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4/03/29 23:52:15
Name sylent
Subject OSL 관전일기 - "조진락"은 없다
<OSL 관전일기 - 2003 온게임넷 3rd 듀얼토너먼트 D조>

이럴수가!

'3강 테란(임요환 선수, 이윤열 선수, 서지훈 선수)' 중 단 한 명도 오르지 못한 스타리그, 혹은 '프로토스 4대 천왕(강민 선수, 전태규 선수, 박용욱 선수, 박정석 선수)' 중 단 한 명도 진출하지 못한 스타리그를 상상할 게임 팬은 많지 않다. 아니, 전혀 없을 것이다. 이에 반해 저그의 어려움을 토로하던 저그 유저들 사이에서는 "‘조진락’ 모두 스타리그 입성에 실패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조심스러운 예측이 언급 되어왔다. 그리고 오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차기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조진락' 모두를 만날 수가 없는 것이다.


'조진락'은 없다

'폭풍' 홍진호 선수와 '삼지안' 박경락 선수에 이어 '목동' 조용호 선수 마저 차기 스타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홍진호 선수는 지난 듀얼 토너먼트에서 헥사트론의 트윈 테란 ‘대나무’ 조정현 선수와 ‘효자’ 베르트랑 선수에게 연패하여 탈락하였고, 박경락 선수는 ‘정석’ 김정민 선수와 ‘불꽃’ 변길섭 선수에게, 조용호 선수는 ‘영계(?)’ 한동욱 선수에게 승리를 내줘 결국 챌린지 리그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매번 테란에게 발목이 잡히는 저그의 난감함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네오 기요틴>에서 펼쳐진 ‘조용호 대 한동욱‘ 전에서 조용호 선수의 미스는 단 한 차례였다. 처음 변태한 러커 네 마리를 본진 방어에 사용하지 않고, 한동욱 선수의 진영으로 보낸 것이다. 한동욱 선수의 신들린 듯한 바이오닉 컨트롤 앞에서 러커 네 마리는 녹아내렸고, 러쉬를 감행한 한동욱 선수의 바이오닉 부대는 성큰 두 개와 러커 두 마리를 가볍게 제압하며 조용호 선수의 앞마당을 파괴했다.

비록 조용호 선수를 잡아내며 차기 스타리그에 진출한 첫 저그 플레이어가 되었지만, 박태민 선수 역시 한동욱 선수에게 어이 없이 무릎을 꿇고 말았다. 박태민 선수의 실수는 앞마당 방어를 위한 성큰 건설이 5초 정도 늦은 것이었다.

저그를 상대하는 테란의 실수는 적당한 수준에서 용서 되곤 한다. 처음 진출한 병력이 별다른 성과 없이 전멸 하여도, 혹은 갑작스레 난입한 상대의 저글링에 SCV 몇 기를 잃어도 참고 또 참아 업그레이드에 충실한 바이오닉 부대에 탱크, 사이언스 베슬을 덧붙여 치고 나오는 ’한방‘이라는 면죄부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란을 상대하는 저그에겐 단 한순간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게임 시작을 알리는 카운트 다운이 끝나고 드론 4기를 미네랄로 가르는 순간부터 상대방의 GG를 받아낼 때 까지 완벽해야 한다. 저그 플레이어들은 억울하겠지만, 안타깝게도 인정해야만 하는 사실이다. 끝없이 밀려오는 완성형 테란들과 상대하는 유일한 방법은 ‘퍼펙트 저그’가 되는 것이다.

감히 ‘조진락’에게 제안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3강 테란’을 한자리에 모으자. 그리고 물어보자. 저그의 어떤 플레이가 가장 상대하기 쉬운지, 저그의 어떤 플레이가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지를. 결과를 한 권의 논문(“저그 진출률 향상을 위한 대 테란 빌드 및 전략 연구”)으로 정리해 모든 저그 플레이어들에게 배포하자. 이제는 함께 살거나 함께 죽는 수밖에 없다.


바이오닉의 극치

한 부대가 조금 넘는 바이오닉 병력으로 러커 6기의 전진을 저지할 수 있는 테란 플레이어가 임요환 선수 말고도 존재하다니! 오늘 한동욱 선수는 환상적인 바이오닉 컨트롤로 박태민 선수와 조용호 선수를 차례로 격파하며 ‘저그 암울론’에 쐐기를 박았다. 마린 6기로 승부를 짓는 대범함, 다수의 러커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은 임요환 선수의 전성기와 다르지 않다.

종족을 불문하고 테란 잡는 귀신들이 우글거리는 차기 스타리그에서 한동욱 선수가 과연 어느 정도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아마추어 예선부터 겪어온 혹독한 과정이 이미 절반은 검증해주고 있다. 이제 지겨울 만도 한데, 신예 테란들의 선전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언제나 이재훈

언제나 팬들을 설레게 하는 프로 게이머가 있다. 바로 ‘한량’ 이재훈 선수이다. 그리곤 언제나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프로 게이머가 있다. 역시 이재훈 선수이다. “이제는 힘이 다 되었나보다.”라고 실망할 때쯤 강력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감동을 주고, “드디어 부활했구나.”라고 생각할 때면 어김없이 저그에게(!) 무릎을 꿇는 이재훈 선수.

하지만 그의 팬들이 지치지 않고 응원할 수 이유는 이재훈 선수의 패배에 가시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고, 몇몇 단점들을 극복한다면 테란들이 득세하는 프로 게임계를 환기 시켜줄 수 있는 강력한 대안 중 한 명이기 때문임을 이재훈 선수는 잊어서는 안 된다.


확정된 차기 스타리거

강민(시드), 전태규(시드), 나도현(시드), 서지훈(시드), 박용욱, 김정민, 김성제, 최수범, 이병민, 이윤열, 한동욱, 박태민.

2004/03/29, syl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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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3/29 23:56
수정 아이콘
크하 명문이군요~ 지금까지의 글도 정말 좋았는데 오늘것은 정말 감탄이 나옵니다.
Godvoice
04/03/29 23:57
수정 아이콘
대체 이재훈 선수에게 언제까지 기대를 걸어야 할지 원.
매일 '기대' 만 하다가 스타 2 나오겠군요. 아무리 대진운이 안 좋았다고 해도 그렇지.
테란완전정복
04/03/30 00:06
수정 아이콘
스타리거에 이윤열,이병민선수도 있어야죠
04/03/30 00:07
수정 아이콘
네 그렇져.
저그는 테란상대로 잔실수하나라도하면.
패배하는경기가 대부분이라서~ 오늘도 그런거 같더군여.
테란상대로는 맘편히 겜하면 망하는 지름길.
그리고 이재훈선수이번엔 스타리그볼수있을것같아
기대많이했는데.;;;암튼 아쉽네여.
04/03/30 00:12
수정 아이콘
테란완전정복 님 // 깜빡했네요. 지적 감사합니다. ^^
토순이
04/03/30 00:21
수정 아이콘
'조진락'이 없다-라. ..제목만으로도 가슴이 아프군요.
저그는 유리하더라도 응원하는 사람의 가슴을 불안하게 만들고는 합니다T_T 한번 실수하면 그 많던 병력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니..ㅠ_ㅠ
아아..스타리그에 조진락이 없다니..설마 설마 했는데 정말 그리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재훈 선수에 대한 부분은 정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네요. 정말 대단하세요T_T 멋지다고 할까, 공감이 간다고 할까요..
스타리그에서 조진락도 보고싶었지만..이재훈 선수도 보고 싶었는데..ㅠ_ㅠ
KILL THE FEAR
04/03/30 01:15
수정 아이콘
그래도 기대합니다, ForU. '언젠가는....'이라는 생각으로 벌써 일년이 지나 버렸지만... 그래도 기대합니다^^
My name is J
04/03/30 01:24
수정 아이콘
기대와 기회는 늘 그의 곁에 있었습니다.
그는 언제쯤이면 그걸 잡을런지 모르겠군요.
설탕가루인형
04/03/30 01:39
수정 아이콘
그는 거짓말을 하지 않을겁니다. 언젠가, 언젠가는 프로토스의 끝을 보여주겠지요. 그날은 반드시 옵니다. 반드시.
설탕가루인형
04/03/30 01:40
수정 아이콘
덧붙여, 조진락없는 OSL은 너무 답답하군요. 정말 조용호선수 잘했는데 말이죠. 휴......
슈퍼백수
04/03/30 02:59
수정 아이콘
아 홍진호선수 2004년도 방송경기가 6번 있었더군요 프로리그 포함해서요. 팀플은 빼고요. 홍진호선수 많이 보고싶은데 너무 아쉽습니다. 이러다 홍진호선수 강도경선수처럼 보기 힘들어지는 것은 아닐지... 밸런스 좀 맞추거나 맵 좀 어케좀 했으면~
La_Storia
04/03/30 03:49
수정 아이콘
정말 그래요, 이상하게 이재훈선수 성적이 그리 좋은편은 아닌데 사람한테 기대하게 만드는 그 무언가는 임요환선수 혹은 박정석선수 급인거 같습니다; 저도 1년넘게 '이재훈선수라면..' 이러고있답니다;
Roman_Plto
04/03/30 08:56
수정 아이콘
조용호선수 선전했는데 아쉽습니다
미나무
04/03/30 09:09
수정 아이콘
강민선수도 응원하면서 오래 속을 끓였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제가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재훈 선수도 언젠가 제가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좋은 성적을 보일 거라고 믿습니다. 성적을 넘어서 그의 플레이가 좋으니까요.
SaintAngel
04/03/30 10:38
수정 아이콘
태클이라서 죄송하지만...글 초반에 "조진락"은 없다에서 조용호 선수는 챌린지 리그 시드랍니다...
22raptor
04/03/30 10:49
수정 아이콘
최인규, 변은종 선수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04/03/30 12:02
수정 아이콘
새로시작할 챌린지리그에는 홍진호 강도경을 비롯한 몇몇 저그유저만 더 잘해서 올라오길 바랬는데 조용호 박경락마저 떨어질줄은.......
챌린지리그 에서는 저그의 돌풍을 바랄수밖에....
애국청년
04/03/30 12:29
수정 아이콘
테란이 많아질수록 프로토스의 우승가능성은 점점 높아만가는데...
두툼이
04/03/30 12:53
수정 아이콘
요즘 듀얼만 끝나면... sylent 님의 글을 기다립니다. ^^
조진락이 스타리그에 진출하지 못한 건.. 정말 충격입니다.
그래도.. 희망을 걸어보는 건.... 조진락 중 조와 락이 챌린지리그에서 저그의 부활을 보여주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폭풍저그 홍진호의 부활도 기다립니다.
플토관찰자
04/03/30 13:41
수정 아이콘
조용호선수, 홍진호선수, 박경락 선수의 한 글자씩 따서 만든 이름이 '조진락' 인것 같군요..


이 대표적인 세선수의 이름을 한 자씩 따서 이름을 만든다면.

3*2*1 해서 6가지 경우가 있네요.

조진락, 조경호, 홍용락, 홍경호, 박진호, 박용호

그런데 '호'는 홍진호 선수와 조용호 선수가 겹치니, 호 자 들어 가는 것을 빼면,

조진락, 홍용락 이 두개 밖에 안 남는군요.

조진락.. 역시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04/03/30 14:29
수정 아이콘
앗 플토관찰자님 저도 그 생각을 어제 화장실에서 했는데요... ^^;;
Jeff_Hardy
04/03/30 14:58
수정 아이콘
앗 플토관찰자님과 letina님.. 저도 그런류의 생각을 자주 하거든요~^^
조진락은 뭐 당연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홍용락은 발음도 어렵고 어감도 좋지않구요...
예전에 임진수 트리오의 이름에도 의문점이 많이 갔는데요.. 왜 하필 임진수였을까.. 홍요수.... 김요호... 는 많이 이상하구요, 홍동환은 너무 리얼한 이름이고.. 임동호...,, 김진환... 또한 실제로 있는 사람같구요... 흠.. 그러고보면 임진수 또한 흔한 이름같은 면이 있네요~ 그래도 선택된건 임진록의 영향인가.......
류지훈
04/03/30 15:10
수정 아이콘
좋은 글에 딴지 걸어 죄송합니다만...
첫 병력 갖추구 진출한 테란이 그 병력 별 일 못하구 전멸하구두 할 만 하다는 부분은 솔직히 공감이 가질 않네요^^ 저만 그런가요??
vividvoyage
04/03/30 15:51
수정 아이콘
블리자드에 강력한 제안하나 합니다!
바이오닉 병력에 스팀팩을 없애 주소서~ (끌려간다)
WinForHer★승주
04/03/30 16:49
수정 아이콘
음 개인적으로 '조진락' 말이 상당히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번 듀얼에서는 타종족이 잘한면도 있지만 저그 유저들의 반성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맵 탓만 하기보다 말이죠. 테란도 그렇고 프로토스도 그렇고 다 힘들때가 있었습니다.
저그맨
04/03/30 20:15
수정 아이콘
관전일기.. 요즘들어 이 글이 올라오기만을 바란다죠..^^
스타리그때도 계속 써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학교에서 충격먹은일...--;;
스타리그에 대해서 꽤 아는친구가 있는데.. '조진락'을 모르더군요..--;;;
사람 이름을 제가 지어낸줄 아는... 서당개3년이면 풍월읊는다더니...
스타리그 1년넘게 보니까 이젠 거의 모르는게 없는... 게임큐시절만 빼고
죽도록사랑해
04/03/30 21:24
수정 아이콘
류지훈 님// 그 병력을 다 잃으면 물론 테란이 분위기가 안좋은건 사실이지만..그러고도 충분히 역전할수 있는 기회가 더 있다는걸 말하시는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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