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오보로 판명이 났지만 만약 사실이라고 가정해도 이게 도대체 왜 이렇게 치열한 논란거리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먼저 다음과 같은 전제를 하겠습니다.

첫째

김일성은 한국전쟁의 원흉인가? yes
김일성은 히틀러와 같은 레벨인가? no
왜?
히틀러는 역사의 단죄를 받았으나 김일성은 아님.
왜?
지금 나치독일은 존재하지 않지만 북한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
김일성이 히틀러와 같은 대우를 받으려면?
먼저 북한이란 나라가 없어져야 함.
그럼 김일성은 누구와 비교할 수 있나?
중국의 모택동. 모택동도 전쟁과 학살의 원흉이지만 어쨌든 중국의 국부이고 지금도 스스로 그렇게 모심. 중국인들이 모택동 기리는 걸 주변국 누구도 태클걸지 않음.

그럼 둘째 올림픽 가면 사건과 관련하여 어떤 논리의 흐름이 자연스러운지 보겠습니다.

북한이 올림픽 응원으로 김일성 가면을 들고 오는 건 비매너인가? yes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있을까? 일본 관중이 욱일기
드는 것
근데 이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어떤가? 아무 생각 없음. 우리나라 사람이 일본 올림픽에서 김구 사진 들었으면 일본인들이야 불쾌하겠지만 제3자는 so what? 외국인들도 욱일기에 대해 아무 생각 없음.

그리고 셋째

김일성 가면이 대한민국의 국익을 중대하게 위협하는가? no
북한 응원단을 추방하면서 올림픽이고 뭐고 갈아엎을 명분이 되는가? no
김일성 가면이 대한민국 국민으로 하여금 김일성에 대해 호감을 갖도록 하는가? no
그럼 왜 김일성 가면을 들었을까? 대내적 채제선전. 북한도 제3국이 자기네들 어떻게 생각하는 지 매우 잘 알고 있고 북한의 선전의 거의 대부분 내부의 관중, 즉 자국민을 상대로 하는 것.
그래도 일단 기분 나쁜데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할까? IOC를 통한 경고. 실제로 ioc가 정치 선전을 금하고 있기도 하고 1대1로 상대하면서 항의하는 것은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서 전혀 이득될 것고 없고, 현재 판을 갈아엎을 정도의 중요성을 갖는 것도 아니기 때문.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여기에 대해 필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잘못된 비유를 하면서 극단적인 처방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럴 기세였으면 북한이 핵실험 처음 했을 때 바로 북진통일을 스스로 총폭탄이 되어 전쟁하자고 했어야죠.

사실 개인적으로 무척 굉장히 반지성적이며 한심하다고 생각합니다.