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09/23 22:38:59
Name 랑비
File #1 SL1024_.jpg (69.0 KB), Download : 250
Subject [일반] 계량컵의 비밀


얼마 전 아이가 이유식을 시작했습니다.

이유식에 필요한 여러 물품을 구매했는데, 그 중 하나가 계량컵입니다.

계량컵의 종류야 엄청나게 많겠지만 가장 널리 쓰이는 계량컵인 Pyrex의 내열유리 계량컵을 구매했습니다.


그다지 비싸지도 않습니다. 인터넷으로 대략 5~6천원 정도인데, 저는 마트에서 구매했습니다. 한 6천원 정도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아내는 이유식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유식을 만들 때는 레시피에 그람, ml가 딱 정해져 있습니다. 쌀 몇그람에 물 몇 ml, 뭐 이런 식이죠.

그래서 저울과 계량컵을 두고 만드는데, 저는 옆에서 보다가 이야기했습니다.

나 : [어차피 저울 두고 만들거면 물 150ml면 150g인데 굳이 계량컵 눈금 볼 필요가 있어?]
아내 : [그러네?]

그래서 저울 위에 계량컵을 두고 150g의 물을 넣었습니다.

근데... 눈금이 170입니다...?


???

뭐지 싶어서 집에 원래 있던 계량컵에 부어봤습니다. 150ml 입니다.

Pyrex 계량컵이 20ml 가량이나 틀립니다.

아니 요즘 세상에 이런게 틀릴수가 있나... 확인해보니 대략 20~25ml씩 일괄적으로 아래쪽에 그려져 있습니다.

산지 좀 되서 영수증도 없는데...


재수가 없네 투덜댔지만 비싼것도 아니니 동일한 제품을 하나 더 구매했습니다.

특이사항은 미국산입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샀는데, 기본 중국산, 1000원을 더내면 미국산을 준다네요

평소같음 중국산 샀겠지만 위와같은 일을 겪고나니 미국산을 사고싶어졌습니다. 1000원을 더 냈습니다.



얼마 후 도착한 미국산... 놀랍게도 이것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250ml는 정확하지만 150ml는 약간 모자라서 160ml 처럼 보입니다. 아니 다이소에서 산 1000원짜리 계량컵은 정확한데...

7PVuyyL.jpg
[왼쪽이 마트산 계량컵, 오른쪽이 인터넷쇼핑몰 계량컵. 둘다 150ml를 담은 상황입니다]


황당해서 인터넷을 뒤져봤는데, 아래와 같은 기사가 있네요.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voraciously/wp/2019/03/04/you-cant-always-trust-measuring-cups-but-heres-what-you-can-do-about-it/

간단히 요약하면 계량컵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정확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제조사들은 디자인이나 편의성, 혹은 생산비용은 신경쓰지만 정확성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계량컵인데 계량이 틀리겠어? 하는 마음에 용량을 신경쓰지는 않죠.



두 번째 계량컵은 엄청 크게 틀린것은 아니라 그냥 쓸 계획이긴 한데...

두개나 샀는데 두개 다 틀리니 열받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첫번째 계량컵에 네임펜으로 금 그어 쓸걸...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바부야마
22/09/23 22:41
수정 아이콘
모래시계가 특히 그래요. 같은 상품도 모래가 내려오는 시간이 다 달라요.
Foxwhite
22/09/23 22:41
수정 아이콘
온즈같은거 쓰는애들이라 리터단위를 모르거든요
스토리북
22/09/23 22:43
수정 아이콘
그럼 온즈는 맞아야 할 거 아닙니까... ㅠㅠ
22/09/23 22:56
수정 아이콘
소수점에 갬성값이 들어갔습니다.
갬성의 비용은 모두의 마음 속에만 존재합니다 (...)
바나나맛우유
22/09/23 22:42
수정 아이콘
헐 저희 집에도 같은 제품 있는데... 확인해보러 가야겠습니다
LowTemplar
22/09/23 22:49
수정 아이콘
이건 실험실 비커도 마찬가지라 눈금에 approx.라고 써 있어요. 정확하지 않다는 거죠.
그래서 정확하게 부피 재야 할 땐 메스 실린더 쓰라고 하죠
맥도널드
22/09/23 23:00
수정 아이콘
좀더 분석을 하자면 측정눈금이 있는 곳이 넓으면 정확할 수가 없죠.
그래서 정확한 메스실린더는 호리병처럼 좁게 만들어져 있어서 오차를 최소화 할수 있게 만들어져있습니다.
담배상품권
22/09/23 23:10
수정 아이콘
그래서 커피 자주 드시는 분들은 반드시 전자저울을 삽니다.
대략 1~5만원대에서 괜찮은 전자저울을 구매하실 수 있으니 커피용 전자저울 하나 마련하시는것도 좋아요.
2kg까지는 그럭저럭 정확하게 재줍니다.
22/09/23 23:11
수정 아이콘
저희 집에도 저거 있는데 처음 볼 때부터 의문이었죠. 위아래의 넒이가 다른데 간격은 어째서 동일할까? 정말 정확할까?... 역시 아니었군요.
HA클러스터
22/09/23 23:13
수정 아이콘
제목보고 문학인 줄 알고 들어왔는데 다큐멘터리였을 줄이야!
TWICE NC
22/09/23 23:14
수정 아이콘
저런 눈금은 대략 5%오차는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실험용 tube들조차두요
그래도 부어보면 대략 맞긴 하지만요
일반 제품에서 그정도의 정확성은 기대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22/09/23 23:1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제 주변에 취미로 제과 제빵 하시는 분들은 파이렉스 계량컵 아무도 안 씁니다. pyrex보다 PYREX가 더 정확하다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보다는 형태 자체가 적은 양을 계량하는데 적합치가 않아요. 눈금도 부정확하고 측정오차도 많이 발생합니다. 비커처럼 평행한 원통 형태를 추천해요.
정회원
22/09/23 23:18
수정 아이콘
500mL 실험용 길쭉한 메스실린더로 사세요. 이건 중국산도 미국산도 괜찮습니다.
부산헹
22/09/23 23:23
수정 아이콘
연구실에서 저런거로 계량해서 실험하면 싸다구맞습니다 크크크
업계사람들한텐 예쁜 소꿉장난용정도라,
저희 와이프도 문과라 엄청 신뢰하긴하던데..
가정용은 감안해야죠
소주의탄생
22/09/23 23:30
수정 아이콘
사실 공대쪽에서 실험 해본 사람들이면 시중의 계랑컵은 귀엽죠 그걸 믿는사람들에게 설명하는건 다른 문제긴 하지만요
타츠야
22/09/23 23:38
수정 아이콘
생각도 못 해봤던 주제네요. 처음 알았습니다. 재미있네요.
희원토끼
22/09/23 23:40
수정 아이콘
전자저울 사세요. 두번사세요..
22/09/23 23:53
수정 아이콘
계량컵도 정확하지 않은데 의외로 정수기도 정확하지 않더라구요.
냉,정수는 비교적 정확한데 온수는 항상 많이 나와요. 그래서 와이프가 라면 끓이면 한강라면이...ㅠ
회전목마
22/09/23 23:53
수정 아이콘
전 뭐 4도씨에서만 1ml=1g이라 틀어진다
이런건줄 알았는데 진짜 안맞는거였군요
22/09/24 00:03
수정 아이콘
홈베이킹하는 입장에서 계량컵은 믿을 수 없습니다.
전자저울이 최고예요
너리비
22/09/24 00:07
수정 아이콘
200ml 확인해보니 192 네요
22/09/24 00:2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요리책의 150ml도 부정확한 계량컵으로 만들어졌을 수도..

계량컵은 아니지만 최근에 산 크루브 라떼 잔은 정확하네요.
이건 프로틴 쉐이커로 측정한거긴한데.. 크크 쉐이커는 정확할까 싶지만..
달달한고양이
22/09/24 00:43
수정 아이콘
선생님 메스실린더를 사세효 아니면 파이펫에이드…는 지나가던 실험하는 연구원 1입니다 크크
22/09/24 01:00
수정 아이콘
유효숫자! 유효숫자! 는 농담이고... 저도 코로나때 홈베이킹 해보다가 생각보다 문제가 많아서 찾아보니, ikea-costco 제품은 그래도 정확하다고 해서 사용중입니다. 중국 알리표 제빵매트나, 저울은 저세상 측정입니다 크크
호야만세
22/09/24 02:15
수정 아이콘
근데 국산제품들은 의외로 잘 맞더라구요. 저도 베이킹하면서 계량컵에 예민해진 크크
22/09/24 03:24
수정 아이콘
하... 배신감 쩌네요. 그냥 배우 김수미 방식이 최고인듯!
세상을보고올게
22/09/24 06:35
수정 아이콘
너무 많이 틀리네
명탐정코난
22/09/24 07:51
수정 아이콘
파이렉스 컵 믿고 갈비양념만들다가 대폭망한 이후로 전자렌지용 찜기나 라면용기로 쓰는중입니다. 크크크
전자저울사세요. 신세계가 펼쳐집니다.
리얼포스
22/09/24 08:46
수정 아이콘
측정소급성의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게시물이네요..
숨고르기
22/09/24 09:43
수정 아이콘
최소 눈금이 50ml 간격으로 되어 있으면 유효숫자의 원칙상 수면과 눈금이 일치한다고 해도 150ml 라는 측정값은 얻을수가 없습니다. 125~175ml 사이에 있다고 해석해야겠죠. 따라서 전혀 컵이 부정확하다거나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 할수는 없습니다. 컵의 모양이나 정밀도가 문제가 아니라 아무리 비싼 줄자건 캘리퍼스건 어떠한 측정도구라 할지라도 최소 눈금 단위에서는 해석을 주의해야 합니다
그렇구만
22/09/24 09:4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실험하는 일 하면서 저런 눈금은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됐네요 크크 실험용도로 저런거 살 때는 실험용 중에서도 보증서 있는걸 사거든요. 하물며 가정용은..
22/09/24 10:36
수정 아이콘
가정용 계량컵으로 정밀한 실험같은 걸 할 것은 아니니까요.
22/09/24 10:55
수정 아이콘
실험실에서도 비커가 아니라 메스실린더를 쓰는이유
R.Oswalt
22/09/24 11:48
수정 아이콘
수험용으로 쓰는 탁상형 미니 전자시계도 쓰다보면 느려지죠. 도대체 왜 그런지 크크
22/09/24 11:51
수정 아이콘
신뢰의 Pyrex가 이렇다니...좋은 정보 알아감다.
아트로포스
22/09/24 12:35
수정 아이콘
3개 셋트로 집에 있는데...
다람쥐룰루
22/09/24 12:41
수정 아이콘
눈금 사이에 간격이 일정해야 보기에 좋죠 크크크크 생각해보면 저렇게 눈금 사이에 간격이 적당한 간격으로 있을수가 없는 구조네요
개인적으로 프렌치프레스 용기를 계량할때도 쓰는데요 이것도 사실 계량이 정확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수직으로 만들어졌으니 아무래도 좀 낫겠죠?
리버스시어링
22/09/24 13:16
수정 아이콘
주사기도 그럴려나요...?
22/09/24 13:58
수정 아이콘
애초에 계량컵 계랑 스푼은 정밀 측정이 필요없는 일반인들 대상으로 나오는 제품입니다. 집에서 만드는 거는 어지간하면 오차있어도 잘 나오니까요.

하지만 그거랑 별개로 저도 업장에서 파이렉스 계량컵 씁니다. 계량 눈금 안보고 전자저울로 측정해가면서 쓴다면 이만큼 튼튼하고 내열성 좋은 컵도 없어요 크크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6679 [일반] 킵초게가 오늘 마라톤 신기록 세울때 신고 뛴 신발은 어떤걸까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JPGIF [27] insane12069 22/09/26 12069 4
96678 [일반] 제 딸이 오늘 수술합니다. [197] 나무늘보15587 22/09/26 15587 204
96677 [일반] [스포많음]사이버펑크 엣지러너를 보고 [40] 헤후19205 22/09/25 19205 6
96676 [정치] 대만에 아베 동상…국장서 대만 대표 '지명헌화' 검토 [32] 나디아 연대기15973 22/09/25 15973 0
96675 [일반] 뛰어난 AI가 당신의 개인정보를 수집한다면? [47] Farce13627 22/09/25 13627 18
96674 [일반] 2022년 9월 25일자 중고 그래픽카드 시세 [27] 귀여운 고양이12709 22/09/25 12709 12
96673 [일반] 책 후기 - "흑뢰성" [27] v.Serum10271 22/09/25 10271 4
96672 [일반] 퐁퐁론과 성엄숙주의 [396] kien.24231 22/09/25 24231 19
96671 [정치] 성인지예산 일부 바꾸면 북핵 막는다던 윤 대통령, 2023 성인지예산 20%증액 [148] 카르크로네23386 22/09/25 23386 0
96670 [일반] [팝송] 조니 올랜도 새 앨범 "all the things that could go wrong" 김치찌개7069 22/09/25 7069 1
96669 [일반] 더 유명해졌으면 하는 유튜버들 국악 + 첼로 [12] SAS Tony Parker 13265 22/09/25 13265 2
96668 [일반] 8년간의 추억을 쌓아왔던 그녀의 이야기. [10] 펠릭스12429 22/09/24 12429 3
96667 [일반] 싫어하는 것을 싫다고 말하지 않는 예의 [25] 2004년13092 22/09/24 13092 4
96666 [일반] 보고도 믿기 힘든 러시아군 장비 상태 [75] 드라고나18875 22/09/24 18875 5
96665 [정치] 일본의 정치상황과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정상회담 요구 [59] 빼사스17540 22/09/24 17540 0
96664 [정치] 배현진 “이 XX도 바이든도 없어…‘아 말리믄’으로 잘 들려” [215] 굄성27720 22/09/24 27720 0
96663 [일반] 38년 돌본 중증장애 딸 살해한 엄마…"심한 우울증 앓았다" [93] will19817 22/09/24 19817 11
96661 [일반] [투자] 11년간 3000배 수익, 일본의 전설적인 개인 투자자 [97] 아케이드23579 22/09/24 23579 3
96660 [일반] 뉴진스 그리고 쿠키와 cookie [96] 얼우고싶다16304 22/09/24 16304 4
96659 [일반] 계량컵의 비밀 [39] 랑비16601 22/09/23 16601 21
96658 [일반] (스포)더 보이즈 시즌1 감상 [18] 그때가언제라도9669 22/09/23 9669 0
96657 [일반] [단독]건보공단 팀장 70억 원 횡령…지난주 독일로 도피 [55] 로즈마리19390 22/09/23 19390 4
96656 [정치] [갤럽] 尹 긍정평가 28% [166] 아이는사랑입니다24358 22/09/23 2435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