광이 파낸 마음의 틈. 아주 잠깐의 휴식을 취하려고 했던 그 마음.
그 순간, 독재자와 혁명가의 자리바꿈이 일어났다.

그는 천천히 무대에 올라, 텅 비어버린 관람석을 응시한다.
말없이 뒤를 돌아 지휘봉을 들어올린다-.


김택용은 전멸의 직전까지 손을 놓지 않았다.

자신에게 있는 것은 닿지 않는 이상(理想)뿐.
상대가 가진 것은 모든 위명(威名)과 영광, 그리고 공포.

바로 그 때야말로 그는 기적을 거머쥐었다. 잠시 잊고 있었던 그것을, 그는 전투가 한창 무르익었을 때에야 알았을지도 모른다.
GG는 Good Game을 의미한다.
바로 그것을 알았기에, 그는 전멸 직전에 이르러서도 결국 GG를 쳤을지도 모른다.

그 때 마재윤은 들었다.
“좋아, 아직 할 수 있다.”

지금 김택용은 들었을까. 아마도 들었다면, 그 역시 그것을 언젠가 보여주겠지.

때때로 결의란 것은 그렇게 이어져 간다.
우리의 가슴을 떨리게 만드는 선수들은 그렇게 대를 이어 나타난다.

나는 그래서 눈을 떼지 못하고,
그래서 이 장대한 이야기의 끝은 아직도 멀었나보다.

---------------------------------------------------------------------------------------------------------------------------------

아 이부분 너무 좋아요 -_- 정말 소설같아!

폭풍검님-한니발님(실명이 무얼까 궁금해;)

제가 알기로 10대후반 아니면 20대 극초반으로 알고있는데...

필력이 정말...

08년도에 공부를 하면서 가끔 PGR에 들어오면(저도 학생인지라 )

추게에 올라가 있는' 전(前)본좌 마재윤 우신 날 '글을 보고 또 보고 "그래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이런 생각 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했는데

정말 09년 되시니깐 또 좋을글 하나 올려 주시네요!

이글도 제 올 한해에 목표한게 있는만큼 보고 또보고 힘좀 얻을랍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이런글 올려 주셔서! ^^

“좋아. 아직 할 수 있지?”
"그래. 아직 할수 있다!"
플레이아데스
09/01/16 21:33
수정 아이콘
ㅠㅠ 조용히 추천하고 갑니다.
마재윤!!!! 마재윤!!!!!!
역사가 이루어지던 순간 현장의 열기를 잊지 못합니다.
잘할거예요. 앞으로 더욱.
09/01/19 01:14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은 추게로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시간이 지나며 잊혀지기엔 너무 아까워요;
WizarD_SlayeR
09/01/19 22:03
수정 아이콘
ACE 게시판으로 왔네요 당연히 추게로 갈겁니다. 근데
이 작성자님은 글쓸때마다 추게인가요..헐..
대한건아곤
09/01/19 23:44
수정 아이콘
아 이런 추천을 못누르다니 ㅠㅠ
황제의마린
09/01/20 10:07
수정 아이콘
음 글은 전부 읽어보지 않았습니다만(스크롤이 압박이..)
리플의 내용과 제가 읽어본 내용을 종합해보니 정말 글을 잘 쓰셨네요 ^^
Hellruin
09/01/21 11:15
수정 아이콘
아 이런 추천을 못누르다니 ㅠㅠ (2)
09/01/21 20:39
수정 아이콘
올 첫번째 추게글이 될까요... 이런글을 읽게 되니 마음이 정화되네요
아무로
09/01/31 22:15
수정 아이콘
마재윤선수는 현재까지 임요환선수를 대신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인거 같습니다.
알킬칼켈콜
12/02/06 01:05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을 바치는 팬이 있었는데..쓰레기 같은 놈..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886 About Bisu - 김택용에 대한 찬사 (사운드) [44] 귀염둥이 악당16830 09/08/27 16830
885 씬 스틸러(scene-stealer) 변형태. [25] ipa13950 09/08/05 13950
883 안녕, 좁디 좁은 천하여 [41] 코세워다크21548 09/03/11 21548
882 흑백 테레비 [27] zillut.j13816 09/06/02 13816
881 J의 비극 [40] happyend14301 09/05/25 14301
879 [츄리닝의 재구성] 3편 : 지한과 백호, 그리고 의철 [27] Vision20925 09/05/10 20925
878 [야구] KBO 명예의 전당에 관한 글 [71] ClassicMild13066 09/05/04 13066
877 이영호vs조병세 리뷰 [30] 김연우17622 09/04/16 17622
873 남은 눈물은, 나중에 더 높은 곳에서. 같이. [20] The xian12788 09/03/05 12788
871 러브포보아의 09년 3월 초보를 위한 컴퓨터 추천견적입니다~!! [48] 러브포보아13594 09/03/07 13594
870 하늘의 왕. [28] 한니발16610 09/02/25 16610
869 리켈메와 이재훈, 이재훈과 리켈메 [43] 와이숑14034 09/02/23 14034
868 블루칩 이영호. [25] 한마 유지로12126 09/02/19 12126
867 그래프와 함께하는 커리어 랭킹 & 본좌 [83] ClassicMild16803 09/02/19 16803
865 [Ms. Anscombe 의 사회학 이야기] 사회학을 공부해볼까요?? ~ 일곱번째 이야기 [14] Ms. Anscombe10728 08/07/02 10728
864 손끝이 떨려온다. [33] kEn_14435 09/02/12 14435
863 통계로 보는 스타크래프트 [55] 김연우13296 09/02/12 13296
862 '비르투오조' 전용준, '마에스트로' 김철민 [138] legend22869 09/01/21 22869
860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 - 임요환... [12] Love.of.Tears.11042 09/01/27 11042
859 '판'님 스페셜 #1 - 동물의 왕국- [115] Timeless24237 09/01/23 24237
858 두번 다시 마주 잡은 이 두 손을 놓지 않으리라고 [37] Cand14562 09/01/19 14562
857 "좋아, 아직 할 수 있지" [62] 한니발18430 09/01/15 18430
856 [세상읽기]2008_1231(마무리2)<스크롤 주의> [31] [NC]...TesTER9083 08/12/31 908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