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 자게가 좀더 가벼워졌으면 하는 바람에 생활잡담 남겨봅니다.
다만 이 글이 한없이 가벼운 글이기에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시고 들어오실수 있도록 [잡담] 말머리를 해두었으니 이런 가벼운글 나는 원치않아 하시는 분들도 조금 양해해 주시고요

별건 아니고 제가 늘어나는 가족과 그로 인한 이동시 증가하는 각종 짐 때문에 견디다 못해
작년 9월경 오랫동안 타던 모닝을 버리고 큰맘먹고 그랜저를 구입했는데요
워낙 성격이 깔끔하지 못한 성격이다 보니 차가 상당 시간 뿌옇게 먼지가 내려앉은채로 타고 다니고 있습니다.
회사 지하주차장에 세차장이 있긴 해서 거기를 이용하는게 가장 편리하긴 한데 4만원이더라고요
직접 하기는 넘모넘모 귀찮고... 보통 아침 8시 출근해서 밤 9시 퇴근해 들어오고 셀프세차장 가기에도 시간대도 애매하고
회사주차장은 가격의 압박이 있어서 세차를 자주하지는 못하고 비가 많이 내리면 오우 개꿀 하면서 그렇게 출퇴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최근에 이사를 했는데 어느날 출근하려보니 출장세차 광고지가 꽂혀져 있더라고요
한달 2번에 3만원이라길래 오우 이정도면 받을만하지 않은가 해서 전화해서 알아봤습니다.

그런데 제일 궁금한건 그럼 세차 시간을 언제 한다는거지? 나는 아침 8시 출근해서 밤 9시나 되어야 퇴근하는데... 주말에 해야 하나? 아니면 세차하는 날은 차를 놔두고 가야하나? 아니면 회사 근처 출장세차를 다시 알아봐야 하나? 뭐 이런 생각으로 전화를 했는데요
그런 내용을 질문하니 답변이 예상외였습니다.

"아 네, 세차 서비스 시간은 밤 9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여서 그냥 그대로 이용 받으시민 됩니다 고객님"

하는거에요. 어우 저는 전혀 예상 못했습니다.

사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런 사람이 나뿐만은 아닐테고 오히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출근시간에는 차를 이용하고 밤이나 되어서야 집에 돌아오니 세차하는 시간은 밤 뿐이겠구나 싶긴 해요.
그런데 저는 당연히 낮 시간대에 차를 맡겨야지 생각했는데 출장세차 작업은 그렇게 밤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에 밤새 일하는 분들이 한둘 있는것도 아니고 당연한 시간대에 당연한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일수도 있지만
모두가 잠든 새벽시간에 다른 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주차장에 세차도구를 가지고 와서 다른 이의 차를 세차해야 하는 노동자의 모습을 생각하니 좀 기분이 요상하더라고요.
저는 그 분에게 세차를 받지만 그 분 얼굴 볼일도 없습니다. 세차는 제가 잠든 밤 시간대에 진행되고 아침에는 세차된 차를 타고 가면 되는거고 요금 청구는 문자로 날아오면 입금하거나 카드로 결재하면 되니까요
달리 생각하면 오히려 그 분들에게도 편한 시스템일수 있는데(사람 상대할일 없으니) 서비스를 제공받으면서도 노동자와 얼굴조차 마주칠일도 없다는것도 기분이 요상하고...

괜한 감성폭발인것같기는 한데, 세상에 참 힘들게 열심히 사시는 분들 많다는 생각 들었습니다.
이러면서도 세차는 받으려고요. 오늘따라 미세먼지때문에 차가 더 지저분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