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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2/11/29 16:50:54 |
Name |
bachistar |
Subject |
게임의 법칙 : 스타크래프트, 리그 오브 레전드, 축구 그리고 |
선거 게시판이 열리고 자유게시판이 조용하네요. 선거 게시판에서 댓글을 좀 달다가 블로그에 썼던 글이 생각나서 여기에 올려봅니다. 제가 왜 언론에 기여하고 싶은지에 대해 쓴 글입니다. 부끄럽지만 올려봅니다..^^;;
24일 토요일 저녁,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는 '리그 오브 레전드'였다.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의 서버 접속이 불가능해 유저들의 불만이 폭주해 급등한 검색어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스타크래프트 : 브루드 워 를 이을 만한, 제 2의 국민 게임이라 불릴 정도로 이용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필자 역시 리그 오브 레전드를 열심히 플레이하고 있고, 거슬러 올라가면 스타크래프트 : 브루드 워는 물론 워크래프트 3에 미친 듯이 빠져들었다. 나름 10년의 게임 경험을 가지면서, 얻은 깨달음이 하나 있다. 나름 '게임 승리의 법칙'이다.
스타크래프트에서 가장 중요한 건, 미친 듯한 컨트롤도, 폭발하는 생산능력도 아닌 '눈치'였다. 게임에 적용해보면 맵리딩 능력이었다. 실제로, 스타크래프트를 가장 잘하는 소위 원탑 게이머였던 이영호 역시 '눈치'가 가장 큰 무기였다는 것이 게임 사이트의 정론이었다. 이런 게임 안에서 '눈치'는 게이머의 센스도 적용하겠지만 무엇보다도 게임 내의 상황을 읽는, 맵리딩이 생명이다. 상대방이 어떤 유닛을 뽑았는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전략을 짜는지가 바로 '정보'고 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 '맵리딩'이었다. 이 맵리딩에 가장 특화된 종족이 '테란'이었다. 스캔으로 무한의 맵리딩이 가능했고, 단돈 75원의 터렛 등으로 상대방의 정보를 차단할 수도 있었다. 추측컨데, 이 때문에 테란에서 시대를 풍미한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가 많이 나온 것 아닐까?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롤)도 마찬가지다. 롤에서 보이지 않는 상대방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몇 가지 없다. 시야를 밝혀주는 와드, 혹은 스타크래프트의 스캔과 같은 천리안 등이 전부다. 와드 등을 밝혀주면 3분 간 그 곳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상대 게이머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를 알 수가 있다. 상대방이 어디에 있는지 알면 상대방 정글의 몬스터를 빼먹을 수 있고 혹은 우리 게이머들이 갱킹을 피할 수도 있다. 특히나 게이머 간의 유동적 움직임이 관건인 롤의 특성상, 저런 정보를 얻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실제로, 프로게이머들간의 경기를 보면 와드를 설치하고 와드를 지우는 것이 경기의 핵심이라 할 정도로 열심히 그런 행동을 한다.
단순 E-SPORTS 뿐만 아니라, 기존 운동인 축구에서도 이는 비슷하게 적용된다. 축구사를 관통해서 중요도가 떨어지지 않은 포지션은 바로 중앙미드필더다. 물론 메시와 호날두 등 시대를 풍미한 선수들은 포워드진에서 많이 나온다. 하지만 팀의 살림꾼이라 불리는 선수들은 보통 미드필더들이다. 특히나, 사비, 이니에스타, 알론소, 폴스콜스 등 한 팀을 좌지우지하는 선수들은 넓은
시야를 가진 미드필더들이다. 위에서 언급한 와드, 스캔 등과 같은 정보를 캐는 행위는 축구에서 선수들의 '시야'로 치환된다. 우리가 갖고 있는 '공'을 어디로, 누구한테 뿌려줄지, 어디로 뿌려야 우리 선수가 잘 받고 상대방 선수가 당황할지를 판단하는 능력 모두가 선수의 '시야'로 귀결된다. 시야가 넓은 선수일수록 좋은 평가를 받는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유수의 축구선수들 역시 시야가 떨어지는 선수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이처럼 상대방의 정보를 캐내는 것이 중요한 것은 '정보의 비대칭성'에 기인한다. 정보관계에서 비대칭성을 가진, 즉, 정보가 적은 자는 많은 자에 비해 어떻게든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상대방의 움직임을 보고 혹은 정보를 알고 행동하는 '많이 아는 자'는 '모르는 자'에게 어떤 식으로든 이득을 보기 때문이다. 이것이 정보 비대칭성의 힘이다. 어떤 사회에서든, 어떤 커뮤니티에서든 어떤 관계에서든 정보는 편중되어 있다. 중고차 사기를 꺼려하는 거나 음식점을 잘 믿지 못하는 것 모두 정보비대칭성에 기인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비대칭성은 발생한다. 사회의 권력층인 대기업, 국가지도자, 국회의원 등이 힘을 갖고 있는 이유는 그들의 자본 혹은 배경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그들만이 갖고 있는 '정보'에 뿌리를 둔다.
이런 민주주의에서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결하기 위해선 '언론'이 살아야 한다. 현재 언론 혹은 미디어는 이런 정보 비대칭성을 해결하기 보단 자기 언론사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행위를 보인다. 옐로우저널리즘을 보이며 가십거리 혹은 정부에 좌지우지되는 언론행태를 보인다. 이런 정보비대칭성을 해결하기 위해선 기성언론의 자정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 허나 이런 자정이 힘들 경우, 시민언론인 뉴미디어 저널리즘이 활발해져야 한다. 정보비대칭성으로 인한 피해자는 약자, 거래에서의 '을', 민주사회에서의 시민들이다. 기성 언론이 비대칭성 해소에 헌신하지 않는 이상, 시민언론이 민주사회의 '스캔', '와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 信主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2-12-11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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