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12/11 02:51:26
Name No.99 AaronJudge
File #1 maxresdefault.jpg (170.9 KB), Download : 779
Subject [일반] 2022년 노벨 수상식 개회사 (번역) (수정됨)


12월 10일(우리나라 기준으로는 11일)에 2022년 노벨상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매년 노벨의 기일인 이 날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시상식을 하던데.. 코로나 이후로 오프라인 시상식을 열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열린 노벨상 시상식이었네요.
물리학/생리의학/화학/경제학/문학/평화 여섯 부문에서 시상식을 하지만은, 사실 대부분의 수상 업적에 관해서는 잘 알지 못하겠고...'멸종된 인류의 유전자'를 조사한 생리의학상 수상자 스반테 페보 교수의 연구가 인상깊었습니다. 아, 주린이 입장에서는 '양적완화'의 선구자로 잘 알려진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였다는 것 또한 인상적이었네요.
노벨 재단 이사회장인 칼 헨드릭 헬딩 교수가 개회사를 맡았군요.

--------------------------------
노벨 재단을 대표하여, 올해 노벨상 수상식에 오신 여러분들을 모두 환영합니다. 특히 2022년, 그리고 2021년과 2020년 노벨상 수상자들과 그 가족들을 환영하고 싶습니다.

올해는 특별합니다. 지난 2년간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정기적인 행사를 열지 못했기 때문에, 올해는 노벨상 수상자들로 가득 찬 무대를 볼 수 있어 더욱 기쁩니다. 이러한 수상식은,  우리에게 과학과 문화를 기념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주고, 또한 여기 스톡홀름에서 여러분을 보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앞서 오늘 오슬로에서는 양심수와 인권옹호자인 벨로루시 출신의 알레 비야츠키, 러시아 인권단체 ‘메모리얼',  우크라이나 인권단체인 ‘시민자유센터’가 노벨평화상을 받았습니다. 수년간 그들은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사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권력자들을 비판할 권리와 시민들의 기본권을 보호할 권리를 홍보해왔습니다.

오슬로와 스톡홀름에서, 우리는 오늘날 세계적으로 자유가 쇠퇴하고 있는 시기에, 이렇게 만나게 되었습니다; 핵무기의 망령이 우리 모두를 짓누름과 동시에, 유럽 내에서 전쟁이 진행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극심한 에너지와 식량 위기가 발생하고 있고, 선명한 각종 차별과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이 있으며, 시급하게 해결책이 필요한 기후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수많은 위기와 도전에 직면하여, 세계는, 진실에 닿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하고, 인류 지식의 경계를 확장해 나가는 헌신적인 과학자들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세계는 평화, 민주주의, 인권을 추구하고 비민주적인 정부에 도전하는 개인과 단체를 필요로 합니다.

노벨상은 기본적으로 과학, 문학, 평화 분야에서 구체적인 업적을 이룬 사람들에게 수여되지만, 그것을 넘어 ‘인류에 대한 그들의 기여’ 라는 더 숭고하고,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목적을 가진 사람들에게 수여됩니다. 노벨상 수상자들은 심오한 방식으로 세상을 변화시킨 공동체의 일부입니다. 그들은 인간이 자신의 운명을 결정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노벨상과 수상자들, 그리고 그들의 업적은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엄청난 영감과 희망의 원천입니다. 그리고 인류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려는 보편적인 야망 또한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합니다. 이러한 야망은, 노벨 재단이 Erling-Persson 재단과 Knut and Alice Wallenberg 재단의 아낌없는 지원을 받아 미래에 건설될 ‘노벨 센터’- 스톡홀름의 슬루센에 위치한 과학, 문화, 그리고 토론의 장소입니다.-를 준비할 때 우리의 기준점이 됩니다.

그의 유언에서, 알프레드 노벨은 그 상들이 국적에 관계없이 인류에게 가장 큰 혜택을 준 사람들에게 수여되도록 지시했습니다. 이것은 민족주의의 바람이 휘몰아치던 19세기 후반에는, 급진적이고 비현실적인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슬프게도,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 무례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유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프레드 노벨의 비전이 강력하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그러한 비전은 당연하게도, 국가와 문화간에 이루어지는 인간의 발전과, 자유로운 과학, 자유로운 문화, 휴머니즘, 국제주의에 관한 열린 교류를 의미합니다.

오늘 우리는 2022년 노벨상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수상자들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자들이 얽힐 수 있다는 복잡하고 놀라운 증거에서부터 클릭 화학을 통해 약의 합성을 용이하게 하고 생물학적 과정의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화학 반응을 단순화하는 우아한 해결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과학적 돌파구에 대해 상을 수여받습니다. 그리고 살아있는 세포, 금융 위기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법에 대한 통찰, 그리고 인류 진화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우리에게 준 멸종된 인간에 대한 게놈의 분석 역시 그러합니다. 우리는 또한. 개인적 기억의 집단적 속박과 반목, 그리고 그 뿌리에 관해 탐구한 문학에 관해서도 축하를 보내고자 합니다.

2020년과 2021년의 모든 수상자들에 대한 연설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비록 여러분께서 여러분의 메달과 상장을 받으신 지는 오래되었지만, 이 기회를 빌어 노벨 재단이 의뢰한 뮤지컬 작품으로 여러분을 기리고자 합니다. 스웨덴 작곡가 안드레아 타로디의 Laus Canticum의 World Premiere를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
이하는 원문입니다:

On behalf of the Nobel Foundation, it is a great pleasure for me to welcome you all to this year’s Nobel Prize award ceremony. In particular, I wish to welcome the Nobel Prize laureates, from 2022 as well as the two previous years, and their families.

This year is special. Since the coronavirus pandemic prevented us from holding regular festivities these past two years, we are all the happier this year to see the stage filled with Nobel Prize laureates. This gives us a tremendous opportunity to celebrate science and culture, and we are very glad to see you all here in Stockholm!

Earlier today, in Oslo, the prisoner of conscience and human rights advocate Ales Bialiatski from Belarus, the Russian human rights organisation Memorial and the Ukrainian human rights organisation Center for Civil Liberties received this year’s Nobel Peace Prize. For many years, they have promoted the right to criticise those in power and protect the fundamental rights of citizens, emphasising the significance of civil society for peace and democracy.

In Oslo and Stockholm, we meet today at a time when freedom is in decline globally; when there is war in Europe, even with the spectre of nuclear weapons; with dramatic energy and food crises across the world; with glaring discrimination, social and economic inequality; and accelerating climate change which requires the urgent scaling up of solutions.

Facing this multitude of crises and challenges, the world needs dedicated scientists who relentlessly seek the truth and push the boundaries of our knowledge. And the world needs those individuals and groups which − at great personal sacrifice − challenge authorities in pursuit of peace, democracy and human rights.

The Nobel Prize is awarded to individuals for concrete achievements in science, literature and peace, but with a higher, shared purpose: their benefit to humankind. Nobel Prize laureates are part of a community which has, in profound ways, changed the world. They
demonstrate the capacity we have as human beings to shape our own destiny.

As such, the Nobel Prize, its laureates and their achievements are a tremendous source of inspiration and hope, which today is needed more than ever. And the universal ambition to serve the benefit of humankind is also needed more than ever. This is our guiding star when the Nobel Foundation, with generous support from the Erling-Persson Foundation and the Knut and Alice Wallenberg Foundation, now prepares for the future Nobel Center – a house for science, culture and dialogue to be located at Slussen, here in Stockholm.

In his will, Alfred Nobel directed that the prizes be awarded to those who had conferred the greatest benefit to humankind, regardless of nationality. This was radical and visionary in the late 19th century, an era marked by nationalism − a phenomenon which is sadly on the offensive in many countries even today.

But time has proven Alfred Nobel’s vision to be powerful. It is indeed the open exchange between countries and cultures that promotes human progress, free science, free culture, humanism and internationalism.

Today we are celebrating the 2022 Nobel Prizes. They are being awarded for scientific breakthroughs that span from intricate and mindboggling evidence that particles can be entangled despite being at a far distance from each other, to elegant solutions to simplify chemical reactions by click chemistry facilitating the synthesis of medicines and allowing the monitoring of biological processes in living cells, to insights into how to minimise the risks for financial crises and to genomic analyses of extinct hominins which have given us invaluable information about human evolution. We also celebrate literature which uncovers the roots, estrangements and collective restraints of personal memory.

Allow me to close by addressing all the laureates from 2020 and 2021. You have long since received your medals and diplomas, but we would like to take this occasion to honour you with a musical piece commissioned by the Nobel Foundation. I invite you to enjoy the world premiere of Laus Canticum by the Swedish composer Andrea Tarrodi.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오후2시
22/12/11 08:24
수정 아이콘
와 번역 감사합니다.
암울한 소식이 들려와도
이상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보면
희망을 포기하지 않게 됩니다.
22/12/11 09:41
수정 아이콘
(수정됨) 노벨상은 기본적으로 과학, 문학, 평화 분야에서 구체적인 업적을 이룬 사람들에게 수여되지만, 그것을 넘어 [‘인류에 대한 그들의 기여’ 라는 더 숭고하고,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목적]을 가진 사람들에게 수여됩니다.

평소 노벨상은 최고의 명예라는 것만 생각했는데
노벨상의 Why목적을 되새기게 되어 좋네요.
덕분에 잘 읽었습니다 :)
터치터치
22/12/11 10:42
수정 아이콘
페보 교수님의 노벨상 수상에 대한 설명을 유튜브에서 듣는데....

1. 인간 진화의 비밀을 밝혔다고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대상자는 아니라고 하더라고요.(과거 네안데르탈인과 교배해왔다, 데니소바인을 발견했다 등으로는 수상 이유가 될 수 없다는 뜻) 즉 '현생 인류'에 대한 기여가 없었으면 수상대상이 아니라고 들었네요.
2. 그런데 인간 진화의 비밀을 밝히는 과정 중에 멸종된 인류의 게놈과 인간 진화에 관한 연구를 통해 현생 인류의 면역체계가 감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현 의학 발전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가끔은 뭔가 엄청난 결과물을 좇다보면 그 과정도 높게 평가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서 오히려 더 맘에 남았던 순간이어서 몇 자 더 보탭니다.
이선화
22/12/11 13:40
수정 아이콘
참 좋은 말인데 초기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 생각해보면 [국적에 관계없이] 수여한다는 말은 좀 고깝게 느껴지네요. 하기사 헨리크 입센도 못 받았으니 국적은 신경 안 쓰는 게 오히려 맞을지도..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7398 [일반] 4분기 RX 7900 XTX, RX 7900 XT용 RDNA 3 '나비 31' GPU 20만개 출하 [16] SAS Tony Parker 9612 22/12/12 9612 1
97397 [정치] 이주호 장관 "고교내신 절대평가 전환 검토" [84] 우주전쟁15192 22/12/12 15192 0
97396 [일반] 2023년 수도권 전철 신설/연장 예정 노선 [32] 光海13350 22/12/12 13350 7
97395 [일반] 이민의 활성화에 대한 제언 [40] 닉넴바꾸기좋은날10232 22/12/12 10232 0
97394 [정치]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 일으킨 보증채무 2050억 전액 상환 [102] 기찻길19265 22/12/12 19265 0
97393 [정치] 이대남을 보면서 느끼는 잡다한 생각 [341] 듀오폴드24413 22/12/12 24413 0
97392 [일반] 일본 애니송계의 거장, "아니키" 미즈키 이치로 타계. [22] Myoi Mina 10352 22/12/12 10352 4
97391 [일반]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 짓누런 광기의 폭주. [34] aDayInTheLife9673 22/12/12 9673 1
97390 [일반] 매매혼도 꼭 나쁘진 않은거 같아요 [88] rclay16493 22/12/12 16493 12
97389 [일반] '젊은 의사들이 소아과를 기피하는 이유'를 보고 [325] atmosphere22022 22/12/12 22022 4
97388 [일반] [방산] 이거 폴란드 가는 물건 아닙니다. [50] 어강됴리14421 22/12/12 14421 2
97387 [일반] 하루하루가 참 무서운 밤인걸 [20] 원미동사람들12591 22/12/12 12591 24
97386 [일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보았습니다~ [4] 포졸작곡가8836 22/12/12 8836 7
97384 [일반] [리뷰] 슬램덩크 극장판 짧은 리뷰 (약스포) [48] 아케이드13034 22/12/11 13034 5
97382 [일반] 2022년 노벨 수상식 개회사 (번역) [4] No.99 AaronJudge10930 22/12/11 10930 10
97381 [정치] 대구 도시계획과 대구의 부동산 [32] 김유라18204 22/12/11 18204 0
97380 [일반]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 현실과 융합하는 판타지.(최대한 노스포) [6] aDayInTheLife9651 22/12/11 9651 1
97379 [정치] 혐오는 민주주의의 아이러니한 도덕이다 (부록: 유전자결정론에 대한 생각) [31] 계층방정13943 22/12/10 13943 0
97378 [정치] 서울시가 전장연 시위 지하철역 무정차를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148] 만수르22181 22/12/10 22181 0
97377 [일반] [팝송] 테일러 스위프트 새 앨범 "Midnights" [4] 김치찌개9282 22/12/10 9282 5
97376 [정치]  尹, 인구소멸 해결 나선다…해법은 ‘이민’ [292] Taima27687 22/12/09 27687 0
97375 [정치] 1. 사건은 우리 옆을 스쳐 지나간다. [33] 노틀담의곱추11945 22/12/09 11945 0
97374 [일반] 코로나19 백신(BA 4/5) 4차 접종 후기 [46] Regentag13135 22/12/09 13135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