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5/04 13:48:11
Name 랜슬롯
Subject [일반] 나는 글솜씨가 없는편이구나. 인터넷에서 글쓰기에 대한 어려움에 대한 고찰 (수정됨)
저는 기본적으로 말을 잘하는 편입니다.


제가 남들보다 자신이 있어 하는게 몇 안되는데, 무언가를 설명할때와 또 귀가 좋은것. 이 두가지는 평균 이상이라고 자부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글을 적다보면 -_-; 제가 말은 잘하는 편일지 몰라도, 글은 무지하게 못쓰는 편인가? 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합니다.


아 뭐라고 해야할까요, 저는 기본적으로 예를 들어서.... 흠, 그렇네요. 뭔가를 설명할때 그 설명을 직접적으로 바로 직관적으로 설명한다기 보다는 먼저 다른 부분들을 설명하면서 같이 하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글의 구조가 거의 항상 이렇습니다.
서론(및 내 주장) - 이유1 - 이유2 - 이유3 - 결론(내 주장 다시쓰기)
이런데, 중간중간에 소소한 설명들이 덧붙여집니다. 단순히 직관적으로 ~니까 ~하다. 이런것보다는 ~니까 ~하다, 그런데 ~해서 ~가 더욱 좋다. 이런 식입니다.

아마 대학교때 인문학 전공을 해서 그런지 기본적으로 글의 길이를 위해 미사여구를 떡칠하는 버릇때문에 (-_-) 그런것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인 포인트는 제 나름대로 확실하게 설명하는 편입니다. ~니까 ~하다. 는 직관적으로 딱 적어 놓거든요. 그런데 이런식으로 인터넷에 글을 쓰면 거의 한 5할은 무슨말인지 알겠다 인데, 나머지 5할은 [그래서 포인트가 뭐임?] 이거나, [완전히 포인트를 곡해하는 경우]가 종종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제 주장에 초점을 맞추는게 아니라, 예제로 든 이유1,이유2,이유3 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그런거죠. 그런경우 대부분 저는 없는데 댓글에서 글 읽으신 분들 사이에 싸움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가 인터넷에 제가 쓰는 글들에서 종종 일어납니다. 제가 딱히 분쟁거리로 만들려고 쓴글도 아닌데 갑자기 이상한 싸움이 붙어서 난장판이 되기도 하고, 그런 경우들 말이죠. 이렇다보니까 제가 쓰는 글의 방식에 무슨 문제점이 있나 라는 생각이 조금씩 듭니다. 한두번도 아니고, 이런 일들이 종종 일어나니까요.

저는 기본적으로 글쓰기란, 뭐 다른 모든 일들이 그러하듯이, 대중의 7할 이상이 만족할 수 있는 글쓰기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대중을 만족시키는건 불가능하지만, 최소한 다수의 대중이 보고 포인트를 곡해하지 않은 글쓰기가 되어야한다고 믿는데, 제 글은 5할은 이해를 잘 할지언정 나머지 5할은 그러지 못하니, 제 글쓰기 방식에 문제가 있다 라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무리 인터넷이라고 하나, 제 글쓰기가 직관적이지 못하기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아닐까 싶거든요.


예를 들어볼까요? 최근에, 제가 어떤 방송을 보고 A는 방송을 잘한다 라고 생각한다고 글을 적었습니다.
글 내용은 대충 이랬습니다.

A님은 방송은 정말 잘하십니다. 기본적으로 피드백이 정말 빠르시고 선을 잘 지키신다. 그리고, 방송도 너무 재미있다. 앞으로도 쭉 초심잃지 말고 방송열심히 해주길 바란다 라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여기다가 제가 몇마디 더 덧붙인게 있었습니다. 진정한 팬들이라면 방송인이 잘했을때 칭찬해주고 잘못했을때는 객관적으로 비판하는게 팬이라고 생각한다. 팬들이라고 그냥 무조건 응원하는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A의 팬이 아니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식으로 행동하는게 옳다고 생각한다. 라는 부분을 덧붙이고, 글을 마쳤는데..

그 글을 써놓고 보니까 또 난장판이 되어있더군요. 왜 A를 욕하냐, 왜 분쟁을 만드냐등..

사실 제가 저 마지막으로 덧붙인 말은 A라는 방송인이 아니라 팬들에게 한말이였습니다. 왜냐면 이미 그 게시판에서 A에 대한 과한 뭐라고 해야할까요 찬양글때문에 한번 불이 타올랐었거든요. 그래서, 팬들이라면 최소한 모르는 사람들이 봐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정도의 글을 적자, 라는 취지의 말을 적었는데 완전히 파이어가 됬더군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아마 이게 제 글쓰기의 문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글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지켜야하는데 다양한 주제를 한 글에 담으려다보니까 생기는 문제랄까요?

아니면 이걸 그렇게 할꺼면 훨씬더 직관적으로 이야기를 담았어야할 것같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A 방송인에게 하는 말. A 방송인 팬들에게 하는 말. 이런식으로 분리를 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한데..



아무튼 저는 제가 글을 쓸때 모든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글을 쓰길 바라지는 않습니다. 그런 글솜씨가 있다면야 세계적인 문호를 노려야겠죠. 그러나, 최소한 다수의 사람들에게 곡해가 되는 글을 쓰고 싶지는 않습니다. 누군가 저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제 글을 읽고 제가 말하고 싶은 바, 예를 들어 C를 바로 캐치할 수 있는 글을 쓰는게 제 목표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제 글이 자주 곡해되는 걸 보면 글쓰기의 어려움을 재차 실감하게 되네요...



계속 꾸준히 제 글을 읽고 제 글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눈을 기르는 수밖에는 없는 것같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valewalker
19/05/04 13:57
수정 아이콘
저는 글쓰기실력이 열악해서 논리나 주장이 별로 필요가 없는 간략한 소개글 정도밖에 못쓰는데 문제는 그렇게 쓴 예전글들도 지금 보면 오그라들어 미칠것 같네요. 하.. 글좀 잘 쓰고 싶다..
전직백수
19/05/04 14:07
수정 아이콘
포기하면 편합니다..하하하하 농담이고
충분히 잘쓰시는듯...자기만족이죠뭐
ioi(아이오아이)
19/05/04 14:11
수정 아이콘
예시는 그냥 스트리머 판에 이해가 부족해서 생기는 오해 아닌가요?
스트리머 판에서 그 팬덤과 스트리머는 동일시 되죠. 괜히 그 스트리머에 그 시청자, 줄여서 그스그시라는 말이 있는 게 아니죠

즉 님이 예시로 쓴 글을 위 정보를 더해서 해석하면 a 스트리머 피드백 빠르고 선 잘 지킨다 방송 진짜 잘한다. 초심 잃지 말고 잘 했으면 좋겠다 근데 시청자 관리 좀 해야겠더라 도대체가 간신만 있고 충신이 없더라 지 팬만 가지고 장사하려고 한다 좀 더 유동시청자를 노려야 한다. 로 해석 가능하죠
김성수
19/05/04 14:14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저도 글솜씨가 부족해서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때가 많더라고요. 대화 상대와 한참 동안 서로 다른 말을 씨부리다 나중에 깨닫곤 하죠. ..아?! 애초에 글쓰기와 안 맞다는 생각도 종종 해요. 말씀하신 미사여구와는 다른 쪽이지만 저는 문장 하나 띡 적고 나면 이윽고 쓸데없는 상상력 드날리며 부연 설명을 덕지덕지 붙이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리고 에휴하고 아싸리 지웁니다. 에휴.. 참으면 글은 참 깔끔해져도 누군가는 어찌저찌해서 요로저로코롬 오해할까 봐 등골이 서늘합니다. 그렇다고 참지 않으면 문장 하나에 달린 꼬리가 본문을 휘감더라는
19/05/04 14:16
수정 아이콘
원래 중학교 때 배우죠.
글쓰기의 기본은 독자를 파악하는 거라고.
난독증이 많은 커뮤니티에 글 쓰면 가끔은 정신승리도 필요합니다.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평균은 언어 5등급이니까요.
19/05/04 14:17
수정 아이콘
한마디로 TMI혹은 TMT성향이시라는 거군요.
19/05/04 14:46
수정 아이콘
커뮤에서 글이 파이어나는경우에 글을 못써서 파이어나는경우는 잘 없지않나요.. 적으신 정도로는 파이어가 잘 상상이 안되는데... 시쳇말로 A 팬들은 A 빨아주는게 너무 심하더라~ 하면 그정도는 파이어가 나겠죠.
19/05/04 16:03
수정 아이콘
쓰는 사람 잘못이 있을 때도 있지만 읽는 사람 잘못이 있을 때도 있습니다. 잘 저울질해서 옳은 피드백을 하시는것도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인터넷 방송 게시판 같이 저연령층이 많은 게시판에는 읽는 사람이 문제일 때도 많더군요.
구양신공
19/05/04 16:14
수정 아이콘
그러고보니 이 글에서도 '예를 들어'가 6번이나 등장하네요. 본뜻을 잘 전달하려고 든 예들에서 되레 파이어가 파생되는 경우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안군-
19/05/04 17:21
수정 아이콘
근데 그렇다고 미사여구나 부연설명등도 없이 간결하게 글을 쓰면 댓글이 안달립니다. ㅠㅠ
예전에 피지알 모 회원님과 "우리는 글이 너무 자극적이지 못해서 그런걸까요 ㅠㅠ" 하고 한탄한적도...
부화뇌동
19/05/04 19:49
수정 아이콘
전 쫄아서 pgr에서 댓글만 달지 감히 글은 작성할 생각은 하지도 못하네요. 글감으로 생각한것들은 서너개 정도 됐었는데 ㅠㅠ
그린우드
19/05/04 22:07
수정 아이콘
인터넷 커뮤니티 특성상 쓰는 사람도 대충 쓰고 읽는 사람도 대충 읽기때문에 글을 많이 쓰면 자연히 그렇게 됩니다.
굳이 공들여가며 글쓸 필요는 없다고 봐요 싸움이 나면 나는가 보다 하고 같이 참전하던가 아니면 방관하던가 하면 되죠
이십사연벙
19/05/05 19:20
수정 아이콘
피지알에 글쓸때는 탈고를 20번정도 한다음에,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싹 갈아엎고,
10번정도 읽어본다음에, 검토에 검토를 거친다음에,
글쓰기버튼에 커서를 올려놓고

누르기가 겁나서 뒤로가기를 누르게 되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1044 [일반] 아내가 출산휴가 중에 퇴직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88] 삭제됨19070 19/05/05 19070 11
81043 [일반] 카뮈적인 것과 카프카적인 것 그리고 희망('이방인','소송' 스포 있습니다.) [2] chldkrdmlwodkd5157 19/05/05 5157 3
81042 [일반] 여고 시절, 선생님 열전(3) [10] 유쾌한보살6787 19/05/05 6787 17
81041 [일반] 연휴맞이 소소하게 써보는 일상이야기 [16] 로즈마리6484 19/05/05 6484 10
81040 [일반] 아는 형이 조건 만남 사기를 당한거 같습니다. [65] 광개토태왕29432 19/05/05 29432 2
81039 [일반] [노스포]명탐정 피카츄 보고 왔습니다 + 포켓몬 콤보 구매 후기 [33] 及時雨10519 19/05/04 10519 3
81038 [일반] (모바일, pc) 유튜브 및 네이버 동영상 퍼오는 방법 [6] 내일은해가뜬다16505 19/05/04 16505 17
81037 [일반] [약스포] 내 친구, 어벤저스 VFX 아티스트 이야기 [38] 메모네이드9698 19/05/04 9698 40
81035 [일반] 나는 글솜씨가 없는편이구나. 인터넷에서 글쓰기에 대한 어려움에 대한 고찰 [13] 랜슬롯6300 19/05/04 6300 7
81034 [일반] 혼종의 아이패드미니 5세대 수령기 [43] 전직백수13139 19/05/04 13139 6
81033 [일반] 북한 '또' 미사일 발사(+합참추가기사) [704] 이호철30070 19/05/04 30070 14
81031 [일반] [8] 우리가족 식중독 걸린 이야기 [11] 글곰5976 19/05/04 5976 11
81030 [일반] [8]그녀도 눈이 부실까 [3] RookieKid5579 19/05/04 5579 9
81029 [일반] 김무성 의원의 다이너마이트 발언이 논란이군요 [80] Fim13573 19/05/04 13573 2
81028 [일반] [암호화폐] 코스모스 네트워크 소개 [23] Ethereum10757 19/05/04 10757 2
81027 [일반] 대 아이돌 시대 [37] April2337365 19/05/04 7365 0
81026 [일반] 영화관 반딧불을 멈춰주세요. [11] 중년의 럴커6793 19/05/04 6793 1
81025 [일반]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룰이 공개되었습니다. [85] 아유14338 19/05/03 14338 2
81024 [일반] 출산율과 상식의 오류 [130] anddddna15572 19/05/03 15572 16
81022 [일반] 아시아나 화물기 991편 기장의 잃어버린 명예 [11] 잰지흔12698 19/05/03 12698 4
81021 [일반] 고양이를 죽였습니다 [34] 뒹구르르12241 19/05/03 12241 18
81020 [일반] 한국의 저출산 문제 [276] 브라운15599 19/05/03 15599 8
81018 [일반] 한국갤럽 문재인 정부 2년간 정책 평가 여론 추이 [104] 홍승식13607 19/05/03 13607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