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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 20:56
사실 유학 자체는 정치 방법이지요.
문제는 이 유학이 유교가 되고, 유교적 논리로 우주 만물을 이해해보려는 시도로 인해 주화입마가......
20/10/04 20:36
뭐, 유머글에 진지먹자면 오늘날의 이른바 창조과학은 원시 유학에서 공맹이 추구하던 합리성의 발끝에도 못 따라가는 허접한 논증만 하고 있죠. 원시 유학에 창조과학 갖다대면 무덤에 있는 원시 유학 거두들이 빡친 나머지 관 박차고 뛰쳐나온다 해도 하등 이상할게 없을 정도입니다.
20/10/04 21:11
창조과학은 그냥 성경 글자에 과학을 끼워맞추기 입니다.
성경 각권의 장르라던지 작자의 의도라던지 역사적 배경이나 당대 사람들의 지적 수준이라던지 이런거 전혀 생각 안하죠. 요약하면 창조과학이 이해되는게 이상한거예요.
20/10/04 20:44
잠깐 해설을 하자면 창세기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물 가운데에 궁창이 있어 물과 물로 나뉘라 하시고 하나님이 궁창을 만드사 궁창 아래의 물과 궁창 위의 물로 나뉘게 하시매 그대로 되니라. 하나님이 궁창을 하늘이라 칭하시니라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둘째 날이니라"(창 1 : 6 - 8) 창조론자들은 노아의 홍수 이전에는 궁창(하늘)위에 물의 층이 있어서 우주의 해로운 물질들을 모두 막아주었는데 노아의 홍수때 궁창위의 물이 모두 지상위로 떨어지는 바람에 이후의 인간들은 그대로 해로운 것을 맞게되니 수명이 짧아졌다는 헛소리를 믿고 있는 겁니다.
20/10/04 20:51
고대의 선인들이 장수했다는 이야기는 여러 문화권에서 흔하게 전승되는 설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의 단군만 해도 1908세까지 살았다는 전승이 있죠.
20/10/04 21:09
그러니까 그게 역법의 차이인거죠. 애초에 1년이라는 거 자체가 이집트 왕국 초창기에 일정한 별이 뜨는(시리우스였나 베가였나) 걸 보고
태양의 운동주기를 계산해서 만들어진건데 그보다 앞선 시기인 노아의 홍수 이전에 그 역법을 사용했는지 아닌지를 알 수가 없으니까요. 만약 해가 아니고 그냥 눈앞에 보이는 달이 차고 지는 걸 가지고 한 살이 더 먹는다고 계산했으면 므두셀라는 80살 정도 산 거죠.
20/10/04 20:49
그런데 저런 관점이면, 모세가 홍해를 갈랐다거나, 예수의 오병이어도 비슷한 카테고리 아닌가요? 성경학자들은 저 일화들도 다 비유라고 보는 건가요?
20/10/04 20:57
신학이라는 게 도저히 믿을 수 없지만 믿음 만으로 믿는건데(예수님이 죽은다음 3일뒤에 부활한다던가 등)
이걸 과학과 짜맞추는 순간 헛소리가 될 수밖에 없죠.
20/10/04 21:01
예수는 신이니까 오병이어 이런 건 당연히 기적의 범주에 들어가는거죠.
므두셀라 같은 경우는 평범한 인간들의 이야기니까 나이 세는 방식이 달랐을 것이다 같은 연구를 하는거고요.
20/10/04 20:53
유교가 요즘 낡은 학문으로 조롱받지만 공자는 지금보다 훨신 x같은 현실을 어떻게든 헤쳐나가보려고 학문한 사람이라 저런 사이비들과는 급수가 다르죠.
20/10/04 21:01
당대 공자는 굉장히 급진적인 인물이었습니다.
애초에 유학이 나온 토양 자체가 피도 눈물도 없는 난세의 세상인 전국시대였고 힘이 정의이던 시절에 '도리' '예절'로 나라의 평화를 지킬 수 있다! 라고 시도를 한 것만 봐도 뭐. 유방 휘하의 유학자들도 그래서 꽤나 현실적인 인물들이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한나라가 유학을 기조로 운영하게 된 근본을 제공한 인물인 숙순통만 하더라도 살아남기 위해 2대황제 호혜에게 다들 진승(왕후장상 영유종호의 그 인물)의 반란이 위험하다 말하는 와중에 혼자 '저들의 말은 다 틀린 것입니다. 진승은 일개 좀도둑일 뿐이니 지방에 관리들이 알아서 처벌할 것입니다. 자애로우신 황제 폐하의 은총으로 모든 백성이 법을 지키고 직분에 충실한데 무슨 반란이란 말입니까?'라는 아부 말로 숙청에서 피해 도망쳤지요. 심지어 주변 사람들이 '너 그런 개소리 지껄이고 부끄럽지 않음?'이라는 말을 듣자 '아 헛소리 말고 살려면 빨리 떠나셈'이라 말하고는 그대로 런각을 봤다거나. 숙순통이 천거한 인물들 중에 대부분이 장사 호걸...이라 쓰고 양아치 산적이었던 인간들이라거나. 이런거 보면 초창기 유학자들은 굉장히 개혁파에 가깝습니다. 당장 조선 초를 만들어낸 유학자들도 그렇고.
20/10/04 21:02
허나 그런 유교도 기독교가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자연법칙도 하나님의 뜻! 이라는 주화입마에 걸린 것을 피하지 못했듯, 이기론이라는 주화입마에 걸리고......
심지어 괴력난신은 없다! 라고 못을 박았는데도 저 주화입마에 걸린거 보면 쩝.
20/10/04 21:22
공자가 괴력난신을 없다고 한 게 아니죠, 정확하게는 그딴게 있는지 없는지 우리는 알 수 없고 인간이 현실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것도 아니니까 입 닥치고 얘기를 안 하는게 낫다는거죠. 정확히는 '군자는 괴력난신을 논하지 않는다'가 되겠습니다.
20/10/04 22:31
흠... 주화입마도 인정하는데 성리학 전공으로서 솔직히 이기론이 정말 중요한가?는 좀 의문입니다. 아무리 이기를 알아야 된다고 율곡이나 퇴계도 강조하지만 이기자체를 강조하기보단 무언가를 이기로 설명하려는 경향이 보인다는거죠. 심성정을 이기로 논하긴하지만 이때중요한건 심성정을 이와 기로 어찌표현하냐가 주안점이지 리와 기 자체를 논하진않습니다. 즉 리와 기는 그시대 사대부들의 학술용어이자 언어방식으로서 자기생각을 리와기로 설명한것뿐이지 리와기에 자기생각이 경도되진않았습니다.
왜냐면 리와 기에 대해선 이전 북송5자와 주자그리고 주자이후의 남송과 원나라의 성리학자들이 많이논했거든요. 그런점에서 유교의 가장 큰문제는...그 사상이 주류가되면서.. 가뜩이나 사상자체가 보수적인데 주류가 보수적인 사상을 주요사상으로 삼다보니 전공자인 저도 역겨워할만한 꼰대스러움의 극치가 된가죠. 뭐 과거 철학이 다 그런데 일조하지만 특히 유교가 지금기준으로 "세상은 말이야 어!"이런게 강하게 있더라구요. 참고로 조선말 유명 유학자들은 이미 시대에서도 뒤쳐진 사람들 취급받았습니다.
20/10/04 22:02
유학자들이 지금기준에선 좀 그렇지만 옛날기준으론 합리적인 경우가많았습니다. 특히 도학 혹은 성리학자들이 보기보다 더 그런데 북송의 유명 학자인 이정형제의 일화 하나소개해드리는게좋겠군요..(정명도 정이천형제를 이정형제라 부르는데 제 기억상 동생 정이천의 일화일겁니다) 집안어르신들이 묘지 이장을 해야한다고 땅에 수맥이흘러서 집안망하게 생겼다고 그런겁니다.(풍수지리학을 근거로했겠죠) 그러니 정이천이 그렇게 묫자리가 안좋았으면 당시 관료로서 크게 성공한 자기 형이나(정명도) 나같은 사람(이천도 학자로 아주 대단한 사람이었으니)이 왜나왔겠냐고 반문한거죠. 이외에도 정이천 제자가 지방태수로 있다가 잠깐 스승을 방문했는데 이천이 제자에게 물어봅니다. "너가 관할하는 지역 무슨 절이 큰불이 났는데 목불상들을 군사들이 업어서 절에서 빼왔다고 들었다. 맞니?"라고 하자 제자가 그렇다고말하죠. 그러니 이천이 농담합니다. "왜 그런 쓸모없는짓을 했느냐. (사람들이 불상에 복을빌고 제물을 바칠정도로) 그것이 공력이있었으면 불이나도 불타지않았을 것인데 너가 그걸 확인할 기회를 버렸구나"라고 말이죠(의역이있습니다만 두 일화 모두 이정유서에 수록된 일화입니다) 기본적으로 기이하거나 미신에 가까운걸 워낙싫어하는 사람들이 유학자입니다.(다그렇진않지만..)그러니깐 괴력난신이나 고원난행에 대해 혐오하는 풍조가있죠
20/10/04 23:30
과거 기록은 시대 보정을 해야 합니다. 나이는 태양력과 태음력의 차이이고요.
900살은 900개월인것이고 계산하면 70살쯤 되는거죠. 그 시대 70산거면 엄청 장수한거죠. 삼국지도 군대 규모 10만 100만 해대는거 5~10배는 뻥튀기된거라는게 정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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