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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8/06 17:33:59
Name BTR
Subject [일반] [약스포] 봉오동전투를 보고왔습니다.
지인이 관계사에서 근무하는 덕에
어제 코엑스몰 메가박스에서 진행된 시사회표를 얻게 되어서 우연히도 봉오동 전투를 개봉 전에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가기전에는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할미꽃 이슈가 터진 그 날 시사회를 가게되었다는 점 때문에요.
영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한 것이 사실입니다.

시사회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제가 관람한 관은 영화 촬영 스태프들이 모여있는 관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영화관람 전부터 사람들이 속속 들어차면서
서로 아는체 인사를 하면서 자리에 앉더군요.

감독님을 포함해서 류준열, 유해진, 조우진 배우가 무대 인사를 하고 상영을 시작하는데,
감독님의 인사 말씀이 참 기억에 남으면서도 안타까웠습니다.
"저희 영화 재미있게 봐주셨음녀 좋겠고, 재미 없어도 입 꾹 다물고 있어주시면 좋겠다" 라고 하시더군요.
개봉 전부터 재미없다는 평, 할미꽃 이슈 등등으로 인해서 조금은 지쳐있는게 아닌가 하는 마음에
저도 괜시리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인사를 마치고 영화 상영을 시작하는데, 우선 영상미는 참 좋습니다. 돈 들인 티가 나더군요.
그리고 전반적으로 잔인한 편입니다. 많이 죽고, 죽이는 장면도 세세하고, 일본군의 악행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싶었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깐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영화보다가 많이 조는 편입니다.
라이온킹 보다가 심바 아버지 죽는 타이밍에 열심히 졸고 있었고
예전에 신과함께 1 볼때도 차태현이 무언가 탈것 타고 저승길 가는 타이밍에 열심히 졸아서 스토리 연결이 잘 안됩니다.
어벤저스 볼때는 안졸고 열심히 봤습니다만...

결론적으로 봉오동 전투를 보면서 약 2시간을 살짝 넘는 러닝타임동안 한번도 안졸았습니다.!
그래서 영화 끝나고 나오면서 생각할때.. 이걸 재미있다고 해야하나? 라는 생각이 잠깐 들더군요.
영화 초반부터 끝까지 집중력있게 보긴 보았는데... 이게 영화가 재미있어서인지,
스토리가 흡입력 있게, 쉬는 구간없이 열심히 달려가서인지, 지금 반일 이슈와 맞물려서 일본군의 악행을 보는 것이
눈을 뗄수 없게 만들어서인지 사실 헷갈립니다.

그래도 제 나름대로는 졸지 않고 완주한 영화라는 관점에서 나쁘진 않았다라고 평하고 싶네요.
스토리가 쉬는구간 없이 열심히 달려간다고 말씀드렸는데, 처음 잠깐을 제외하면 일단 봉오동으로 향하는 독립군들을 보여주면서
시작하고, 일본군하고 끊임없이 교전하기 때문에 계속 마음을 졸이게 되는 편입니다.

그래서 참 재미있다고 평가해주고 싶은데..
그렇게 평가하고 싶어도 선뜻 어려운 것이 연출이 영 아닙니다.
여기부터 스포가 될 수 있을거 같아서 줄을 좀 띄우겠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인공이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 세명으로 볼 수 있는데,
조우진은 전형적인 총사(?) 스나이퍼 계열 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래서 아웃파이팅을 하는 편이니까 총에 안맞는건 이해합니다.
그런데 유해진은 총을 더럽게 못쏘는 캐릭터로 나오고, 칼을 잘쓰는 검사 캐릭인데
그러다보니 심심하면 적 본진으로 뛰어듭니다.
물론 뒤늦게 뒤에서 조우진 등등 병사들이 엄호사격을 해주는 장면들이 잡히긴 하지만
칼들고 뛰어드는 유해진에게 총을 쏘는 일본군이.......없네요? 뒤늦게 쏘려고 하는 일본군들은 이미 유해진이라는 근접 사기캐릭이
본대와 뒤섞여있어서  그시점에 총 쏘면 아군을 쏠수도 있어서 머뭇대고.
장거리 사격하다가 한명이 뛰쳐나오는데 왜 그걸 안쏘고 걍 두었다가 썰리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캡틴아메리카 독립군 버전인줄 알았네요.

류준열도 비슷해요 총알이 열심히 비껴나갑니다. 미끼 역할로 나와서 위험한짓은 혼자 다하는데, 어쩌다가 어깨 관통상 한거 말고
대부분의 총알이 피해가요. 류준열 죽이려면 밀폐공간에 수류탄 던져야 합니다.

독립군들의 능력을 너무 크게 미화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계속 몰입이 안되는 장면들이 많았고
그에 비해서 일본군은 그냥 바보 혹은 능력부족 집단으로 보입니다.
독립군들이 분명 영화상에서 보기에 총의 사정거리 내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사격해볼 생각은 안하고 열심히 뒤만 쫒아가고
막 달려들어도 못맞추는게 일상입니다.
그래서 문득, 아 저 시대는 총이 현대식 총이 아니니까 정확도가 낮아서 그럴수도 있겠다라고 애써 납득해보지만
독립군들이 수풀에 숨어서 일본군을 쏘면 헤드샷이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우리가 더 열악했을것 같은데...

마지막에 스토리 반전도 있고, 이야기 짜임새나 흡입력은 충분히 괜찮은것 같은데
이런 연출부분이 영 거슬리더군요.

제 취향에 맞춰서 의견을 적은 것이기 때문에
영화 보실분들은 참고로만 생각해주시고,
전반적으로 완전 망작까진 아니라고 생각이 되는 편이어서
볼까말까 망설이셨던 분들은 한번쯤 보시는것도 나쁘진 않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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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철
19/08/06 17:37
수정 아이콘
전투씬 묘사하신 걸 보면..
그냥 전투부분은 악랄한 일본군 때려잡는 독립군 히어로 영화같은 느낌으로 생각하는게 더 좋겠네요.
검사(?)캐릭터가.. 들어가서 무쌍이라니..
19/08/06 17:41
수정 아이콘
한합에 목 하나씩 떨구다가 멀리서 총 쏘려는 일본군 발견하면 칼 던지면 됩니다. 칼이 가슴에 푹 박혀서 금방 죽거든요. 방아쇠 당기는거보단 역시 칼 던지는게 빠르죠!
이호철
19/08/06 17:42
수정 아이콘
슈퍼 히어로물에 가깝군요.
오프 더 레코드
19/08/06 17:39
수정 아이콘
최종병기 류준열이 사실로...?
19/08/06 17:42
수정 아이콘
후반부 전투는 거의 혼자 다합니다... 멋있긴 한데.....
버티면나아지려나
19/08/06 17:41
수정 아이콘
서프라이즈 봉오동전투편이 더 좋은 작품일거 같은 스멜이..
지나가다...
19/08/06 17:45
수정 아이콘
암살도 딱 그런 영화였죠. 도저히 못 봐줄 정도만 아니면 흥행할 듯요.
빨간당근
19/08/06 17:46
수정 아이콘
후후.. 유해진씨 캐릭터보고 저는 진삼국무쌍 보는 줄알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키타무라 카즈키 배우가 맡은 일본군 장교역이 너무 아쉽더군요;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빠지는걸 넘어서 그냥 캐릭터가 망가지는게.....
지나가다...
19/08/06 17:48
수정 아이콘
헐, 기타무라 가즈키가 나옵니까?? 갑자기 끌리는데...
빨간당근
19/08/06 17:49
수정 아이콘
네~ 이 영화 출연때문에 일본에서 욕 좀 먹었다고 들었습니다;
19/08/06 17:50
수정 아이콘
처음에 포스넘치게 나오는거에 비해서 후반 활약이 영 별로였죠.
마지막 유해진과의 전투씬에서는 뭔가 드래곤볼 프리더전도 생각나고 그러더군요.
덴드로븀
19/08/06 17:46
수정 아이콘
역사물이라고 생각하면 안되고 그냥 역사를 차용한 히어로물로 봐야겠군요.
19/08/06 17:49
수정 아이콘
그렇게 보시면 대부분 다 이해가능하실 수 있습니다.
후마니무스
19/08/06 17:58
수정 아이콘
재미없어도 입 꾹 다물어 달라..
감독의 성향이 잘 드러나는 모습이네요

법의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가 생각해낸 환타지물..
하필 봉오동 전투라 더 마음이 아프네요

돈과 역향력이 있다면 환경부의 명령마저 우습게 아는 사람이, 나이브하게 민족주의에 호소하고 있으니까요.
이 호소가 먹히면 그는 "민족주의는 역시 참 나이브하구만, 그냥 볼거리 제공해주면 입 꾹 다무는구나" 라고 자평하지 않을까 합니다.
밥도둑
19/08/06 18:08
수정 아이콘
저 영화는 못봐서 딱히 뭐라고 말은 못하겠고,
"재미 없어도 입 꾹 다물어 달라." 라는 표현은 시사회 거의 단골멘트 입니다 크크.

제가 어쩌다보니 영화 시사회를 자주 가게되는데,

여러분 재미있으셨나요? 재미있으시면 sns로 소문 많이 내주시고, 혹시 별로셨다면 그냥 꾹 참고 아무말도 하지 말아주세요. (이후 관객들 빵 터지면서 하하하...)

이런식의 패턴은 시사회 열에 일곱 이상은 나오는 그냥 거의 관용적인 표현이라고 봐도 무방할듯 합니다.
후마니무스
19/08/06 18:30
수정 아이콘
같은 말도 누가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들리는거죠.
19/08/06 19:36
수정 아이콘
일본군 명중률 관련 대목 보니 예전 자위대에서 공포탄 대신 실탄으로 훈련했는데 사망자가 없었다는 사고가 갑자기 생각나네요..
녹색옷이젤다죠?
19/08/06 19:55
수정 아이콘
개봉 타이밍이 좋아서 정치인들 단체관람하면서 언플 좀 해주면 할미꽃 이슈는 역바이럴이라고 하면서 금방 사그러들듯..
표절작곡가
19/08/06 22:07
수정 아이콘
저때 당시 독립군이 우연치 않는 기회에 체코산 개인화기들을 구입하게 되었죠~
(일일이 한사람당 총 여러 자루 메고 산넘고 물건너서 독립군에게 보급을 했죠....ㅠㅠ)
그래서 화력이 의외로 괜찮았다고~~~
엠비드
19/08/06 22:28
수정 아이콘
시기가 시기인지라 엄복동급만 아니면 무난하게 흥행이라 봅니다.
칸예웨스트
19/08/07 11:08
수정 아이콘
오늘봤는데 진짜 영화 못만들었네요.. 중후반부에 류준열은 무쌍류찍고있고... 카메오역할분 아니었음 더평점이 낮았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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